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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95화 (95/771)

횐 95화  Ep.95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그럼 의복을준비해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러하도록.”

시종이 아르델라에게 고개를 숙인 다음 별실의 문을 닫으며 물러났다.

그제야 아르델라는 머리에 쓰고 있던 투구를 벗었다.

티 없이 깨끗한은발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르델라는손에 들린 투구를 거치대에 걸며 생각했다.

‘어머님께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건지.’

아르델라는 오랜만에 두통이 라는 것을 느꼈다.

일전에 자신을 돌연 국경에 부른 다음, 이틀간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다.

당연하지만그 행선지가 어디 인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아주 자그마한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 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에도 기행을 자주 일삼는 분이었기에 이번에도 그런 종류의 일이라 고생각했다.

오늘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설마 직접 스미스를 보러 가셨을 줄은 몰랐군.”

이틀간의 공백.

그 행 선지는 몰링 타였고 목적은 스미스를 직 접 보기 위 함.

아르델라는 그리 확신했다.

다른 것도 아닌, 가문의 상징이 각인 된 가문에서 오로지 가주만이 오를 수 있는 마차를 이곳에서 보았기 가능한 확신이다.

어릴 적, 노집사가 알려준 일화가 있다.

현 왕의 어린 시절.왕녀의 신분일 때, 저택에 들른 적이 있었고왕녀는 은 빛 매 가 각인 된 마차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

왕녀는 당시에도 여전히 가주였던 아르델에게 마차를 탈수 있게 부탁했 으나 아르델은 그 부탁을 단칼에 거절해 버렸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가문의 가신과왕녀의 호위를위해 따라왔던 근위 기사들의 얼굴을 노집사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말했다.

‘과거의 왕녀, 현 왕에게도 내어주지 않았던 마차를 스미스에게 내어주 실줄이야….’

그것만으로 이미 가주이자자신의 어머님인 아르델이 스미스를 얼마나마 음에 들어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것이상이겠지.”

어떤 생 각으로 스미스에 게 그런 호의를 베풀었는지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때문에 아르델라 자신이 계획을 뒤틀었다는 것은 명백한 실 수였다.

이번 자작령에 연속적으로 영지전이 걸려온 것도, 도중에 몇 곳이 위약금 을 물으며 물러난 것도 케르낙스의 출진도… 전부 비오린 자작에게 부탁을 받은 영주 아르델의 계획이었다.

본래 라면 오늘 이곳에 서 자작의 장녀 라니 아는 반병신이 되 고 그녀 가 데 려온 병사들은모두죽음을. 일부 기사만이 차녀 레니아의 휘하로 들어가고 나머지는그간저지른 범죄의 수위에 따라왕국 법으로 처벌될 예정이었다.

명분이라면 충분했다.

증원을 위해 파견된 백작가의 기사와 병사들을 능멸하고 공식적으로 임명된 도시의 책임자이자 이번 영지전의 대장인 레니아의 명령을 어긴 것으 로 모자라 멋대로 병사들을 운용한 것.

자작의 장녀라는 신분이 아닌, 일반 귀족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참수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죄질이었다.

그러나아르델라의 눈에 가문의 상징이 각인된 마차가눈에 들어왔고아 르델라는 적잖게 당황했다. 그저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금방 안정은 되찾았고 원래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려 했다.

스미스의 존재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문의 그림 자인 베 네오가 전하기를 ‘마차에 사내 가 타고 있으며 가주께 서 마음 가는 대로 행하라. 고 하셨습니다.’라고 알려왔다.

피에 익숙한 아르델라는 이 자리에서 병사 수백을 도륙 내는 것은 일도 아 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또 그런 장면을 스미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혹여라도 충격을 받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이 되었다.

그랬기에 계획을 틀어버렸다.

다행히 차녀 레니아도그에 맞게 대응해 주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르델라는 자신답지 않은 선택 이 었다고 생 각했다.

똑. 똑. 똑.

본인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아르델라는 상념을 깨는 노크소리 에고개를들었다.

자연스럽게 미간의 주름도펴졌다.

—아르델라경. 레니아입니다.

“들어와라.”

한 호흡정도의 시간이 지난후에 야문이 열렸고레니 아가 별실로 들어왔 다.

레니아는아르델라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살짝 들었고 순간 멈칫 하고 말았다.

같은 여성이 보기에도 아르델라의 외모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니아는 금방 정신을 되찾고 자신의 무례를 사죄했다.

