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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81화 (181/771)

횐 181화 Ep.18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몰링 타를 떠 나 요새로 출발한 지 보름 하고도 이 틀.

사막과 가까워 지 면서 날씨는 급격하게 무더워 졌으며 큼지 막한 나무와 무 성하던 수풀은 모습을 감추고, 짧고 굵은 열대목들이 차츰 그 자리를 대신 채워나갔다.

끔찍한 무더위 속에서도 기사들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두꺼운 은빛 갑주를 착용하고서 묵묵히 말을 몰았다.

그 선두에 서 있던 아르델라가 바이저를 올리며 이전 도시에서 가져온 전 마위에 올라탄 기에나에게 말했다.

“이곳만 빠져나가면 요새까진 금방이 다.”

왕국과 사막의 경계를 틀어막고 있는 르벨룸 요새.

그 요새로 향하는 마지 막 길목인 야트 숲.

이 숲을 벗어나는 순간 거짓말처럼 초목이 사라지고 깡마른 평원이 나타 난다.

기 에 나는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대 답했다.

“아직 까지는 별다른 게 들려오진 않는군요.”

“그런가.”

아르델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에 전달받은 한 가지 소식에 아르델라는 일주일 만에 찾아온스미 스와의 합방 기회도 포기하고서 최소한의 보급만 마치고 곧바로 도시를 떠 났다.

사랑도 포기하고 그녀의 걸음을 재촉하게 만든 소식이란, 몬스터가 움직 이기 시작했다는 보고였다.

그녀에게 있어선 사랑도 중요했지만, 그만큼 가문을 위해 헌신한 이들도 무척이나 소중했다.

그렇기에 컨디션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쥐 어짜 달려왔다.

그럼에도 보고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나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다만, 본래 도착 예정일이 닷새 뒤였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이 얼마 나 급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마음이 급해졌다고 해서 판단력까지 흐려진 건 또 아니다.

나흘이 면 충분히 몬스터 가 요새 에 들이 박고도 남을 시 간.

숲을 빠져나가면 곧바로 평원이 펼쳐지고, 거기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면 요새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것도 없는 평원에 놓여 있는 요새는 몬스터의 좋은 표적이 된다.

그러나 간혹 요새를 무시하고 경계를 넘어 평원으로 흘러들어오는 녀석 들도 나온다.

아르델라가 경계하는 건 바로 그 평원으로 흘러들어왔을지도 모를 일부 의 몬스터다.

사막의 몬스터는 일반몬스터보다신체 능력이 오 할은 더 뛰어나다.

자칫 흘러들어온 몬스터가 행렬을 발견하고 괴성을 지르기라도 한다면 평원 전체에 그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요새를 공격 중이던 몬스터 떼가 이쪽으로 달려들 수도 있다.

아르델라는 그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인간은 물론이고 몬스터를 아득 히 뛰어넘는 예민한 기감을 가진 엘프인 기에나에게 부탁해 함께 선두에 서

있는것이다.

아르델라는 지독할 정도로 맑은 하늘에서 내 리쬐는 햇빛을 받으면서도 땀 한 방울 흘리 지 않는 기 에 나에 게 물었다.

“정말...괜찮은건가?”

“예. 일단은 자연에 축복받은 몸이라, 더위나추위를 타지 않습니다.”

“그렇군.”

온도 유지 마법이 각인 된 갑주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지 면으로부터 올라 오는 뜨거운 열기에 땀이 흐르는 아르델라는 몇 시간 째 뽀송뽀송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에나를 살짝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바이저를 닫았다.

그녀들은 강렬한 햇빛의 환영을 받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야트 숲을 완전 히 빠져나왔다.

그렇게 숲을 빠져나오자마자 펼쳐진 깡마른 대지.

잡초 하나 구경할 수 없는 깡마른 대 지 로부터 피 어오르는 뜨거운 아지 랑 이가 그녀들을 환영해 주었다.

“사막이라는 곳은 이보다 더 삭막한곳입니까?”

“그곳의 대지는 제대로 딛고 서기도 힘든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1흥미롭네요.

대산림 출신에 수백 년을 폐쇄적으로 보낸 기에나에겐 사막이란 정말로 생소한 곳이었다.

“경계를 철저히 해라.”

아르델라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로 나열해 있던 기사들이 넓게 퍼져 진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스미스가 타고 있는 마차 주변은 부단장인 벨라니스가 아르델라의 명령으로 붙어 있는 중이었다.

그녀들은 잔뜩 날이 선 상태로 주변을 경계하며 갈라진 평원을 걷기 시작 했다.

“저 기 가 요새 인 모양이군요.”

“•••그렇다.”

아르델라는 저 멀리 보이 기 시 작한 요새를 보며 한숨을 내쉬 었다.

