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04화〉Ep.10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꿀밤
엩,,
정장여성 뒤에 있던 여자의 어깨가미묘하게 흔들렸다.
나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저 여 자. 분명 내가 알고 있는 그 여 자가 확실하다.
“혹시, 빈센 상단주와 앞면이 있으신… 지 ?”
정장 여성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통성명도 한 사이 입니 다.”
“그렇군요….”
정장여성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뒤 에 있는 꿀밤녀의 반응으로 보아 우리 가 그리 좋은 사이 가 아니라고 생 각한 모양이다.
근데 사실 좋고 나쁘고의 관계 가 아니 라 딱히 한숨을 쉴 필요는 없는데.
그때 옆에 있던 시론이 내 옆구리를 살살 찌르며 물었다.
“아는 년이야?”
“시론아. 너 저 사람 의뢰받고 여기 오다가 사교도한테 잡혀갔잖아.”
“•••꾈.”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론의 목이 녹슨 기계처럼 다다닥돌아가꿀밤녀 에게 향했다.
딸꾹一!!
꿀밤녀의 몸이 작게 들썩였다.
어지간히 시론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새겨진 모양이다.
하긴, 주먹 한방에 얼굴을 바닥에 데칼코마니처럼 찍었는데 뇌리에 강하 게 남을 수밖에 없겠지.
나라도 그런 상대 가 눈앞에 다시 나타나면 흠칫흠칫하고말고.
“기억이 날뜻 말뜻한 얼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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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해자는 기억을 잘 못 한다고는 들었는데 가끔 시론을 보면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론이 인상을 쓰며 꿀밤녀를노려보자, 자연스럽게 모두의 입이 다물어 졌다.
누가 먼저 입을 열어 이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해도, 이쪽이 손님의 입장이 라쉽사리 정장여성이 입을 열수 없었고 같이 온 병사들도 마찬가지였으며 기에나씨는 나에 관련된 일이 아니면 말수가 아주 적었다.
즉, 꿀밤녀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서 내가 유일하다는 소 리다.
슬슬 하얗게 탈색되어가는 꿀밤녀가 안쓰러웠기에 그만 시론을 말리기 위해 손을 뻗을 때였다.
“아!!”
시론이 꿀밤녀에게 삿대 질을 하며 소리쳤다.
돈 떼먹은 씨발년!!”
“히이익—!!”
꿀밤녀 가 그 자리 에 주저 앉았다.
시론은 당장 꿀밤녀를 향해 뛰 어 갈 것처 럼 소리를 질렀으나 의 외로 얌전 히 내 옆에 서 있었다.
.
그런데 돈을 떼먹다니?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꿀밤녀를 향했다.
꿀밤녀를 의도치 않게 등뒤에 숨겨주고 있던 정장 여성이 슬그머니 옆으 로 비켜서며 물었다.
“빈센 상단주. 그렇게 주저앉아 있지 말고 우선은 상황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 다. 정말 상단주가 돈을 떼먹은 거라면 이건 그냥 넘 어갈 수 없 는 문제입니다. 아니, 일단 장소부터 옮기도록 하는 게 좋겠군요. 잠깐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장 여성이 병사들에게 양해를 구하자 병사 하나가 정장 여성과 함께 꿀 밤녀의 팔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손님분들께 상당히 우스운꼴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일단응접실로 안 내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말 그대로 꼴이 좀 우습긴 했다.
정장 여성은 병사와 함께 꿀밤녀를 가운데에 두고 거의 짐을 끌고 가듯 걸 음을 옮겼다.
우리는 정장 여성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과하지 않게 꾸며진 복도를 지 나 위 로 향하는 계 단을 밟았다.
나는조용히 옆에서 걷는 시론에게 물었다.
“시론아.근데 돈을 떼먹었다는 건 또무슨 말이야?”
“아니 저년이 기껏 목숨 걸고 지켜줬더니 정산금도 안 치르고 지 물건만 챙 겨서 떴다니까.생각나니까 개 빡치네.”
“그렇구나.”
나는 돈을 떼먹은 꿀밤녀 보다, 돈을 떼먹은 상대의 얼굴도 잊어버린 시론 이 새삼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시론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의 얼굴을 기억에 담아 두는 건지 모르 겠다.