“되었다.그보다계획을틀어서 미안하게 되었군,”

“아닙니다.오히려 잘되었습니다.그런 쓰레기들의 처리를 아르델라경과 경의 기사들에게 맡긴다는 사실이 내심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는데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 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고맙군.”

“저 야말로 감사드립 니 다. 그리 고 남은 쓰레 기 들은 영 지 전에 서 칼받이 로 내몰면 그만입니다. 노력의 여하에 따라 죄를 면해주겠다고 말하면 죽기 살기로 칼을 들고 뛰쳐나가겠지요.”

병사들을 살려주어 감사하며 고개를 숙이던 레니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장녀 라니아의 아래에 빌붙어 온갖 악행을 저지른 쓰레기를 살려둘 만큼 레니아는 자비롭지 않았다.

또한, 귀족인 첫째 아버님의 영향력 아래에서 부족한 것 없이 오만방자하 게 자라선민의식이 강하게 박힌 장녀를 이대로 내버려 둘 생각 역시 없었다.

“아르델라경. 제 가 견식이 짧아 귀 가문의 상징이 어떤 의 미를 지 니고 있 는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라니아를 끌어내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명분 을 지닌 물건입니까?”

“현 왕께서 왕녀시절 어머님께 마차를 타보고 싶다 부탁했고 어머님께선 단칼에 거절하셨다. 후에 토라진 왕녀께서 왕성으로 돌아가셨고 며칠 후에 전대 왕께서 어머님께 사과의 서신을 보내오셨지.”

“충분… 하군요.”

레 니 아는 마른 침 을 삼켰다.

현 왕이 어린 시절 탐내던 마차였고 그것을 알게 된 전대 왕께서 사과의 서신을 보냈다.

그런 것을 감히 발로 흠집을 내고 병사들을 이용해 뜯어내려고 했다.

농담이 아니라 당장 목이 잘려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거라면 충분히….’

레 니 아는 생 각을 하다말고 고개 를 들었다.

아르델라 역시 고개를 들었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어린 소년의 비명에 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델라가 먼저 별실의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고….

어린 소년의 멱살을 붙잡고 있던 스미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아가씨 … !! 제 몰골을 봐주세 요. 정말, 정 말로 죽을 뻔했습니 다! !”

어느새 정신을 차린 소년은 의 자에 앉아 우리를 지 켜보고 있는 아르델 라 님과 레니아에게 열심히 내가 나쁜 놈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부어오른 뺨과 머리를 내밀며 자신은 그저 연약하고 억울한 피해자일 뿐 이 라고 아주 열변하는 소년.

나는 잠자코 그 모습을 그냥 지 켜봤다.

이유는 간단했다.

소년을 바라보는 아르델라님과 레 니 아의 표정이 싸늘했기 때문이 다.

그때, 아르델라님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만 입을 다물라는 지 시 였다.

다행히 아주 눈치가 없는 건 아닌지, 소년은 나불거리던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제야 아르델라님이 나를 바라보시며 말했다.

“스미스. 설명해라.”

“옙.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나는 살을 덧붙이고 그런 것 없이 그냥 있었던 일 그대로를 아르델라님 께 고했다.

옆에 앉아 있던 레니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거,거짓말입니다!! 제가!! 제 가 뭐가 아쉽다고 그런 …….”

“닥쳐라.”

“히익…!!”

........

순식간에 별실의 공기가서늘해졌다.

“너 같은 놈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있다. 실수를 해도 크게 혼나지 않고 거 짓말을 해도 들키지 않으며 잘못을 저질러도 금방 용서를 받는다. 너흰 그 모 든 것이 전부 너희가 잘났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 그러나그건 너희의 착 각에 지나지 않는다.”

아르델라님의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다.

팔뚝에 닭살이 돋아날 정도로 주변 공기 가 차게 식 었다.

“너희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시종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벌을 논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하찮기 때문이다. 무엇하나 특출난 것이 없으며 잡부 의 일조차 여종보다 못하다. 그런 너희가 정말로 시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고 생각하느냐. 할 말이 있어 보이는구나. 좋다. 허락하마.”

“……소,손님께서 어찌 저 같은시종들을 폄하하시는지 그 이유를모르겠 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작가에서 내려준 시험을 치르고 당당하게 시종으 로 발탁된 자부심 있는 시종입니다.”

