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37화 Ep.236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아르델라의 방.
“그러니까.”
“옙.”
침대에 걸터앉은 시론이 가늘게 뜬 눈으로 바닥에 꿇은 나를 내려다보며 재차 물었다.
“그 미친 아줌마랑했다고?”
살짝정정해줘야할부분이 있어 보였지만, 그 정도로눈치가 없지 않기에 나는조용히 고개를끄덕였다. 시론의 눈이 더 가늘어졌다.
무릎에 공손히 올려둔 손바닥에 서 땀이 배 어 나오고 혀 가 바짝 말라간다.
차라리 시원하게 한대 맞는 게 낫지.시론이 이렇게 차분하게 말로 압박하니 진짜큰 죄를 저지른 기분이다.
‘아니, 저지른게 맞나…?’
아무튼.
“힘들다고 쉬게 해달라면서 우리는 멋대로 손으로 보내버리고, 그렇게 보 존한 체력으로 그 미친 아줌마랑 실컷 즐겼다?”
좆됐다는 건 확실하다.
“죄송합니다!!”
절대 그런 의도로 휴식을 취한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내 의도 따윈 중요치 않다. 그저 시론에게 납작 엎드릴 뿐.
“•••뭘 멋대로 머리 숙이는데. 일어나바보야.”
뭐 가 됐던 한 소리 크게 들을 거라 생각했는데 시론은 당황스러운 듯 침대 에서 내려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침대에 끌고와 앉히더니.
“기에나.”
“여기 있습니다.”
뒤에서 케르낙스와 함께 멀뚱히 서서 지켜보고 있던 기에나가 스크롤을 시론에게 건넸다. 곧이어 익숙한 바람이 몸을 휘감았고 다소 찝찝하던 기 분과함께 더러움이 씻겨 나갔一
“게흑?!”
가슴팍에 엄청난충격과 함께 몸이 뒤로 넘어갔다. 다행히 앉아 있던 곳이 침대였기에 뒤통수가 깨지는 아찔한 상황은 면했다.
“변태. 개변태…….흥.”
찰싹 달라붙은 시론이 내 목덜미와 뺨에 본인의 얼굴을 고양이처럼 마구 문지르며 본인의 체취를묻히기 시작했다.
가슴이 꽤 아프긴 했지만, 시론의 귀여운 애교와비교하면 아무래도 좋을 수준이다. 무엇보다 시론의 탄력적이고도 부드러운 젖가슴이 빠르게 충격 의 고통을 치유해줬다.
머쓱하게 놀고 있는 손으로 시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는데 뒤에서 지 켜보고 있던 나머지 둘 도 침대에 올라와 사이좋게 옆을 차지하고 나를 껴안 아 왔다.
“그래서 어떠셨습니까.”
“뭐뭐가?
기 에 나가 노골적으로 가슴을 옆구리 에 문지르며 귀 에 바람을 불어넣 었다
“우리와 비교해서 아르델님은 어땠는지 묻는 거다. 스미스.”
이 번엔 케르낙스가 귀 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솔직히 말해. 우리보다그 아줌마가 더 좋았어?”
“어,으, 으음….”
다른 질문이 었다면 일단 지르고 봤을 테 지만, 이게 참 나도 양심 이 라는 게 있기 때문인지 쉽사리 대답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까놓고 말해서 누구 보지 가 더 좋다고 하기 에는 각각의 맛이 다 다르기 에 비교하기가 참 힘들다. 애초에 그런 거로 순위를 나열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좋았다고 하는건?”
“하,어이가 없네.”
시론이 으르릉거리 며 고개를 들었다.
“딸 셋 낳은 보지가 우리랑 동급이라고?”
“그,시론아. 표, 표현을 좀….”
“뭐. 왜. 뭐. 너 벌써 그 아줌마 편드는 거 야?”
“으음.
나는 닥치 기를 선택했다.
“그 미친 아줌마는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몸뚱인 거야.”
