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23화〉Ep.223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모님은 홀로 떠 나셨다.
어떠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그저 이틀 후에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모든 지휘권을 아르델라에게 위임하고서.
“스미스님.”
“아,고마워.”
기에나가 갈아입을 옷가지를 들고 비어 있는 임시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장모님이 떠나시자마자 아르델라가 굳을 얼굴로 나에게 당장돌아가서 휴 식을 취하라 말했지만, 장모님의 마지막 말때문에 거절해야만했다.
아르델라는 그럼 기 에 나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올 때까지 만이 라도 잠 깐 내 려 가 쉬 고 있으라 했기 에 고개 를 끄덕 이고 이 처 럼 빈 막사에 들어와 기 에나를 기다렸던 거다.
“시론은 계속자?”
“예. 평소처럼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깊게 잠들었습니 다. 그런데 조금 걸 리는 점이 있습니다.”
“뭔데?,,
“표정, 호흡, 맥박. 모두 정상입니다. 그런데 체온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 말에 나는 끈을 묶던 것도 멈추고 몸을 돌렸다. 거 기 에 는 푸른 액 체 가 담긴 유리병을 손에 든 기에나가 서 있었다.
“그건?”
“상급 치유 물약입니다. 아르델라에게 받아왔습니다.”
기에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 어깨로 향했다. 시스템에게 몸을 빼앗겼 다 정신을 차린 후부터 정신이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내 어깨는 시론의 이빨 에 구멍이 송송 뚫려 정상이 아니었다.
여태까지 아무렇지 않았던 어깨는 상처를 자각함과 동시에 눈이 찌푸려질 고통을 뇌에 보내기 시작했다.
“실례하겠습니다』
기에나가 조용히 다가와 병의 마개를 따고는 푸른 액체를 손바닥에 살짝 적셔 조심스럽게 상처 부위에 펴 발랐다. 기에나의 손바닥이 상처를 쓸고 지나갈 때마다 눈물이 찔끔 나올 것 같았지 만 겨우겨우 참아냈다.
“잘 참으셨습니다.”
끙.
정확히 절반의 내용물이 사라졌을 때, 어깨에 난상처가 말끔히 치유되어 있었다. 눈으로 직접 지켜봤는데 실시간으로 새 살이 돋아나는 장면이 신기 하면서도뭔가좀묘했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된 것 같달까.
마지 막으로 기 에 나는 남은 내 용물을 수건에 적혀 굳어 버 린 피 딱지 를 떼 어냈다. 이 정도는 청결 스크롤을 사용해도 될 텐데.
“직접 봉사해 드리고 싶었습니 다.”
‘큼큼….
기에나 답다면 기에나 다운 언행인데 이상하게 얼굴에 열이 차오르는 이 유는 뭘까.
대 충 정 리 가 끝나자 기 에 나가 한 발자국 뒤 로 물러 났다.
한 번쯤 안겨 올 것 같았는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 가가 가녀린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새하얀 목덜미에 입을 가져댔다.
“내가 돌아갈 때까지 시론 좀 돌봐줘.”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마워.”
“아닙니다.”
목덜미에 작은 입술 자국을 남기며 떨어지자, 기에나의 뺨에는 작은 홍조 가떠올라있었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 다리진 말고. 아마도 해 뜨고 나서야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래도 기다리겠습니다.”
어 딘가 단호함이 느껴 지는 말을 남기곤 기 에 나가 그대로 몸을 돌려 막사 를 나가버렸다. 나는 잠깐 펄럭이는 입구를 바라보다가 흘러내린 바지춤을 끌어 올려 다시 끈을 묶었다.
‘지나치게 체온이 높다… 내 피를 먹어서 그런 건가?’
혈상어족인 시론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피를 섭취할 필요가 있으니 언제 기회가생기면 피를 먹이라던 장인어른의 말이 떠올랐다. 혹시 몰라서 기에 나를 보냈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런 안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것 같았 다.
“후〜 좋아.”
역시 문명 인은 옷을 걸쳐 야 하나 보다. 알몸 상태 에서도 나름 잘 돌아다 니기는 했지만,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살짝 불편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속옷까지 말끔하게 챙겨 입으니 아들놈이 답답한 걸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 서 무척 쾌적했고 마음도 편안했다.
“뭐, 수틀리면다시 벗어야 할 것 같지만.”
장모님이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말.
—날 실망케 하지 마세요. 스미스.
“……라고 말씀하셔도 말이지.”
진정한 왕좌의 주인.
