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Ep.11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번뜩一!!
“•••꾈.”
익숙한 천장이다.
뭐, 거의 일주일이나머물렀으니 익숙할수밖에.
어느 때보다 맑은 정신으로 눈을 뜬 나는 우선 신체 부위 에 이상이 생 긴 곳이 있는지부터 살펴봤다.
꼼지 락. 손발가락 모두 제 대로 움직 였고.
팔다리도잔떨림 없이 멀쩡했으며.
머리도 아주 맑았다.
허 리 가 살짝 뻐 근하고 좆대 가리 가 조금 부어 있는 것을 제외 하면 내 몸은 오늘도 아주 건강했다.
이 정도면 뿔박좌가 떨 어진 세계와 같은 환경이 라 봐도 무방할 듯싶다.
새근一새근一
간질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내 두툼한 팔뚝을 베개 삼아 머리를 누이고서 내 옆구리에 찰싹 달라붙어 잠든 시론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슬그머니 반대 손을 뻗어 작고 귀 여운 시론의 입술을 엄지로 눌렀다.
“으응… 할짝…….”
작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더니 빨갛고 야릇한 혀가 나와 입술에 닿은 내 엄 지를 정성스럽게 핥았다.
잠결에도 이러는 것을 보면 이제는 완전히 몸에 각인되 었다고 봐도 좋을 것같다.
상인회에 다녀온후부터 내 방과 시론의 방을 번갈아 이용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열심히 섹스를 했다.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박아댄 것은 아니고 첫날처럼 사정량을 정해뒀는데 첫날은 세 발.둘째 날은 네 발.그리고셋째 날인 어젠 불알을 비워버린다는 생각으로 영혼까지 싸버릴 기세로 여섯 발을 뽑았다.
당연히 나는 사정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시론의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방 향으로 행 위 를 이 어 갔기 에 내 가 사정 한 곱절만큼 시 론은 크고 작은 절정 에 달했고그로 인해서 언제나나보다빨리 지쳐 쓰러졌다.
그 과정 에 서 약간의 부작용이 라고 한다면 부작용이 라고 할 수 있는 문제 도 생겼으나 일단은 시론이 이제는 어떠한 내 부탁도 들어주게 되었다는 점 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부작용이라고 언급한 것은 심각한 것은 아니고 시론이 살짝 요망하게 변 했다고 해야할까.
조금 힘들거나 많이 부끄러운 것을 시키면 ‘오빠….’라고 애달프게 부르며 내 마음을 아주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철회시키는 방법을 습득해버렸다.
뭐, 그래도 이젠 내가 보는 앞에서 스스로 자위를 할 정도로 둘만 있을 때 는 아주 순종적으로 바뀌 었다는 것은 확실하니 아무렴 어떨까.
나는 이제는 내 엄지를 입에 넣고 쪽쪽 빠는 시론의 얼굴을 감상하다가.
“케르낙스는 지금쯤 가고 있으려나.”
창틀로 스며들어오는 은은한 햇살을 보며 케르낙스를 생 각했다.
오늘이 바로 영지전이 벌어지는 날로, 케르낙스는 이른 새벽에 차녀인 레 니아와 함께 필락스 평원이라는 곳으로 떠난다고 어제 점심에 전해왔다.
마음 같아서는 끝까지 마중을 나가고 싶었는데 뭐 라더라.
‘스미스. 네가나오면 여러모로병사들의 마음이 그… 아무튼. 리나가절 대로 마중나오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더군.’
라던가.
뭔진 모르겠는데 병사들에게 문제 가 생기면 곤란하기에 나는 보시다시피 마중을 포기하고 이렇게 시론과함께 침대에 누워 있다.
다만, 영지전을 끝내고 돌아오면 병사들에게 술 한잔 따라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고 리나씨가 부탁했다던데.
몸 성히 돌아만 온다면야 술 한잔 못 따라 줄까.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는 일이다.
