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90화 (190/771)

횐 190화〉Ep.190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꽈아악.

양쪽에서 당겨져 심하게 늘어난회색 끈 나시.

“몰드씨. 손 좀.”

당황을 숨기지 못한 얼굴로 내 부탁을 이기지 못하고 대장장이들의 작업 복을 가지고 나온 그녀.

그러나 줄 것처럼 내 밀었던 그녀는 마지 막에 와서 좀처럼 옷을 놓지 못하 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한번 옷을 당기며 그리 말하자.

“정말. 입으실 겁니까?”

“예:

“•••끄응.

99

몰드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잡고 있던 작업복을 손에서 놓았다.

“창고나 시선을 좀 피할수 있는 곳이 있다면 알려 주십쇼.”

나야 그냥 훌러 덩 벗고 옷을 갈아입 으면 그만이 다.

애초에 그냥 시원하게 웃통을 까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다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나중에 시론의 주먹이 내 정수리에 꿀밤을 먹일 것을 알았기에 이 얇은 나시라도 걸치려는 거다.

“이쪽으로.

구릿빛 피부를 가진 몰드씨의 얼굴색이 조금 더 짙어졌다.

주변에서 깡깡울리는 철과 망치 소리를 들으며 그녀를 따라 조금 더 안쪽 으로 들어가자, 훤히 뚫린 외부와는 다르게 일정 간격으로 벽이 들어선 방이 몇 개 나타났다.

“이방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녀 가 지 정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다.

“여기도 공방인가.

밖에 서 본 것들과는 조금 모양이 나 형태 가 다르지 만, 방 안에는 불이 꺼 진 화로와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모루와 망치들이 보였다.

아마도 실력 있는 대장장이들을 위한 개인 공간인 듯싶다.

“하.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셔츠를 벗고 막상 끈 나시를 입으려니 작은 자괴감이 찾아왔다.

크기 라도 얼추 맞아떨 어졌다면 좀 좋았을 텐데.

“이건 뭐 쫄쫄이도 아니고. 터지는 거 아닐까몰라.”

한참이나 작은 끈 나시를 쫙 벌려 억지로 머리를 비집어 넣었다.

“생각보다… 잘늘어나는데?”

특별한 소재로 만든 걸까.

나시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고무줄처럼 쭉쭉 늘어나더니 머리를 쏙 내빼고 아래로 끌어내렸더니 몸에 아주 딱 맞게 달라붙었다.

“편한데?”

겨드랑이와 가슴팍이 훤히 드러나 훨씬 시원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팔을 움직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셔츠나 나른 상의 를 입으면, 항상 꽉 조이 는 느낌 에 조금만 몸을 크게 움 직여도 찢어질 것처럼 팽팽해져서 항상조심히 움직였는데 이건 그런 부분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비주얼이 조금 충격적이 기는 하지 만, 그걸 제외하면 아주 마음에 드는 옷 이다.

“털을 다밀어놔서 다행이네.”

자기만 털이 없는 건 불공평하다고 날뛰던 시론은 소중하고 소중한 내 자 지털을 밀어버리겠다고 선언했고, 나는 타협에 타협을 거쳐 별 쓸모도 없는 겨털을 내어주는 것으로 좆털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래도 날마다 쉬지 않고 섹스를 해서 그런지 근육이 완전히 죽진 않았 구만.”

밖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에 나는 잠깐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며 근육을 풀었다.

충분히 몸을 푼 다음, 벗어둔 셔츠를 챙기고 다시 밖으로 나왔一

“으아아악!!”

“뭐,뭡니까?!”

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쭈그려 앉아버린 몰드씨.

그녀는 무릎을 끌어 안으며 그 속에 얼굴을 완전히 파묻은 상태로 웅얼거 리듯 말했다.

“왜,왜 다 벗고 나오신 겁니까?!”

“•••꾈예?”

몰드씨의 외침에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옷이 찢어져 버린 줄 알고 얼른 고개를 숙였다.

“•••꾈?”

당연하지만 옷은 멀쩡했다.

피부에 찰싹 달라붙은 녀석을 잡아다가 놓으니 착一!! 하고 찰진 소리까 지났다.

“제대로 입고 있습니다만.”

“제가 벗고 계신 걸 봤습니다!!”

아니 이 여자가?

옷이 좀 많이 꽉 끼어서 위에만쫄쫄이를 입은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가릴 부위는 다 가리고 있다.

뭐. 가릴 부위 라고 해봤자 가슴이 전부이긴 한데 ….

……그러니까 내가왜 가슴을 가려야하는건데.

