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29화 Ep.129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늦은 저녁.
!..
...
스미스의 상태를확인하기 위해 고위 사제가 다시 한번 객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꼬르르르
거 •
엩,,
방안에 들어서자마자들려온 소리에 고위 사제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 다.
꼬르륵. 꼬르르륵.
그러나 이 어서 들려오는 소리에 자신이 잘 못 들은 것이 아니 라는 것을 깨달은고위 사제.
그녀는 얼른 스미스의 곁으로 다가갔고.
“머, 먹을것 좀…….”
깨어난 스미스를 마주 할 수 있었다.
**
“고기는 안될까…?”
“안된다.”
“시끄럽고 이거나 먹어.”
밀려오는 공복에 정신을 차린 나는 내 몸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방문했던 사제님에 의해 간신히 구원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늦은 시간까지 신전에서 내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우르르 몰려왔고 지금 보는 것처럼 좌우에 시론과 케르낙스가 달라붙어 신
전에서 제공해준 건더기 하나 없는 스프를 입에 넣는 중이다.
맛이야 있지만 아무래도 고기가 땡기는 건 어쩔 수 없달까.
그나마 시론과 케르낙스가 떠먹여 주니까 얌전히 먹고 있는 거다.
【다시 생각해 봐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고작해야 허기를 느낀 것으로 제 통제를 벗어나 깨어날 줄이야.】
시끄러 이년아. 재우는 것도 정도껏 재워 야지.
무슨 살아 있는 시체도 아니고 사람을 닷새나 재우고 있냐.
입으로는 시론과 케르낙스가 떠주는 스프를 먹으며 속으로는 이 건방진 시스템과 입씨름 중이다.
【신성력으로 인해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신체의 손실이 일어나 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 다. 그래서 납득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사원 머저리 의 신체는 어째서 공복을 느낀 것입니까?】
내가그걸 어떻게 알아싯팔.
나도 가끔 내 위 장에 대해 궁금해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직접 배를 갈라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화를 나눠 볼 수도 없으 니 그에 대해 알 턱이 있을까.그냥그러려니 하고 사는 거지.
“그나저나 다들 계속 신전에서 기다리셨던 겁니까?”
나는 레니아와 베네오경을 보며 물었다.
시론이 나 케르낙스. 기 에나씨 야 뭐 그렇다지 만, 설마 저 둘까지 남아 있을 줄은 몰랐다. 특히 레 니 아는 자리 가 자리다 보니 해 야 할 일도 많았을 텐데.
“저기〜 저도 있는데요?”
“아, 냐호씨도 계셨죠.”
나는 만지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귀 를 쫑긋 세 우며 베 네오경의 뒤 에서 슬쩍 얼굴을 내민 그녀를 향해 살짝웃어 보였다.
“뭘또 처 웃고 있어.”
“어허. 시론아.”
“뭐.왜.뭐이 시발.”
“아, 아니 그냥….”
시론이 눈을 부릅뜨며 나를 노려봤다.
아마 내가 환자가 아니 었다면 진짜 머리를 쥐 어박아 버렸을지도 모르겠 다.
“팔 이외 에는 정말 괜찮은 건가?”
“응? 아, 어. 괜찮아. 팔도 뭐 괜찮아지겠지.”
새파랗게 멍들어 있는 오른팔을 보며 나는 태연하게 웃었다.
아직도 움직 이 려고 들면 존나게 아팠지 만, 요 시스템 이 라는 녀석 이 시 간 만 지나면 회복될 거라 말했기에 크게 걱정은 안했다.
그러나 이런 내 속사정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은 마냥 내 말을 받아들일 수 가 없는지, 갑자기 분위 기 가 무거워 졌다.
특히나 베네오경과 기에나씨의 표정이 어두웠는데 그냥 가만히 뒀다가는 뭐라도 일을 저지를 것 같은, 그런 분위 기를 풍기고 있었다.
【사원 머저 리 . 기 회 입 니 다. 대 상은 지금 사원 머 저 리 가 무엇을 부탁하든 들어줄 것입니다. 당당히 몸을 요구하십시오. 단언컨대 상대도 기쁜 마음으 로 응할 것입니다.】
정신 사나우니까좀조용히 있어 봐. 일단배 좀 채우자.
나는 일단 아직 만족하지 못한위장을 달래주기 위해 분위기를 살피며 떠 먹여 주는 스프를 받아먹었다. 그렇게 다섯 그릇 정도 비우고 나서야 허기짐 이 사라졌다.
