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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57화 (57/771)

횐 57화  Ep.57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꾹꾹.

뺨을 찌르는 감각에 정신이 들었다.

“깼냐.”

눈을 뜨자마자 들어온 것은 실실 웃고 있는 시론의 장난기 넘치는 얼굴이 었다.

보아하니 내 뺨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있던 모양이다.

슬쩍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푸르스름한 빛을 보니 아직 새벽인 모양이다.

나는 작게 하품을 하며 시론의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부드럽고 포근한 가 슴에 얼굴을 문질렀다.

시 론의 몸에 서 만 흘러 나오는 특유의 달달한 꽃향기 와 가슴의 살내 음이 어우러져 금방 다시 잠들 것 같았다.

“아기도 아니고, 너 가슴 진짜 좋아하네.”

“엉...최고야.”

하반신에 하나의 칼을 달고 있는 녀석 중에서 과연 여자의 가슴을 싫어하 는 녀석들이 몇이나 있을까.

확실한 건 나는 아니 라는 거다.

뺨으로 문지르면 기분 좋은 압박감과 함께 내 가 문지르는 방향으로 말랑말랑들어가는 그 감각이 너무나도 중독적이다. 멈출 수 없다. 평생 만지 며 살고 싶을 정도로 최고다.

“근데 병신아.”

“•••꾈왜.”

“어제 그년 왔는데 나중에 오라고 말해주랴?”

“어제…?”

나는 시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상태로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어제 왔던 사람… 어제 왔던 사람…….

아.

기에나씨.

확실히 아침에 찾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어제 돌아갔던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기다리고 있다고?

“……시론아. 지금 새벽아니냐?”

“뭐,해는떴으니까새벽보다는 아침에 가깝지.”

나는 뚱한 얼굴로 시 론을 올려 다봤다.

시론이 실실 웃고 있었다. 역시나 나를놀리는 게 재밌는 모양이다.

“아무튼… 기에나씨가 지금 기다리고 있다고?”

“어.문 앞에기다리고 있지.”

“…… ”

솔직히 말해서 일어나기 싫었다.

시론의 부드러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조금 더 자고 싶었다.

늦은 밤까지 시론의 엉덩이와 보지를 토닥토닥해주며 혼을 내주었기 때문이지는 몰라도 몹시 피곤했다.

“시론아. 넌 뭔가 힘이 넘쳐 보인다…?”

“누구씨가 그간 쌓였던 걸 시원하게 풀어준 덕이지. 그래서 몸이 아주 개 운하달까.”

“그러냐….”

어젯밤에만 하더라도 잘못했다고 앙앙 울었던 시론이 고작 잠깐 자고 일 어났다고 얼굴에서 미약한 빛이 날 정도로 생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더 자도괜찮은데.”

“아냐… 내가배우는 입장인데 그럴 수는 없지.”

내 가 허 리 에 두르고 있던 손을 풀고 침 대 에 서 몸을 일으키 자 시 론은 뭔 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반응인 실실 웃고 있던 얼굴에서 조금 뚱한 얼굴이 되 어 나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시론은 내 가 품에 안겨서 조금 더 자는 그림을 생 각했던 모양이 다.

솔직히 그러고는 싶지만, 역시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배우는 입장이기에 그 래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다행히 어제 시론이 싸지른 보지 즙을 비롯한 것들은 비 젤란님의 스크롤 로 깔끔하게 해결을 했기에 나는 조금 졸린 눈을 문지른 다음, 방문을 활짝 열었다.

“•••꾈?”

활짝 열린 방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아무도 없는 복도였다.

내 가 잠깐 머쓱한 기 분으로 머 리 를 긁적 이 던 그때 였다.

“좋은아침이네요.”

“어후….”

왼쪽에서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며 인사를 건네며 기척을 드러낸 기에나씨 의 탓으로 순간적으로 내 심 장이 철렁하고 내려 앉았다.