아르델라님의 옆에 앉아 있는레니아의 얼굴이 완전히 발갛게 익어갔다.

“자부심 있는시종이라.그래.그럼 어디 네놈이 이곳에서 시종으로서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읊어보라.”

“저는,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 다른 시종분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시종으로 서의 일을배우고 있습니다….”

“경력은 어찌되느냐.”

“일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하하하.”

아르델라님 이 작게 웃으셨다.

나는 차게 식은 공기와 별개로 등허리에 식은땀이 맺혔다.

목소리는 분명 웃음이 맞았으나 아르델라님 의 얼굴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르델라님의 웃음이 멎었다.

“너는 스스로가 하찮다는 것을 방금 나에게 고했다. 그러나 너는 그것조 차 알지 못할 정도로 우둔하구나. 참으로 같잖은 놈이 로다. 레 니 아.”

“예... 아르델라경.”

“치워라.”

“•••꾈예.”

자리 에 앉아 있던 레 니 아가 일어 났다.

그에 소년이 발작하듯 말했다.

“아가씨!! 어찌 제 말을 믿어주시지 않는 것입니까!! 제 몰골을 보십시오!! 누가 봐도 제 가 피 해 자라는 말입 니 다! !”

“•••꾈.”

레 니 아가 발작하는 소년의 앞으로 다가왔다.

“ 아가—”

짜악一!!

소년이 옆으로쓰러졌다.

쓰러진 소년의 얼굴 아래로 붉은 것이 뚝뚝 떨어져 카펫을 물들였다.

“아, 가씨…?”

멍한 얼굴로 고개를 든 소년의 코 아래로 붉은 실선이 물처 럼 흘러 내 렸다.

따귀 한대에 코가 터지고 입술이 찢어진 것이다.

레 니 아가 더 없이 서 늘한 눈으로 소년을 내 려 다봤다.

“이 자리에서 네놈이 살아 있을 수 있는 건 그저 사내 이 기 때문이라는 것 을기억해라. 당장 일어나라.”

“어,어어….”

소년이 얼빠진 소리를 흘리며 후들거리는 손으로 힘겹게 바닥을 짚으며 일어났다.

“방으로 돌아가 있어 라. 내 허락 없이 방에서 한 발자국이 라도 나갔다간 다리를 분질러 버릴 것이다.”

“히, 히익….”

“당장 꺼져라』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 된 소년이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도망치듯 별실 의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레 니 아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등을 돌렸다.

“……설마저 정도로 멍청한놈일 거라고는 생각못했습니다.용서해 주 십시오. 아르델라경.”

레 니 아가 허 리 를 직 각으로 숙여 아르델 라님 께 사과했다.

“됐다. 다만, 시종들을 위한 관상용이라도 다음부터는 신경 써 뽑도록 해 라.”

“반드시 제가 직접 확인토록 하겠습니다.”

아르델라님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레니아의 표정이 한결 풀어졌다.

“방이 더러워졌군요.”

레니아는 소년이 흘린 피로 물든 카펫을 보며 인상을 썼다.

“잠깐 다른 별실로 모시겠습니다. 저녁까지 치워두라 일러두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다. 잠깐 스미스의 방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지.”

언제 싸늘했던 얼굴을 했냐는 듯이 아르델라님께서 흐릿하게 웃으며 나 를 바라보셨다.

오래도 아니 고, 저 녁까지 였기 에 나는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 였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환복하실 의복들을 가져왔습니다.

아르델라님 대신 레니아가 들어오라 말했다.

별실의 문이 열리며 처음에 아르델라님께 별실의 안내를 맡은 여집사가 이동식 옷걸이 같은 것을 끌고 들어왔다.

옷걸이에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옷들이 종류별로 걸려 있었다.

아르델라님이 들어온 여집사를 보며 말했다.

“도움은 필요 없다. 남이 몸을 만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다.”

“예.”

여집사가 고개를 숙인 상태로 천천히 뒷걸음질로 별실을 빠져나갔다.

레니 아도 아르델라님을 돌아보며 말했다.

“만찬이 준비되 면 스미스님 의 방으로 사람을 보내 도록 하겠습니 다.”

“그리하도록.”

레니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 다음 별실을 나갔다.

나 역시 그만 나가려고 아르델라님께 인사를 하려고 했다.

“스미스. 너는 남아라.”

“•••꾈예?”

“남아서 환복을 돕도록.”

“제가요?”

“그래.”

