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76화 Ep.176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당연히 스미스님의 아이를 잉태하는 경우입니다.”

약속이라도 했던 걸까.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향했다.

그때, 냐호씨가 다시 손을 들었다.

“잠깐. 괜찮을까요?”

냐호씨의 발언 요청에 나에게로 쏠린 시선이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하신 것들에 불만은 없답니다. 다만.”

잠깐 숨을 고르듯, 말을 끊은 냐호씨 가 신비 로운 오드아이 를 힐끗 움직 여 잠깐 나를 훑고 지 나갔다.

“다만. 서 열을 떠 냐서 최 소한의 공평성은 지 켜져 야 한다고 생 각한답니 다.

”

기 에 나의 고개 가 살짝 삐뚜름하게 기 울었다.

“공평성이라... 예를들면?”

“이종족 여성이 인간 남성의 아이를 잉태하는 게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 라는 건 다들 아실 거라생각해요.”

그녀의 발언에 시론과 아르델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기에나 역시 거기에 해당될 텐데,그녀는별다른표정 변화 없이 냐호씨를 향해 물었다.

“그러니 까. 이종족 여성 에 게 기회를 조금 더 달라는 요구입 니까?”

“맞아요. 많이 바라는 건 아니랍니다. 한 번에서 두 번. 딱 그 정도면 족해 요.”

냐호가 말을 끝맺자, 시론과 아르델라가 작게 헛기침을 하며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슬쩍 눈알을 굴려 케르낙스의 표정을 살폈다.

케 르낙스는 기 에 나와 마찬가지 로 표정 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 지 않았다.

그때, 기에나가대답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입니다.”

“……어째서죠?”

분명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안쓰러울 정도로 허리를 숙이고 저자세로 굽 신 거 리 던 냐호씨 가, 지 금은 두 눈을 부릅뜨고 기 에 나를 똑바로 노려 보는 모 습을 보였다.

기에나는 잠깐내 눈치를살필 뿐, 냐호씨의 물음에 대답하진 않았다.

그러 자 냐호씨 가 대 담하게 도 게 슴츠레 한 눈으로 기 에 나를 보며.

“당신께서도 인간이라고 그러시는 건 아니시겠죠?”

“아닙니다.”

기 에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 었다.

갑자기 분위 기가 묘하게 변했다.

둘을 지켜보고 있던 아르델라가 슬쩍 입을 열었다.

“크흠. 어째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건지 들어보고 싶군.”

시론이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기에나는 여전히 내 눈치만살필 뿐, 그녀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 다.

음……이유가뭘까.

뭐 길래 기에나가 내 눈치를 보는 거지.

나는 잠깐 고민했다.

이유가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에 기에나가 저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거다.

왜 냐면 평소의 행실과 성격을 떠 나서, 기 에 나는 인간이 아니 라 엘프이 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나만 알고 있어서 지금 이런 오해가 생겨난 거지만.

시 간이 갈수록 분위 기 가 묘하게 변해 가는 게 피부로 느껴 졌다.

쓰벌. 어제 급발진만 안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아니지. 그럼 냐호씨와 이어지지도 않았겠구나.

나는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기에나. 마법… 풀어 볼래?”

모두의 시선이 잠깐 나에게 향했다가 다시 기에나에게로 향했다.

“알겠습니다.”

기 에 나가 눈을 감았다.

곧이어 그녀의 몸에서 강렬한빛이 뿜어져 나왔다,

“냐아악!!”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냐호씨가 비명과 동시에 두 눈을 부여잡으며 괴로움에 머리를 마구 흔들어댔다.

뿜어져 나오던 빛은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사 라졌다.

그리고 우리의 눈앞에는 숲을 옮겨 다 놓은 것 같은 밝은 연녹색 머 리 칼을 가진 미인이 나타났다.

조금 특이한 점 이 있다면 양쪽에 달린 귀 가 매우 길고 뾰족하다는 정도일 까.

빛 때문에 눈을 부여잡고 있는 냐호씨를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 가 기에나씨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보시 다시 피, 예. 기에 나는 엘프였습니 다.”

“엘프인 기에나입니다.”

기에나는 머쓱한 나를 위해 고개를 숙이며 엘프로서 다시 한번 모두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아니, 이게 뭔…?”

아르델라가 놀란 듯 헛숨을 내뱉었고 시론 역시 눈을 동그랗게 하고는 연 신 깜빡이며 입을 달싹였다.

케르낙스는 그저 놀란표정으로 멍하니 기에나의 모습을 바라볼뿐.

“엘프...? 에, 엘프라고 하셨냐요?”

아직 시 야가 제 대로 돌아오지 않았는지, 냐호씨 가 눈을 뻑 뻑 문지르며 힘 겹게 물어왔다.

아르델라가 냐호씨의 물음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기에나를 향해 말했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과연. 마법에 있어서는 엘프를 따라갈수 없다 는 말이 괜히 나도는 게 아니었군.”

기에나는 살짝 어깨를 으쓱이더니, 상당히 기괴한 표정을 하고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론과 케르낙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속인 것처럼 되어서 죄송합니다.”