“그보다 스미스.”
시론이 투덜거리고 있을 때, 케르낙스가은근히 허벅지 위에 올린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혹시나 해서 묻는 거다만, 대결은 누가 이겼나?”
“대결?”
“침대위에서의 대결 말이다.”
“그래. 당연히 너가 이겼지?”
“아무리 그분이라도 스미스님을 이기는 건 무리가 아닐까 합니다.”
세 명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향했다.특히, 위에 올라탄시론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얼른 이 야기하라고 압박해왔다.
“뭐… 침대 위에서야 당연히 내가이겼지.”
단언컨대 침대 위의 나는무적이다.그 어떤 적이 와도 날 이기지 못하리라 •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오늘 밤에 다 같이 하는 건 어떻습니까.”
“그, 그건 조금 너무 갑작스럽지 않은가?”
‘•••꾈엩,
갑자기 이야기의 흐름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뭐, 그 아줌마가 앙앙 우는 걸 보고 싶긴 하네.”
“저도 조금 궁금하군요.”
“아니이이….”
시 론과 기 에 나가 대 화를 주고받으면 케 르낙스가 말꼬리를 늘리 며 입 을 우물거렸다. 아무래도 케르낙스는 아르델과 함께 살을 겹치는 게 심히 부 담스러운 모양이 다.
“좋아.”
시론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일단 벗기자.”
“시론아?”
결론이 왜 그렇게 나오는 걸까.
“뭐. 그 아줌마랑 하루 내 내 물고 빨고 했으면 우리 랑도 똑같이 물고 빨고 해야 공평하잖아.”
“그건, 그렇긴 하지.”
살을 섞는 거야 문제없다. 지금은 아주 팔팔하니까.
“그 전에 밥좀 먹으면 안될까?”
“•••꾈.”
이글거리던 시론의 눈이 차갑게 식어간다.동시에 좌우로 길게 찢어진다.
“이 식충.”
“……죄송합니다.그리고나 점심에 잠깐올라갔다와야해.”
“왜. 또 왜.”
“바깥에 있는몬스터랑관련해서 할이야기가 있다더라고.”
“……이야기만하고올 거야?”
“당연하지.진짜할 말끝나면 칼같이 내려올게.”
“안내려오기만해봐. 그땐
꽈아아악.
“어 억?!”
아래로 내려간 시론이 내 자지와 불알을 움켜쥐 었다.
“여기에 내 거라고표식 새겨버릴 거야. 알겠어?”
“저도스미스님의 몸에 흔적을남기고싶습니다.”
“•••그, 그럼 나도.”
기에나와 케르낙스까지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야, 약속할게? 응? 그, 그러니까놔주라 진짜….”
“흐 ” 흐.
시론이 뺨을 부풀리며 손에서 힘을 뺐다.
“그런데 시론아.”
“왜.”
식당으로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던 시론이 토라진 듯 투덜거리며 돌아본 다.
1그, 뭐냐. 괜찮은건가해서』
“뭐가.”
“계속… 늘어나는거 말이야.”
“나사랑한다며.”
“물론이지.”
시론이 콧방귀를뀌며 대답했다.
“그럼 됐어.그보다왜 이렇게 꾸물거려.배고프다면서.”
“어,그, 그래.”
역시 나는시론에게 이길 수 없다.
물론, 침대 위를제외하고 말이다.
**
어제 먹지 못한몫까지 계산해서 배를 가득 채웠다. 덤으로그때 식당에서 보았던 여 자에 게도 사과했고.
배를 채웠으니 곧바로 살을 섞을까도 했지만, 시론이 도중에 흐름이 끊기 는 건 싫다며 침대에 누워 서로를 껴안고 낮잠을 잤다.
“갔다올게.
“빨리 와.
99
아무렴,누구와의 약속인데.
셋에게 손을 흔들며 복도로 나온 나는 곧바로 계단을 밟아 아르델의 침실 로 향했다.