뭐,나만잊지 않고기억하면 됐지.
“이쪽입니다.”
우리는 祄층에 있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과하게 화려하지 않은, 딱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방이었다.
정장 여성이 꿀밤녀를 먼저 자리에 앉혔고 병사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뒤 쪽으로 돌아왔다.
“편하게 앉아주시길.”
우리는 꿀밤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뭐라도대접하는 게 맞는 일이지만… 우선은.”
정장 여성이 꿀밤녀를 돌아봤다.
다행히 끌려오는 동안 조금 진정이 된 것인지 꿀밤녀의 얼굴에 혈색이 조 금돌아와있었다.
“빈센 상단주. 정말로 돈을 떼먹었습니까?”
“그, 그게 그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요.”
정장 여성에게 소리치려다가 힐끗 시론을 돌아보며 급히 말을 공손히 하 는 꿀밤녀.
“그 사정이 뭔지 들어보겠다는 거니 얼른 입을 열도록 하세요.”
“그게, 그러니까… 사교도들에게서 해방된 후에, 신전으로 이송되었죠. 거기서 일주일간세뇌의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에야풀려날수 있었어요.”
꿀밤녀는 신전에서 풀려나자마자 사교도에게 빼앗겼던 짐을 찾기 위해 신전에 문의를 했고 신전은 일부 사교도의 것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제외 하고는 전부 몰링타의 경비대에 보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짐을 찾으려고 경비대로 갔는데 그게… 거리에 소란이 좀….”
꿀밤녀가 시론의 눈치를 살피다가 입을 우물거렸다.
참고로 꿀밤녀의 입에서 나온 거리의 소란이란 아마도 시론과 케르낙스 가북쪽 거리를 거덜 낸 것을 가리키는 것일 거다.
“거리에서 일어난 소란 때문에 짐을 찾는 절차가 늦어졌고 밀리고 밀리다 가 이틀이 지난 후에야 짐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틀 동안 제가 좀 들은게 있었거든요…?”
바로 거리에 소란을 일으킨 주범이 모험가 시론과 경비대장 케르낙스라 는 사실과 그 둘이 지금 지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까지.
“사, 상식적으로 도시의 거리 4분의 1을 파괴한 범죄자들이 사지 멀쩡하 게 풀려난다는 생각을 누가 하겠어요? 좋게 봐줘도 평생 노역 노예 신세일 텐데….”
“그래서 아싸 좋다. 하고 입 싹 닫고 그냥 날랐다?”
“죄,죄송합니다…….”
시론의 날선 물음에 꿀밤녀의 고개가부러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아래로 숙여 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꿀밤녀의 행동도 이해가 갔다.
꿀밤녀의 말처럼 상식적으로 도시 4분의 1을 부숴 먹은 자들을 몸 성히 풀어준다는 게 상상이나 갈까.
그런데 내가그일을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좀 대단한놈인 것 같다.
시론 이 나쁜 녀석. 이런 대단한 나에게 오빠라고 불러 주지도 않다니.
“하아... 빈센 상단주.”
서서 가만히 꿀밤녀의 말을 듣고 있던 정장 여성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 었다.
“상행이 늦어져 마음이 조급해진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바젤 란에 도착한 후, 몰랑타의 소식을 알아본 다음, 적절한 조치를 취하셨어 야 옳다는 걸 저보다 더 잘 아셨을 겁니다.”
“그건….”
“변명하지 마세요.황금 갈대 상단도 엄연히 우리 상인회에 속한상단입니 다. 빈센 상단주의 실책은 자연스럽게 우리 상인회의 체면을 깎아내린다는 겁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담당 접수원이 이 사실을 알렸 다면 빈센 상단주를 떠 안고 있는 우리 상인회까지 모험가들의 신뢰를 저버 릴수 있는 큰 사건으로 번질수 있었던 일입니다.”
정장 여성의 말에 나는 잠깐 뜨끔했다.
다른게 아니라 중간에 아멜라 누님이 그만둬라 해서 그만두기는 했지만, 일단 시론과 저 꿀밤녀의 의뢰를 담당했던 접수원이라는 녀석이 바로 나였 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존나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기로 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우린 황금 갈대 상단을 상인회 에서 곧바로 퇴 출시 키는 절차를 밟았을 겁니 다.”