뭔가 엄청 거창하고 위엄있어 보이는 말이지만 이번에 한해서는 전혀 그 렇지 않다고 말할수 있다.
심지어 난 이미 왕좌에 앉았고 인정까지 받은몸이다.문제는 이 자리를 계 속 지키기 위해서 그에 맞는 의무를 져야 한다는 거다.
그 의무라는 게 나에게 있어서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서도….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암컷들의 외형을 떠올리자 절로 한숨이 나온다. 나 는 마른세수를 하다가 앞머 리를 크게 쓸어 올렸다. 우선은 라-로샤를 만나 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몸의 열기가 식으면서 밖이 좀 쌀쌀하게 느껴졌기에 나는 기에나가 가져 다준 로브를 걸치고 성벽 위로 향했다. 시스템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를 향하는 시선이 그리 많지 않아서 심적으로조금 편했다.
“스미스.”
내 가 올라오자, 케 르낙스가 곧장 다가와 머 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살피 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어왔다.
“정말쉬지 않아도괜찮은건가? 안색이 좋지 않아보인다만….”
“뭐, 좀 피곤하긴 한데. 아직 할 일들이 남아서.”
“으음….
대충 무엇인지 짐작이 간 것인지 케르낙스는 작게 침음하며 고개를 끄덕 였다.그 얼굴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 있었던지라 나는손을 뻗어 그녀의 차게 식은 뺨을 마구 문질렀다.
“스, 스미스으읏?”
잔뜩 굳었던 케르낙스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든다. 그러면서도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게 또 귀 엽고 사랑스러웠다.
“귀여워.”
“우으읏…!!”
차게 식었던 그녀의 뺨이 발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몸을 섞 었는데도 여전히 이런 거에 약한모습을 보인다.물론, 그런 점까지도 사랑스 럽다.
나는 어버버 거리는 케르낙스의 뺨에서 손을 떼어내며 그녀의 바이저를 내 려주었다. 바람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부끄러워하는 얼굴은 숨길 수 있으니 그거면 족하지 않을까.
작게 ‘귀,귀엽지 않다….’라고 웅얼거리는 케르낙스를 뒤로하며 장모님이 앉아 계시던 자리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아르델라에게 다가갔다.
“잘되고 있어?”
“••왔구나.”
아르델라는 잠깐 나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돌려 아래로 턱짓했다.
“잘되고 있네.”
“아직까진 그렇지….”
순차적으로 얼음에서 해방된 몬스터들은 난동을 부리지 않고 얌전히 그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애초에 무리의 수컷들이 인질로 붙잡혀 강제적으로 달려들었던 만큼, 수컷들의 안전이 확보된 지금은 구태여 목숨 을 버 려 가며 달려들 필요가 없는 것이 다.
“스미스.”
“엉?,,
조용히 라-로샤가 한 바퀴 돌아오기를 기 다리는데 침묵하고 있던 아르델 라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약간이지만그림자가드리워 있는게 보였다.
“아니야…….”
“뭐야. 궁금하잖아.”
“아니, 아무것……우브읍!!”
사람을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도중에 말을 끊는 거 다. 당연 히 그 대상이 사랑스러운 연인이라하더라도 용서할 수 없는 것. 그런 이유로 나는 임시 책임자인 아르델라의 뺨을 이리저리 잡아당기며 괴롭혔다.
“스미수우으•••노, 노아줘 어어어….”
“말해줄거야?”
“아무거도 아니라고오 해쨔나아아…!!”
“응.안속아.”
근처에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고 나는 찹쌀떡처럼 부드럽고 쫀득한 그녀의 뺨을 조물조물 꼬집 으며 늘리고 줄이 기를 반복했 다.
“마, 마라께 에 … 그러 니 노아줘 어 ….”
놓아줬다.
“끄으응
아르델 라는 발갛게 변한 뺨을 살살 문지르다가 혹시 라도 내 가 또 뺨을 꼬 집을까 봐 얼른 바이 저를 내 렸다. 그런다고 내 가 못 할 거라 생 각하면 후회 할 텐데.
내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자, 아르델라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는 아주, 아주 작은 소리를 냈다.
“어머니의 몸이 그렇게 탐이 나……?”
“푸흐읍!! 풉,콜록, 콜로옥一!!”
발작하듯 튀 어나오는 기침을 진정시킬 틈도 없이 나는 얼른 고개를 두리 번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몇몇이 나와 눈을 마주치자 화들짝 고개를 돌리는 게 보였으나 다행히 소리 가 들릴만한 거리 엔 사람이 없었다.