“아르델? 들어가도 됩니까?”
—들어오세요.
살포시 문을 밀고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는 아르델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문제 가 있다면 그녀 가 여전히 알몸인 상태 라는 거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스미스가 배부르게 먹여주지 않았나요.”
아르델이 살포시 웃으며 배를 쓰다듬었다.
!..
....
적응 안되네.’
나는 뺨을 긁적이며 그녀의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그러자 아르델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허벅지 위로 머리를 눕혀왔다.
“저, 아르델? 제가다른곳에 힘을써야해서.”
“그저 스미스의 품이 그리워서 누운 것인데 스미스는 제 몸을 탐하고싶은 걸까요?”
“……자꾸또그렇게 놀리면 어제처럼 괴롭힐 겁니다.”
“멍멍.”
아르델이 팔과 다리를 살짝 접으며 복종의 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걸 보고 느꼈다. 시론과는 다른 의 미로 아르델에 겐 이 길 수 없다는 걸.
당장 섹스할 것도 아니기에 아르델은 굳이 내 명령을 따를 필요가 없다. 그렇기 에 나는 항복의 의 미로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아르델이 잠깐눈을 감더니 팔과 다리를 편하게 내렸다.
“스미스.”
“듣고 있습니다.”
아르델이 감았던 눈을 떴다. 아름다운 물빛 눈동자에 내 얼굴이 담겼다.
“절 낳은 부모조차 제 머리를 쓰다듬은 적 이 없답니 다. 그대 가 최 초군요.”
“오…….”
“스스로놀랄 정도로그대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답니다.동시에 흥분되 기도 하지 만요.”
아르델이 다시 편하게 눈을 감으며 말을 이 었다.
“몰링타로 언제 돌아갈예정인가요.”
“아르델이 떠나도 좋다고 한다면 이삼일 안으로 떠나려고 합니다.”
“그럼, 오늘은 바쁠 테니 내일. 저와함께 바깥에 진을 치고 있는 녀석들에 게 다녀오도록 해요. 그리고 기사와병사들에게 보급할 ‘밤의 요정’을 마저 납품하고 떠 나도록 하세요.”
“재 료는 대 장간에 서 가져 다 써 도 됩 니 까?”
아르델이 작게 고개를끄덕였다.
“그리고 스미스. 개인적 인 부탁을 조금 드려도 괜찮을까요.”
나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는 걸 잠깐 멈췄다. 그러자 아르 델의 감겼던 눈이 다시 떠올랐다.
“아르델.”
“듣고 있답니다.”
“당신이 저를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잖습니까. 정말 곤란한 게 아니라면 최대한 들어드릴 테니 말해보세요.”
“•••꾈.”
아르델이 잠깐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손을 움직여 이마에 닿은 내 팔을 붙잡고는 본인의 뺨에 살포시 문질렀다.
“곤란하네요… 곤란해…….”
그녀는 상당한 시 간이 지 난 후에 야 손을 놓아주었다.
“그대만 괜찮다면, 우리 가문의 기사와 병사들을 안아주었으면 한답니다. ”
“……포옹이라면야.”
“그게 아니란 걸 아시잖아요.그리고 머리 다시 쓰다듬어주시면 좋겠네요.
일단 아르델의 요구대로 머리부터 다시 쓰다듬었다.
“막연하게 안아달라는 건 아니랍니다. 일 년에 열 명. 기사다섯.병사 다섯. 바깥 년들에게 했던 제안을 우리 쪽에도 적용시켜주었으면 해요.”
“열명….
“열명.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아르델이 옅게 웃었다.
정말이지 심장에 해롭다.
느낌 상 대 화는 끝난 것 같지 만, 나는 곧바로 자리 를 뜨지 않았다. 그러 기 에는 눈을 감고 내 손길을 느끼고 있는 아르델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런 이유로 나는 대략 십 분 정도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에 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할 말은 끝난 것 같으니 오늘은 그만 가보겠습니 다.”
