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84화〉Ep.18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드넓은 복도.
내 옆에 선 아르델라를 선두로시론과 기에나. 케르낙스가나란히 서서 걷 고 있다.
“진짜첫인상부터 거지 같더니.손님 대접이 왜 이래?”
“그 부분은 내가 사과하마.”
작게 투덜거리는 시론과 이상하게 기분 좋은 미소로 시론을 달래는 아르 델라.
내가모르는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뭔진 몰라도 사이 가 더 좋아진 것처럼 보이 니까 내버려 두도록 하]'자.
“그래도 어머니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는 게 좋겠구나.”
나도 알거든?”
“그래. 그렇지.”
아르델라가 어린 동생을 대하듯 시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수 없는 묘하게 훈훈한 분위기를 품고 우리는 장모님께서 말씀하셨던 응접실로 보이는 곳 앞에 도착했다.
옆에서 계속 조잘거리던 시론도 문 앞에 다다르자 거짓말처럼 입을 꾹 다 물었다.
계속 투덜거리긴 했어도 역시 장모님이 무섭긴 무서웠던 모양이다.
아르델라는 잠깐 입 가를 매 만지 더니 , 별다른 노크도 없이 문을 활짝 열었 다.
스아악—
엄청나게 기름진 냄새가 코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오랜만에 배가 꼬르륵. 울었다.
응접실 안에는 바젤란에서 한 번 본 적 있는 기다란 식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굉장히 빛깔좋은 고기들이 다소곳하게 접시에 담겨 우리를 환영해 주고 있었다.
조금 더 고개를들자, 가장상석에 앉아 계신 장모님이 보였다.
“스미스는 내 옆에 앉고. 나머지는대충 앉으렴.”
장모님이 손을 휘저으며 말씀하셨다.
조금 전에 봤던 무게감 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무척이 나 가벼운 분위 기를 품고 계셨지만, 그 한 마디에는 여전히 거부하기 힘든 무언가가 담겨 있 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서자 응접실의 문이 저절로 닫혔다.
장모님의 능력 중 하나인 걸까.
나는 시중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공간을 잠깐 둘러보다가 조용히 걸음 을 옮겨, 장모님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내가먼저 앉자, 맞은편에 아르델라가앉았고그 옆에 시론이.내 옆으로 기 에 나와 케 르낙스가 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자 장모님이 나를 제외한 이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었다.
“형형색색 다양하게도 모였구나.”
“푸흡….”
내가기침을 토하자, 장모님의 시선이 잠깐나에게로향했다.
장난 아니게 뺨이 따가웠다.
“그쪽이 엘프군.”
“푸흐읍
!!”
“스미스.물이라도 마시는 게 좋겠네요.”
“콜록!! 감사, 콜록… 합니다.”
나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도 못 하고 장모님이 손수 내민 잔을 받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괜찮아졌나요?”
“……예.”
장모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옆에 앉은 기에나를 바라봤다.
아주 놀란 나와 달리 , 기 에 나는 매 우 차분한 표정으로 장모님 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험가 길드가 몇 달 전부터 엘프가 숲을 나왔다는 정보를 돌리던데 출처 가 너 였구나.”
‘그렇습니다』
“아멜라가 붙여둔 거 니 , 나도 눈감아 줄게 . 이곳에선 마법을 풀고 생활해 도 괜찮으니 편할대로 하렴.”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기에나가 짧게 고개를 숙이자, 장모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 감사를 받으 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 시선에는 바짝 얼어 있는 케르낙스가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예.영주님.”
케르낙스는 처음 내가 아르델라의 방에서 장모님을 마주했을 때와 비슷 한 수준으로 자세를 딱딱하게 고쳐잡고 있었다.
“키우는 맛이 있어서 견습 기사로 앉혀 놨더니, 칼질보단 담력만높아져서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콜록, 콜록一!!”
내가아니다.
케르낙스가 기침한 거다.
“그런 주제에 또 마음은 여린 이상한 녀석으로 자라버렸지.”
“영•••주님.
케르낙스가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장모님을 간절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장모님은 처음 그대로의 얼굴로 계속 말을 이었다.
“가끔 다치거나죽는 녀석들이 생길 때마다 훌쩍 이는 게 듣기 싫어서 도시 에 처박아놨더니, 내 허락도 없이 돌아왔구나.”
“•••꾈.”
케르낙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였다.
그보다, 케르낙스의 훌쩍이는 모습이라….
내 가 잠깐 망상을 할 틈도 없이 장모님 이 피식 웃으며 말하셨다.
“보나마나 밀리아. 그 약아빠진 녀석이 미끼를 던졌고 너는 그걸 덥석 물었 을 테지. 돌아오면 곧장 저택으로 보내서 일이나 좀 시키려고 했더니 … 쓸데 없이 눈치까지 빠른 녀석.”