【신성 력을 빨아먹으며 휴식 이 나 취 한 주제 에 많이 도 드시 는군요.】
너 이 새끼. 너 솔직히 말해. 너 사람이지? 그리고 휴식은 무슨. 뒤진 듯이 잠만 쳐 잤구만.
【사원 머저리. 헛소리할시간에 제가드린 조언이나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받아들이시 길 바랍니 다.】
그 말을 끝으로 시스템은 내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주 그냥 자기 가 원 할 때만 튀 어 나와 떠 들고 들어 가는 양아치 같은 녀 석 .
그때, 방문이 열리며 누구보다 거대한맘마통이 … 아니, 사제님이 안으로 들어오셨다.
“대사제 트리시 아라고 합니다.”
“아,넵. 스미스라고 합니다.”
“잠깐 몸을 살펴봐도 괜찮을는지요.”
“예? 아, 네. 그러시죠.”
내가고개를 끄덕이자 대사제님이 잠깐 내 옆에 달라붙어 있는 시론과 케 르낙스를 힐끗 바라봤다.
케르낙스는 순순히 침대에서 내려갔고 시론은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느릿하게 침대에서 내려갔다.
그제 야 대사제 님 이 나에 게 다가와 내 왼손을 붙잡고 눈을 감았다.
은은한 빛무리 가 대 사제 님의 손에 서 피 어오르더니 따스한 기운이 내 몸 으로 흘러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오른손은 어떠신지요.”
“움직일 수는 있는데 좀 많이 아프네요.”
“흐음…. 죄송합니다. 저희의 능력이 부족하여 당장에 오른손을 치유할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 다. 그러 나 조금만 기 다려주시 면 교황청 에 서 파견된 인력이 도착할 테니 그때까지만 힘드시더라도 참아주시길 바랍니다.”
“아, 예. 그 정도야 뭐.”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뭐.존나아픈 건 사실인데 사실 딱히 내가뭐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필 요한 거라면 시론이나 케르낙스가 옆에 있으니 불편할 것도 없다.
꼭 하나를 꼽으라면 섹스를 주도적으로 하기 좀 힘들다는 정도?
근데 그마저도 기승위를 주로하고 엉덩이나 허벅지는 왼손으로도 때려줄 수 있으니 사실은 오른팔을 사용 못하더라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봐도 무방 했다.
“우선, 파견 인력이 도착할 때까지만이라도 이곳에 머물러주시길 바랍니 다. 혹시 모를 후유증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 말이죠.”
“허락만 해주신다면야.”
“물론입 니 다. 필요하신 것은 무엇이든 요구해주시 길 바랍니 다. 최 대한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해보겠습니 다.”
잘은 모르겠지 만 대사제님 이 무척 이 나 나에 게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건 알수 있었다.
대사제님은 붙잡고 있던 내 손을 놓으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난 다음, 주변 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제님께서 깨어나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다른 분들도 저마다 하시 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 건 알겠습니 다. 그러나 시 간이 늦은 것도 있고 형제 님께서 막 깨어나신 참이니 오늘은 그만 다들 물러가시는 편이 좋을 듯합니 다만. 다른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군요.”
대사제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니아가 입을 열었다.
“그게 좋을 것 같네요.스미스님께서 정신을 차리셨으니 저는돌아가서 우 선 밀린 업무들부터 처리해야할것 같습니다.”
“저도 밤비노와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지만, 오늘스미스님께서 깨어냐 신 걸 확인했으니 내일 다시 찾아뵙는걸로할게요.”
레니아와 냐호 지부장이 대사제님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꾈.”
베네오경은 말없이 잠깐 나를 지그시 응시하다가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그대 로 몸을 돌렸다.
“베네오경!!”
“•••꾈?”
혼자걸어가던 베네오경이 내 부름에 몸을돌려 나를보았다.
나는 이대로 보냈다가는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급히 입을 열었다.
“베네오경도 다시 병문안와주실 거라믿습니다.”
“•••그러지.”
베네오경이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인 후, 그대로 방을 나갔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사제님이 시론과 케르낙스를 보며 물었다.
“팔도 한짝 병신인데 누가돌봐줘야 할 거 아냐.”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좀 그렇다. 시론아.
“나는 밖의 일도 있고 보고도 해야 하니, 내일 다시 오도록 하겠다.”
의외의 말에 나는케르낙스를 보았다.
그녀는 무덤덤한 얼굴로 나를 보더니 슬며시 웃어 보였다.
뭐랄까. 오늘따라 케르낙스가 더욱 귀엽게 보였다.
대 사제님 이 조용히 입을 닫고 있는 기 에나씨를 바라봤다.
