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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16화 (116/771)

횐 116화 Ep.116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히익……엩!”

누가 내질렀는지 모를 새된 비명이 적막한 거리에 짧게 울려 퍼졌다.그러 나그 누구도 비명을 내뱉은 이를 나무라지 않았다. 아니, 나무랄수 없었다.

고르고 평평했던 상인회의 외벽 한 켠에 아직 다 가라앉지 않은 먼지가흩 날리고 있다. 그 원인은 단순했다. 무언가 강하게 날아와 상인회 벽면을 부 수고 처박힌 탓이다.

사람들은 그 ‘무언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입을 다물었다.

기괴하게 비틀린 자세로 벽에 처박혀 있는 아주 건장한 체구의 자칭 모험 가 여성 이 바로 그 무언 가였다.

단체로 마법 이 라도 걸린 듯 얼어버 린 이 상황 속에 서 단 한 사람… 아니 , 엘프가무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스 I •

기 에 나씨 가 걸어 가는 방향 근처에 있던 이들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과하게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기에나씨는 순식간에 여성이 처박힌 벽 앞에 도 착했고 창백하면서도 근육의 선이 예쁘게 잡혀 있는 팔을 뻗었다.

후두둑. 벽화처럼 박혀 있던 여성이 기에나씨에게 머리채를 붙잡힌 상태 로 벽에서 끌려 나왔다.

여성의 체구가 훨씬 컸기에 기에나씨에게 머리채를 붙잡힌 여성은 마치 무릎을 꿇은 사람처럼 추욱 늘어졌다. 기에나씨의 반대 손이 움직였고.

짜악一!!

절로 몸이 움찔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바닥에 뭔가 후두둑 흩뿌려졌다.

짜악, 짜악, 짜악—!!

기에나씨의 손이 규칙적인 속도로 움직였고 그때마다 정신을 잃은 여성의 고개가 돌아가며 바닥과 주변으로 검붉은 것들이 튀 었다.

저렇게 놔두다가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 각이 들 정도로 기에 나씨 의 손속은 자비가 없었다.

다만, 그걸 알면서도 누가 먼저 나설 생각 따윈 조금도 하지 못했다. 그야 사람을 쳐서 벽에 처박아버린 이를 어떻게 말린단 말인가.

“저년 저 러다가 진짜 일내 겠네.”

껄끄러운 듯한 시론의 중얼거림에 바짝 얼었던 몸이 거짓말처럼 풀려났다

나는 고개를 슬쩍 돌려 시론의 얼굴을 살폈다.

시 론은 뺨을 후려 치고 있는 기 에 나씨를 바라보며 눈만 살짝 찡그리 고 있 었다. 뭔 가 살짝 불쾌한 듯한 표정 이 었다. 그 외의 것은 전혀 느껴 지 지 않았 다.

“미친년이 왜 갑자기 꼭지 돌고 지랄이야…. 야!! 미친 활쟁이년아!!”

시론이 짧게 혀를 찬 후에 기에나씨를 불렀다. 그러나 기에나씨는 반응하 기는커녕 아무것도 못 들은 사람처럼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모험가 여성 의 뺨을 계속 후려치고 있었다.

기에나씨에게 붙잡힌 여성의 양쪽 뺨은 피부가 벗겨진 것처럼 붉은색으로 덧칠되어있었다.

“에 이 시발.”

시론이 앞으로 나가려다가 멈칫하고는 나를 돌아봤다.

“돌겠네 •••. 두고 갈 수도 없고 데 려가기도 봊같은데.”

그 말을 듣고서 야 나도 조금 전까지의 상황이 떠 올랐다.

다들 예상치 못한 상황과 기에나씨의 기세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 고 굳어 있었지만, 내 앞으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누군지도 모를 여자들이 뒤엉켜 있었고뒤쪽으로는 기에나씨에게 뺨을 처맞고 있는 여성의 부하로 보이는 이들이 몇 명이 벽처럼 일렬로 서서 병사들을 가리고 있었다.

