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92화 Ep.19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스미스와 헤어진 후.
아르델라를 따라 걷던 시론이 슬그머니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
“그런데 진짜 패도 돼?”
“패는 게 아니라대련이다.시론.”
“……그게 그거지.”
아르델라는 입술을 내밀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시론을 보며 작게 웃었다.
그 미소는 아주 찰나였기에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가 스미스 이외의 사람 앞에서 감정을 내보였다는 거다.
“근데 갑자기 대뜸붙어보자고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그부분은내가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 않아도괜찮다.”
“걱정안했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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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 눈을 가늘게 만들어 아르델라를흘겼다.
멀어지는 대 장간을 계속 뒤돌아보던 케르낙스가 작게 한숨을 내쉬 며 말 했다.
“영주님께선 여전히 가차 없으시군요.”
“그렇지.”
아르델라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손익을 철저히 따지고 가문에 충분히 득을 가져다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존재.
아르델 라가 생 각하는 모친은 그런 작자였다.
‘이젠… 나도 별반다를게 없어졌나.’
그녀는 어제 모친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무거운 숨을 짧게 내뱉었다.
옆에 붙어서 걷던 시론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사람이 많은 건 둘째치고 너무 낭비 아니야?”
대도시 규모를 가진 르벨룸 요새.
주변 환경만 뒤를 받쳐준다면야 요새의 규모는 크게 이상할 게 없다.
원래 요충지의 중요도와 비례해 그 규모가 커지는 법이니까.
그런데 이곳 르벨룸은 조금 기이했다.
일단 인근 주변에 도시는커녕 마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게 다가 뒤 로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비 쩍 마른 땅에 앞으로는 발이 푹 푹 빠지는 사막이 다.
매우 척박한 땅. 그렇다고 마차가 드나들기 위한 길이 따로 나 있는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해서 얻을 것도 없는데 다닐만한 길조차 없어 교통이 매우 불편한 그런 곳이다.
게다가 요새를 구성하고 있는 인구의 대부분이 병사 혹은 기사로 이루어 져 있었다.
시론의 눈으로 보기에는 어떻게 굴려 먹더라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 조였던 것이다.
식 량의 자급자족도 정도가 있지.
대도시 규모의 인원이 먹을 만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는 하루가 멀다고 나가서 사냥을 해와야 한다.
게 다가 가장 중요한 식수는 또 어떤 가.
역시 어떻게 봐도 돈이 줄줄 새 어나가는 구조였다.
시론의 물음에 아르델 라는 고개를 끄덕 이 며 대 답했다.
“지금은확실히 수익보다는지출이 큰상황이다.”
“지금은?”
“그래. 언제 몬스터 웨이브가들이닥칠지 모르니 다들요새 밖으로 나가 질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건만 아니 었다면, 밤낮 가리지 않고 기사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나가 몬 스터나 희귀한 마수를 잡아다가 가져온다.
사막에는 대륙에서 보기 힘든 희귀종이 많기에 적은 숫자로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산물들이 가득 나온다.
가끔은 부르는 게 값인 것도 나오기 에 크진 않아도 요새는 분기 마다 약간 의 흑자를 기록하는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거 기 에 시 론이 지 적 한 가장 큰 소비 인 식 량과 식 수.
만 단위 가 넘는 인원이 먹고 마실 것들이니 당연히 가격이 결코 가벼울 수 가없다.
그러나 숫자가 많다는 것은 한 번 거래할 때 그만큼 대량으로 구매를 한 다는 소리고 조금만 이문을 남겨도 크게 이득을 취 할 수 있다는 결과로 이 어 진다.
분기마다 이루어지는 입찰 경쟁.
수많은 상단은 이 르벨룸 요새에 보급할 식량과 식수의 입찰권을 따내기 위해 각자가 구할 수 있는 질 좋은 식 자재를 본인들이 감수 할 수 있는 최 대 한까지 가격을 떨어트려 치열하게 경쟁한다.
덕분에 르벨룸 요새는 매번 질 좋은 식자재를 대륙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 으로 사들이고 있다.
“그런 거다.”
아르델라는 어떻게 보면 외부인이라고 치부해도 좋을 시론에게 필요 이 상으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에 시론은눈을 껌뻑이며.
“사막에 몬스터가그렇게 많아? 아니, 많다고듣기는했는데… 몇 년이나 처 잡아도 계속 잡을 놈들이 나온다는 건 좀 이상하잖아.”