케르낙스는 별일 없을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내부 사정을 모 르는 나로서는 여전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
그저 내가만든 스타킹이 모두를 어떻게든 잘보호해줬으면 하고 바랄뿐.
케르낙스와 병사들을 떠올렸더니 건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던 내 아랫도 리 가 숙연하게 고개 를 숙였다.
다행히 이놈도 그간눈치라는 걸 배우긴 한모양이다.
나는 아침까지 시론을 끌어안으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기에나씨?”
“네.스미스님.”
아침을 먹기 위해 시론과 함께 만찬실로 내려온 나는 먼저 내려와 기다리 고 있던 기에나씨를 향해 감히 물을 수밖에 없었다.
“훔치신… 건아니죠?”
기에나씨의 품에 안겨 있는 검은털의 고양이가 ‘냐앙〜’하고귀엽게 울었 다.
내 물음에 기 에 나씨 가 눈을 껌 뻑 이 다가 고개를 저 었다.
“주웠습니다.”
“…그녀석을요?”
“네. 이 녀석을요.”
아무리 내가 보는 눈이 없다지만 기에나씨의 품에 안겨 있는 녀석은 분명 상인회에서 봤던 녀석임에 틀림이 없었다.
솔직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내 마음을 읽은 것인지 기에나씨가 살짝 시무룩한 얼굴로 안고 있던 고양이를 나에게 내밀며.
“풀어줄까도 생각했는데 스미스님이 좋아하시던 것 같아서 데려왔는데 불필요했을까요?”
기에나씨의 손에 들린 녀석이 다시 한번 ‘냐앙〜’하고귀엽게 울었다.
며칠 전부터 느낀 거지만활에만관심을 보이던 기에나씨가최근 들어 부 쩍 나에게도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 증거로 무뚝뚝한 얼굴이 지금처럼 미미하지만 약간의 표정 변화가 생 기고 있는것처럼.
“아뇨. 잘하셨습니다.”
어차피 오늘 목적지가 상인회 이기에 그때까지만 조금 데리고 있다가 돌려줄 생각으로 나는 기에나씨로부터 검은 녀석을 넘겨받았다.
냐아앙〜봽
내 품에 안기자마자 녀석이 머리를 가슴께에 스르륵하고 문질러왔다.
“•••꾈.”
“•••꾈.”
순간 앞과 옆에서 따가운 기운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시론과 기에나 씨가 묘한 표정으로 고양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거 뭔가 익숙한상황인데.
가끔 시론이 드레 이크를 노려보던 표정이 바로 지금 두 사람의 표정과 일 치했다.
“그,일단아침부터 먹읍시다.”
내 말에 모두 자리에 앉았다.
참고로 시론이 오른쪽.
기에나씨가 왼쪽에 앉았다.
성의 주인이 없음에도 여집사들은 아주 공손하게 우리를 대했고 언 제나처럼 정성이 가득들 어간음식이 준비되었다.
이제는 습관처럼 시론이 내가 좋아할 만한 고기를 자신의 접시에 덜어다 가한 입에 먹기 좋은크기로 잘라.
“ 자—”
타악!!
나에 게로 향하던 시론의 포크가 옆으로 돌아갔다.
나와시론의 시선이 동시에 아래로향했다.
할짝할짝.
태연하게 내 품에 앉아 앞발을 혀로 정리하고 있는 검은 녀석.
“이 새끼가……?”
시론의 손에 들려 있던 포크와 나이프가 물엿마냥 휘 어졌다.
“시,시론아. 진정해. 그냥 동물이잖아. 그럴 수도 있지.”
“하…….”
당장이라도 풀파워로 충전한 꿀밤을 이 검고 작은 녀석의 머리통에 내리 꽂으려 던 시론은 내 말을 듣고서 깊은 분노가 느껴 지는 한숨을 토해 내 며 양 손에 꽉 쥐었던 주먹을 풀어냈다.
덕분에 생을 마감한수저를회수하기 위해 뒤에 있던 여집사 한 명이 시론 에게 다가와 수저를 교환하는 사이.