분명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는데, 눈은 전혀 웃고 계시지 않았다.
잘은모르겠지만, 밀리아님이 복귀하면 장모님께 아주 신명나게 털릴 거 라는 건 알 것 같았다.
“영주인 내 허락 없이 근무지를 벗어난 것만으로 벌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행정관의 개입을 고려해 이번 일은 넘어가도록하겠다.”
“……감사합니다.”
“그래.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좋네.”
한순간, 근엄함을 보였던 장모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모습으로 돌 아와 케르낙스를 환영해 주었다.
그제야딱딱하게 굳어 있던 케르낙스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왔다.
마지막으로.
“시란의 딸인가?”
?!”
장모님의 말에 시론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런가. 너희 일족에는 아직 순혈 수컷이 남아 있는 건가.”
“엄마를… 알아, 요?”
장모님을 향한 시론의 눈동자가 자잘하게 떨렸다.
“서로죽이려 들 정도는 아니지만, 꽤 여러 번 피를 본 사이기는 하단다.”
“휴우….
99
갑자기 시론이 안도하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 었다.
그걸 유심히 지켜보시던 장모님이 피식 웃었다.
“시란을 피해 도망쳐 나왔구나.”
시론이 크게 몸을 떨었다.
정말 알기 쉬운 반응이다.
“알릴 생각은 없으니까걱정하지 마렴. 다만….”
장모님이 슬쩍 옆에 앉아 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스미스를 따라다니면 조만간 시란을 만나게 될 거란다. 그러니 눈치껏 잘피해다니렴.”
“그게 무슨 말이야,…요?”
“푸흡….”
시론의 옆에 앉아 있던 아르델라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움찔했다.
나 역시 터져 나올 뻔한 웃음을 가까스로 삼켰다.
다행히 장모님도 시론의 말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지.
“알려주고 싶지 않네.”
“•••꾈.”
시론은 뺨을 살짝붉게 물들이고는 입술만 삐죽 내밀었다.
대답은 듣고 싶은데 본인이 방금 저지른 실수가 부끄러워 제대로 말을 꺼 내지 못해 답답한 모양이다.
장모님은 시론에게서 시선을 떼고 식탁을 향하며 말했다.
“할말은 다했으니, 그만 먹자.”
그리 고는 별다른 미 사여구 없이 포크와 나이 프를 이 용해 식 사를 시 작하 셨다.
아르델라는 익숙한지, 모두에게 말했다.
“편히 먹어라.”
그 말을 시작으로 다들 조금씩 음식을 들기 시작했다.
물론나 역시.
우걱우걱.
뭔가 엄청 기름지지 만, 먹는 걸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그런 맛이랄까.
아무튼, 존나 맛있었다.
특히, 뭘로 만들었는지 모를 흰색 기름이 둥둥 떠 있는 맑은 스프가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진하게 우려낸 사골에 약간의 소금만 친 그런 맛이 랄까.
정말 김치를 찾게 만드는 맛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음식을흡입하는데.
“정말잘 먹네요.”
살짝 갈색빛이 도는 음료를 마시던 장모님이 나를 빤히 지켜보고 계셨다.
“사내새끼들은 가리는 게 하도 많아귀찮은데, 스미스는 그럴 필요가 없 어서 참 마음에 들어요.”
“꿀꺽 一 감사합니 다. 정말 맛있습니 다.”
“부족하면 말해요. 더 준비해 줄 테니까.”
“옙.,,
잘 먹는 걸로 칭찬을 받으니,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먹다보니 어느새 식탁위는 빈 그릇만 남게 됐다.
물론, 내 배도 이미 한계 수용량을 아득히 넘어선 상태로완전 포화상태다 •
칭찬을 들었더니, 차마 음식을 남길 수가 없어서 억지로 꾸역꾸역 밀어 넣 은 결과였다.
숨만 겨우 쉴 정도의 공간만 남겨놓고서 등받이에 기대어 쉬고 있을 때, 장모님 께서 들고 있던 술잔을 내 려놓으며 나를 보셨다.
“스미스.”
“옙.어머님.”
장모님께서 한 삼 초 정도 나를 지그시 바라보시다가 다시 입을 여셨다.
“그대는 아르델라와 같은 방을 사용하도록 하세요.”
“……어머니?”
내 가 아니라, 맞은 편에 앉은 아르델라가 장모님을 놀란 눈으로 불렀다.
장모님은 무감정한 얼굴로 다른 연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각자에게 따로 방을 배정했으나, 꼭 그곳에서 잘 필요는 없다. 아르델라 의 방에서 동침하고 싶다면 다들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는 소리지.”
