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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212화 (212/771)

횐 212화〉Ep.21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으랴!!”

얼어붙은 코볼트가 허공을 날았다.

당연히 중력의 힘을 거스르지 못한 코볼트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빠르게 아래로 추락했고 얼어붙은 다른 몬스터들과 부딪혔다.

기우뚱 넘어가는 세 마리의 몬스터.

으득一!!

케르낙스의 눌러쓴 투구 안에서 이가 맞물리는 소리가새어 나왔다.

그녀는 방금 시론이 날린 코볼트와 함께 넘어진 몬스터들을 다시 바로 세 웠다.그리고.

—으랏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옆에서 또 다른 얼어붙은 몬스터가 바닥으로 넘어졌 다.

“시로오온!!”

한 시간가량 반복된 시론의 만행에 케르낙스가 결국 터져버렸다.

그녀는 눌러쓴 바이저까지 위로 올리며 성난 얼굴을 고스란히 표출했다.

일일이 들고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시간도 단축 할 수 있고 효 율적 이었다.

문제는 적당히 힘 조절해서 다른 것들과 부딪히 지 않게끔 만들 수 있음에 도 불구하고 전력으로 내던져 꼭 몇 개씩 넘어트리는 점이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루아는 속으로 감탄했다.

자신 같았으면 진즉에 터지고도 남았을 텐데, 케르낙스 그녀는 작업이 거 의 끝나갈때까지 꾹꾹눌러 참은 것이다.

퍼억一

붉은 머리 모험가. 시론에게 언성을 높이며 설교하듯 말을 쏘아대는 케르 낙스를 잠깐 지켜보던 아루아는 앞에 떨어진 얼어붙은 몬스터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게 마지막이야.”

“나도보면 알아.”

아루아는 다가온 아리 아를 보며 날아온 몬스터를 일으켜 대충 빈 자리에 세웠다.

무모하게 상위 개체에 덤벼들었다가 멀리서 다투고 있는 두 사람에게 끌 려다녔던 자신과 달리, 동생 아리아는 안개 속에서 살아움직이는 잡것들을 처리했다.

그러니 원래는 이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혼자 위에 있는 게 조금 불편했던 것인지 지금 보는 것처럼 내려와 마지막까지 열심히 작업을 도왔다.

꼬르륵一

꼬륵

두 자매의 배가 동시에 시끄럽게 울었다.

“빨리 올라가자….”

“그래.”

새벽부터 해가 떠오를 때까지 미친 듯이 움직 였는데 배 가 고프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두분!! 다끝났으니 그만올라가는게 어떨까요?”

아리아의 외침에 귀를 막고 케르낙스의 잔소리를 흘려듣던 시론이 얼른 성문을 향해 내달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케르낙스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바이저를 내렸다.

넷은 무사히 요새로 복귀했다.

박—!! 박—!!

“시 발… 쪼잔한 아줌마 같으니 라고.”

얼어붙은 몬스터를 대충 빈 자리에 돌려놓고 복귀한 넷.

그녀들은 일단급히 배부터 채우려고했다.그런데 위에서 기사하나가내 려오더니 시론에게 솔과물이 담긴 양동이를 건네며 말했다.

‘영주께서 더럽힌 바닥을 닦은 후에 식사를 하시라고 하셨습니 다.’

시론은 얼굴을 와락 구겼고, 선택지가 없었기에 아르델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대충 솔질하고 있는 시론의 옆에 앉아 고기가 잔뜩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던 케르낙스가 피식 웃었다.

“자업자득이다.”

“•••꾈.”

솔질하던 시론이 길게 찢어진 눈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당장이라도 들고 있는 솔을 던질 기세였기에 케르낙스는 슬그머니 시선 을 피했다.

시론이 다시 바닥을 벅벅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자업자득은무슨. 이게 다니가칼질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거거든? 빌어먹 을년.”

“크흠. 큼. 그건 네가 먼저… 도, 도와줄까?”