아직 하나가 남았답니 다』
이 여자가진짜.
딱 밤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지만, 예뻐서 참는다. 절대로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스미스. 몰링타로 돌아가면 풍요 신의 고위 사제가그대를 찾을겁니다.”
“신전에서 말입니까?”
“그래요. 이전에 그대가회유한사교도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예.기억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그리 오래 흐른 것도 아니고 첫 만남부터가 매우 강렬했기에 또렷 이 기억하고 있다.
“자세한 건 그쪽에서 알려줄 테니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그 사도가 신전에 계속 협력하는 조건으로 이번에 그대를 만나기를 요구했답니 다.”
“오…….”
칼름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모양이다.
“만나는 거 야 별로 상관없긴 합니 다.”
“그래요. 그런데 만나야 할 장소가 상당히 먼 곳이랍니다. 골디아스왕국 이라고 아시나요?”
“우리 왕국바로위쪽에 있는나라… 설마그곳까지 가야하는겁니까?”
“그렇답니다.미리 말씀드리자면,그제안에 응하면 당분간그대는 성기사 들과 함께 활동하게 될 겁니다.”
“당분간이라면대략얼마나…?”
“이동하는 거리를 계산한다면 아무리 짧아도 삼 개월은 다른 아이들과 떨 어져 있어야할 겁니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거군요.”
아르델이 고개를끄덕였다.
‘삼 개월...곤란한데.’
누구에게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우 같은 마누라들과 떨어져야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긴 시간이다.
심지어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면 더더욱곤란하다.
“거절해도되는제안입니까?”
“누구의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대답이 달라진답니다.”
아르델의 관점에서 본다면, 제안을 거절해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성직 자들의 관점 에서 본다면, 제 안을 거절할 경우 몹시 안타까워 할 거라 고했다.
자세 한 내 용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내 가 거 절할 경우 꽤 많은 도시 가 망가질 거 라고만 하더 라.
“……신전에 신세 진 것들도 많고도시까지 망가진다니 아무래도 거절하 기가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요.그대라면 그렇게 대답할것 같았답니다.”
아르델이 살포시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네요.”
그녀 가 몸을 돌려 고양이처 럼 나에 게 다가오더 니 뺨에 입술을 맞춰 왔다.
“내일보도록 하죠.”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춘 다음에 야 조금 가벼운 마음으 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스미스.”
“예 ?”
문을 반쯤 열었을 때, 아르델이 나를 불러세웠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 가 그대를 찾아갈 거랍니 다.”
“고양이?”
아르델은 흰색인데 …?
“얼른가보세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짧게 인사하고 나는그녀의 침실을 나와 천천히 계단을 밟았다. 그리고 연 인들이 기다리고 있을 아르델라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짓.”
시론이 시계를확인하더니 혀를 찼다.
마치 내 가 늦었으면 하고 바랐던 사람처럼.
“뭐해. 얼른 옷 벗고 침대에 누워.”
“그래그래.”
나는 대충 셔츠를 풀어 헤치 며 침대 에 걸터 앉았다. 그러자 기 에 나가 다가 와 자연스럽게 내 시중을 들었다.
한 꺼풀씩 벗어가는 나를 지켜보며 시론과 케르낙스도 슬슬 옷을 벗기 시 작하는데.
똑! 똑! 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시론의 얼굴이 험악하기 구겨졌다.
그걸 보고 케르낙스가 얼른 옷을 추스르며 말했다.
“내가나가볼….”
“아, 됐어. 너도 빨리 벗어.”
별 일 아니 면 당장이 라도 쥐 어 박아 버 릴 기 세 로 시 론이 성큼성 큼 문을 향 해 다가가 문고리를 당겼一
“아!! 서방一”
•••다가 곧바로 닫아버렸다.
‘분명 얼굴이 안으로 들어왔었는데 ….’
코가 괜찮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