그 외에도 갑작스러운 소란 때문인지 꽤 많은 사람이 상인회 입구와 거리 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파악一!!

잠깐 주변을 살피 던 나는 귓가에 들려온 불안하기 짝이 없는 묵직한 소리 에 얼른 기에나씨에게 고개를돌렸다.

여성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던 손에 한움큼 정도되는 머리칼뭉텅이만 들 려 있었다. 붙들려 있던 여성은 죽은 듯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아무래도 기에나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붙잡혀 있던 머리칼이 끊어진 모양이다.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다. 단순히 뺨을 때려서 몇 가닥도 아니고 한 주먹 붙잡고 있던 머리칼을 끊어버리려면 도대체 얼마나 강하게 후려쳐 야하는 것일까.

얼타는 것도 잠깐.

나는쓰러진 여성을 향해 다시 손을 뻗는 기에나씨의 행동에 기겁하며 다 리를 움직였다. 저러다가는 진짜죽일 기세였기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미 죽은 것처 럼 보이 기는 했는데 아무리 기 에 나씨 가 급발진해 서 머 리 가 돌아버 렸다지 만 죽은 사람을 저 렇게 계속 후려칠 것 같다는 생 각은 들지 않았다.

“병신아!!”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굳어 있는 사람들의 틈으로 달리자 뒤에 서 나를 부르며 시론이 급히 나를 쫓아왔다. 몇 걸음 뛰지 않아 곧바로 내 옆 에 붙은 시론이 급히 내 손을 붙잡았다.

“야!! 저년 눈돌아간 거 안보여? 시발진짜.남자가왜 이렇게 겁이 없어!!”

“아니 시론아. 일단 미안한데 잠깐만 좀 놓아주라. 전에도 기에나씨가 활 때문에 잠깐회까닥한적 있는데 내가해결한적이 있거든?”

“……너가?”

“그래. 내가. 어이쿠, 시론아 진짜 급하다. 저러다가 기에나씨 진짜 사람 하나 잡겠다.”

“이미 뒈진거 같은데.”

“쓰읍!!”

“아니… 아이 씨…!!”

시론이 잔뜩 인상을 쓰더니 붙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나는 얼른 기 에 나씨 를 향해 다시 뛰었고 시론이 그런 내 뒤에 바짝붙어 따라왔다.

기 에 나씨 와 가까워 진 나는 혹시 나 하는 마음으로 일단 기 에 나씨 를 불러 봤다.

“기에나씨!!”

묵묵부답.

기에나씨는 쓰러진 여성의 머리채를 다시 잡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전에 길드에서부터 활에 진심인 사람… 아니, 엘프라고 생각은 했는데 오늘 보니 까 길드에서 보였던 모습은상당히 절제된 모습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야 그때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멋대로 대답하기는 했어도 적어도 말을 하면 듣는 시늉이라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이 불러도 아무것 도귀에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이제 몇 걸음만 더 가면 기에나씨의 몸에 손이 닿을 거리가 된다. 솔직히 존나 쫄렸다. 길드에서도 활에 눈이 돌아간 기에나씨는 그때 내 멱살을 붙 잡고 거의 죽기 직전까지 들어 올리고서 짤짤흔들었다.

얼추 말귀 가 뚫려 있던 그때도 내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는데 사람의 말귀 를 듣지도 않는 지금의 상태로는 과연 어떤 행동을 보여줄지 생각하니 살짝 등허리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내 가 만에 하나의 걱정을 하는 동안 어느새 내 다리 가 멋대로 움직 여 기에 나씨의 앞에 도착했고 나는 핏물로 흥건한손바닥을 다시 들어 올리는 기에 나씨를 보며 눈을 질끈 감고서 있는 힘껏 손바닥을 내려쳤다.

짜아악—!!

!!”

“큭

“어우씨….”

“힉 •꾈

“으아

아주 묵직하면서도 찰진 소리와 동시에 기에나씨가 짧은 신음을 내뱉으 며 몸을 웅크렸고 그와 비슷하게 내 뒤를 따라왔던 시론과그 외 이쪽을 지켜 보던 이들이 고통스러운 듯한 신음을 내뱉었다.