“조,좋은 아침입니다.”

“네. 정말로 좋은 아침이네요.”

나와 달리, 기에나씨는 진심으로 기분이 좋아보였다.

기에나씨의 주황빛 눈동자가곧 떠오를 태양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들어가도 될까요?”

“아, 옙. 들어오십쇼.”

기에나씨가 들어오기 편하도록 나는 옆으로 슬쩍 비켜섰다. 하지만 기에 나씨는 곧바로 들어오지 않고 잠깐 몸을 왼쪽으로 숙이 더 니 사부작거 리 며 주섬주섬 무언가를 챙 기는 소리 가 들려왔다.

“허……그, 그건다 뭡니까?”

“들어가서 알려드릴게요.”

기에나씨는 내 팔뚝보다굵은 나무토막 몇개를주렁주렁 달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어제 앉았던 책상의자에 앉았다.

나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그냥 입을 닫고 조용히 시론이 누워 있는 침대 에 걸터앉았다.

내가 앉자 시론이 꾸물꾸물 기어와 내 허벅지에 머리를 베고 누웠다. 나는 버릇처럼 허벅지에 누운 시론의 비단결 같은 머리칼을 살살쓸어내렸다.

도중에 기에나씨에게 실례인 것은 아닐까. 하고 멈추려고 했으나 다행인 지 아닌지, 기에나씨는 조금도 시론과 나의 행동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 래 서 그냥 계 속 쓰다듬기 로 했다.

나는 시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에나씨가 가져온 나무를 가지런히 정 리할 때까지 기다렸다.

정리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모든 나무를 가지런히 세운 것을 확인한 나는 기에나씨에게 물었다.

그 나무들은?”

“활을 만들면 좋은 녀석들입니다.”

대충 그럴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좋은 녀석들이라고 말한 걸 보면 종 류가 다양한 모양이 다.

내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내 눈에는 나란히 서 있는저 나무토막들이 전부 그놈이 그놈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쓰벌, 껍질이라도 뭐 좀 다르게 생 기던가.

크기부터 껍질의 색까지 전부 똑같아 보이는데 저걸 어떻게 구분하는 거지.

“평소에도 이것들을 들고 다니시는 겁니까?”

“그럴 리가요.아침에 일어나서 구해왔습니다.”

“……아침이라면 오늘?”

기 에 나씨 가 반짝이는 눈을 하고서 고개 를 끄덕 였다.

“스미스씨가 도시를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고 익히 길드의 사람들에게 전해 들었기에 운동도 할 겸해서 구해왔습니다.”

“아니… 어... 그,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산책도 겸해서 다녀온 거니까요.”

“그, 그렇군요.”

본인이 너무태연하게 웃으며 말해서 그런지 나도순간적으로 ‘정말별거 아닌 일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뭔 사람이 잠도 없나?

지금도 대충 해 가 완전히 뜨려면 한 시 간은 족히 남은 것 같은데 도시 밖까 지 나가서 저 나무들을 구해서 돌아왔다면 이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 일어났 다는 소린데….

나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기에나씨의 눈빛에 어색하 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아, 옙. 열심히 듣겠습니다.”

“음. 자세가 아주 좋네요. 좋아요. 그러면 시작할게요.”

기에나씨는 발아래에 놓인 나무토막 중하나를들어 올렸다.

“이 녀석은깡나무라는 녀석인데요. 이름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깡깡.

기 에나씨 가 나무토막을 가볍게 손으로 치자 전혀 나무와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비 어있는 철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죠. 그리고 한 번 들어보시겠 어요?”

“아,옙.”

나는 기에나씨로부터 깡나무라는 녀석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놀랐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훨씬 가벼웠기 때문이다.

“겉모습과 달리 무척 가볍죠?”

“예.진짜 가볍네요. 이거 속이 빈 거 아닙니까?”

“처음 깡나무를 만져본 사람들이 흔히 그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속은 꽉 차 있으니 까 의 심할 필요는 없답니 다. 자, 이 렇게 ….”

