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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24화 (124/771)

횐 124화〉Ep.12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마법등이 내뿜는 밝은 빛으로 환하게 밝혀진 바젤란의 밤거리.

“이곳입니다.”

“오…….아, 감사합니다.”

“아닙니 다. 그러면 근처 에서 기 다리고 있겠습니 다.”

시론과 기에나씨를 대신해 나를 ‘물빛 언덕’이라는 이름의 주점까지 안내 겸 호위를 해준 병사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주변으로 흩어졌다.

나는 어 정쩡 한 금전으로는 감히 들어 가기 꺼 려 지 는 주점의 외 관을 잠깐 감상하다가 안으로 들어 갔다.

“환영합니다.”

“아,옙.

웨이터처럼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정중히 인사하며 다가왔다.

놉은 굽이 들어간구두를 신은 탓인지, 머리가 아슬아슬하게 내 젖꼭지 아 래에 닿을 정도는 되었다. 얼굴은 평범하게 곱상한 외모였고. 여기 남자들은 왜 하나 같이 여자처럼 곱상하게 생긴 건지 모르겠다.

“혹시 이곳에서 만나기로하신 일행이 있으신가요?”

“따로 약속을 한 건 아니고…. 멜빈이라는 녀석이 언제든 만나러 오라고 해서 말입니다.”

“아아. 그러셨군요. 이쪽으로.”

한 손을 예의 바르게 뻗으며 길잡이를 자처하는 직원을 따라 나는 안을 걸 었다.

—그게 그러니까.

—새로운의상이….

—어머, 진짜별꼴이네.

비싸 보이는 반지나 귀 걸이를 손에 잔뜩 끼운 남자들이 하나, 둘 짝지어 앉 아 여자들처럼 수다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 새끼들. 입은 놀리는데 눈알은 왜 다 날 힐끗거리고 지랄이야.

입은 분명 저들끼리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내가 지나가면 눈알이 또 르륵 굴러 다들 나를 훑어보는 게 느껴 졌다.

“후우〜”

나는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흥분하지 말자.진정해라 스미스.

성을 나올 때부터 병사들만 대동하고 움직이 기는 했으나, 그 전부터 로브 로 몸을 숨긴 시론과 다른 일행들이 아마도 이 건물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을 터다.

나는 왼손 새끼손가락에 겨우 들어간 반지를 살살 만지며 심호흡했다.

여기서 흥분했다가는 별일도 없는데 밖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시론들이 이 안으로 들이 닥칠 수도 있다.

그랬다가는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 둘째 치고 잘하면 오늘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이번 일을 더욱복잡하고 길게 질질 끌게 될 테니까.

“후〜 좋아.”

다시 마음의 평화를 찾은 나는 주변의 시선을 철저히 무시하며 직원의 등 을 쫓아 걸었다.

건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것인지 나는 꽤나 오랫동안 걸어야 했 고.

“그러면.”

직원은 둥그런 형태의 바(Bar)로 보이는 곳에 앉아 있는 한 명을 손으로 가리키더니 짧게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잠깐 주변을 둘러보다가 딱 봐도 혼자 소년처 럼 보이는 등을 가진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크흠.”

엩,,

나는 바로 옆에 앉기는 조금 그랬기에 한 칸 떨어진 자리에 앉으며 짧게 헛기침을 했다. 그랬더니 어린놈의 새끼가 칵테일처럼 보이는 푸른색의 음 료를 홀짝이 다가 나를 향해 고개 를 돌렸다.

“……어?”

“뭐.”

“아!! 와주셨군요!!”

마시던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녀석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 어나 얼른 나에게 다가왔다.

“쓰읍!! 지랄말고 일단좀 앉아라. 그리고 내 몸에 손대지 말고.”

“아, 네. 그럼요. 그럴게요.”

녀석은 순순히 내 말에 따르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시던 잔을 가 지고 바로 내 옆자리에 착석했다.

마음 같아서는 원래 앉아 있던 자리로 꺼지라고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계 획을 위해서 내가 인내할 때였기에 길게 숨을 내뱉은 것으로 마음을 다스렸 다.

“여기 같은 걸로 한 잔주세요.”

