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80화 Ep.80 시론+케르낙스
“이걸로……마지막!!”
시론은 엄청난 양의 파편이 담겨 있던 수레를 도시 밖에다 깔끔하게 털어 버렸다.
“시발자유다!!”
마지막 쓰레기들을 털어버린 시론은 빈 수레를 한 손으로 들고 가벼운 발 걸음으로 도시로 질주했다.
검문에 깐깐한 병사들도 저돌적인 시론 만큼은 멈춰 세울수 없었고 또 그 럴만한 이유도 없었다.
누구보다 특징이 뚜렷하고 신분이 확실한 시론은 어떠한 검증 절차도 없 이 북문을 통과했다.
도시 안으로 들어온 시론이 가장 먼저 향한 장소는 스미스가 기다리고 있 을케르낙스의 집이 아닌,바로동문경비대였다.
이 미 감독관을 비롯한 장인과 임부들은 모두 철수를 한 상태 였기 에 시론 은 수레를 가지고 거침 없이 도로를 달려 경비대로 직행했다.
“야!! 이거 잘썼다!!”
들고 있던 수레를 대충 눈에 띈 경비병에게 던진 시론은 그대로 케르낙스 가 있을 연무장을 향해 뛰 었다.
“조금 더 하체에 힘을 실어라!!”
!..
.........
“거 기 !! 아래 가 비 었다!! 네 가 빈틈을 보이 면 네 놈이 아니 라 네놈의 뒤 에 있는 동료가 위험하다는 걸 인지하란 말이다!!”
“겨우 이정도도 못 버틴단 말이냐!!”
시론은 잠깐 숨을 고를 겸, 연무장 구석에 앉아 케르낙스가 병사들을 다그 치는 모습을 구경했다.
“여기선—”
“야!!”
“……잠깐휴식.”
연무장 구석에 앉아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시론을 발견한 케르낙스 는 병사들에게 휴식을 명령하고서 시론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여긴 무슨일이냐.”
“잠깐 조용한 곳으로 가자.”
“……따라와라.”
케르낙스는 젖은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앞장서 걸었다.
“야.너무 조용한 곳아니냐?”
시론은 조용한 곳이라 말하며 데려온 장소가 감옥인 점에 어처구니 없다 는 표정으로 케르낙스를 노려봤다.
“집무실은 행정관님이 사용중이고 다른 곳도 모두 바쁜 상황이다. 사람이 없는 장소는 지금 이곳이 유일하다. 나도 바쁜 몸이니 얼른 용건을 말하고
돌아가라.”
시론은 무뚝뚝한 얼굴로 얼른 용건을 말하고 꺼 지라는 케 르낙스의 태도 에 살짝 눈을 떨었다.
“시발.누군좋아서 너 새끼 만나러 뛰어온줄아냐.”
“잘 됐군. 그러면지금당장 돌아가도록.”
케 르낙스가 코웃음 치 며 바로 몸을 돌렸다.
“아니, 이 씹년 보소? 야. 너 지금 나한테 그리 나올 처지가 아닐 텐데?”
“……그건 또 무슨개소리냐.”
케르낙스는 진심으로 ‘내가 방금 뭘 잘 못 들었나?’라는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돌려 시론을 노려봤다.
“너 새끼 때문에 지금 집 분위기 완전 씹창 난 건 아냐?”
“…….”
“알긴 아나보네. 썅년아. 너 때문에 나도 요 이틀 밥 먹는데 존나눈치 보면서 먹 었다고. 내 가 시발. 너 때문에 눈치까지 보고 살아야 하냐?”
애초에 거긴 내 집이다. 네가눈치를봐야하는 건 당연한 거고.”
케르낙스가 고개를 돌리고 감옥을 나서려 했다.
“야!! 지금 그게… 아니 씨발!! 언니도 허락한 걸 니 년이 뭔데 그렇게 반대 하고지랄이야?”
“…….”
밖에 반쯤 걸친 케르낙스가 다시 몸을 돌려 시론의 앞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뭘 믿고 스미스를도시 밖으로 내보내려는 거냐? 오히려 내 가 더 궁금할 지경이군.”