시작도하기 전에 기운이 다시 빠져나갔다.

아니. 아니 지. 정신 차려라 스미스 씹새 야.

찬란한 미래를위한과정이 겨우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감내 할수 있다.

겨우 정신을 다잡은 나는 바닥이 쭈그려 앉은 몰드씨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꽉 붙잡았다.

“히익?!”

“아니,뭡니까 그 반응은. 누가 보면 잡아먹는 줄 알겠네.”

“이, 이거 놓으십쇼!! 저는 대장장이의 신께 순결을 맹세한 장인이란 말입 니다!!”

“누가 뭐 랬습니 까. 잠깐 손 좀 줘 봐요.”

정말이지 이곳 여자들은왜 이렇게 힘이 쌘 건지.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보기 좋은 근육이 잘 잡혀 있는 예쁜 여자인데 아무 리 팔을 잡고 잡아당겨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 장장이 랑 순결이 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건데 .

“빨리 손 좀 줘 봐요. 아님, 진짜로다 벗어 버립니 다?”

“히익!! 여, 여기 있습니다!!”

몰드씨가 기겁하며 나에게 붙잡힌 손을 쭉 내뻗었다.

나는그걸 가지고 내 배에 찰싹 달라붙은 나시를그녀의 손에 가져대 주었 다.

“자, 봐요. 제대로 입고 있다니까?”

“•••꾈?”

고개는 여전히 무릎에 처박은 상태로, 몰드씨는 내 복부를 손바닥으로 더 듬더듬 만지다가 가끔 흠칫하고 몸을 떠는 괴상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진짜... 입으셨군요.”

“그렇다니까. 누굴 진짜 변태로 아시나.”

“……죄송합니다.”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몰드씨는 구릿빛 피부가 달아오를 정도로 얼굴에 열기를 내뿜으며 나에게 몇 번이고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좌우로 흔들리며 내 눈을 즐겁게 만 들어준건 덤이다.

이번만입니다.”

크게 잘못한 것도 없고 미녀가 이렇게 허리까지 숙여 사과하는데 받아주 지 않을 그런 남자가 어디 있으랴.

“그런데 여기 방들은 다뭡니까?”

그 질문에 몰드씨는 나를 힐끗힐끗 살피며 대답했다.

“상급… 대장장이들이 개인,의뢰를받았을… 때 사용하는개인실입니다

본인은 나름대로 매끄럽 게 이 야기를 했다고 생 각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눈이 나를 곁눈질 할 때마다 말꼬리가 길게 늘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방도주인이 있었겠네요.”

접니다』

그녀 가 슬쩍 손을 들어 보이 며 헛기침을 내 뱉었다.

마치, 자신이 대단한 대장장이라는 것을 나에게 어필하는. 그런 느낌이랄 까.

나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그냥 고개 만 한 번 끄덕 였다.

“아, 그리고 밖에서 작업하고 계신 분들 옆에서 좀 구경해도 괜찮습니 까?”

“어 …… 괜찮기는 한데… 자, 잠시만 여기 계셔주십시오.”

몰드씨는 나를 혼자 남겨두고 왔던 길로 빠르게 뛰 어갔다.

그리고 생 각했던 것보다 훨 씬 시 간이 지 난 뒤 에 야 그녀 가 숨을 몰아쉬 며 돌아왔다.

내 앞에 선 그녀는 화들짝놀라며 얼른 아래로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나 웃기게도 스스로 눈을 내리깐 그녀의 눈동자는 조금만 시간이 지 나도 계속해서 위로 올라와 내 몸을 힐끗힐끗 살피기 바빴다.

“그,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갑자기 몸을 만지는 행위 는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니, 안 그런다니까?”

“예, 예. 그, 그렇죠. 죄송합니다.”

아까팔을 붙잡혔던 걸 아직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가겠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몰드씨는 이상할 정도로 숨을 여러 번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뒤를 따라 다시 밖으로 걷는데, 아까와 달리 시끄럽게 들려와야 할 철과 망치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완전히 밖으로 나와서 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달궈진 철을 두드리는데 정신을 집 중하고 있던 대장장이들이 일제히 작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뭐야. 왜그래요.

다들 새빨갛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앞에 놓고 어째서 나를 빤히 보고 있는 걸까.

치이익一

고요한 적 막 속에 서 무언 가가 타들어 가는 소리 가 들렸다.