정장 여성이 우리를 바라보더니 아주 정중하게 허리를 직각으로 굽혀 우리에게 머리를 숙였다.
“빈센 상단주가 고초를 겪은 사실은 상인회 에서도 알고 있었습니 다. 그러 나상단주의 말만듣고 뒷일을 따로 조사해보지 않은 상인회에게도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겠습니다.”
정장 여성이 고개를들었다.
“이 일은 제대로 계산을 끝맺은 후에 배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빈센 상단주.”
“무,물론입니다. 정말죄송합니다…….”
꿀밤녀. 마르콜린 빈센이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게 머리 숙여 사 과했다.
잔뜩 화난표정을 하고 있던 시론도 둘의 그런 모습에 표정이 조금 누그러 들었다.
나는 앞에 선 둘을 바라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원래 화를 내려다가도 상대 쪽에서 도리어 과하게 나무라면 화를 내려던 쪽이 무안해지는법이다.
저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도 그걸 알고서 일부러 우리가 보는 앞에서 꿀밤 녀를 크게 나무랐을 것이다.
“가능하면 빠르게 처리해 배상금을 성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면 곧바로 몰링타의 모험가 길드 지부로 보내는 쪽이 좋을까요? 원하시는 쪽 으로 처 리 하도록 하겠습니 다.”
“그럼, 몰링타로 바로 보내.”
“예.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꿀밤녀 대신 정장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시론이 돈을 떼먹힌 사 건을 그렇게 상호 완만하게 해결을 봤다.
“그러면 이제 상인회를 방문해주신 목적을 들어 볼수 있을까요?”
“다른 게 아니라 며칠 후에 있을 영지전을 여기서 중계하기로 했다면서? 그거 성능 좀 확인하려고 왔거든.”
“투영 수정구슬의 성능확인이군요.물론 가능합니다.준비에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함께 가셔도 좋고 이곳에서 기다리시겠다면 제가 준비를 갖 춰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뭐,오래 있을 것도 아닌데, 가서 빨리 확인하고 가자.”
“그래. 그러자.”
나는 시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 력에 좋은 약 같은 것도 취 급하고 있는지,혹은 구해 다 줄 수 있는지 물 어볼 생각이긴 한데 그거야 나가기 전에 살짝 물어보면 되는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면 안내하겠습니다.”
정장 여성이 몸을 돌렸고우리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조용히 정장 여성의 옆에 붙어 걷는꿀밤녀를보며 생각했다.
근데, 저렇게 병풍처럼 세워만둘 거면 왜 데려온 거지?
어 쩌 면 원 래 는 꿀밤녀를 데 려 다 놓고 떠 나려 고 했는데 , 알고 보니 우리 의 사이 가 그리 좋지 못한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아 안내 자를 자처하는 걸지 도 모르겠다.
“보시는 것처럼,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상이 투영되어 나옵니다.”
“와…….”
나는 하얀 벽면에 나타난 내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농담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정말 비슷할 정도로 선명했다.
말 그대로 중세 시대의 영사기 라고 할까.
이 거 라면 직 접 가서 보지 않고 이곳에 서도 충분히 원하는 것들을 전부 확 인 할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떠신지요.”
“아주 좋네요. 이런건 얼마나 하나요?”
“이것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수정구는 하나에 금화 120닢 정도 한답니다. ”
“히이익.”
내 주먹보다 작은 수정구슬이 무려 120금화라니.
막말로 저 구슬 세 개 면 몰링 타의 거리 하나를 통째로 사들일 수 있는 금 액이었다.
“그러면 영지전 당일, 자리를 따로 마련해 편히 구경하실 수 있도록 조치해 두도록 하겠습니 다.”
“감사합니다.”
정장 여성이 살포시 웃었다.
‘그러면…』
그르륵 그르륵-
정장 여성을 포함한 우리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꽉 닫혀 있는 문밖에 서 누군가 문을 박박 긁는 소리 가 들려왔다.
정장여성의 눈매가 살짝 휘어졌다.