“그러게 말이다.”
그 질문에 대해선 아르델라도 명확하게 무어라 답해줄 수가 없었다.
그녀 역시 한때 시론과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으나 대륙과 달리, 자칫 길을 잃었다가는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막을 그런 의문만 가지고 탐색할 수 는 없는 노릇이 었다.
“스미스도 사막 출신이지 않나. 몬스터들 중에도 스미스 같은 녀석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 아.”
“확실히.”
아르델 라와 시론은 뒤 를 따르던 케 르낙스의 말이 그럴듯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같이 씨를뿌리는 몬스터라니.
“… …근데 . 그러면 그 새끼 가 남왕이 어 야 하는 거 아닌가?”
시 론의 질문에 아르델 라와 케르낙스가 눈을 껌 뻑 였다.
결국 셋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에 대한의문을 해결하지 못했다.
**
북쪽 성루.
시론은 빼곡하던 건물들의 틈을 나와 시원하게 탁 트인 연병장을 보며 휘 파람을 불었다.
연병장은 완전 무장을 갖춘 기사들이 서로 날이 무딘 검을 주고받는 소리 로 가득 차 있었다.
기 사뿐만 아니 라, 병사들도 각자 촉이 달리 지 않은 기다란 봉을 가지고 창 을 휘두르든 서로를 향해 거침없이 몸을 섞는 모습을 보였다.
네 방위에 설치된 성루.
그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연병장.
전시에 원활한 이동을 위해 성벽 아래의 일정 범위는 전부 빈 공터로 이루 어졌으며 성루 앞엔 빠른 보급과 부상자의 수용을 위해 연병장과 작은 시설 이 설치되어 있다.
훈련에 열중인 기사들은 아르델라가 왔음을 알아차렸음에도 별도로 대 련을 멈추거나 하지 않고 계속해서 상대방과 검을 섞었다.
“단장님.
시론과 케르낙스에게도 무척 익숙한 목소리가 연병장구석에서 들려왔다
땀에 젖은 벨라니스가 그녀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아르델라는 자신의 부관에게 물었다.
“두 녀석은?”
“한시간전부터 와계십니다.”
“이쪽으로 데려와라.”
벨 라니스가 고개를 끄덕 이 며 아르델 라를 지 나쳐 작은 시 설로 들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아르델라와 같은 머리 색을 가진 소녀 둘을 뒤에 데리고 돌아왔다.
“모셔왔습니다.”
벨라니스가 옆으로 물러났고 아르델라는 안색이 어두운 동생들의 얼굴 을 제대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첫날 환하게 웃으며 안겨 왔던 막내 아리 아.
그리고 막내보다 조금 더 잔머리 가 좋은 차녀 아루아.
눈이 내 린 것처럼 새하얀 머리 칼을 제외하고도 세 자매의 얼굴은 누가 뭐 라 하더라도 자매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닮아 있었다.
아르델 라는 둘의 침울한 모습에 조금 마음이 아팠으나.
“너희는 입이 없는것이냐.”
장녀의 입이 열리기 무섭게 차녀와막내가 어깨를크게 떨었다.
그녀들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슬쩍 들어 올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아루아 필로리 이다.”
“아리아 필로리 아다.”
시론은 앞에 나선 아르델라의 눈치를 보다가귀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아, 예. 은등급 모험가 시론이라고 합니다.”
은등급 모험가 정도면 나름 귀족들에 게도 대접을 받을 수준이 었으나, 그 건 어디까지나 시골 영지를 가진 약소 귀족들에게나 먹히는 정도였다.
모험가의 건방진 태도에 두 자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시론 역시 둘의 반응을 모르지 않았으나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 뒤에 서 있던 케르낙스가 앞으로 나왔다.
“케르낙스라고 합니다.”
시론과 달리, 케르낙스는 나름에 예를 차려 둘에게 인사했다.
두 자매 역시 케르낙스가 걸치고 있는 갑옷이 본인들 가문의 기사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러운 모험 가와 기 사의 소개.
두 자매는 아르델 라를 물끄러 미 보았다.
그녀는 동생들의 시선을 받으며 말했다.
“이 둘은 몬스터 웨이브가들이닥치면 너희와 함께 동쪽 성루를 맡아줄 거 다.”