“다 했다. 다했어. 썅. 빨리도 물어본다.”

케 르낙스는 머쓱한 표정으로 고기를 입 에 물었고, 시 론은 자리 에 서 일 어 나 솔과 물통을 가지고 아래로 내 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스 안에 샌드위치를 가득 담은 시론이 돌아왔다.

그녀는 케르낙스의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무서운 속도로 샌드위치를 입 안으로꾸역꾸역 밀어 넣기 시작했다.

톡. 톡.

샌드위치를 마구 먹던 시론은 누군가 어깨를 두드려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수통을 든 기에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수통을 시론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렇게 먹으면 체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안 체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순순히 기 에나가 건넨 수통을 받아 입에 댔다.

“푸하〜!”

시원하게 수통을 비운 시론은 다시 샌드위치를 입안에 밀어 넣기 시작했 다. 기에나는 빈 수통을 허리춤에 달고 새로운 수통을 꺼내 케르낙스를 향해 가볍게 던졌다.

“고맙다.”

기 에 나는 식 사하는 둘을 잠깐 지 켜보다가 고개를 돌려 성벽 너머를 보았 다.

그곳에는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친 듯이 몰려들었던 몬스터 들이 진을 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는모르겠지만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걱정보다는 의문.

어째서 영주인 아르델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인지 그게 궁금했다.

기에나의 고개가 움직였다.

그곳에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위스키를 병째로 마시고 있 는 아르델이 있었다.

‘무슨 생 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군.’

기 에나가 얼음 의 자에 앉아 있는 아르델을 보고 있을 때, 박스에 가득했던 샌드위치를 비워버린 시론이 입가를 손등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야. 언니한테 말해서 너도 여기 오면 안돼?”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저분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더군요.”

시론이 고개를 돌렸고 거기에는 위스키를 홀짝이는 아르델이 있었다.

“망할 아줌마….”

새벽부터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시론이 이를 바득 갈았다.

충성을 맹세한 영주에게 보이는 불손한 태도.

주변에 있던 기사들이 발끈할 수 있었지만, 그녀들은 아무것도 못 본 척 시 선을 돌렸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큰 이유는 당사자인 아르델이 은근 히 시론을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는 걸 숨기지 않고 겉으로 표출하고 있는 게 컸다.

케르낙스와 기사들은 아직도 영주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을 뇌리에서 지 울 수가 없었다.

그건 아리아, 아루아. 두 자매 역시 마찬가지였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며 눈치를 보던 두 자매가 조 심스럽게 일어나세 사람이 있는곳으로 향했다.

“뭐야.”

그림자가 드리운 것에 고개를 돌린 시론은 다가온 자매를 향해 눈을 껌뻑 였다.

“그, 잠깐 앉아도 괜찮을까요?”

아리아가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러던가.”

시론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고 두 자매는 살짝 떨어진 곳에 셋을 마주 보는 형태로 앉았다.

“뭐.할말 있으면 해.”

“아,그게….”

할 말은 많았으나, 막상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보고 앉으니 어떤 주제를 먼 저 꺼내야좋을지 고민이 됐다.

잠깐 시선을 교환하던 둘. 언니인 아루아가 시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영주님과면식이 있으십니까?”

“여기서 처음봤는데?”

시론이 하품을 길게 하며 눈을 껌뻑였다. 실컷 몸을 움직이고 배가불러오 니 식곤증이 찾아온 탓이다.

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말을 이 었다.

“난 모르겠고 우리 엄 마랑은 만난 적 이 있다곤 하더 라. 뭐 치고받고 싸웠 다는 걸 보면 친한 사이는 아닌 모양이던데.”

태연한 시론의 대답에 반응한것은뒤에 서 있던 기에나였다.

“그 말씀은 시론의 모친께선 저분과 대등한 실력을 가지고 계시다는 거군 요.”

“……그런가?”

시론이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그 반응은 뭐냐.”

