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70화 (170/771)

횐 170화 Ep.170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요 며칠 하는 행동이 조금 수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설마 그런 거래를 했을 줄이야.”

미, 미안하다.”

백탁액이 가득 담긴 작은 유리병을 손에 꼭 쥔 케르낙스가 입을 우물거리 며 내 어깨에 기대어 왔다.

부끄러움과 쾌락으로 잔뜩 열이 올라 있는 탓에 케르낙스가 기댄 어깨에 서 뜨끈한 열기 가 전해져왔다.

대 낮에 집무실에 서 옷을 홀딱 벗고 다 큰 성 인 남자에 게 엉 덩 이 와 보지 를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맞으며 앙앙 울어 댔으니 부끄러울 만도 하다.

뭐 … 도중에 흥이올라 나도 살짝 선을 넘기는 했지만, 우리 둘 다 즐겼으 니 좋게 넘어가도록 하자.

거기다 사과의 의미로 정액도 병에 가득 채워줬고.

케르낙스가 머리를 기댄 쪽의 손을 뻗어 그녀의 탄탄한 허리를 꼭 끌어안 으며 말했다.

“다음에는 그냥 나한테 말해. 괜히 혼자서 끙끙거리지 말고.”

응.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던 케르낙스의 얼굴에서 조금씩 힘이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지금의 대화로 내 가 화나지 않았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 다.

그렇게 한동안 케르낙스를 껴안고서 약간의 여운을 즐기다가 문뜩 시선 이 자연스럽게 벽에 걸린 시계로 향했다.

아, 시발.

누님에게 시달리다가 오랜만에 괴롭히는 입장으로 돌아갔던 탓인가.

시침이 벌써 숫자삼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려 두 시간 가까이 케르낙스의 보지와 엉덩이를 때리며 시간을 보낸 것 이다.

저 녁 에 아르델 라가 집 에 방문한다고 했으니 , 손수 만든 저 녁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다.

아멜라 누님을 만족시 키고 제시 간에 길드를 나오려 면 지금 당장 길드로 뛰 어 가야 할 판이 었다.

나는 어깨에 기댄 케르낙스의 머리에 짧게 키스하며 말했다.

“슬슬 길드에 가 봐야 할 것 같아.”

“•••꾈그렇군.”

케 르낙스가 살짝 아쉬 워하는 티를 내 며 몸을 바로 했다.

그런 그녀의 뺨과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하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르낙스. 저녁에 아르델라가 방문할 거 야.”

“으음. 대충 그러실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래?”

케르낙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나와동행하실 생각이실 테지.”

“그럴수도 있겠네.”

그러면 장 보는 건 시론이랑 기 에나. 셋이서 가야겠구먼.

“그러면 집에서 보자.”

“ 알겠다.

케르낙스에 게 손을 흔들어 준 다음, 집무실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 서 있는 아주 의외의 여성과눈이 마주쳤다.

“……냐호씨?”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한 것인지, 땀에 젖어 있는 앞머리와 파랗게 질린 얼굴의 고양이 수인이 나에게 살짝고개를숙였다.

“오랜만에 뵙네요.”

“아네.”

내가문 앞에 서서 머리를 긁적이자, 업무를 보려고 일어났던 케르낙스가 이쪽으로 다가와 내 옆에 섰다.

케르낙스는 냐호의 행색을 찬찬히 살피더니 살짝 눈매를 매섭게 만들었 다.

“그쪽이 흑선 상단에서 스미스와 거래하기 위해 온 상인인가?”

“네. 도시 바젤란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냐호라고 합니다.”

냐호씨가케르낙스를 향해 정중히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 보니 케르낙스는 냐호씨와 만난 적 이 없구나.

상인회에 방문할 땐, 영지전의 일로.

사교도를 붙잡을 땐, 나와의 격렬했던 잠자리로 인해 침대에 누워있었기 에 케르낙스는 냐호씨와 만날 기회 가 없었다.

“허가를 받지 않은 이상 이곳은 외부인의 출입 이 금지된 곳이 다. 누구의 허락을 받고들어온것이지?”

케르낙스가 날선 목소리로 물었다.

냐호씨가 허리를 바로 세우며 대답했다.

“스미스님께 급히 전해드릴 물건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갈색 단발머리 의 굉장히 어려 보이시는 병사가 이곳까지 안내해 주었답니다.”