그 말에 주름졌던 둘의 이마가 펴졌다.
“ 단.,,
다시 한번 시론과 케르낙스의 얼굴을 확인하려 던 둘은 다시 고개를 돌려 장녀를 올려다봤다.
“너희 중 한 사람은 여기. 모험가 시론과 대련을 해줘야 한다. 그게 그녀의 조건이다.”
“•••꾈.”
생각이 있다더니.
시론이 슬쩍 눈알을 굴려 아르델라를 노려봤다.
아르델라는 모른 척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시론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 맞습니 다. 저랑 대련 한판 해주시죠.”
작게 콧방귀를 끼며 대답하는 모험가의 태도에 두 자매의 미간에 다시 주 름이 생겼다.
정 말 사내의 손이 라도 빌려 야 할 정도로 내몰린 처지 만 아니 었다면 단칼 에 거절하고 얼굴에 침이나 뱉어줬을 텐데.
두 자매는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다. 벨라니스.”
단장의 부름에, 옆에 서 있던 벨라니스가몸을움직였다.
—그만!!
넓은 연병장에 울려 퍼지는 당찬 목소리.
난잡하게 몸을 섞고 있던 이들이 거짓말처럼 동작을 멈추며 거리를 벌렸 다.
지금부터 벌어질 일을 구경이 라도 하겠다는 듯이 주변으로 넓게 흩어진 기사와 병사들.
시론은 눈치껏 비어버린 연병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르델라는 두 동생에게 말했다.
“한 사람이라고 했지만, 둘이 합격을 펼쳐도 좋고 한 사람만 나서도 좋다.”
‘합.. 격?”
막내 아리아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되물었다.
차녀 아루아도 비 슷한 반응을 보였다.
아르델라는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팔짱을 끼며 입을 다물었다.
“••••꾈.”
“••••꾈.”
단호한 아르델라의 반응에 아리 아와 아루아는 서로 눈치를 봤다.
그때, 연병장에 선 시론이 주변에 흩어진 모두의 귀에 들리게끔 큰목소리 로말했다.
“시간 아까우니까,그냥둘이 동시에 덤비시죠?”
빠득—
막내 아리아가 이를 꽉 깨물었다.
‘일개 모험가 나부랭이가 감히 … …!!’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봤자 모험가.
무엇으로 존경하는 언니의 마음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선을 넘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고작해야모험가가….주제를 깨닫게 말들어 줄게.’
!..
!
.........
“언니는구경이나해.”
그래.”
아루아는 막내 아리 아를 말리 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뒤돌아 연병장으로 향하는 막내를 조금 걱정스러운 눈으로 봤다.
‘아델 언니 가 괜히 합격 이 란 말을 꺼 냈을 리 가 없어.’
아루아는 정말 인정하기 싫었지만, 연병장에 서 있는 붉은 머리 모험가의 실력이 자신과동생 아리아가 함께 덤벼도 어찌하지 못할 정도의 실력자일 거라는 결론을 내 렸다.
아루아는 자신의 자존심을 굽힐 정도로 장녀 아르델라를 신뢰했다.
시론은 자신의 앞에 선 아리 아를 보며 말했다.
“혼자 덤비는 겁니까?”
“그렇다.”
“쯧•••귀찮게.”
꿈틀一
아리아의 눈매가 더욱 사납게 휘 었다.
마지 막은 정 말 의 도하지 않은 혼잣말이 었지 만, 거 리 가 너무 가까웠던 탓 에 아리아가들어버리고만 것이다.
그때, 벨라니스가 둘에게 다가왔고 아리아를 향해 검을 내밀었다.
“•••대련이라고하지 않았나요?”
언니 아르델라의 부관이자 오랫동안 곁에서 보필한 믿음직한 기사 벨라 니스.
아리 아, 아루아 두 자매 가 존칭을 쓰는 몇 없는 인물 중 한 사람이 었다.
그런 아리 아의 물음에 벨라니 스는 무심 한 표정 으로 검을 그녀의 손에 쥐 어주며 대답했다.
“단장님의 지시입니다. 아리아님께선 신경 쓰지 마시고 가진바 전력을 다 해 검을 휘두르시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력입니다.”
“……알겠습니다.”
무척 이 나 마음에 들지 않는 주문이 었으나 아리 아는 고개를 끄덕 였다.
“저쪽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겁니까?”