“몰라.엄마한테 많이 처맞긴했는데 진짜그냥 맞기만해서 잘모르는걸 어쩌라고.”

제대로 말을 하기 시작할무렵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맞으며 자랐다. 도 망치기 전까지도옷깃 한번 스치지 못한 걸 생각해 보면 분명 강한 건 맞는데 그렇다고 새벽에 보였던 아르델과 같은 무위를 지녔냐고 물어본다면 솔직 히 모르겠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발길질에 주먹질이 전분데 어떻게 비교를해.’

시론은 떠나기 전 기억을 떠올리며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 반응을 지켜보던 기에나와 케르낙스는 그 이상 모친과 관련된 이야기 를 꺼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며 입을 다물었다.

반면,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자매는 시론의 대답에 확신했다.

그녀 가 생 각하는 것과 다르게, 자신들의 모친과 눈앞에 있는 모험 가의 모 친이 상당히 사이가좋았을 거라고.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들의 모친이 그녀의 모친을 꽤 좋아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여 겼다.

‘그게 아니라면 어머니께서 그렇게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셨을 리가 없어.’

시론을 향해 올라가던 입꼬리를 둘은 생생히 기 억하고 있다.

단언컨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모친이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걸 어제 목격한 것이다.둘에게 있어선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삐이이익—!!

다음 질문을 하려던 아루아는 날카로운 호각 소리 에 얼른 자리 에 서 일어 났다.

그녀뿐만 아니 라 저 마다 휴식을 취 하고 있던 기사와 병 사들이 벗었던 투 구를 눌러쓰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저도가보겠습니다.”

기에나는 케르낙스에게 주었던 수통을 넘겨받으며 북쪽 성루로 뛰어갔다 •

“흐아암〜 쩝… 낮잠이나 한숨자려고 했더니.”

시론은 길게 하품을 토하며 두 자매와 함께 성루로 올랐다.

성벽 너머, 분주하게 움직이던 몬스터 무리가 요새를 향해 진군해오고 있 었다. 그런데 그 속도가 조금 심상치 않았다.

“……존나느리네 시발.”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를 향해 진군해오고 있는 무리의 속도는 지나칠 정도로 느릿했다. 족 히 한시간은지나야겨우사격 범위 안에 들어올 것으로보였다.

그때, 갑자기 성벽 아래에 커다란불길이 피어올랐다.

고개를 돌리니 마법사로 보이는 이들이 지팡이를 들고 분주하게 성벽을 돌아다니며 아래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뭐하는 거래.”

“글쎄.

시론의 질문에 케르낙스가 어깨를 으쓱였고, 대신 자매 중 언니인 아루아 가 본인의 생 각을 이 야기했다.

“아래에 남은 몬스터의 사체를 태우려는 걸 겁니다.”

“그래 보이긴 하네.”

성루에 몸을 길게 내뺀 시론이 고개를끄덕였다.

불의 장작 역할을 하고 있는 것들이 그녀의 말대로 죄다 몬스터의 사체였 기 때문이다. 애초에 탈 만한 게 그것 말고는 없었다.

“그런데 굳이 지금 태워 야 하냐?”

“그러게 말입니다….”

몬스터 무리가 진군해오고 있으니 곧 또 다른 방어전이 시작될 것이 다. 그 럼 다시 시체 가 쌓일 것이고 다시 불을 지펴 야 한다.

‘번거롭고 비효율적이야.’

다른이유가 있다.

단순히 사체를 태우기 위함이라면 그걸 지금 행할 이유가 없었다. 그 명령 권자가 모친이라면 더더욱.

하지 만 작은 호기 심을 해 결하고자 위 험을 감수할 만한 용기를 가진 이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넷은 각자의 생각을 가슴에 품고서 몬스터 무리 가 다가오는 걸 그저 지켜 봤다.

“저건 왜 안녹는 건데?”