기에나씨는 몸을 웅크렸으나 여전히 손에는 여성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었 다. 나는 다시 한번 손바닥을 넓게 펼쳐 기에나씨의 괘씸한맘마통을 향해 내 려쳤다.

“끄윽……

두 번째 젖빵에 기에나씨가 고통스러운 단말을 내뱉으며 여성의 머리채 를 놓았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 기에 나씨의 손을 붙잡아 당겼 다.

고통에 허리를 굽히고 바닥에 쭈그려 앉으려던 기에나씨는 내가 손을 잡 아당기자몸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거의 쓰러지듯 나에게 끌려왔다.

거의 내 가슴팍에 머리를처박듯이 내 품에 안긴 기에나씨.

허리가 구부정해서 금방이라도 무릎에 바닥에 닿을 것 같아서 나는 급히 기에나씨의 허리를 팔로 껴안아 당겼다.

짧은 비명과함께 기에나씨의 허리가곧게 펴지면서 내 가슴팍에 박고 있 던 기에나씨의 얼굴이 불쑥 올라와 나와 마주 보게 됐다.

기에나씨는 고통에 얼굴을 찌푸렸으나 그런 얼굴조차 예뻤다. 특히나 살 짝 휜 눈매 사이로 반짝이는 주황빛 눈동자가 내 시선을 끌었다.

꾸우우욱.

허리를 조금 강하게 끌어안은 것일까. 내 가슴팍에 닿은 수박보다 커다란 기에나씨의 젖가슴이 아주 기분 좋은 힘으로 나를 압박해 왔다. 그 덕분에 퍼 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기에나씨?”

“……예에.”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지만, 기에나씨는 내 부름에 제대로 대답했다. 나는 그래도 안심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이제 조금 정신이 들어요?”

“•••예, 예에.”

“제 가 놓아드리 면 또 폭력 쓰실 겁니까?”

“•••아뇨. 아, 안할게요….”

“진짜죠?”

“…….”

기 에 나씨 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 였다. 이쯤 확답을 들었으면 그만 놓 아줘도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허리를 껴 안은 손을 놓지 않았다.

쿵! 쿵! 쿵! 쿵!

내 가슴에 맞닿은 기에나씨의 젖가슴을 통해서 아주 강렬한심장 박동이 전해져왔다. 누가 봐도 아직 흥분이 다 가시 지 않은 사람의 맥박이 었다.

나는 한쪽 손을 더 이용해 기에나씨의 허리를 아주 완전히 감싸 안았다.

“스, 미스… 님?”

“진정될 때까지 안놓아드릴 겁니다.”

“아니...그... 저, 진짜로… 아…….”

쿵쾅! 쿵쾅! 쿵쾅! 쿵쾅!

내 몸이 작게 떨릴 정도로 강한 맥박에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말았다. 기 에나씨의 얼굴이 아주 새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전신에서 후끈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기,기에나씨?”

“아으.. .저, 진짜 괜찮으니 까 그, 그만 놓아주시 면….”

“아,옙.”

나는 기에나씨의 심장이 요동친 원인을 그제야 제대로 파악하고 황급히 껴안고 있던 두손을 활짝벌리며 뒤로한걸음물러났다.

나에 게 서 풀려 나자마자 기 에 나씨 가 뒤 로 물러 나더 니 양손으로 내 가 내 려 쳤던 젖가슴 부위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숙였다.

쓰읍… 좀 강하게 때리긴 했지.

“그,죄송해요. 너무 급해서 그만….”

“예 ? 아, 아닙 니다. 아니,아니요… 그, 괜찮아요.”

기 에 나씨 가 고개를 퍼뜩 들더 니 새 빨간 얼굴로 가슴을 붙잡고선 나에 게 열심히 도리질했다.

“지랄들 한다. 지랄들 해.”