기 에나씨 가 허리춤에 서 단검 하나를 꺼 내더니 내 손에 있던 깡나무를 가 져다가그 머리통에 찔러 넣었다.

“꽉 차 있죠?”

“진짜네요.근데 왜 이렇게 가벼운 겁니까?”

“그러게요. 저를 포함해서 많은 장인과 학자들이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과 시 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답니 다.”

“흐음...신기한 녀석이네요.”

“그렇죠.또 웃긴 건 이렇게 특이한 성질을 가진 녀석인데 대륙곳곳에서 무척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점이에요.”

“흔하게 구할수 있단소리죠?”

“네. 어디서든쉽게….”

“쉽게 볼수 있는놈이기는 한데 나무꾼이나벌목하는 녀석들에게 있어서 는 해충이 나 다름없는 놈이 기도 하지.”

내 허벅지에 누워 조용히 쓰다듬 받고 있던 시론이 하품을 쩍쩍하며 투 덜거리듯 말했다.

“예.그 말대로입니다. 이렇게 가볍고 안이 텅 빈 것 같은 소리를 내는 녀석 이지만, 어지간히 예리한도끼와 근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흠집조차 내기 어 려울 정도의 단단한 강도를 가진 녀석이거든요.”

“……이게요?”

“네.한번 해보시겠어요?”

기에나씨가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내게 내밀었다.

나는 호기심에 단검을 받아 나무를 찔러보고 싶어졌다.

“하지 마.”

“엉?,,

“하지 말라고.너 새끼 검 잡아본적은있냐?”

“……없지.”

“손목 다치기 쉬우니까 하지 마.”

단검에 손을 뻗으려던 나는 눈을 찌푸리며 주의를 주는 시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손을 시론의 머리칼에 얹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들떠서 그만. 그럼 이렇게 하죠.”

기에나씨는 시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이 잘 못 했다며 정중히 사과했다. 그리고 단검을 본인의 양쪽 발틈에 끼워 날이 위를 향하게 한 다 음 그 위 에다가 들고 있던 깡나무를 떨 어트렸다.

카앙一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단검의 뾰족한 단검의 끝에 닿은 깡나무 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 발아래로 데구르르 굴러왔다.

나는 깡나무를 들어 조금 전에 단검과 닿은 면을 살폈다.

흠집 하나 없이 말끔했다.

“……이걸로보호대나방패 같은 걸 만들면 엄청 저렴하고 내구성 좋은 녀 석을 만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

“그렇죠. 그런데 저렴하지는 않아요.”

“흔한 나무라고하지 않았습니까?”

“흔하죠. 흔한데 쉽 게 벌목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 라 가공하는데 도 상당 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아주 까다로운 녀석이 거든요. 우선 모양을 잡기 위해 탄성을 주는 작업으로 족히 보름은 소금물에 담가야 하는데 여기 서 또 농도를 조금이 라도 잘 못 조절하면 금방 썩 어 버리 거든요. 많은 장인이 이 단계에서 나가떨어지죠.하지만오랜 시도끝에 탄성을 주는데 성공해도 그다음이 문제인데 …….”

기에나씨는수문이 터진 둑처럼 미친듯이 말을 쏟아냈다.

나는 조용히 시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에나씨의 말을 경청했다.

솔직히 중간부터는 전문 용어 같은 게 잔뜩 나와서 뭐라고 하는지 거의 알 아듣지 못했지만 대충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그러한 이유로 이 녀석이 흔한 나무지만, 이 녀석으로 만든물건의 값이 저렴하지 못한 거죠.”

“과연.”

음. 절반 이상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대충 가공할 수만 있으면 존나 좋은 물건이 나오지만, 가공하는 게 몹시 까다롭고 가공 할수 있는 장인 역시 소 수이기에 물건의 가격이 몹시 비싸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게 아닐까.