“아니 … 괜찮다. 그냥. 아니, 좀 많이 놀랐을 뿐이다.”

케르낙스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시 론도 표정은 좀 기 괴 했지 만 작게 고개 를 끄덕 이 며 말했다.

“나도. 좀… 놀랐을뿐이야.”

“그렇군요.”

뭔 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어 보이는 표정이 었으나, 기에 나는 더 묻지 않았 다.

모두가 기에나의 본모습을눈에 익히고 있을 때,드디어 시야가완전히 돌 아온 냐호씨 가 눈을 떴다.

“정말…… 엘프네요.”

“그렇습니다.”

본 모습으로 돌아온 기에나는 인간일 때보다 조금 더 차가운 느낌이 강했 다.

그래서 그런지,냐호씨의 기세가조금전보다많이 약해진게 눈에 보였다.

나는 가볍게 박수를 쳐 시선을 나에게로 모았다.

“보는 것처럼 기에나는 엘프야. 엘프가 어떤 종족인지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할 말이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서 해줬으면 해.”

기에나를 제외한 연인들을 차례차레 바라봤다.

그녀들은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없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 었다.

“그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라도 기에나에 대해서 다른 말 을 꺼 낸다면 크게 실망할 거야.”

말을 내뱉으면서 그녀들의 표정을 살폈으나, 다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 일뿐이었다.

나는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크흠. 그리고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 테지만, 기에나가 엘프라는 사 실은우리만의 비밀이야.”

뭐 ... 아멜라누님이라던가, 네메아님이라던가, 몇몇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녀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들이니 제외하도록 하자.

“걱정하지 마라. 여기에 있는그누구도네가슬퍼할만한일은하지 않을 테니까.”

아르델라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크게 감동받았다.

“그런데요….”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리는 냐호씨.

“조금 전의 그 안건이요……. 괜한 억지를 부리시는 게 아니라는 건 이제 알겠답니 다. 그런데 어째서 받아들일 수 없는지 알려주시 면 안 될까요?”

“그걸 잊고 넘어갈 뻔했군.”

“.•.뭔지나들어보자고.”

케르낙스를 제외한 삼 인방이 작게 떠들었다.

기에나는 다시 나를 바라봤다.

이쯤되면 나도궁금했기에 슬쩍 고개를 끄덕여 봤다.

“알겠습니다.

그제야 셋은 듣고 싶어 하던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 안건은 처음부터 받아들여질 수 없는 안건이었습니다.”

“•••어째서죠?”

냐호씨의 의문에 기에나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다들 무언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계신 모양인데, 저희에게 기회를 주실 수 있으신 분은 오로지 스미스님 . 단 한 분이십 니다.”

아.”

냐호를 시작으로 시론과 아르델라가 작게 입을 벌렸다.

케르낙스만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기에나가 그녀들을 향해 말을 이 었다.

“서 열은 어디까지 나 저희 다섯 내 에서 우선적으로 발언할 권리와 약간의 존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 다. 모든 결정은 스미스님 께서 하시는 거라는 걸 부디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녀는 평소보다 더 차가운 눈매로 이종족 삼 인방의 얼굴을 한 번씩 눈에 담아냈다.

특히, 냐호씨의 얼굴에 머무는 시간이 유독 길었는데 기에나의 서늘한시 선에 냐호씨는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잔뜩 움츠러든 냐호씨가 불쌍하게 귀까지 반쯤 접은 상태로 나에게 말했 다.

“주제넘게… 죄송해요. 서방님.”

푸흡一!!

나는 크게 기침을 토했고, 기에나를 제외한 다른 여성들 모두가 나와 비 슷하게 콜록이며 가슴을 두드렸다.

나는 겨우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냐호씨?”

“네엩 아, 편하게 냐호라고불러주세요. 서방님.”

아아... 불알이 떨리는 호칭 이다.

내가 잠깐 서방님’이라는 단어를 곱씹고 있을 때.

“서，서 …?! 혼인도 안 했는데 어디서 수작질이 야?!”

건방지군.

시론과 아르델라가 눈을치켜뜨며 냐호를 노려봤다.

그런데 냐호도 둘의 반응이 의외 였는지 당황하며 말했다.

“어… 그, 혼인을…… 전제로 한관계가 아니 었나요?”

그 말에 그녀를 노려보던 시론과 아르델라가 흠칫하며 슬쩍 고개를 돌렸 다.

그리고는 힐끗힐끗 내 눈치를 보기 시 작했다.

뭐.왜. 갑자기다들왜그래.

“어… 제，제가 또 실수를… 죄송합니다. 서… 스미스님.”

냐호가 얼른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혀 사과할 일이 아닌데 말이다.

갑자기 찾아온 무겁고 어색한 침묵.

이번에는 기에나까지 포함한 모두가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나대로 당황하는 중이 다.

아르델라는 신분이라는 걸림돌이 있다지만, 시론과 케르낙스까지 이 상 황에서 내 눈치를 살핀다는 게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 지. 여태 까지 나만 혼자 새신랑 기분으로 지내고 있었던 건가.

재산공유에 동거에 식사 준비부터 섹스까지.