기에나씨는 잠깐 나를 보다가 얼른 바닥으로 눈을 향하며 말했다.
“저도 내일오겠….”
“아니.”
기에나씨의 말을 시론이 가로챘다.
“니가 남아서 시중들어.”
예?”
정말보기 드물게 기에나씨가 멍한 표정을 보였다.
“나도 언니 한테 보고해 야 하고 따로 할 일 있으니까. 오늘은 니 가 저 바보 새끼 수발들라고. 왜. 하기 싫냐?”
“아, 아닙니다… 아니지만…….”
얼굴을 구기며 시론이 묻자 기에나씨가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 러면서 나를 힐끗 보다가 다시 시론을 보며 물었다.
“정말… 제가?”
“어.니가 해.”
“……알겠습니다.”
기에나씨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러면 정리가된 것 같으니 그만 형제님께서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비키도 록 하죠.”
대 사제 님 이 먼저 몸을 돌렸고 뒤 이 어 다른 사제님 이 따랐으며 레 니 아와 냐호 지부장이 뒤를 이었다.
“스미스.”
“어?”
“나는 언제나 네 선택을 존중한다. 그럼, 내일 보도록 하지.”
케 르낙스가 뒤 돌아섰고.
흥.”
시론이 콧방귀를 끼며 케르낙스와 함께 방을 나갔다.
순식 간에 방에는 나와 기 에 나씨만 남게 됐다.
【사원 머저리.숟가락만뜨면 되는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어째서 저런 현 명한 여성들이 머저리에게 반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이래서 환경이란 것이 참무서운 것 같습니다.】
거, 좀. 낄때 안낄때 구분좀합시다.
【사원 머저리. 이미 연인을 세 명이나두고 있는주제에 도대체 뭘 고민하 는겁니까.】
바닥만 바라보며 석상처 럼 서 있는 기 에 나씨에 게 말을 걸려 다가도 시스 템 녀석의 팩트에 입을 다물었다.
【아.그런 것이었군요.그런 것이라면 저도 마냥 다그칠 수는 없습니다.】
뭐. 새꺄.뭐가그런 건데.
【책 임감이나 양심을 운운하며 둘러댔으나 사실은 여성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버거운 것이 아닙니까.】
……뭐?
【사원 머저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 머저리의 기억을 모두 검토했습니다. 그 러니 변명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니, 변명? 변명은무슨….
과거 에 야 조금 허 덕 이 는 감이 있기는 했으나 바젤 란에 서 시 론과 케 르낙 스. 거기다 아르델라까지. 이 셋을 상대하면서 확실한우위를 점했다.
그런 내 가 후달린다니 .
【사원 머저리. 꼼수를 사용해서 점한 우위를 가지고 너무 기고만장한 것 같습니다. 보기가 매우 역하군요.】
아니, 역하다니 … 그보다 꼼수는 또 무슨 꼼수야.
【진정한 강자는 참지 않는 법입니다.사원 머저리처럼 사정을 참아가며 여 성을 보내는데 급급한 것은 하수나 하는 짓입니다.】
쓰벌. 섹스하다가 뒈질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조심해야지 !!
【그런 걸 고민하고 생각한다는 것부터 이미 하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 다. 그러니 더는 변명할 필요 없습니다. 사원 머저리의 신체가 저급한 것은 처 음 신체를 빌렸을 때 이 미 확인했습니 다.】
아니, 섹스도 못 하는 년이 뭘 안다고.
【하.】
여태까지 기계적이던 무감정한 어조가 아니었다.
마치 ‘가소롭네.’라고 말하는듯한한숨이었다.
【사원 머저리의 기억에서 이런 말을 찾았습니다. ‘겁 많은 짐승일수록몸 을 부풀리고 크게 짖는다.’ 딱. 사원 머저리를 두고 하는 말 같군요.】
만약. 상대가 눈앞에 있었다면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 진심으로 머리에 꿀밤을 쥐 어 박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차올랐다.
【이루지도 못할 망상은 일찍 접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나 제 말이 못마 땅하시 다면 제 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시 면 됩 니 다. 뭐 . 저급한 사원 머저 리 가 그럴 수 있을 리는 없겠지 만, 만약 제 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신다면 앞서 말했던 제 언행을 사과하고 사원 머저리를 존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일 은 없을 테지만요.】
【히
눈앞에 떠올랐다 순식 간에 사라진 자음 하나.
“기에나씨.”
“예,예?”
바닥을 바라보다가 화들짝 놀란 듯 어깨를 떨며 고개를 든 그녀를 향해.
“저.좋아하죠?”
그대로 들이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