아르델라뿐만 아니 라, 잘 놀라지 않는 기에 나조차 살짝 커진 눈으로 장모 님을 바라봤다.
물론, 거기 엔 나도 포함되 어 있었다.
장모님은 아르델라를 향해 말했다.
“사용인은 따로붙이지 않을 테니 정리는 알아서 하도록 하렴. 그리고.”
이번엔 시론들을 보며 말씀하셨다.
“너희가 제대로 밥값만 한다면, 선을 넘지 않는 이상 무엇을 하든 신경 쓰 지 않을 테니 그리 알고 있으렴.”
“저기요….”
시론이 살짝손을 들었다.
장모님이 고개를 돌렸다.
“우린 손님인데… 밥값은 뭔데요.”
“시 란의 아이 야. 내 가 초대 한 손님은 스미스지 . 너희 가 아니 란다.”
장모님은 아르델라와 나를 제외한 셋을 보며 다시 한번 말했다.
“몬스터 웨이브가 끝나기 전까지 마수든 몬스터든, 일 백의 머리를 잘라 아르델라에게 확인받으렴.”
“못...하면요?”
시론의 물음에, 장모님이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하셨다.
“부족한숫자 당금화 1닢을 내면 된단다. 물론, 내 딸과 경쟁하는 사이이 니 다들그 정도는할수있을 테지.”
아르델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를 제외한 다른 연인들이 미간을 구겼다.
“그럼, 식사도 끝냈고 할말도 다 했으니.”
장모님이 소리 없이 의자를뒤로 내빼며 자리에서 일어 나셨다.
그리고는 아르델라와 나를 보며 말했다.
“의 뢰 의 세부적 인 내용을 조율하도록 할까요. 스미스를 내 방으로 데 리 고오렴.”
“……알겠습니다.”
장모님은 특별한 인사말 없이 조용히 응접실을 나가셨다.
그제야 아르델라가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다른 연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 방의 위치는 알고 있을 테니… 우선 다들 내 방으로 가 있어라. 나는스 미스와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가마.”
“•••우리한테도 알려줘.”
“기밀만 아니라면.”
아르델라가 시론을 보며 고개를 끄덕 였다.
“흐...” O •
시론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걸 신호로 케르낙스와 기에나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둘은 나와 아르델 라에게 짧게 인사하며 시론과함께 응접실을 나섰다.
“우리도… 갈까?”
“응? 아, 그래야지.”
나는 아르델라의 손을 잡고 장모님의 방으로 향했다.
장모님의 방은 성의 가장 꼭대기 층이었다.
아르델라는 응접실의 문을 열 때와 마찬가지로 노크 없이 문을 벌컥 열었 다.
“앉으렴.
넓은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큰 소파와 작은 테이블 하나.
나와 아르델라는 안으로 들어와 장모님의 맞은 편에 앉았다.
장모님은 편하게 등을 기대며 다리를꼬셨다.
농담이 아니라, 위로 올라온 무릎에 풍만한 젖가슴이 닿아 들썩 였다.
“또 만져보고 싶은 건가요?”
푸흐읍一!!”
.......
가슴을 빤히 보고 있던 나는 생각도 못한 장모님의 질문에 그만 몸을 들썩 이고 말았다.
“또, 라니?”
“아니, 아르델라.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눈을 뜨자마자 내 가슴을 마구 주물러댔었지 .”
“어머님?!”
나는 두 모녀를 번갈아 보느라 목이 부러질 뻔했다.
다행히 그때의 일을 제대로 설명했고, 자칫 위험한 오해로 번질 위기를 막 을 수 있었다.
“어머니.”
“이상적인 아들이 생긴 것 같아 나도모르게 장난이 늘었네. 미안해요.”
“아닙니다….”
전혀 미 안해하는 표정은 아니 었지만.
“그러면, 스미스. 그대 가 내 일부터 해줘 야 할 일들을 여 기 에 적 어뒀답니 다 ” •
언제부터 넣어두셨던 것인지.
장모님은 깊고 깊어 보이는 가슴 골짜기에서 둥글게 말린 문서를 꺼내 나 를 향해던지셨다.
얼떨결에 받아든 문서는 장모님의 따끈따끈한 온기를 제대로 품고 있었 다.
거기다 굉장히 좋은 냄새까지 났다.
“스미스.”
“아,미안.”
아르델라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나는 장모님의 온기가 담긴 문서를 펼쳤 다.
그곳에는 기계로 찍어 낸듯한반듯한글자가빼곡히 적혀 있었다.
나와 아르델라는 옆에 꼭 붙어 함께 그 문서를 읽었다.
문서에는 많은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대부분 이곳에 오기 전에 행정관인 밀리아님께 들었던 내용이었다.