“어억

내 뒤에 있던 시론이 갑자기 나를 기에나씨에게 떠밀어버렸다.

기 에 나씨 가 허둥거 리 다가 나를 살포기 받았다. 어 디 까지 나 살포시. 절대 껴 안지 않겠다는 듯이.

“이 야. 꼴에 같은 은등급이 라고 튼튼하긴 존나 튼튼한 모양이 다. 어떻 게 이 꼴로도 살아있냐.”

나를 기에나씨에게 떠넘긴 시론이 바닥에 널브러진 여성의 얼굴을 붙잡고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그와중에 또 이빨은 다 멀쩡하네. 갈비뼈 … 피를 안뱉는 걸 보면 부러지 진 않았을 거고 팔다리야 뭐 신전에서 치료받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네.”

만신창이가 된 여성의 머리를 대충 바닥에 놓은 시론이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리고는 멍하니 이쪽을 보고 있는 이들에게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야. 이년 아직 살아있으니까 거기서 지랄그만하고 얼른 신전에 데려가라.

시론의 말에도 누구 하나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그 꼴을 지켜보더니 시론 이 어깨를 으쓱이며 돌아섰다. 잠깐 내 어깨를 아주 살포시 붙잡고 있던 기에 나씨를 힐끗 노려보더니 이내 내 손을 붙잡아 끌어당겼다.

기에나씨의 손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아나는순식간에 시론의 품 으로끌려갔는데 그때 ‘아….’ 기에나씨의 입에서 살짝 안타깝다는 듯한그 런 탄식이 내 귀에 들려왔다.

야.”

나는 깍지를 끼며 시론이 그리 부르길래 당연히 나를 부르는 건 줄 알고 고 개를 돌렸다. 그러 나 시 론은 내 가 아니 라 뒤 에 서서 이 쪽을 보고 있는 기 에 나 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이 이 지랄인데 뭘 병신같이 서 있어? 빨리 옆에 안서냐?”

“아…… 예.”

시론의 말에 기에나씨가눈을 몇 번 껌뻑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얼 른 내 옆에 섰다. 그런 기에나씨를 시론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흘겼으나 이내 혀를 차더니 고개를돌렸다.

“우리 성으로 돌아갈 테니까. 알아서 여기 정리하던가 말던가 해라.”

시론은 여전히 얼 타고 있는 병사한 명을 콕 찍어서 그리 말하더니 내 손을 붙잡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기에나씨도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내 옆에 손가락하나 정도의 거리를두고서 걸었다.

도둑년이니 뭐니 소리를 지르던 무리와상인회 앞에 뻗어 있는 덩치 여성 의 부하들로 보이 던 여 자들이 우리 가 다가오자 홍해처 럼 좌우로 깔끔하게 갈라졌다.

나는 시론의 손에 끌려가다시피 하면서 물었다.

“우리 이렇게 가도 괜찮아? 보니까 아까 은등급 모험가라고 하지 않았어?”

“안뒈졌잖아.그럼 됐어. 나머지는 여기 주인이 돌아오면 알아서 해결하 겠지 뭐.”

“너무떠넘기는것같은데….”

“떠넘기기는 무슨. 호위로 붙는 년들이 무능해서 그런 걸 어쩌라고. 아마 아르델라 귀 에 들어 가는 게 무서워 서 라도 알아서 잘 처 리 할걸. 길드에 항의 하면 뭐 … 언니가 해결하던가. 저년이 알아서 해야지.”

시론이 여전히 새빨간 얼굴로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기에나씨를 흘겼다. 그러다가내 귀에 슬쩍 얼굴을 가져대더니.

“……너. 누가 납치하려는 거 아니면 어디서 남의 년 젖탱이 치지 마. 아무 리 남자라도 그건 충분히 범죄로 걸릴 수 있단 말이 야. 알겠어 ?”

그, 그래?”

“그래 •••.모를것 같더라. 어쨌든. 알겠냐?”

“어,엉.”

‘그리고.