다행히 전투의 흔적은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경계하며 걷다 보니, 숲을 빠져나오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지 나서 야 요새를 눈에 담을 수 있었지 만 아르델 라를 비롯한 그 누구도 불만

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평온해 보이는 요새의 모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 까지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별 탈 없어 보이는군요.”

“그렇군.”

아르델라의 명령에 기사들은 다시 일자 진형으로 돌아와 가벼운 걸음으 로요새로 향했다.

—문을 내려라!!

요새의 높은 성벽을 넘어 들려오는우렁찬외침.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두꺼운 성문이 천천히 아래로 내 려오기 시작했다.

기 에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작게 감탄했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은 이런 메마른 대지 위에 인간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그 크기 가 인간들이 정 한 기 준으로 대 도시 라 불릴만한 수준 의 규모라는 것에 두 번 놀랐다.

거대한 사슬과 연결된 성문이 지면에 떨어지자 요란하게 바닥이 흔들렸 다.

“들어가지.”

아르델라가 앞장섰고 기에나는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 요새 안으로 들 어갔다.

그리고.

“언니!!”

요새에 들어서자마자, 한 인간 여성이 선두에 선 아르델라를 향해 뛰어올 랐다.

아르델라를 향해 뛰 어오른 여성은 다소 앳돼 보이는 외모와 짧은 단발이 라는 점만 제외하면 아르델라 그녀와 몹시 닮아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아리아.”

아르델라는 굉 장히 능숙하게 뛰 어오른 여성을 두 손으로 붙잡고는 다시 바닥에 내려주었다.

“언니!! 정말오랜만이야!!”

“그래. 거의 석 달 만에 보는구나.”

!..

!..

..

“석 달하고도 열흘 만이라고!!”

그녀는 커다란 전마 아래에서 양팔을 휘적이는 막내의 머리를 쓰다듬었 다.

여동생 아리아는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의 투박한손길에 배시시 웃었다.

“그런데 아리아. 네가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이냐.”

“엄마가 불렀어.”

“아리아.”

“가주님이 불렀어.”

그래. 일단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아르델라는 무언가 이 상함을 느꼈으나, 기 사들을 더 세워둘 수가 없었기 에 말의 고삐를쥐며 동생 아리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리아는 기쁘게 언니의 손을 붙잡았고 능숙하게 그녀의 뒤에 탔다.

아르델라는고삐를 당겼고, 멈췄던 행렬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도나보고싶었지?”

“그래.”

내성으로 향하는 길.

아리아는 존경하는 언니의 대답에 행복하게 웃었다.

딱딱하고 햇빛에 달아오른 갑옷만 아니었다면 그 허리를 꽉 끌어안았을 텐데. 아리아는속으로혀를 차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언니 없는 동안 마수도 잡고 몬스터도 잡고 엄청 열심히 했어.”

“잘했다.”

말로만?”

살짝 늘어지는 동생의 물음에 아르델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 었다.

“나중에. 시 간이 난다면 대련이라도 하자꾸나.”

“좋아!! 약속한 거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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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련 이 라는 단어 에 아리 아는 활짝 웃으며 몇 번 이 고 아르델 라를 귀 찮게 했으나, 아르델라는 조금도 귀찮아하지 않고 일일이 대꾸해주었다.

그렇게 아르델라의 행렬이 내성에 다다를즘.

여태 듣고 답하기만 했던 아르델라가 처음으로 동생 아리아에게 질문을 던졌다.

“가주께선성에 계신가?”

“아니? 기다리기 지루하시 다고 아루아 언니랑 기사 몇 명만 대동하고 마 실 나가셨어.”

“마실이라니. 그보다 아루아도 온 것이냐?”

“으 O •

바이저로 가려진 아르델라의 미간이 구겨졌다.

‘행정관이 몰링타에 남은 상황에서 이 둘까지 여기에 불러들이다니.그럼 가문은 누가 지킨단 말인가.’

정확히는 누가 하루하루 쌓여가는 서류를 처리하냐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 건지 모르겠군.’

어차피 쌓인 서류를 처리하는 건 항상 자신의 몫이었다지만, 그래도 밖으 로 나돌기 를 좋아하는 동생들이 라도 가문에 휴식을 취 하는 동안에는 간단 한 몇 가지 서류는 처리해주고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간단한 서류 몇 가지조차 자신의 몫으로 돌아올 모양 인듯했다.

“하아.”

서류의 건은 나중의 일이기에 일단은 넘어가기로 하며, 말을 이었다.

“언제 돌아오시겠다더냐.”

“어... 이틀전에 나갔으니까내일? 응.내일 저녁까진 돌아오겠다고 했어.

“그래. 그렇구나.”

아르델라는 맥이 풀렸다.