내 가 마음을 다스리는 동안, 녀석은 바텐더로 보이는 남자에 게 주문을 했 고 주문을 받은 살짝 나이 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예쁜 색 의 액체들을 이리저리 넣고쉑쉑 흔들기 시작했다.

탁.

순식간에 완성된 음료가 내 앞에 놓였다.

근데 이거 먹어도되는 건가?

뭔가 학교 과학실에서 만든 포카리스웨트처럼 푸른 액체가 환하게 빛나 고 있었다.

쓰벌. 사실 여기 있는 새끼들이 다 한패인 건 아니겠지.

들어올 땐 별생각이 없었는데 눈앞에 놓인 음료를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의심이 들었다.

“하늘의 보석이라는 이름의 음료에요. 달콤하고 끝이 알싸한 게 아주 맛 있죠. 드셔보세요.”

“•••꾈.”

..

방긋 웃으며 이름도 뭔가 좆같은 음료를 권하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더더 욱 앞에 놓인 음료가 마시기 싫어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있는 건 또 이상하고….

에이 쓰벌.

나는 환하게 빛나는 푸른 액체 가 담긴 잔을 들어 살짝, 아주 살짝 혀만 담 갔다.

……오?

“맛있죠?”

나는 담갔던 혀를 슬쩍 말아 올린 다음,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인위적이지 않은 달콤함과 함께 음료가 닿은 입안이 아주 시원한느낌이 들었다. 거기다 목 넘김도 매우 부드러웠으며 끝에 올라오는 알콜의 향도 미미한 수준이라 전혀 얼굴이 찌푸려지 지 않았다.

“식사는 하셨나요?”

“어.간단히 먹고왔는데.”

“그러면 여기, 흑소금 쿠키 한 줄만 주세요.”

음료를 만들었던 남자가 닦던 도구를 내려놓더니 옆으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나란히 누워 있는 열 개의 쿠기가 담긴 긴 접시를 우리 앞에 내려놓았다.

녀석은평범하게 생긴 쿠키를 집더니 한 입 베어 물었다. 이어서 잔에 남은 음료를 한 모금 마신 후에 말했다.

“이렇게 같이 먹으면 더 맛있거든요.”

“음.”

이 름으로 보아 쿠키는 아마 짠맛이 날 거다. 예 로부터 단짠은 원래 호불호 가 갈리지 않는 조합으로 유명하다. 나는 녀석이 먹었던 것처럼 똑같이 둘을 맛보았고.

역시 단짠인가.

쿠키의 바삭한 식감까지 어우러져서 그런지 맛과 함께 먹는 재미까지 생 겨났다.

“입에 맞으세요?”

나는 대 답 대 신 고개 만 살짝 끄덕 이 며 음료와 쿠키 를 적 당히 주워 먹 었다. 그런 내 모습을 녀석이 잠깐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그러면… 제 사죄를 받아주시는 거죠?”

“그런 걸로 하자.”

어차피 여길 떠나면 더 볼 녀석도 아니고, 일단함정이긴 해도 지금 먹고 마 시는 것들이 저렴한 가격은 아닐 테니 이것들로 대충퉁치면 될 것 같다.

“아!! 감사합니다!!”

녀석의 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고표정이 밝아졌다.

보면 볼수록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그렇게 건방진 애새끼가 이렇게 착실한 소년이 되 어버리다니.

도대체 어떤 끔찍하고 무서운수작을 부린 걸까.

모르긴 몰라도 보통끔찍한 건 아닐 거다. 사람이 저렇게 한순간에 변해버 린 걸 보면 필시 내가 상상하는 이상의 끔찍한무언가를 당한 걸 테지.

뭐,그렇다고눈앞의 이 녀석이 불쌍하게 보이는건 아니다.

그러게 평소 부터 좀 착실하게 행동하지 그랬냐.

그러면 성에서 쫓겨날 일도 없었고 이상한 새끼들에게 코가 꿰이지도 않 았을 테니.모든 게 본인이 쌓은 업보지. 업보.

“•••가정말로 그런가요?”