“그럼, 이 깡나무로 활을 만들면 어떤 녀석이 나오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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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깡나무에 대한 설명이 끝난 줄 알았는데 기에나씨는 쉴 틈도 없 이 바로, 녀석으로 만든 활에 대한특징과 단점을 줄줄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모든 활잡이가 이 깡나무로 만든 활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거죠.”

“아,예. 그렇군요.”

깡나무로 만든 활은 존나 탄성이 미쳐서 활대의 탄성을 버텨줄 시위만 있 다면 눈에 보이 지 않는 곳까지도 화살을 쏘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또 탄성뿐만 아니라 단단하기 가 돌 같아서 누군가에 게 기습을 당했을 때, 몸을 구를 필요 없이 어지간한 칼침은 활대로 막아 낼 수 있다고 했다.

내 가 알아들은 건 저 두 개 가 전부였다. 뭔 가 존나 엄청 많은 걸 말하기는 했는데 말이 너무 빠르기도했고 내가이해 할수 없는 용어들이 대부분이라

“그럼 다음으로….”

기에나씨는 깡나무를 내려놓고 다른 나무를 집어 들었다.

나는 속으로 기겁했다.

다른 게 아니라, 겨우 나무 하나를 가지고 떠들었는데 푸르스름하던 창틀 에는 어느새 보기만 해도 나른해지는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가 완전히 떠올랐다는 소리다.

그저 앉아서 이 야기를 들을 뿐인데 호들갑 떤다고 할 수도 있겠지 만, 그 것도 정도껏 이 어야지.

느낌상 족히 두 시 간은 석상처 럼 앉아 이 야기 만 들은 것 같은데 이 걸 어떻 게 버틴단 말인가.

농담이 아니라 나는 군시절 정훈장교가 날 따라 이세계로 넘어 온 것은 아 닌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두 번째 나무토막의 이야기를 시작한 기에나씨의 눈치를 살피 며 슬그머니 허벅지에 누워 있는 시론을 살폈다.

새근새근.

정말 안타깝게도 시론은 내가 기에나씨의 설명을 듣는 동안 잠들어 버린 모양이었다.

나는 유일한 탈출구로 내 눈치 없는 배꼽시계가 울려주기만을 간절히 기 다리며….

“이 녀석은말이죠….”

기다리며.

“또 이놈은….”

기다리며.

“그리고 얘는요….”

기다一

“남에게 이런 설명을 하는 건 처음이라제가 잘 말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깡나무 저 새끼를 가공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활을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이죠?”

“아,네. 그렇죠.”

“……아주. 아주 끝내주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가요? 정말 다행이네요. 사실 빼먹은 건 없는지 말하면서도 엄청 걱 정했거든요.”

기 에 나씨는 방긋 웃으며 자리 에서 일어 났다.

“아, 얘들은 눈으로 보고 익히시라고 선물로 드릴게요.”

너무 고맙습니다.”

“뭘요. 아, 스미스씨.”

“예.예. 스미스입니다.”

“네?,,

“아뇨. 아닙니다. 왜그러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혹시 활을 만드시면 저도 구경 할 수 있을까요?”

“아, 예. 그럼요. 물론입니다. 무조건 보여드릴게요. 길드에 묵으신다고요 ? 완성되 면 찾아가서 보여드리겠습니 다. 반드시요. 꼭.”

“감사합니다. 시간은 상관없으니 부담 없이 언제든 찾아와주세요.”

“그러겠습니다. 예.”

“그럼, 나중에다시 뵙겠습니다.”

“예.예. 조심히들어가십쇼.”

기에나씨는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 방을 떠났다.

나는 잠깐 멍하니 기 에 나씨 가 나간 방문을 바라보다가 세 상모르고 잠든 시론의 가슴을 주물거렸다.

“시론아.

“•••꾈왜.”

몇 번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시론이 꾸물거리더니 눈을 찌푸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뚱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시론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점심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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