갈색 단발에 굉장히 어려 보이는 병사라.

“……리나.”

나와 똑같은 인물을 떠올린 케르낙스가 이를 바득 갈았다.

그러나, 이내 다시 냐호씨를 노려보며 물었다.

“스미스에게 전해야할물건이라는건 뭐냐.”

“그건….”

냐호씨가 슬쩍 내 눈치를 살폈다.

보아하니 여기서 꺼내도 되겠냐는 물음이 담긴 눈빛이었다.

냐호씨가나에게 전해줄 물건이라면… 그거겠지?

나에게 선물로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했던 정력제.

따로 숨길 이유가 없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냐호씨가 넓은 소매 안쪽에 손을 쑤욱 집 어넣더니, 검은색의 작은 주머니가그녀의 손에 들려 나왔다.

그녀는 끈으로 잘 묶인 그것을 나에게 넘겨주며 케르낙스에게 말했다.

“스미스님께서 부탁하신 미약입니다.물론, 냠성용입니다.”

!

.....

“콜록一!!”

케르낙스가 크게 기침을 토하며 나를 돌아봤다.

나는 태연하게 주머니를 받아품에 잘 넣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런데 너무 비싸거나 한 건 아니죠? 그러면 조금 부담스러워 지는데.”

“전혀. 조금도 부담을 가지실 필요 없으세요.”

그녀가 상냥하게 웃어 보였고 나 역시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런데, 이거 빨리 먹는편이 좋습니까?”

내 가 품을 두드리 며 묻자 냐호씨 가 고개 를 끄덕 였다.

“아무래도 생물의 정수를 이용해 제조한 것이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 효과가 떨 어진답니 다. 보존 마법 이 걸린 주머니 에 넣기는 했어도 가능한 빠르게 복용하시는 편이 효과를 가장 크게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 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

냐호씨 가 내 눈치 를 살피 며 말끝을 흐렸다.

보아하니 스타킹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정말 미안하게도 누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기에 지금 당장 시간을 내어주기는 어려웠다.

“죄송합니다.제가급히 가봐야하는 선약이 있거든요.”

“역시•••꾈.”

그녀 가 작게 고개 를 끄덕 였다.

“그러면, 언제가 좋으신지요?”

“어…….”

오늘 아르델라가 방문하지 않았다면 저녁에 집에서 대화를 나눴어도 됐 을 테지만, 아무래도오늘은조금무리일 테고.

그렇다고 대화를 미루자니, 당장 내일 출발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

“내일이른 아침이 좋겠네요.”

“혹시 저를 신경 써 그런 시간으로 정하신 거라면 꼭 그리 이른 시간일 필 요는 없답니다.”

냐호씨의 꼬리가 살짝 기분 좋게 흔들렸다.

파랗게 질렸던 안색도 어느새 본연의 혈색을 되찾아 있었다.

“음••• 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내일 도시를 떠날수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꾈네?”

냐호씨 가 눈을 껌 뻑 이 며 귀 여운 귀 를 파닥거 렸다.

“혹시, 어떤일로떠나시는지…?”

“죄송합니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 었다.

도시를 돌아다니며 알게 된 사실인데 리나씨를 포함한 병사분들부터 꽤 귀 가 밝은 상인들까지 .

요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뭐.눈앞에 있는 냐호씨라면 혹시 알고 있을지도모르겠지만, 그래도눈치 껏 입을 다무는 게 옳은선택이겠지.

내가슬쩍 옆에 서 있는 케르낙스를 힐끗하자, 그녀가조용히 고개를 끄덕 여보였다.

역시 내 판단이 옳았던 모양이다.

나와 케르낙스를 지켜보던 냐호가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그럼.오늘 저녁엔… 어떻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는 없으실까요?”

“그게 말이죠….”

나는 다시 한번 케르낙스를 바라봤다.

잠깐 내 눈을 응시하던 케르낙스가 냐호씨를 향해 말했다.

“해가질 때쯤, 경비대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감사합니다.”

냐호씨 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케르낙스에게 물었다.

“괜찮을까?”

“잠깐이라면.”

냐호씨를 바라보던 것과 달리, 굉장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 했다.

“그리고 모두가 있는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는 편이 안심이 된다. 나도. 그 리고 다른 녀석들도.”

“……그게 본심이구나.”

“크흠!!”

케 르낙스가 작게 헛기침을 했다.