동시에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화마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리아.”

“응?”

그녀는 존경하는 언니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천진난만하게 대답했 다.

“어째서 거짓 보고를한거냐.”

“•••꾈어?”

“아니. 너 혼자만의 소행이 아니 겠지. 아루아가 가주의 시선을 끌고 가주 께서 자리를 비운 틈에 네 가 통신구를 사용했을 테 지.”

“어? 아, 아니, 그… 그게…….”

마치 그때의 상황을 훤히 지켜 보고 있었다는 것처럼 세세한부분까지 자 세히 읊는 아르델라의 모습에 아리아는 당혹감보다는 겁이 덜컥 났다.

“요새에 들어오기 전까지는눈치채지 못했다.그러나요새에 들어와적당 히 풀려 있는 분위 기에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어…….”

아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리 아. 나는 너를 아낀다. 허나 내가 항상 말하지 않았더냐. 너는 생각이 너무 짧고 말보다행동이 앞서는게 문제라고. 몬스터 웨이브가시작됐는데 가주께서 자리를 비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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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아는 꿀먹은 벙 어 리 가 됐 다.

오랜만에 존경하는 언니를 만나 너무 들뜬 나머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모두 떠벌려 버린 것이다.

“애초에 아루아녀석은 일이 이렇게 될 걸 알고 가주를 따라나선 거겠지. 너는 항상 아루아에게 당하면서도 그 녀석을 잘도 믿는구나. 물론, 나는 너 의 그런 점도 사랑한다.”

“어,언니.”

“그러나, 거짓 보고는 중죄다.”

“아…….”

존경하는 언니의 입에서 나온 달콤한 단어에 잠깐 정신이 나갔던 아리아 가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무엇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한 거냐. 너와 아루아 때문에 나와 내 기사들 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달려왔다. 설령 거짓이었다고는 하나, 그럴만한 사 정이 있었다면 진지하게 처벌을 보류할 것을 고민해 보겠다. 그러나 하잘것 없는 이유로 이런 짓을 벌인 것이라면 나는 너와 아루아를 가족이 아닌, 한 사 람의 가신으로서 처벌할 것이다.”

“•••꾈.”

동생들의 거짓 보고에 아르델라가 분노한 것처럼 아리아 역시 아르델라 의 강한 압박에 도리어 화를 냈다.

“우리가뭐 우리 재미있자고그랬을 거 같아? 전부 언닐 위해서였다고!!”

아리아의 외침에 주변 시선이 두 자매에게 쏠렸다.

“항상 가문에 득이 되는 일을 하라고 귀 가 아프도록 말하던 엄 마가, 갑자 기 언니의 짝을 찾았다고 말하는데 나랑 아루아 언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 아?”

왕가에서 온 혼담도 거절한 엄마가 뜬금없이 존경하는 언니의 배필을 찾 았다며 소식을 전해왔을 땐 어찌나 놀랐는지 모른다.

“놀라기 만 했을까? 그 배필이 라는 새 끼 가 어 디 있는지 만 알았으면 당장 찾아가 목을 잘라버리고 싶었을 정도로 화났었다고!!”

생각도 못 한 동생의 과격한 발언에 아르델라는 짧게 한숨을 내쉬 었다.

동생 인 아리 아는 느끼 지 못한 모양이 지 만, 등 뒤로 작은 살기 가 쏘아져 오 고 있었다.

아리아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노려지고 있다는 것도 모르며 계속해서 떠 들었다.

“고작해야 좀 질기고 튼튼한 천 쪼가리 좀 만들 줄 안다고 언니의 배필로 받아들이겠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우리가뭐 상인이야? 그렇게 능력 있는 남자가고프면 차라리 엄마가 새 아빠로 받아들이지. 왜 바쁜 언니한테 그래?”

아르델 라는 머 리 가 지 끈거 렸다.

‘도대체 어머니께선 어디까지 말을 잘라먹으신 겁니까.’

동생 아리아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자신과 스미스의 관계를 과하게 오해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가주인 아르델의 명령으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스미스를 배필 로 받아들이 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 다.

아르델라가 이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와중에도 아리아 는쉬지 않고말했다.

“일 년에 손에 꼽을 정도만 저택에 얼굴을 들이밀고 모든 일은 언니한테 다 떠 넘기고. 자긴 여기에 짱박혀서 좋아하는 몬스터나 한가롭게 썰어대면 서 왜 언니한테 갑자기 결혼을 강요하는 거냐고. 아직 가주직도물려줄 생각 도 없는데 애부터 낳으라는 거야뭐야.”

“아리아… 잠깐. 너무 흥분했다. 조금진정….”

“난충분히 냉정해.”