오랜만에 알콜이 들어와 그런가, 잠깐 딴생각을 한 사이에 녀석이 나에게 뭐라고 중얼거린 모양이다.진심 뭔 소리를 했는지 1도 못들었다.

“아,뭐 그렇지.”

“와... 정말 힘드셨겠네요. 아무리 식량이 귀하다고그렇지. 짐승의 변을 말려서 드시다니.”

“•••꾈?”

뭔데. 내가그런걸왜 먹어.

대답 한 번으로 난순식간에 짐승의 똥을 갈아 먹는 굶주린 사막인이 되어 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래 볼 사이도 아니고 귀찮기도 했기에 그냥두기로했다.

그 뒤로도 녀석은 사막에 대한 것들을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왔고 나는 대 충 눈치껏 그렇다. 아니다를 반복하며 대답했다.

일단 사막 출신을 자처하고는 있지만 정작 사막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녀석의 물음에도 길게 답변할 수가 없는 거다.

뭐 아는게 있어야떠들지.

내 지식을 시험받을 때마다 내가늘 하는 변명이지만, 글자를 배우는 것만 으로도 머리통이 터질 정도였고 또 그땐 수수깡 듀오가 빌어 처먹게 부려먹 어 시간도 부족했다. 아무튼 그런 거다.

그 뒤로는 요즘 여자들은 남자를 성욕의 배출구로만 본다, 남자가 뭉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같은 헛소리를 나불거리며 몇 번이고 빈 술잔을 새롭게 음료를 채워 마시 기를 반복했다.

“그어니꼬아… 꺼흑. 여즈아의 히믈, 빌리는게에 아니으라… 끄윽, 남즈 도오 노려 카며 언……

“어.그래. 알겠으니까 여기 보며 트림 좀그만해줄래.”

존나 꿀밤 마려우니까.

이게 어디 버르장머리 없이 형님 면전에다가트림을 내뱉고 지랄이야. 팍! 씨.

“끄윽…… 어으... ”

쉬지 않고주저리 떠들던 녀석이 바다에서 건져낸 해파리처럼 테이블에 녹아내렸다.

“저기요? 어이. 야.”

a 99

숨을 쉬는 걸로봐서 뒈진 건 아닌데, 완전 뻗어버린 것 같았다.

“이런 쓰벌.”

이 러면 계산은 누가 해 ? 설마 내 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내 시선이 다시 뻗어버린 녀석에게 향했다.

이 새끼 이거 사실 멀쩡한 거 아냐?

고도의 심리전으로 날 엿 먹이기 위해 지금껏 연기를 한 걸지도.

나는 음료를 제조하던 남자가 잠깐 자리를 비운 걸 확인하고 얼른 엎어진 녀석의 몸을 뒤적였다.

주변의 시선이고 뭐고 대접하겠다고 불러낸 새끼가 뻗었으면 그 품에서 돈이라도 털어서 계산하는 수밖에.

그런데 품을 아무리 뒤 적여도 동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딱히 묵직해 보 이는 주머니도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다. 이 새낀 나와같은동화한닢 없는 거지새끼였다.

“후우!! 후우… 후우우〜”

나는 길게 호흡을 내뱉으며 살짝올라왔던 화를 식혔다.

“이미 선금을잔뜩치렀으니 그냥가셔도됩니다.”

엩,,

숨을 고르던 나는 언제 돌아왔는지 모를 남자를 바라봤다.

내 가 바라보자 남자가 다시 말했다.

“그냥 가셔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저분은 저희 가 숙소까지 모셔다드릴 테 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예에….”

다른 걸 다 떠나서 일단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미약하게 남아 있 던 분노까지 말끔히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녀석의 품에서 손을 떼며 남자에게 물었다.

“이 녀석의 숙소는 어딥니까?”

“밤비노입니다.”

혹시나해서 물었는데 역시나였다.

“아, 그러면 제 가 직접 데 려다주도록 하겠습니 다.”

“알겠습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 이 더 니 테 이블에 올라간 나와 녀석의 빈 잔을 회 수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완전히 뻗어버린 녀석을 대충 들어다가 등에 업었다.