“쓰으읍… 그, 아델누나?”
“•••대답부터 해.”
마법의 단어가 먹히지 않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단단히 마음을 먹은 모양이 다.젠장. 이놈의 주둥아리는도움이 된 적이 없네.
그러나 자책하더라도 변하는 건 없다. 바이저 때문에 표정은 살필 수 없고 들려오는 목소리가굉장히 낮다는 것과목소리가 미미하게 떨리는걸 봐선 거짓 없이 솔직하게 대답해줘 야 할 것 같은 분위 기다.
“……그렇지?”
“•••나보다 더?”
나는 사람의 입술이 갑작스레 바짝 마를 수 있다는 걸 방금 알게 됐다. 둔 하기 짝이 없는 내 머리가 맹렬히 회전한다. 거짓말을 할수도 없고그렇다고 오래 망설여서도 안된다.
망설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또 다른 대답이나 마찬가지다.
“누나만큼…?”
99
아르델라가 침묵했다.
괜히 등과말아쥔 주먹에 땀이 차오른다. 거기서 하필 왜 의문형이 된 걸까
나는 바지춤에 손바닥을 박박 문지르며 조심스럽 게 입을 열었다.
“질투하는 거야?”
갑옷만 걸치고 있지 않았다면 당장 꼬옥 끌어안아 줬을 정도로 아르델라 의 반응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이런 내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아르델라가 자조적인 감정을 담아 말을 이었다.
“미 안해 … 내가 허락했는데 …… 스미스 너를 어머니께 빼앗길 것 같아서 불안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 …… 어머니는 모든 면에서 나보다 뛰 어나시니까 99
바이저 때문에 얼굴을 볼수 없는 게 무척 아쉬웠지만, 어째선지 지금 아르 델라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상 황에 맞지 않게 자지에 피가 쏠리 기 시 작했다.
연달아서 연인들의 사랑스러움을 만끽한 덕인지 차곡차곡 쌓여서 목 아 래까지 왔던 피로가 절반 정도 사라진 기분이다. 실제로 뻐근함이 가시기도 했고.
‘그보다 아르델라가 생각보다 장모님을 많이 의식하고 있었구나.’
“왜,왜…?”
내 가 몸을 돌려 빤히 바라보자 아르델 라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렸다. 자 신이 바이저를 쓰고 있다는 것도 잠깐 잊어버린 모양이다.
잠깐 머리를 굴린 나는 그녀의 어깨에 두 손을 얹으며 애정을 가득담아그 녀의 애칭을 속삭였다.
“아델.”
“으,응...?”
“걱정 마. 누나가 장모님보다 잘하는 게 있으니까.”
“……내가? 어머니보다 잘하는게 있다고…?”
스스로가 생 각하기 에 는 조금도 그런 점을 찾을 수 없는지 아르델 라는 굉장히 의문스럽게 반응했다. 그에 나는 확신에 가득 찬 얼굴로 고개를 한 번 끄덕여줬다.
“나만 믿어.”
뭘?,,
“그런 게 있어. 장모님이 돌아오시면 알게 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있어.”
으응.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듯했지만 상관없다. 내가 제대로 장모님의 기 대에 부응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그걸 증명해 줄 기회를 마련 할 수 있을 테 니.
‘음… 근데 장모님이야상관없겠지만, 아르델라가받아들일지 모르겠네. 아니다. 장모님과 하는 것도 허락했는데 그 정도야 뭐 ….’
“……무슨 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그런게 있어.큼.”
부풀어 오른 아들놈을 수습하며 살짝 기분이 풀린 아르델라와 잡담을 떠 들며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라-로샤가요새 순회를 마 치고 돌아왔다.
라-로샤는 누군가 만들어준 발판 없이 자력으로 성벽을 타고 우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다들 따르겠데?”
“둘을 제외하고는 다들 따르겠다고 했다.”
“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고 인간들과 싸우겠다는 건 아니 다. 그저 인간 아래 에 들어 가는 걸 거부할 뿐이다. 그러니 사막으로 돌아가조용히 지내는 걸 허락해 달라고 했다.”
“으음….
‘안될 거 같은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으니, 따르지 않으면 무력을 써서라도 고 개 숙이게 만들어야할 거다.그래도 따르지 않는다면 분명 전부 죽이려 드시 겠지 . 고작 며칠이 지 만 내 가 파악한 장모님 이 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으실 분이었다.
“ 라-로샤.”
“듣고 있다. 주인님.”
“만약에 내가 너희와 교미하지 않더라도 날 계속 남왕으로 받들고 따를 거야?”