시론도 그렇고 아멜라 누님도 그렇지만, 어떻게 내 연인들은 나에 대한 믿음이 이렇게 없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그렇게 미덥지 못한 짓만골라서 했던가.

골라서 한 것 같기도 하고…?

“크흠.그럼, 시간이 촉박해서 이만.”

대충 대화가 마무리 되 었기 에 나는 둘을 남겨두고 먼저 경비 대를 빠져 나 왔다.

적당히 사람들이 없는 골목으로 들어온 나는 품어 넣었던 검은색 주머니 를 꺼냈다.

예쁘게 묶인 끈을 풀자, 엄지보다 큰 둥근 단약이 들어 있었다.

“킁킁...한약 냄새가나네?”

모양도 뭔가 친숙하더니 냄새까지 친숙했다.

재료로 사용됐을 내용물만 평범했다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침마다 한 알씩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그런 약이었다.

“그냥먹어도되는거겠지?”

뭔 가 주의 사항이 나 부작용 같은 게 있었다면 냐호씨 가 그 자리 에서 말해 주었을 테니까.

나는 둥근 단약을 집 게 손가락으로 집 어 다가 냅 다 입 으로 밀 어 넣 었다.

“……

시발.쿠키 맛이 난다고?

쓴 향과 달리 , 이빨에 으깨지 며 혀 에 닿은 단약에선 달콤하고 고소한 쿠키 의 맛이 났다.

혹시 그건가.

지구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딸기맛시럽 형태의 약이 있는 것처럼.

여기서도 까탈스러운 사내놈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이런 맛을 추가 한 걸지도 모르겠다.

“쩝쩝. 생각보다 맛있어서 뭔가 좀 아쉽 네.”

씹는 맛도 있고 맛도 좋으니 막상 약을 꿀떡 넘기고 나니 조금 아쉬운 감 이 있었다.

“그런데 뭐 먹자마자 큰 변화는 없네.”

목구멍이랑 식도가 좀 뜨끈해지긴 했는데 아직은 그게 전부였다.

뭔 가 좀 더 눈에 띄 는 변화가 있을 거라 생 각했는데 유감스럽게 도 그런 건 없었다.

싼 것도 금화가 두 자릿수부터 시작하는 물건인데 어떻게든 효과가 나타 나겠지.

나는 사타구니를 가볍게 두드리며 다시 길드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하아•••꾈.”

냐호는 어두워진 하늘에 떠오른 달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라도 늦지 않기 위해서 노을이 저물기 시작할 때 밤비노에서 나와 경비대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가 완전히 저물고 달이 떠오른 지금에도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인물이 나타나고 있지 않았다.

‘그냥 돌아가버릴까…?’

도시에 입성하기 전부터 시작된 푸대접도푸대접이지만, 낮에 있었던 그 오싹하고 공포스러웠던 일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 무서운 여자가 자신을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 생 각하니 그저 숨만 쉬 어 도 스트레 스가 쌓여 가는 기 분이 다.

“오래 기다리게 했군.”

진지하게 돌아갈까고민하고 있던 그녀의 귀에 낮에 들었던 경비대장의 목소리 가 들려왔다.

냐호는 얼른 표정을 고치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꼬리를 바짝 세웠다.

“아,아닙니다.”

냐호는 소매로 입 가를 가리 며 눈웃음 지 었다.

동시에 곁눈질로 케르낙스의 옆에 서 있는 백은의 미녀. 아르델라를 살폈 다.

‘어째서 저 여자가…?’

냐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아르델라의 존재에 의문을 품을 때, 케르낙스가 그녀를 지나치며 말했다.

“ 따라오도록.”

냐호는 조용히 앞서 걷기 시작한 둘의 등을 조용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시끌벅적했던 거리의 소음이 어느 시점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조금굴 곡진 언덕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자신과 앞서 걷고 있는 둘.

고작 셋만이 길을 조용히 걷고 있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마법등이 설치된 길을 걸어 올라가던 그때였다.

“밤비노에 주교급 사교도가 며칠이나 묵고 있었다지.”

앞서 걷고 있던 아르델라로부터 날아온 질문에 냐호의 꼬리가 다시 한번 바짝 섰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걸으려고 노력하며 대답했다.

“네에.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르델라는 대 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한동안 묵묵히 걷다가 언덕을 다 넘어갈 때였다.