성인 남자였다면 기분이 몹시 더러웠을 테지만, 그래도 아직 소년이라 그 런가 몸도 가볍고 손에 닿는 털도 솜털뿐이라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진 않 았다.

그런데 이 녀석을 데려다주는 게 맞나?

함정을 판 녀석이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다니. 진짜 이게 함정이 맞나싶다.

아무튼, 나는 뻗어버린 녀석을 업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밤하늘이 조금 더 어두워져 있었다.

“스미스님.”

내가 나와서 잠깐 서 있자, 어딘가로흩어졌던 병사들이 다가왔다.

“밤비노까지 부탁드립니다.”

“예.”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걸리적거리기는 했지만, 검을 허리에 찬 여섯 명의 병사들의 틈에서 걸으니 누군가 잡아 세우는 이 가 없어서 무척 편하긴 했다.

“저곳입니다:

“예.그렇게 보이네요.”

누가 봐도 이 질적으로 높은 건물.

몰링타에 있는 밤비노를 생각해보면 건물의 디자인이 비슷비슷한 모양이 다.

“그러면,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나는 병사들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녀석을 업은 상태로 밤비노를 향 해 걸었다.

딱 봐도 강해 보이는 두 명의 여성이 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녀들은 나와 내 등에 업힌 놈을보더니 옆으로 비키면서 짧게 고개를 숙였다.

몰링타에 있는 호위들도 저런 식으로 인사를 하는 것을 몇 번 봤기에 나는 대 꾸하지 않고 밤비 노 안으로 들어 갔다.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1층 로비는 무척이나 한적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 의 눈에 띄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물빛 언덕에서 나오신 분이신지요?”

“아뇨. 일행입니다.”

“아,이런. 실례를 범했습니다.”

남자가 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괜찮습니 다. 그것보다 방으로 안내를 부탁드려도 되 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따라오시죠.”

나는 친절한 직원을 안내를 받아 로비 중앙에 있는 계단을 올랐다.

한층, 한층, 또한 층을 올랐을 때였다.

굳게 닫힌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두 명의 여성.

이전에 시론과 최상층에 방을 잡았을 때도 이렇게 문을 지키는 이들이 있 었다.

그녀들은 내 앞에 선 직원을 힐끗하더니 알아서 문을 열어주었다.

“이쪽으로.

직원과 함께 최상층에 도착한 나는 그를 따라서 고급스러운 카펫을 밟으 며 넓고 조용한 복도를 걸었다.

삐빅.

직원이 품에서 검은 카드를 꺼내 문에 가져대니 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보면 볼수록 지구의 호텔을 보는 것 같았다.

“이건 직원용 카드이고 이 방의 카드는 아마 고객님께서 가지고 계실 겁니 다. 그럼. 편히 쉬시길.”

마지막까지 예의 바르게 인사를하며 직원은조용히 왔던 길로 사라졌다.

나는 잠깐 주변을 둘러봤다.

“크흠. 큼.

막상문을 열고 들어가려니 갑자기 긴장됐다.

“후우… 아직. 아직은아니다.”

애써 마음을 달래며 나는 직원이 열어주고 간문을 잡고 열었다.

어떠한 소리도 없이 부드럽게 열린 문.

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내가 연 문을 통해 들어온 빛만이 현관을 살짝 밝혀 줬다.

쓰벌. 어두우니까 괜히 더 그렇네.

아까 뻗은 녀석의 몸을 뒤적여 봤을 때, 카드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다. 나 는 안으로 들어 갈지 잠깐 망설이 다가 누가 있을 거 라고는 생 각도 들지 않을 만큼 조용한 방의 분위 기 에 결국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찰一칵!!

방에 들어오자문이 닫히더니 알아서 잠겨버렸다.

“쓰벌. 뭐 가 보여 야 뭘 하지. 진짜 아무것도 안 보이 네.”

도대체 카드를 꼽아야 마력이 공급되는 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궁금했다.

애초에 이게 진짜함정인지 의문도들었다.

나는 대충 신발을 신은 상태로 안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아까 현관에 들어온 빛으로 봤는데 쭉 들어가면 넓은 방이 보였으니 일단 거기까지 들어 가볼 생각이다.