“왕이 의무를짊어지지 않겠다면 우리 역시 따르지 않을 거다.”
“역시 그렇겠지….”
사르륵.
라-로샤의 검은꼬리가허리를 살포시 감싸왔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언제까지고 주인님의 것이니까.”
“고마워.”
아르델 라가 서 있는 왼쪽 뺨이 무척 따갑지 만, 그렇다고 라-로샤를 내 칠 순 없기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상냥하게 허리에 감긴 꼬리를 풀었다.
“그러면, 라-로샤. 너처럼 강한 애들 몇 명만골라서 하는 건 어때?”
내 가 생 각하고 생 각해낸 방법 중 가장 그럴듯한 방법 이 바로 이 거다. 라-로샤처럼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상위 개체들만 골라 먹는 것.
털이 복슬하고 강아지 머리까지는 어떻게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몸이 완 전히 비늘에 뒤덮인 걸 넘어 머리까지 파충류의 그것에다가쥐나 완전히 몬 스터의 형태를 갖춘 개체는 몇 번을 생각해도 자지가 서질 않는다.
보지 만 있으면 뭐든 가능할 것 같던 내 아들놈도 거 기까진 무리 였던 모양 이 다. 솔직히 말해서 다행 이 라고 생 각하고 있다. 내 가 그래도 아직 까진 보편 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됐달까.
“으음. 소수의 강한 암컷을 품는 거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주인님. 나와 같은 개체들은 대게 무리를 수호하는 전사들이다. 전사들은 생식 기능 을 금하고 오로지 무리의 안위를 위한 삶을 살기로 했다.”
“하지만라-로샤는 날 받아들였잖아.”
“… …생 각해보니 주인님 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설마 질투하는 거야?”
.....
“아, 아니다…. 대전사는 그런 거 안 한다.”
아르델 라의 시 선 이 무척 이 나 따가웠 지 만, 나는 살짝 눈을 내 리깐 라-로샤 의 턱을 살살긁어주며 말했다.
“라-로샤. 네가 처음이라는 걸 기억해. 그러니까 질투하지 말고 무리당 다 섯 정도만 데리고 저기.”
지 금은 내 음낭과 하나가 되 어 버 린 남왕이 타고 왔던 판자를 가리 켰다.
“저기로 와. 데려올 때 강제로하지 않을 거라는 말꼭 하고. 일단데려만 와. 설득은 내가 할 테니까.”
알겠다.”
“아, 그리고 아래에 있는 쟤들도좀뒤로물러나라고해. 사이 나쁜 건 일단 같은 개체의 젊은 애들이잖아.”
그녀는 짧게 고개 를 끄덕 이고는 성 벽 아래로 내 려 갔다. 그리 고는 같은 사 막 나가들에게 다가가 무어라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사막 나가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다른 무리에게 말 을 전하기 시작했고 요새를 둘러싸고 앉은 몬스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츰 뒤로 물러 나기 시 작했다.
“스미스… 무리해서 할 필욘 없어.”
“아냐. 괜찮아.”
아르델 라의 말대로 무리 하는 건 맞다. 그렇다고 강제로 하냐고 묻는다면 아니 라고 대 답할 것이 다. 라-로샤 같은 미 녀들을 안을 수 있는데 마다할 이
유가 없다.
‘•••라고 말할 순 없지.’
다른 연인들이 야 그러려 니 넘 어 가 줄지도 모르지 만, 시론의 귀 에 들어 갔 다가는 어깨에 구멍이 아니라 머리통에 구멍이 뚫릴지도 모른다.
“그리고해 뜨기 전에는끝낼 수 있을 거야.”
스스로를 최강이라 칭하던 라-로샤도자지 한번 찔러주자실금하며 가버 렸다. 다른 상위 개체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씩 안에 다 싸주는 건 사실 불가능할 것 같으니 대충 빠르게 보내버 리고 보여주기 식으로 좀 싸주면 되 지 않을까.
… …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저주한다.
남왕이 타고 왔던 판자주변에 모인 상위 개체들을 보며 아르델라가 걱정 스러운듯 물었다.
“스미스. 정말괜찮겠어?”
으음.
나는긍정도부정도 하지 않았다. 아니,못했다.
요새와 무리의 중간 지점.
남왕이 타고 왔던 넓은 판자를 중심으로 모인 상위 개체의 숫자는 얼핏 봐 도 백을 가뿐히 넘겨 보였다.
‘……어떻게든되겠지.’
다가오는 라-로샤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