슬쩍 고개를 돌렸더니 , 한 대 장장이 가 멍한 눈으로 콧구멍에 서 선홍색 액 체를 주르륵 흘리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떨어진 코피가 아래에 달궈진 쇳덩이에 닿을 때마다 까만 연기를 내며 방금들었던 소리가생겨났다.

깡깡깡!!

고막을 때리는 둔탁한 소리.

몰드씨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작은 망치로 근처 모루를 강하게 때려 데며 말했다.

“다시 작업들 시작해!!”

—아.

—자, 작업… 해야지.

—온도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 조금만 더 달굴 필요가 있어 보여 … 큼큼.

대 장장이들은 저마다 한 마디 씩 내 뱉으며 급히 나에 게서 시 선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몇 초를 가지 못하고 다들 이런저런 이유를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다시 나를힐끗보기 시작했다.

나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一

“푸흡!!”

“피,피가….”

왼팔을 들었을 뿐인데 여 기 저 기서 앓는 소리와 함께 코를 부여잡는 대 장 장이들이 속출했다.

“스미스님.”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더니, 뺨을 붉힌 기에나가 앞에 서 있었다.

“저는 괜찮다고 생 각합니 다만, 시론과 다른 아이들이 보기 에는 다소 노출 이 과하다고 발언할 의 상이 라 생 각됩 니 다.”

“그건 그렇지.”

가슴. 그것도 딱 젖꼭지 위 만 가리고 나머 지는 사실상 훌러 덩 까버린 거 랑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심지어 몸에 착 달라붙어 그간 단련한복근의 라인까지 고스란히 내보이 고 있으니 사실상 웃통을 까고 있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망치질할건데 이걸 입고할수는 없잖아.”

“망치질…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나중에 제가설명하 도록 하겠습니다:

기 에나는 길게 묻지 않고 조용히 대 장간을 나갔다.

시론이 남아 있었다면 진즉에 꿀밤부터 먹이려 들었거나, 여기 있는 대장 장이들과 크게 드잡이 질을 했을 확률이 매우 높았을 텐데.

역시기에나…….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랑스러운 연인.

이건 나중에 침대 위에서 귀여워해 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잠깐 기에나의 신뢰에 감동한 후.

“그럼.

나는 망치질을 알려줄 만한 대장장이를 찾기 위해 천천히 걸었다.

**

“아씨…….”

흘러 내 린 코피 를 손등으로 닦은 말리 나.

그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쇠에 떨어진 자신의 피를 보며 얼굴을 구겼다.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무구에 절대로 피를 묻혀서는 안 된다.]

대 장장이들이 절대로 어겨서는 안 될 불문율 중 하나였다.

이유는 잘 모르지 만, 아주 오래 전부터 내 려오는 대 장장이들의 규칙 이 었 기에 말리나는 완성이 가까운 쇠를 망설임 없이 바닥에 내렸다.

‘하•••병신 같은 년.’

오 년이 라는 시간 동안 허드렛일을 하고서야 겨우 망치를 붙잡을 수 있게 됐는데 망치를잡은지 일 년도되지 않아쫓겨나게 생겼다.

안 그래도 작업 속도가 느린데 방금 완성을 앞둔 녀석에 자신의 피를 묻혀 쓰지 못하는 고철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오늘 할당량을 맞추려면 식사도 거르고 밤을 꼴딱 넘겨야지 겨우겨우 맞 출수 있을것이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다 말아먹으려고 드냐. 이 병신년아!!’

말리 나는 스스로를 욕하며 얼른 화로에 서 새로운 철을 꺼 내 모루에 올렸 다.

‘근데 … 도시 남자들은 다 저런가?’

태 어나서 본 남자라고는 아빠와 마을 아저씨들이 전부인 그녀.

게 다가 막 대 장장이 가 된 그녀 가 스미스의 출신을 알기 란 사실상 불가능 했기에 생겨난오해였다.

‘어차피 먹지도 못할 거… 봐서 뭐해. 일이나 하자.’

상대는 영주님께서 직접 초대하신 손님이다.

먼발치에서 봤던 영주님은 무척이나 아름다우셨다.

그런 영주님의 손님이 이런 대장간에 있는생겨 먹다 만년들에게 관심이 나가지겠는가.

‘나중에 숙소 가서 보지나 좀 쑤셔야지.’

자신의 일을 망쳤으니, 좀 전에 봤던 모습으로 자위를 하는 것 정도는 해도된다고.그녀는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다들 작업 안하나.’

말리 나는 너무나도 고요한 주변에 살짝 얼굴을 구겼다.

‘씨발... 피만 안 떨 어졌으면 나도 좀 더 구경하는 건데.’