몬스터의 사체를 마구 집 어삼키며 몸집을 키워 나가던 불길이 더는 삼킬 장작이 없어 그 크기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얼어붙은 몬스터는 녹아 내리기는커녕 작은 그을림도 없이 처음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불길이 완전히 꺼지고, 타다남은 잿가루가 뜨거운 열풍에 휘말려 사방으 로 흩뿌려졌다.

그때쯤, 요새로 다가오던 몬스터 무리에서 작은 변화가 생겼다.

아슬아슬하게 사격 범위 밖에서 멈춰선 무리.

그 중심부가 잠깐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진형에 변화가 일어났다.

좌우에 늘어선 개체들이 옆으로물러났고, 앞에 서 있던 개체들은 길게 일 자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넓게 만들어진 길목.

무리의 안쪽에서 나무와 식물의 줄기를 엮은 널따란 판자가 조금씩 모습 을 드러냈다.

“저건 또 뭐야.”

시론이 눈을 찌푸렸다.

판자의 중심부에 놓여 있는 볼품 없이 크기 만 커다란 조잡스러운 의 자. 그 의자에 엉덩이를 깔고 있는 거대한 살덩이와 엎드려 있는 여러 개체의 몬스 터.

“우웩!! 저게 남왕이야?”

“으음….

시론이 헛구역질했고 케르낙스가 작게 신음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살덩이.

얼마나처먹어 댄 것인지 턱과뺨에 붙은 살때문에 얼굴의 윤곽을 확인할 수가 없었으며 판자가 한번 움직 일 때마다 지 나치 게 튀 어 나온 뱃살이 작은 물결을 쉬 지 않고 만들어 냈다.

라-로샤라는 상위 개체를 목격한 탓에, 은근히 남왕이라는 것에 기대감 을 품고 있었던 시론은 그 추악한 몰골에 구역질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남왕을 태운 판자가 멈췄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꼴에 왕이라고뭘 좀 걸치긴 했네.”

......

이상한 천과 풀잎, 보석으로 보이는 것들을 엮은 무언가를 몸에 잔뜩 걸치 고 있는 남왕.

“근데 저건 무슨 개체 냐?”

“……모른다.저딴몰골을보고 어떻게 알아보겠나.”

충격 받은 건 케 르낙스도 마찬가지 다.

견습 시절, 나름 사막을 돌아다니며 많은 몬스터를 잡아봤고 그중에는 수 컷들도 포함되 어 있었다. 하지 만 저렇게 흉측한 모습을 한 수컷은 단언컨대 처음 목격했다.

남왕의 외형에 충격받은 건 그둘만이 아니었다.

다른 기사와 병사들 역시 돼지처럼 뒤룩뒤룩 살찐 남왕의 모습에 여러 의 미로 충격받은 상황이었다.

“…저 새끼지금뭐하냐?”

시론의 말에 잠깐 눈을 감고 있던 케르낙스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후회했다.

뱃살을 출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난 남왕이 아래에 두른 천을 시원스럽게 벗어버린 것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 드러난빳빳하게 선 남왕의 생식기.

—아악!!

—으, 으엑.

—우와아….

반응은 가지 각색 이 었다.

비명을 지르는 이도 있었으며 시론처럼 구역질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 지 만 가장 많은 반응은 감탄이 었다.

충격 적 인 외 형은 그렇다 치 더 라도 남성 기 자체를 볼 기 회 가 몹시 드물었 던게 그이유였다.

하지만 위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시론이 이마를 찌푸리며 남왕의 생식기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바보께 더 큰거 같은데?”

바로 옆에 있던 케르낙스가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스미스가더 큰 것같다.”

그 옆에 있던 두 자매도 고개를끄덕였다.

“그러게요.”

“응.오라버니가좀더엇…….”

아리아가 발작하듯 본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바이저를 쓴 탓에 애꿎은 투구를 후려친 꼴이 되 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

꿀꺽一

아리아가 마른침을 삼키며 녹슨 기계처럼 목을 덜덜 떨며 고개를 돌렸고.

“히익……:’

귀 기 서린 핏빛 눈동자를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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