“잠시 실례를….”
빠르게 문으로 걸어간 정장 여성이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때였다.
스르륵.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살짝 열린 문틈으로 머리를 내밀고 들어왔다.
녀석의 입에는 작은편지 하나가물려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던 정장 여성이 한숨을 내쉬더니 우리의 눈치를 살피며 고 양이의 입에 물린 편지를 빼앗듯 손으로 가져왔다.
정 장 여성 이 봉투를 열고 안의 내용을 확인하는 동안, 윤기 가 흐르는 검은 털을 가진 녀석은 그 앞에 얌전히 앉아 통통한 핑크색 육구가 있는 앞발로 얼굴을 단장했다.
솔직히 무지 귀 여웠다.
“하아•••꾈.”
편지를 다 읽은 정장 여성이 한숨을 내쉬 었다.
“죄송합니다. 이 녀석은 당장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예? 아뇨. 괜찮습니다만.”
바닥에 앉아 있던 고양이를 치우려던 여성이 내 말에 몸을 멈칫하더니 천 천히 자세를 바로 했다.
동시에 정장 여성을 바라보던 녀석도 파란색과 녹색의 오드아이로 나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보면 이곳에 온 지도4년이 넘어가는데 개나고양이를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을 보면 분명 존재하는 녀석들이기는 한데 지구와 는 달리 생 각보다 아주 귀 한 녀 석들인 모양이 다.
나는 나를 똘망똘망한 눈으로 얌전히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를 마주 보며 물었다.
“혹시 만져봐도됩니까?”
그, 괜찮으신 겁니까?”
정장여성은 나와동시에 내 옆에 있는시론과 기에나씨를바라봤다.
“뭐,본인이 만지고 싶다는데 어쩌겠어.”
“스미스님은특별하신 분입니다.”
“……그러…신 것같군요.”
정장 여성이 상당히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얌전히 앉아 있던 녀석이 일어나더니 꼬리를 살랑이며 나에게 다 가왔다.
나는 살짝무릎을 굽혀 다가온 녀석에게 손을 뻗었다.
―그르릉, 그르릉….
손을 뻗었을 뿐인데 고양이 특유의 고로롱 소리를 내며 스스로 머리를 내 손바닥에 마구 문질러 왔다.
사실 고양이 보다는 강아지를 더 선호하는데 이걸 또보고 있으니 마음이 살짝 기우는 기분이 다.
나는 두 손으로 녀석의 머리나 등을 살살 쓰다듬다가 엉덩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고양이들이 궁디팡팡에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린다던데 .
나도 한번 해 보자.
내가 녀석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팡! 두드린 순간.
—히야으으응〜!!!
정장 여성이 닫는 것을 잊고 있던 문틈으로 아주 야릇한 여성의 비음 소리 가 흘러들어왔다.
그것도 아주 크게.
다각다각다각!! 엄청난 구두 소리를 내며 내 앞으로 급히 다가온 정장 여성이 빠르게 손을 뻗어 고양이의 뒷덜미를 낚아들어 올렸다.
여성의 손에 들린 녀석은 캣닢에 쩔은 고양이처럼 풀린 눈으로 혀까지 내 빼고는 아래로 추욱 늘어져 있었다.
배가 움직이는 걸 보면 살아는 있는 것 같았다.
정장 여성이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사실 이 건물에 가끔괴이한현상이 나타나고는합니다.방금그소리도 그 일종입니다. 빈센 상단주. 저는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에 손님분들을 부디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장 여성은 고양이를 낚은 상태로 몸을 돌려 거의 도망치듯 방을 나가버 렸다. 문 닫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 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이 방에 내려앉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포함한 이 곳의 그 누구도 방금 도망치 듯 나간 정 장 여성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저 남의 집 사정이라 다들모르는 척 입을 닫고 있을 뿐.
바로 그때였다.
“괴,괴 이 현상이라니 … !! 나, 난 그런 말 못 들었다고… …!!”
홀로 남겨진 꿀밤녀가 살짝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리를 덜덜 떨어댔다.
나는 그런 꿀밤녀를 보며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그때 시론의 존나 아픈 꿀밤을 맞고 머리에 그, 좀…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