그녀는 다른 선배 대장장이들을 속으로 부러워하며 새로운 쇠를 망치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캉, 카앙, 캉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아쉬움을 망치에 담아 강하게 내려치기를 몇 번.

담금질을 위해 망치를 잠깐 내려놓고 집게에 잡힌 철을 가지고 몸을 돌렸 다.

치이이익—!!

달아오른 쇠 가 물에 들어 가자마자 뜨거운 수중기 가 올라왔다.

‘……근데 언제까지 구경만할생각이야?’

이제는 부러움보다는 걱정이 될 정도로 침묵이 길다고 느껴졌다.

내알바야. 알아서들하겠지.’

솔직히 아까 피만 떨어트리지 않았으면 자신도 한동안 그 남자에게서 시 선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도시 남자들은 다들그렇게 개방적인가?’

망치질을 잠깐 멈췄다고 곧바로 자신이 코피를 뿜게 만든 남자가 생각났 다.

‘잠깐화장실에서 쑤시고 올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그 남자의 드러난 가슴팍이 눈앞에 아 른거렸다.

‘좀만 더 참자….’

말리나가 앞날과 자위를 가지고 저울질을 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실례합니다.”

바로 뒤에서 들려온 낮고 굵은 목소리.

말리 나는 순간 성욕에 환청을 들은 것이 라 생 각했다.

그러나.

“저기요?”

“히익?!”

어깨를톡톡두드리는 감촉에 환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뭐,뭐 야?! 왜? 호, 호, 호혹시 내 가 입 밖으로 뭐라 했나?!’

온갖 불안한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들이닥쳤다.

“저기요?”

“아,네, 네네, 넷?!”

남자의 부름에 말리 나는 너무 놀란 나머 지 잔뜩 갈라진 목소리 로 대 답하 며 몸을 돌렸다.

그리 고 눈에 들어 오는 발칙 한 남자의 몸.

푸훅一

말리 나는 코가 시 큰해 지 는 걸 느끼 자마자 한 손으로 코를 아주 강하게 부 여잡았다.

“……괜찮으십니까?”

“예, 옙. 괜찮쓰니다아.”

코를 붙잡아 발음이 뭉그러져 굉 장히 꼴사나웠으나 그녀는 그걸 신경 쓸 정신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진짜 잘생겼다.’

몸매도 몸매지만 무엇보다 얼굴이 정말 끝내줬다.

선이 굵은 것도 마음에 들었고 이목구비 가 몹시 뚜렷한 것도 정말 매력적 이었다.

무엇보다 신비로워 보이는 검은 눈동자까지 .

마을 아저씨들과는 비교하는 것부터가 죄를 짓는 느낌이 었다.

“ •••까요?”

남자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의 귓가에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

말리나는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죄, 죄 송합니 다. 뭐 라고 말씀하셔 써요?”

“바쁘신 게 아니면 망치질하는 것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 해서요.”

“망치… 지리요?”

“네.망치질요. 가능하면 자세까지.”

“짜아세…?”

순간 말리나의 머릿속에 수만 가지의 장면이 그려졌다.

저 굵은 손목을 붙잡고 친절히 망치 질을 알려주는 자신의 모습.

등 뒤에 서서 자세를 교정해주는 자신.

옆에 달라붙어 친절한 설명을 하는 모습까지 .

‘하지만…….’

당장 오늘 배정된 할당량을 채우기에도 그녀는 버거웠다.

......

“역시 … 힘들까요?”

아.”

언제였을까.

남자가 애교를 부리면 알면서도 당해줄 수밖에 없다고 병사와 기사님들 이 떠들던 걸 주워들은 기억이 있다.

‘진짜였어…….’

시무룩한 남자의 표정을 보자마자 마음이 녹아내리다 못해 아랫배를 누 군가가 망치로 두들기는 것처럼 쿵쿵떨려왔다.

말리나는 남자의 등 뒤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수많은 선배 대장장이들 과눈이 마주쳤다.

—망치로 처맞기 싫으면 눈치껏 하자. 눈치껏.

—니 짬에 누굴 가르친다고그러냐. 미쳐가지고.

—지랄 말고 일이나 하렴. 대갈통 깨지기 싫으면.

누구 한 사람 빠지지 않고 살벌한 뜻을 내포한 눈빛을 쏘아댔다.

하지 만 그녀들은 몰랐다.

“아뇨. 안 힘드러요. 제가, 제가 알려드리게요.”

언제나 군말 없이 시킨 일을 묵묵히 하던 막내에게 반골의 기질이 있을 거 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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