그러 다가 나와 아르델 라는 같은 부분에 서 고개 를 들었다.
“대장간?”
“사기 증진…?”
『모험가 길드 스미스는 기사와 병사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하루에 한 번. 르벨룸요새의 대장간을 방문해 최소네 시간의 시간을 보낸다.
悒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고 하고 싶은 걸 해도 좋다. 그저 해가 떠서 해 가 지는 동안 서 있으면 족하다.』
나와 아르델 라가 장모님 께 묻자.
“적힌 그대로예요. 그대는 자유롭게 대장간을 방문해서 거기에 적힌 시간 만큼만 서 있으면 된답니다. 말은 해두었으니, 그대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일 은 없을 겁니다. 그저 마련해준 자리에 앉든 서든 시간만 채워주세요.”
“어 …… 예. 어려운일도 아니고요. 그 정도 쯤이 야.”
나는 아르델라를 보다가 장모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에게 따로 허락받지 않아도 좋아요. 이 요새에 있는 동안에는 그대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세요. 나는 그대 가 이 곳에 지 내 는 동안 제공 할 수 있는 모든 걸 제공할 테 니 까요.”
장모님 이 다리 를 반대 쪽으로 교차하며 소파의 팔걸 이 를 두드렸다.
분위 기 가 무거워 졌다.
“아까 봤던 두 녀석을 기억하실 테죠.”
갑자기 무거워 진 분위 기 에 나는 대답 없이 고개 만 끄덕 였다.
“그 둘에게는 밤의 요정을 만들어 줘서는 안 됩니다.”
“콜록, 콜록….”
나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장모님의 눈치를 살폈다.
정확히는 모르지 만, 장모님과 아르델라의 대화를 통해 그 둘이 나에게 무 언가를 하려고 했다는 걸 알게됐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르델라가 둘을 몹시 아끼는 것 같았고 장모님이 말했듯그 둘 역시 아르델라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서, 나중에 밤의 요정을 만들어 아르델라를 통해 둘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걸 장모님이 차단해 버린 것이다.
“단, 그둘이 진심으로 그대에게 사죄하고 성의를보인다면 만들어 주어 도 좋아요.”
“성의라고 하시면?”
“그것에는 기준을 정하지 않도록 하죠. 그건 스미스. 그대가 직접 판단하 도록 하세요. 아시겠나요?”
“……옙. 알겠습니다.”
나는 얼굴에 그늘이 진 아르델라의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끄덕였다.
“좋아요. 그러면 이제 가장 중요한 것만 남았군요.”
장모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델라. 너도 일어나렴.”
?”
침울해 하던 아르델라가 장모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 며 자리에서 일 어났다.
“이쪽으로 오렴.
그리고는 장모님의 옆으로 가 섰다.
장모님은 아르델라와 나란히 서 나를 바라보시더니 신고 계시던 철장화 를 벗으셨다.
나와 아르델라의 고개 가 살짝 삐뚜름하게 기울어졌다.
그러는 동안 철장화를 벗으신 장모님의 손이 골반으로 이동하더니.
“어머니?!”
“어머님?!”
나와아르델라가 동시에 장모님을 불렀다.
왜냐면 장모님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바지를 아래로 쭉 내리셨기 때문 이다.
나는 붉은 장미가 그려진 검은 바탕의 섹시한 팬티와 매끈한 허벅지를 눈 에 담았… 아니, 고개를돌렸다.
“어머니 !! 가, 갑자기 뭐하는 짓입니까?!”
“시끄럽고 너도 얼른 벗으렴.”
“무,무슨…?,,
고개를 돌린 상태지만, 아르델라의 당황한 얼굴에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 다.
“스미스. 어째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거죠?”
“예? 아, 아니 그거야….”
봐도 괜찮은건가?
아니,봐도괜찮으니까벗으신 거… 겠지만,보면 안되지.
하마터면, 함정에 빠질 뻔했다.
속으로 그렇게 생 각하고 있는데.
“듣기로는 모험가길드에서 은등급으로 승급한 모험가들에게 맞춤형을 제작해 주기 위해 치수를 쟀다더군요.”
장모님의 입에서 굉장히 익숙한 상황의 설명이 튀어나와 내 귀로 들어왔 다.
“제 가 그대를 요새로 초대한 가장 큰 이유는 나에 게 맞는 맞춤형을 제 작 하기 위함이랍니다.덤으로이 아이의 것까지.”
“ 아하.”
나는 과거의 나를 향해 엄지를 올렸다.
그랬다. 맞춤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치수를 재야만했다.
“제가 잘못알고 있는건가요?”
“……그런, 거야?”
뒤에서 들려오는두 모녀의 목소리에 나는.
“깃팬과 종이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