“하? 나도 따라가고 그 미친 활쟁 이 년도 따라갈 건데 ?”
“고작 둘?”
“하? 고작이라고? 너 지금 은등급 무시하냐?”
“나 하나 제대로 쓰러트리지도 못 한 은등급이 뭐라고 유세냐.”
“……너 진짜 나랑해보자는 거냐?”
“…….”
시론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와 케르낙스를 노려봤다.
그에 케르낙스 역시 앞으로 나와 시론의 얼굴을 향해 본인의 얼굴을 들이 밀었다.
둘은 이마를 맞닿은 상태로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다른 건 그래. 은등급 모험 가 둘이서 도적이건 몬스터건 마수건 어떻게 처리 할수 있다고 인정하지.그런데 사교도는?”
“그딴 년들은 스미스 그 병신이 ….”
“사교가 페트미 라교 하나만 있다고 생 각하는 건 아니 겠지 ?”
“아니 시발. 언니 가 사교년들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했다니 까?”
“뭘 근거로?”
“너 언니 못 믿냐?”
“무슨 일에든 확신하지 마라. 만에 하나라도 사교가 습격이라도 한다면 스미스뿐만 아니라 앞서가는우리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나는 절대 내 병사 들을그딴 일에 휘말리게 만들고싶지 않다.”
“썅. 그럼 우리 가 하루 늦게 출발하면 되 겠네 ? 그럼 문제 없지 ?”
“애초에 넌 스미스를소중하게 생각하기는하는 거냐?! 어째서 나만 이 일 에 반대를하는 건지 모르겠군!!”
둘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시론이 금방이 라도 그 날카로운 이빨로 케르낙스의 목을 물어 버릴 기 세 로말했다.
“너 …… 스미스가 4년간 이 도시에 거의 갇혀있다시피 생활하고 있는 건 아냐?”
“…….”
한순간 케르낙스의 눈이 꿈틀거렸다.
시론이 계속 말을 이었다.
“•••나도 언니가 말해줘서 알아차린 거라 할 말은 없는데 … 썅. 너 같으면 이딴 도시에 4년씩이나 박혀 있으면 안 미치고 견딜 수 있을 거 같냐? 자그마 치 4년이 라고. 나나 니 년이 야 의뢰 나 임무 같은 걸로 도시 밖으로 자주 나돌 지만, 그 새낀 자그마치 4년을 이 도시 안에서 만 보냈다고.”
케 르낙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것도 최근에서야 겨우 밖에 나가게 됐는데 존나 지랄 맞게도 인신매매 집 단에 납치 당해버렸네 ? 그다음이 바로 사교도 납치 였고.”
케르낙스의 눈동자가 바닥을 향했다.
“그 병신이 이 기회에 밖으로 한번 나가보자고 큰맘 먹고 언니한테 부탁한 건데 너 새낀 도대체 뭐가그리 걱정이고 불만인데?”
“ 나는
시론의 날선 물음에 케르낙스는 입만 몇 번 벙끗거리다가 결국에는 어떠 한 대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케르낙스의 기세 가 확연하게 꺾 인 것을 확인한 시론은 한숨을 내뱉으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너.솔직히 말해라.그병신 못 따라오게 하려는 거. 다른 이유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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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낙스는 대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론도, 케르낙스도. 이 질문에 침묵 한다는 것 자체 가 긍정과 마찬가지 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이유가 뭔지 관심도 없다. 그러니까 다시 묻겠는데… 아직도 반대 냐?”
“… …조금 더 안전한 시 기에 나가는 것도 방법이 다.”
“아아, 반대 한다 이 거 지 엩 시발년. 좋다 이 거 야. 그럼 이 년 아. 여 자답게. 정 정 당당하게 대 결로 결판을 보자.”
“지금은너와싸울생각이 없다.”
“하? 내가왜 니년이랑 싸우냐.문제 있는 당사자둘이 승부를봐야지.”
시론의 말에 케르낙스의 한쪽 눈이 살짝 구겨졌다.
“지금… 나보고스미스와 결투하라는 거냐?”
“결투에도종류가 여러 가지인 건 아냐?”
“……?”
‘무슨 개소리 냐.’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케 르낙스를 향해 시론에 씨 익 웃 었다.