행정적 절차만밟지 않았을 뿐이지, 이게 결혼 생활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아니, 아니지.

나는 작게 미 간을 꾹꾹 눌렀다.

이건 사랑스런 연인들의 잘못이 아니라, 이곳의 지랄맞은 사내새끼들을 탓할 문제다.

이 씹새끼들이 얼마나 양아치 짓을 오래 해댔으면 세상에 섹스에 아이까 지 가지고 싶다고 애정을 보이는 연인들이 결혼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 단말인가.

진짜 기회 만 생긴다면 이 씹새들을 한곳에 모아다가 정신 교육을 시켜주 고싶은 심정이다.

“스, 스미스…?”

“어?”

아르델라의 부름에 고개를 들자, 모두가 어두운 얼굴로 안절부절못하며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당당하던 아르델라가 심하게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화, 났어?”

“화? 아.”

아무래도 빌어먹을 씹새들을 욕하다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게 얼굴에 까지 영향을 미친 모양이다.

“아니, 화… 그래. 화났어.”

그러자 연인들이 움찔 어깨를 떨었다.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화났다.

뭔 개소리냐면,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저렇게 움츠러들고서 내 눈치를 보 고 있는 사랑스런 연인들의 모습에.

제대로 확신을 주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할줄 아는 거라고는 사실상좆질 밖에 없는데 거기에 정신이 팔려 애정 표 현도 대부분 좆질로 해버린 스스로의 한심함에 불알이 떨렸다.

내가 비록 지구에서 떨어진 이방인이긴 해도 그녀들에 대한 마음만큼은 진심이다.

또 그녀들과 함께 지구로 갈 방법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또 다 른 여자들에게 좆질을 해야 한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아무튼….

오로지 승진만이 나를 움직이게 하던 원동력이 었으나, 드디어 제대로 된 목표가 나에게도 생 겼다.

지구로 돌아가기 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에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것.

나라를 건국한 장인어른에 비하면 다소 약한 포부로 보일 수 있겠으나 그 거 야 앞으로 두고두고 보면 될 일이 다.

“후우.

나는짧게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비 에 젖은 강아지처 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마음 일말의 거짓도 없는 내 진심이니까 다들 잘 들 어.”

그녀들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나는 각기 색이 다른 연인들의 눈동자를 한 번씩 응시하며 말했다.

“너희… 아니.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던,솔직히 말해서 여러분모두저 에게는 몹시 아까울 정도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그녀들이 멍하니 눈을 껌뻑 였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아는 것도 많이 없고 실수도 많이 저지르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크다고 자신 할수 있 습니다.”

멍하니 고개를 든 냐호를 바라보며.

“냐호… 아니, 냐호씨에 대한사랑은솔직히 아직 다른 넷만큼크지 않습 니다. 하지만 앞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냐호씨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녀들 만큼 사랑하겠다고 확실히 약속드리 겠습니 다.”

“냐아…….”

빳빳하게 서 있던 냐호의 꼬리 가 흐물흐물 녹아내 렸다.

나는 다시 한번 모두의 눈을 한 번씩 마주 본 다음 말했다.

“대단히 손이 많이 가고부족한저지만… 이런 저라도괜찮다면 부디 저와 평생을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그녀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부디 내 진심이 그녀들에게 닿았기를 바라며 한동안 허리를 숙였다.

화아악一

그런 내 콧속으로 아주 익숙한.

달큰한 냄새 가 흘러들어왔다.

오싹一!!

허리를 숙이고 있던 내 몸이 갑자기 부르르 떨렸고 알 수 없는 오한이 찾아 왔다.

너무나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위기감.

나는 꿀꺽 침을 삼키며 슬쩍 고개를 들었一

“히익?!”

너무 놀란 나머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고 자연스럽게 의자에 걸려 넘 어지면서 도로 착석하게 됐다.

“저，저기… 얘들아?”

나는 각자 눈에 은은한 안광을 빛내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연인들 을불러보았다.

“이 •••요망한 녀석.”

아르델라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죄송합니다. 스미스님……봽”

기 에 나가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 작했다.

“개새끼… 씨발….”

시론의 가랑이가빠르게 젖어갔다.

“서방니임…봽”

냐호는 꼬리 를 살랑이 며 침 을 흘렸다.

시발. 이게 무슨일이여.

나는 유일하게 얼굴만 붉힌 상태로 의자에 앉아 이쪽을 보고 있는 케르낙 스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러나.

“… …인간을 제외 한 이종족 여성들은 주기 적으로 발정 기 가 찾아온다. 그 런데 특별한 상황이나, 지나칠 정도로 매력적인 이성을 발견하면 주기를 벗 어 나 찾아올 때도 있다는 모양이 다.”

“케, 케르낙스?”

도움을 구하기 위해 불렀으나 케르낙스는 오히려 더욱 나를 불안하게 만 들소리를해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며칠 전, 흉흉하게 안광을 빛내던 아멜라 누님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연인들을 보며 침을 삼켰다.

그런 내 눈으로 다가오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제 자리 에서 옷을 벗기 시 작하는 케 르낙스가 보였다.

그녀는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그날의 마지막 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