“다른 영지에서 일어난 일로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만, 우리 영지에 있 는 것들은 똑바로 관리하는 게 좋을 거다.”

“… …돌아가는 데로 다시 한번 재차 교육을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나 아르델 라는 대 답하지 않았다.

‘내가 미쳤지…….’

냐호는 수인회 그 늙은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과거의 자신을 강렬히 저 주하고 싶었다.

그녀는 묵묵히 걸어가는 아르델라의 등을 보며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냥 내 일 아침 약속이나 잡을걸. 하아.’

만약 오늘 대화의 자리에 지금 앞서 걷고 있는 백은발의 여인이 동석한다 면 단언컨대 생각하고 왔던 내용의 절반도 다 꺼내 보지 못한 상태로 돌아가 게 될 미래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역시 아까 거기서 그냥돌아갔어야했어.’

그러 나 후회하더 라도 시 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 기 에 냐호 는 그냥 모든 걸 체념하고 조용히 앞서 걷는 둘을 따라 무거운 발걸음을 억지 로 옮겼다.

깔끔한외견에 이 층짜리 건물 앞에 멈춰선 케르낙스.

그녀는 창가에 들어와 있는 불빛을 보며 아르델라에게 말했다.

“문.열겠습니다.”

“크흠. 그래.”

아르델라가 어딘가 긴장된 듯이 목을 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뒤에서 지켜보던 냐호는 자신의 상황도 잊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케 르낙스가 조용히 문을 열 었다.

활짝 열린 틈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그리 고 긴 복도 끝에 서 묵직 한 발소리 가 들려오더 니 , 귀 여운 앞치 마를 맨 탄탄한 몸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 냈다.

“어서 와. 아델 누나도.”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도시의 남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굵직한 두 팔 을 활짝 벌렸다.

“크흠!! 스, 미스. 그 상인도 함께 왔다만.”

“아,그랬지.”

케르낙스가 기침을 토하며 그리 말하자, 스미스가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 며 팔을 내렸다.

“자자, 일단 안으로 들어와. 냐호씨도 어서 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냐호는 먼저 안으로 들어 간 둘을 따라 집 에 발을 들이 며 스미 스에 게 공 손히 인사했다.

스미스는 문을 닫고 뒤따라 걸으며 말했다.

“저녁 준비 거의 끝나가거든? 손 닦고 앉아 있어.”

“ 알겠다.

케르낙스는 청결 마법이 걸려 있는수건을 아르델라에게 먼저 건넸다.

그렇게 셋은손을 깨끗이 한다음 달짝지근한 냄새가흘러나오는 부엌으 로걸음을 옮겼다.

“편한자리에 앉아. 냐호씨도편한곳에 앉으세요.”

“아네. 감사합니다.”

냐호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앞에 서 있는 둘이 앉기를 기다렸다.

케르낙스와 아르델라가 자리 에 앉자, 그제 야 냐호도 적당히 그녀들과 떨 어진 자리에 착석했다.

“음. 좋아. 잠깐 지하에서 술 좀 가지고 올게.”

스미스가 앞치마를 걸어두고선 부엌을 떠나며.

“준비 다됐으니까그만내려와!!”

•••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그 붉은 머리 모험 가도 함께 동거 중이 라고 했었지.’

냐호는 태연한 얼굴을유지하며 다시 한번 이 자리에 오는 게 아니었다고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렇게 홀로 조용히 속이 타들어 가고 있던 그녀의 귓가로 새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의 발소리였다.

?’

그러나들려오는 소리가 절대로 한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더욱더 자리가 불편해진 냐호는 곁눈질 로 점차 가까워 지는 발소리 쪽을 살폈고.

“……

붉은 머리 모험가. 시론의 뒤로 나타난 또 한 명의 여성을 확인하는 순간 꼬리 가 파르르 떨 려왔다.

오늘 아침에 자신에게 화살을 쏘아보냈던 바로 그 자였다.

‘어째……엩!’

냐호는 정확히 자신을 노려본 기 에 나의 눈과 마주치 자 헛숨을 들이 키 며 얼른 곁눈질을 멈추었다.

손과 등에 식은땀이 조금씩 배어 나오기 시작한 냐호를 향해 기에나가 천 천히 다가왔다.

마침내 냐호의 앞에 멈춰 선 기에나.

그녀는 너무나도 무심한 눈으로 냐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제 자리에서 나와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아

냐호는 이 집에서 나가고 싶어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