시론이 잠깐 말을 끊었다. 그러 더니 놀고 있던 손으로 본인의 가슴을 문지 르며 꼴깍침을 삼키더니.

“……처음엔 살살해줘야해….”

“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으나 그땐 이 미 시론이 빨갛게 달아오른 귓불을 나 에게 내보이며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눈을 몇 번 껌뻑 이다가조용히 고개를 다시 돌렸고 우리는 성에 도착 할때까지 단한 마디도 입에 담지 않고조용히 복귀했다.

**

“이야. 보는 내가다 아팠네.”

쥬리스가 자신의 가슴을 문지르며 고개 를 저 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거야.”

잠깐 가슴을 문지르던 쥬리스가 넽층 창문에서 상인회를 내려다보고 있던 베네오에게 물었다.

베네오는 여전히 창문을 주시하며 말했다.

“넌 대기해라.”

저기 있는년들 다죽이면 안돼? 어차피 이제 쓸모없잖아.”

쥬리스의 투정에 베네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노려봤다.

알았어.

쥬리스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그대로 등을 돌렸다.

“나만 미워해.”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투털거리며 방을 나가버렸다.

혼자 남은 베 네 오는 조금씩 움직 이 기 시 작하는 아래 를 내 려 다보며 속으 로 한숨을 내쉬 었다.

‘예상밖의 행동이었다.’

기 에 나라는 모험 가.

실력을 가늠할수 없는 강자이기는 하지만, 항상뒤에서 있고크게 먼저 나 서는 일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당연히 붉은 머리의 모험가가 나설 거라 생각 했다. 그런데 돌연 그 기에 나라는 모험가가 행동에 나섰다. 그것도 손대중 없이.

같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실력 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에 주변이 얼어버렸고 덕분에 추가로 개입할 인원들까지 주춤거리 다가 물러나 버렸다.

덕분에 베네오는 앞서 준비했던 계획을 써먹을 수 없게 되 었다.

소란이 일어 나면 그 틈에 누군가가 보호 대 상에 게 접촉할 것이 라 생 각하 고 여태껏 기다려 왔으나 접촉할 기회 자체가 만들어지 기도 전에 소란이 정 리되어버리고만 것이다.

우우웅一

베네오의 품에서 작은진동이 울렸다.그녀는품에 손을 넣어 간결하게 움 직였다.

—작은새끼.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할까요.

“도시를 벗어나면 생포해라. 안에 머물고 있다면 내버려 두고.”

—확인.

베네오가 품에서 손을 빼냈다.

그녀는 슬슬 정리되 어 가는 아래를 계속 지 켜봤다. 그리고 얼마 지 나지 않 아 그녀의 눈이 상인회 입구로 향했다.

거리에서 벌어졌던 소란이 정리되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더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되어서 야 베 네 오는 창가에 서 멀 어 졌다.

그녀는 조용히 건물을 나와 상인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림자에 녹 아들 듯이 모든 소리와 사라지더니 점차 존재가 흐릿하게 변했다.

천천히 기감을 퍼트려 밖으로 나가는 이가 없는지 확인하며 베네오는 조 용히 상인회 전체를 살폈고 이내 소리 없이 밖으로 나왔다.

‘역시 없나.’

성에서 쫓겨난소년과 접촉한두 사내가 이곳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찾아보았으나 그들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처음 소년과 만나 밤비노의 정원으로 향한 그날부터 그곳에서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리라.

‘둘의 실력을 가늠해 보기 위한 작업이었을지도모르겠군.’

단순히 보호 대상과 접촉할 기회를 만들기 위함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무 래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아•••꾈.”

베네오는 정말 드물게 한숨을 내뱉었다.

이곳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은 당분간 보호 대상의 근처에 머 물러야하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가주의 명령이라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문제는 보호 대상 근처에 머물면 그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작자와 매번 대면해 야 한다는 점 이 그녀를 한숨 쉬 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

부하들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그녀는 눈칫밥까지 먹으며 지내고 싶지는 않았기에 남몰래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골목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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