‘스미스님』
“예 ?”
고개를 돌리 니 , 기 에 나씨 가 파릇파릇한 이 파리 들을 한가득 꿰뚫은 포크 를 나에게 내밀고 있었다.
풀보다는 고기를 좋아하는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뭘 가리는 식성 은 아니었기에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입을 열었고.
타악一!!
내 입으로 향하던 기에나씨의 손이 시론과 마찬가지로 옆으로 틀어졌다.
“•••꾈.”
시론처럼 무어라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살벌하기 짝이 없는 시선으로 기 에나씨의 지금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충분히 파악할수있었다.
무슨 이유로 둘의 손을 후려갈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대로 뒀다가는 상인회로 돌려보내기도 전에 사달이 날것 같아 나는 특단의 조치로 식사가 끝날 때까지 여집사에게 고양이를 맡기기로 했다.
하아아악—!!
여집사의 손이 다가오자꼬리를바짝세우고명백한거부의사를보였으 나.
냐악一!!
여 집 사는 매우 무심 한 눈으로 손을 뻗 어 녀석 이 미 처 반응하기 도 전에 목 덜미를 움켜쥐어 들어 올렸다.
녀석이 물에 젖은 빨래처럼 추욱 늘어졌다.
그제야 시론과 기에나씨가조금 만족스러운표정을 지었고우리는 별 탈 없이 아침을 먹을수 있었다.
**
점심이 조금 지난 무렵, 우리는 호위를 위해 따라나선 병사들과 함께 상인 회 앞에 도착했다.
“우와. 이 거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나?”
상인회의 정문에는 여러 복장의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 리고 있었다.
“바보야. 옆문이 있잖아.”
아. 맞다.”
시론이 나를부르는 애칭은 ‘병신아’에서 ‘바보야’로 순화되었다.
가끔 내 가 무리한 부탁을 하면 되 돌아가기는 했으나 어쨌든 둘 다 날 향 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은똑같았기에 별로 신경 쓰진 않았다.
우리는 순번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긴 줄이 있는 정문을 지나 쳐 저번에 들어갔던 골목으로 들어갔다.
“저기도 사람이 꽤 있는데?”
“눈치가 있으면 알아서 모시겠지.”
저번에 문지기들이 지키고 있던 옆문에도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서 있 었는데 시론은 신경도 쓰지 않고 깍지 낀 내 손을 붙잡고 아주 당당하게 앞 으로 걸어갔다.
병사를 대동한 우리 가 다가가자 가장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잠깐 움찔하기 는 했으나 딱히 비 켜 서 거 나 하지 는 않았다.
옆에 반지와 목걸이로 치장한 남자를 끼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 거 나 잠깐 바젤 란에 들린 귀 족으로 보였다.
나는 혹시 라도 상대 가 시론이 나 병사들에 게 무어라 소리치 는 것은 아닐 까.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여성도 옆에 붙어 있는 남자도 딱히 우리에게 뭐라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입구를 지 키고 있던 문지 기 한 명이 우리를 돌아보더 니 급히 안쪽으로 사라졌는데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에 우리를 응대했던 정장 여성과 함께 돌아왔다.
잠깐 내 품에 안겨 있던 검은 녀석을 발견하고 멈칫했으나.
“모시겠습니다.”
마치 아무것도 못 본 사람처 럼 자연스럽 게 나에 게로 시 선을 돌려 고개 를 숙였다.
뭐여.왜이래 갑자기.
며칠 전에 봤을 때도 충분히 예의를 차리며 응대를 했는데 지금은 보는 내 가 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너무 저자세 였다.
........
아무튼, 우리는 정장 여성을 따라 안으로 들어왔고 문지기들이 빠르게 문 을걸어잠갔다.
고요한복도에 서 있는 우리를, 정확히는 나를 보며 그녀가 아주 조심스럽 게 입을 열었다.
“저희 지부장이 만나뵙기를 원하십니다.껄끄럽지 않으시다면 부디 한번 만 만나봐 주실 수 있으실는지요… ?”