“저 모험가는 격투술을 사용합니다.”
“그렇군요….”
더는 질문이 없었기에 벨라니스는 아르델라의 곁으로 돌아갔고 아리아와 시론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거리를 벌렸다.
‘……건방진 년.’
아리 아는 수백 명이 지 켜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얼굴에 귀 찮다는 감정 이 가득한 모험 가를 죽일 듯이 쏘아봤다.
더욱 화가 나는 건 그런 자신의 눈빛을 받고도 조금도 표정에 변화가 없는 점이었다.
시론을 향한 아리 아의 독기가 절정에 달할 즘.
아르델라가 무심하게 아리 아를 향해 말했다.
“준비 가 끝나면 재 량껏 시 작하도록 해라.”
아리 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존경하는 언니는 방금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원할 때 선공을 하라고.
‘내 가, 내 가 저년보다 하수라고?’
인정할수 없었다.
어딜 노려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허점투성이인 모험가보다 자신이 아래라 니.
수많은 몬스터를 도륙하고 흉폭한 마수도 몇 사냥했다.
기사들을 상대로도 많은 승리를 거뒀다.
비록 격투술을 사용하는 상대와 겨루는 건 처음이지만, 그래봤자 변변찮 은 장비 하나 거치지 않은 맨몸이다.
‘강기를 다루는 금등급도 아닌 주제에.’
아리 아는 검을 뽑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존경하는 언니의 요구였으니 진심을 다해 검을 휘두를 생각으로 검을 꽉 쥐 었다.
‘어디 팔 병신이 되고도 그 표정을 유지 할수 있을지 두고 보자.’
아리아는 몸 안에 깃든 마력을 모조리 두 다리에 집중시켰다.
반응할 틈도 없이 달려들어 오른쪽어깨를베어낼 생각으로 자세를 잡았 다.
그녀는 자신이 오른팔을 노리고 있다고 광고하듯 노골적으로 그곳을 노 려봤다.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보라는.
씨익.
모험가의 입꼬리가 삐뚜름하게 비틀렸다.
명백한 비웃음이 었다.
동시 에 아리 아가 품은 독기 가 터 져 나오는 기폭제 가 되 었다.
파앙一
공기가 터져나가는 굉음과 함께 아리아가 밟고 서 있던 연병장 바닥에 금 이 일었다.
아리아의 신영이 순식간에 시론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스무 걸음 이상 벌어져 있던 거리가찰나에 다섯 걸음까지 좁혀졌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마력을 팔 할을 다리에 쏟아부은 결과였다.
스스로가놀랄 정도로 빠르게 좁혀진 거리.
아리아는 검을 휘두를 간격을 계산하며 두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그녀는 확신했다.
다음 걸음에 서 검을 그어 올리는 것으로 이 상황이 마무리될 거라고.
아리아는 오로지 목표인 팔을 베어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시선을 거기서 떼 지 않았다.
그렇기에 시론의 눈동자가 코앞까지 다가온 자신을 또렷이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내디뎌진 세 번째 걸음.그리고.
“흐읍…!!”
아리아는 있는 힘껏 검을 그어 올렸다.
카앙一!!
그리고 가로막혔다.
“병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귀 에 날아드는 조롱.
아리 아는 두 눈을 부릅뜨며 뒤 로 물러 나기 위 해 발을 굴렀다.
꽈아악一!!
“큭?!,,
그러나쥐고 있는 검이 어딘가에 깊게 박힌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아리아의 시선이 검을향했다.
칵, 카각.
모험가의 발에 짓밟혀 연병장바닥에 깊게 박힌 검.
시론은 위 로 그어 지는 아리 아의 검을 가볍게 밟아 누르는 것으로 막아낸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건 스미스가 만든 ‘밤의 요정’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 턱이 없는 아리아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그 대로 굳어버렸고.
시론은 피식 웃으며 밟고 있던 검을 놓아주었다.
강제하던 힘이 사라지자 순식간에 바닥에서 뽑혀 나온 검.
아리아는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칫 뒤로 구를 뻔한 것을 겨우 모 면하며 몇 걸음 물러날 수 있었다.
그런 아리아를 지켜보던 시론이 입꼬리를 비틀며 그녀를 향해 소리 없이 입술만 달싹였다.
갑작스러운 상대의 행동에 아리 아는 마지막 끝마디만 겨우 알아보았다.
‘엉,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