실제로 처음 발끈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리아의 음성은 바로 곁에 붙어 있는 아르델라가 아니면 듣지 못할 정도로 줄어든 상태 였다.

“우리가왜 그런 거짓말을했냐고? 간단해. 엄마가 있으면 지금저 뒤에 있 을 그 빌어먹을 새끼를 무조건 환대해 줄 테니까. 그래서 일부러 언니를 재촉 한거야.”

“……그런다고 뭐 가 달라진다고.”

“달라질걸?”

아르델라는 동생의 발언에 아직 무언가가 더 남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구나.’

애초에 일을 안하는 걸로 따진다면 모친인 아르델 보다두 동생이 더 했 다.

그리고 이 철부지들은 모친이 제대로 가문을 돌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신들이 그에 대해 일말의 불만도 품지 않고 맹목적인 충성을 보이는 점을 조금도 이 상하게 여 기 지 않는 모양이 다.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의문을 품고 조사해 본다면 모친이 얼마나 무섭 고 두려운 존재 인지 깨달았을 텐데 .

그랬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이지 않았을 테고.

‘애초에 모르고 계셨을 리가 없다.’

단언컨대 모친은 두 철부지 동생들이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다 알고 서도 그냥 방치했을 거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골치 아픈 일거리만 던져주시는 군요.’

아르델라가 몰려오는 두통에 괴로워하는 동안, 어느새 행렬은 내성 앞에 다다랐다.

활짝 열린 내성문.

좌우로 길게 나열한 기사와 병사들.

그 긴 행렬에 아르델라는 이 철부지들이 무엇을 노리는지 알아차렸다.

“우리는 상인이 아니 라 기사 가문이 라고.”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나열된 기사와 병사들이 만든 길목을 따라 내성 에 입성했다.

그 길을 따라 걷자, 뒤에 나열한 이들이 오와 열을 맞춰 마차의 뒤에 따라 붙었다.

“어 디서 굴러 먹 다 온 개 뼈 다귀 같은 새 낀지 모르겠지 만, 남자든 여 자든 우리 가문에 나약한 새끼는 필요 없어. 아무리 엄마가허락했다하더라도 수 백이 넘는 기사들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을 수 있을까?”

“•••꾈.”

아르델라는 대 답하지 않았다.

이미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이 갔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사와 병사들의 틈을 가로질러 내성의 중심에 도착한두 자매.

아리아가 먼저 말에서 내렸고뒤이어 아르델라 역시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쪽을 향해 들어오는 가문의 상징인 마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곧이어 마차가 내성 앞에 멈춰 섰고 뒤를 따라온 기사와 병사들이 마차를 중심으로둥글게 에워싸기 시작했다.

아르델라는 마차의 옆에 붙어 있던 벨라니스와 눈이 마주쳤다.

부단장인 벨 라니스가 바이 저를 올리 며 눈을 껌 뻑 였다.

‘어떻게 합니까?’

아르델 라가 고개를 가로저 었다.

‘신경 쓰지 마라.’

단장의 명령에 벨라니스는 기사단을 이끌고 아르델라의 뒤에 섰다.

그녀들이 물러나자 마차를 에워싼 이들이 살벌하게 부릅뜬 눈으로 마차 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기에나는 다소 불쾌한 표정을 지 었으나,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아르델라 의 체면을 생각해 따로 나서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아리아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마차를 쏘아보며 아 르델라에게 말했다.

“언니도 잘 봐. 저기서 내릴 개뼈다귀 같은 새 끼 가 얼마나 병신처럼 나자 빠질지.”

아르델라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마차에 쏠렸을 때, 드디어 굳게 닫혀 있던 마차의 문 이 열렸다.

모두의 시선이 활짝 열린 문으로 향했다.

“이 년들은 또뭐야.”

갑작스럽게 마차에서 내린 붉은 머리 여성이 흉흉한 기세를 흘리며 주변 을 쏘아봤다.

그 기세가 제법 살벌해 몇몇 병사들은 저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까는 모습 까지 보였다.

—왜 그래?

그때, 모두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굉장히 낮고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마 차에서 흘러나왔다.

동시에 활짝 열린 문으로 이상할 정도로 투박하고 두꺼운 손이 나타났다.

a o”

살벌하게 부릅뜬 눈으로 마차를 노려보던 이들의 눈에 의문이 깃들었다.

그리고 그 의 문이 당혹감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 었다.

응? 뭐야?”

대륙에서 흔히 볼수 없는 검은 머리칼.

어지간한 여성보다 큰 신장.

딱 벌어진 넓은 어깨.

짧은 셔츠에 드러난 팔뚝에는 탄탄한 근육과 도드라진 핏줄까지.

마차에서 내린 스미스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 는수십,수백 쌍의 시선에 머리를긁적였다.

“그, 안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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