“지부장님 이 라면 그 흑묘족이 라고 하셨던 그분이죠?”
“네. 순혈 흑묘족여성입니다.”
설마 이것 때문에 그렇게 저자세로 나온 건가?
내가뭐라고지부장씩이나되는사람이 이렇게 저자세로부탁을해오는 건지 모르겠네.
나도 처음 지부장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흥미가 있던 참이었 는데 이렇게 부탁해 오면 오히려 고마운데.
“그러죠.”
“감사합니 다. 그러면 지부장실로 모시겠습니 다.”
과하지 않게 꾸며진 계 단을 밟고 올라 우리는 건물의 최 고층까지 올랐다.
복도마다 깔린 푹신한 카펫을 밟으며 복도의 가장끝에 위치한 문 앞에서 정장 여성이 멈춰 섰다.
“일행분들과 함께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녀가 눈짓하자 살짝 앞서 걷던 병사들이 옆으로 물러났다.
나는 시론과 기 에 나씨와 함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다.
지부장이 사용하는 방이라 상당히 사치스러울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 리 방은 굉장히 수수했고 널찍한 크기와 달리 안을 장식한 사치품은 전혀 찾 아볼 수 없었다.
넓은 방에 있는 거 라고는 푹신해 보이는 소파와 테 이블.
잘 가꿔 진 화분 몇 개와 책 장. 그리고 업무를 보기 위 한 책 상과 의 자가 전 부였다.
오히려 그래서 일까.
소파 앞에 서 있는 여성에게 더욱이 시선이 끌린 것은.
이 세계에 떨어지고서 한번도접하지 못했던 동양풍 의복.
밤하늘처럼 짙은 머리 칼과 어울리는 단색에 흰 실로 수 놓인 꽃무늬 가 무 척이나 어울렸다.
거기다 자연스럽게 풍만한 윗가슴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디자인이라니.
하지만 이번에는그 새하얀젖가슴도내 시선을완벽하게 붙잡지는못했 다.
파닥파닥.
머리 위에 달린 한쌍의 짐승귀!!
정확히는품에 안고있는 검은녀석과같은 고양이의 귀 가먼저 내 시선을 끌었고.
살랑살랑.
등 뒤 로 히끗히끗 보이는 털이 복슬복슬해 보이는 꼬리 가 두 번째로 내 시 선을 붙잡았다.
전신을 털로 뒤덮은 짐승형 인간이 아니라, 제대로 인간의 외모에 그저 귀 와 꼬리만 달린 미형의 종족이 었던 것이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저 귀와 꼬리가 진짜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충동이 마 구마구 솟아올랐다.
물론, 그리 막무가내로 행동할 생각은 없지만.
그때, 내 시선을 사로잡은 여성이 푸른색과 녹색의 아름다운 오드아이를 담은눈을부드럽게 휘더니.
“초대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 니다.”
나에게 아주 정중히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해왔다.
“우선은 이쪽에 앉으시죠.”
여 성 이 슬며 시 옆으로 물러 나며 소파를 손으로 가리 켰고 나는 살짝 심 기 가불편해 보이는 시론의 손을 붙잡고 기에나씨와 함께 소파에 앉았다.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흑선 상단의 바젤란 지부의 지부장인 냐호라 고합니다.”
냐호 지부장이 자신을 소개하며 한 번 더 이쪽을 향해 허리를 숙여왔다.
“이렇게 따로 자리를 마련한 것은 특별한용건이 있어서가 아니고, 그저 저 번에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인사드릴 기회를 놓쳤기에 개인적으로 무척 죄 송스럽고 안타까워 오늘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임을 알아주시면 감사하 겠습니다.”
그녀는살포시 웃으며 테이블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팔각형 모양의,구 멍이 숭숭 뚫린 유리 조각을 향해 손을 뻗 었다.
우우웅一
그녀의 손이 닿자, 유리 조각에서 푸른 빛이 은은하게 일렁이더니 숭숭뚫 린 구멍을 통해 강한 빛줄기가 위로 쏘아졌다.