“장담컨대 니년이 무조건 질 거야.”
“•••절대 그럴 일은 없을거다.”
“아니. 무조건 져. 내 기해도 좋다고엩 니년이 이기면 내가 평생 언니라고 부 르도록 할게. 어때?”
“……하나 더.”
시론이 고개를 까딱여 보였다.
“내가이기면… 너도 내게 힘을 실어라.”
“아아, 물론이지. 니가이기면 말이야.”
“좋다. 내가뭘 어떻게 하면되나.”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케르낙스를 향해 시론은 여전히 씨익 웃는 표정을 지우지 않으며 작게 말했다.
“일단오늘밤에 나랑같이 집에 좀들어가자.”
**
보글보글.
냄비 안에서 구수한 냄새와 함께 뼈째로 넣은 고기가 푹 삶아지고 있었다.
나는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저녁 준비의 마무리에 들어갔다.
“저녁은 먹으러 오겠지?”
오늘로 복구작업은 끝났다.
그런데도 시론은 오늘 얼굴 한 번 보여주지 않았다.
즉, 점심시간에도 집에 들리지 않았다는소리다.
“혹시나때문인가.”
요 며칠 케르낙스와의 문제 때문에 조금 멍하니 있기는 했는데 어쩌면 그 게 시론을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흐음….
고민이라고 해봤자, 어떻게 하면 케르낙스를 설득 할수 있을지에 대한 게 전부였고 안타깝게도 해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사흘 후면 당장 케르낙스가 병사들을 이끌고 도시를 떠 날 거다.
과연 내가 그 전에 케르낙스를 제대로 설득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못할것 같다.
말이 이틀이지, 지하에 병사들에게 주기 위해 완성한스타킹을 전해주기 위 한 시 간을 생 각하면 내 가 케르낙스를 설득할 수 있는 시 간은 내 일이 마지 막이었다.
“뭐, 좋은 방법 이 없으면 그냥 내 가 포기하지 뭐.”
가만히 생각해보니 앞으로도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 같기도 했 고 당장 이번에 케르낙스를 따라나서지 않더라도, 케르낙스의 말처럼 스타 킹의 성능이 어떤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방법도 여럿 있기도 했다.
내 고집 아닌 고집으로 케르낙스와 싸우는 건 역시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미스 씹새. 결국 이렇게 생각할 거면 그냥 그때 순순히 져주지.”
과거의 스미스 새끼.
좆잡고 반성 넽시간이다.
나는 냄비를 달구고 있던 점화석의 불을 끄고 저녁 준비를 끝마쳤다.
할 일이 없어진 나는식탁 앞에 앉았다.
시론이 올 걸 생각해서 저녁을 조금 넉넉하게 만들었는데 어쩌면 오늘 저 녁도 조금 있음 돌아올 기 에 나씨와 둘이 서 먹 어 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 각 이 들었다.
달칵一
생각에 잠겨 있던 내 귀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들려왔다.
“야!! 병신아!!”
시론의 목소리다.
아주 기운찬 것을 보니 듣는 나도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론을 번쩍 안아줄 생각으로 얼른 현관을 향해 빠 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그런 내 발걸음은 부엌을 빠져나와 얼마 가지 못해 멈춰 섰다.
“뭐 야. 있으면 있다고 대답을 해 야 할 거 아냐!!”
“어,응. 미안.”
나는 아주의외의 인물.
이 집의 주인인 케르낙스가 시론과 함께 있는 것에 잠깐 멈칫했다.
나와케르낙스의 시선이 마주쳤다.
우리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의 눈을 피해버렸다.
“아니 시발.뭘 둘이서 수줍어하고 지랄이야.됐고 너 새끼도 빨리 올라와!! ”
“억!! 시, 시론아!!”
뭔가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은 시론은 내 손목을 붙잡더니 케르낙 스까지 이끌고 넽층 침실로 직행했다.
침실에 도착한 시론은 내 손목을 놓고는 방문을 그대로 잠가버렸다.
“문은...왜?”
“왜긴 왜겠냐. 척하면 척이지:
시론이 실실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닥치고 일단 벗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