“오. 뭐야. 여긴 창문도 있네.”

커튼에 가려져 있지만, 그 아래로은은히 달빛이 들어왔고 덕분에 나는 바 로 옆에 침대가 있다는 걸 알수 있었다.

나는 얼른 업고 있던 녀석을 침대에 냅다 던졌다.

뭔가 앓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나는 무시하고 창문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커트는 활짝 걷었다.

“오……엩 꽤 괜찮은데.”

거리에 걸린 마법등이 반짝이니 그게 또 나름그림이 됐다.

“근데 진짜뭐 없네.”

가만히 창문을 통해 밖을 구경하던 나는 방을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 고.

“……?”

창문에 비친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어우, 씨발!!”

너무 놀란 나머 지 입 에 서 육두문자가 튀 어 나왔고 나는 얼른 몸을 돌렸다.

멀끔하게 생긴 남자 둘이 어느새 내 앞에 서 있었다.

“쓰벌... 간 떨어질 뻔했네.”

소리도 없이 나타나는 바람에 존나 깜짝놀라기는 했지만, 막상 이렇게 마 주하고 서니 쿵쾅! 뛰기 시작하던 심장이 빠르게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기 껏해 야 내 명치 에 나 닿을 키 에 근육이 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 린 체 형. 전형적인 이 세계 남자의 평균이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척주를 폴더처럼 접어 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거, 누구신데 갑자기 나타나고 그러십니까. 예?”

내 가 다소 삐딱하게 물었으나 그 둘은 대 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선 상태 로 나를 빤히 바라보기 만 할 뿐이 었다.

“아니,뭐여. 기분 나쁘게 왜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지랄이세요.”

조금이 라도 헛짓거리 를 하면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때, 입을 닫고 있던 녀석들의 입이 열렸다.

“군더더기 없는몸. 건장한체구. 정말로 당신께서 우리들의 성자셨군요.”

“아아, 성자시여.”

“뭐,뭐여.시발.오지마!!”

인형처럼 딱딱한 얼굴로 서 있던 녀석들이 돌연 황홀한 표정을 하더니 두 손을 뻗으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솔직히 존나 기겁했다.

“괜찮습니다. 아직 성자로서 자각을하지 못하셔서 그런 것일 뿐.”

“저 희 가 도와드리 겠습니 다. 자.”

녀석들이 다가와 내 몸을 붙잡으려고 했고.

“갈!!”

나는 주먹을 휘둘렀다.

“컥!!”

“켁....”

내가 휘두른 주먹에 턱을 맞은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졌고 다른 녀 석은 뻗은 주먹의 팔꿈치에 광대를 가격당하고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씨벌.한주먹도안되는새끼들이 말이야.”

내가사나운맹수들틈에 있어서 얌전히 있었던 거지.사실 어딜 가서 맞고 사는 그런 녀석은 아니다.

“별것도 아닌 놈들이 귀찮게 하고 지랄이야. 칵一퉤!!”

나는 시론들이 오기도 전에 혼자 일을 해결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 며 쓰러진 놈들의 몸에 침을 뱉었다.

짝. 짝. 짝.

엩,,

옆에서 들려오는 박수.

순간 등허리 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아주, 아주 훌륭하십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가지 않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침대에서 들려왔다.

나는 얼른 거리를 벌렸다.

부스럭, 스르륵.

이 불보가 쓸리 는 소리 와 함께 누군가 침 대 에 서 내 려왔다는 걸 알 수 있었 다.

“그저 보고만 들었을 땐, 그럴지도 모르겠다고만 생각했으나 이렇게 직접 보니 확실히 느껴 지는군요.”

음영에 가려져 있던 녀석이 천천히 달빛 아래로걸어 나왔고.

“히익•••꾈?”

나는 뒷걸음질 쳤다.

아아, 성자시여.

머리털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스킨 헤드.

족히 나보다 머리 하나 만큼 더 큰 신장.

내 근육이 살짝 초라해 보일 정도의 마초 적인 몸.

무엇보다….

“도,도움!! 도우우우우움!!”

몸에 걸친 거라고는 달랑 삼각빤스 한 장이라는 점이 날 무척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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