“오……?”
쏘아진 빛줄기 가 만들어낸 것에 나는 순수하게 감탄하고 말았다.
빛줄기가 넓게 퍼지며 만들어 낸 것은 입체적인 영상이었다.
지구의 것을 가져와 표현하자면 홀로그램. 딱 그것이었다.
“빈센 상단주의 잘못을 사죄드릴 겸 마련한 것인데 마음에 드셨으면 하는 군요.”
“아네.”
뭐 어떻게 감탄을 해야 할지 몰라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표현 을 그치고 말았다.
설마하니 이런 것을구경하게 될 줄이야.
크기가 작은 것을 제외하면 정말로 내가 직접 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 으킬 정도로 아주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움직였다.
도대체 이런 건 얼마를 줘 야 구매할 수 있는 걸까.
가격을 들었다가는 저번처럼 호들갑을 떨 것 같아 나는 그냥 묻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바스티 아 냠작 진영을 보여주고 있지 만, 영 지 전이 임 박하면 그때 부턴 비오린 자작가를 중심으로 보여드릴 겁니다.”
“그렇군요.”
크기가 조금 작아 사람의 얼굴이 보일 정도는 아니 었으나 어쩐지 처음 보 는 깃발에 갑옷을 입은 사람들만 나온다 싶었더니 지금 보이는 이들이 잠시 후에 케르낙스가 싸워 야 할 상대 들이 었던 모양이 다.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냠았습니다. 제가 간단히 드실 것들을 올려 보내도록 지시할 테니 그동안 편히 대화를 냐누시며 있어주시면 됩니다.”
“아,감사합니다.”
“그리고허락해 주신다면 냐중에 제가 이곳에서 함께 영지전을 감상하려 하는데 어떠신지요.”
애초에 자기 방인데 왜 나한테 허락을 구하는지 모르겠네.
그보다 중간중간에 뭔 가 상당히 귀 여운 단어 가 들어 간 것 같은기 기분 탓 인가.
“물론, 괜찮죠.
감사합니다.
냐호 지부장이 부드럽 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면 저는 냐중에….”
“아, 잠시만요.”
조용히 물러나려던 냐호 지부장이 내 부름에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품에 안고 있던 검은 녀석을 내밀며.
“그, 어쩌다 보니 제가 안고 있는데 원래 주인이시죠?”
“……네.”
기분 탓인가.
아주 잠깐이 지만 옆에 앉아 있는 기에 나씨를 바라본 것 같은데.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하, 아닙니다.”
나는 머쓱하게 냐호 지부장을 향해 검은 녀석을 내 밀었다.
냐호 지부장 역시 조심스럽게 검은 녀석에게 손을 뻗었고.
파악一!!
찰진 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
“•••꾈.”
“•••꾈.”
순간 방안이 정적에 휩싸였다.
할짝.
그저 한 마리의 작고 검은 녀석만이 앞발을 혀로 핥는 소리만이 작게 들려 왔다.
“하,하하… 이 녀석.”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은 냐호 지부장이 다시 손을 뻗 었고.
탁! 파악! 타다다닥—!!
새하얀 손등에 빨간 발도장의 개수가 늘어났다.
냐호 지 부장의 입 꼬리 가 성 난 파도처 럼 파르르 떨 렸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예 ?”
순간 눈앞으로 검은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갔다고 느꼈을 때, 갑자기 양손 이 부쩍 가벼워져 있었다.
우으우으앙!!
소리 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리 니, 등 뒤에 숨겨져 있던 냐호 지부장의 기 다란 꼬리 가 고양이 의 목을 휘 감은 채 로 다시 등 뒤 로 돌아가는 것을 가까 스로 발견 할 수 있었다.
꼬리를 완전히 등 뒤로 숨긴 냐호 지부장이 나에게 살포시 눈웃음 지으며.
“호호호. 그러면 잠시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소리 없는 뒷걸음질로 도망치듯 방을 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