아르델라님이 흐릿하게 웃으며 조금 전까지 레니아가 앉아 있던 의자를 손으로 두드렸다.

저것은 당장 뛰어와서 옆에 앉으라는 손짓이 었다.

나는군말 없이 아르델라님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르델라님이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말했다.

“스미스.”

“예. 아르델라님.”

지금은 우리 둘만 있는 자리 다.”

아르델라님 이 눈을 살짝 가늘게 만들어 나를 힐끗 보셨다.

나는 얼른 내 실수를 바로 잡았다.

“옙.누님.”

“그래.오늘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지더라도손은사용하지 말거라.혹여 손 이 다칠 수도 있을뿐더러 유리한 상황이 되려 불리하게 적용될 수도 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누님.”

“ 말하도록.”

“혹시 라도 제 가 거 짓말을 했을 거 라는 생 각은 안 해 보셨습니 까?”

“하하하.”

아르델라님 이 흐릿하게 웃었다.

목소리만이 아닌, 정말로 길게 웃으셨다.

“스미스.”

“옙.”

“어느 위치에 앉아 있는 자들은 대부분 사람을 보는 눈이 날카롭단다. 조 금이라도 이득을, 혹은 본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보이지 않는 암투 를 벌여야하기에 자연스럽게 그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그런 우리에게 스 미스 너와 같이 순진한 아이는 그저 귀 여울 뿐이란다.”

그리 말하시며 아르델라님이 다시 한번 작게 웃으셨다.

나는 조금 머쓱했다.

나이 스물여섯이나 먹은 나를 순진하고 귀엽다 말해주는데 머쓱하지 않 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아르델라님의 말씀은 얼굴만 봐도 다 알 수 있다. 정도로 알아 들으면 될 것 같았다.

“이것들이 괜찮겠군.”

아르델라님 이 옷걸이에서 앞섬이 넓은 흰 셔츠와 부드러운 면 재질의 검 은바지를꺼내 침대에 올렸다.

“스미스. 조금도와다오.”

아르델라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를 불렀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아르델라님 께 다가갔다.

아무래도 걸치고 있는 갑옷을 벗으시려는 모양이다.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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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지?”

“남이 몸을 만지는 걸 꺼려하신다고하셨는데 … 괜찮습니까?”

“스미스. 누이와 동생 이 어찌 남이 냐. 너는 누이를 남이 라 생 각하는 것이 냐?”

기분 탓일까.

아르델라님의 눈썹이 살짝힘없이 내려간 것처럼 보였다.

나는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갑옷으로 손을 뻗었다.

생긴 것은 달라도 케르낙스의 경갑을 몇 번이고 벗겨봤기에 이것 역시 충 분히 능숙하게 벗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능숙하구나.”

“예. 케르낙스를 몇 번 도와줬거든요.”

“그렇구나.”

아르델라님 이 고개를 끄덕이시는 동안, 나는 양손의 건틀릿과 팔과 어깨 의 이음새를풀어 거치대에 걸었다.

그리고 나는 후회했다.

“스미스

“예,예에….”

“어디 불편한것이냐?”

“그, 불편하다면 불편하다고도 할 수 있기는 한데 말이죠.”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르델라님의 시선을 받으며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아야만 했다.

다름이 아니 라, 이음새 를 풀자마자 드러난 아르델라님 의 솜털 하나 없이 깨끗한 뽀얀 겨드랑이가 눈에 들어왔고 뒤이어 묘하게 달큰한 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덕분에 이 빌어먹을 아랫도리가 벌떡 고개를 들어버렸다.

어떻게 잡생각을 할 틈도 없이 말이 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 아랫도리를숨기기 위해 꽤… 아니, 아주 많이 구부정 한 자세를취하게 되었다.

“배가 아픈 것이냐? 이리 와보거라.”

“아니, 그게 아니라, 누님? 잠….”

너무 가까이 붙어 있던 탓에, 내가 어떻게 말려볼 틈도 없이 아르델라님이 친히 허리를 숙여 내 아랫배 쪽에 머리를들이미셨다. 그것도 아랫도리를붙 잡고 있는 내 손목을 붙잡고.

아르델라님 이 좀 더 나를 가까이 붙이 기 위해 손을 당기 셨고.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던 내 손은 최소한의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아르델 라님의 곁으로 끌려가 버렸다.

파앗一!!

졸지에 자지로 누이의 콧잔등을 때려버린 씹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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