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47화 Ep.246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확실한 동기 부여를 남기 고 모습을 감춰 버 린 베 네 오.
나는 잠깐 그녀의 기운이 느껴 지는 곳을 빤히 바라보다가 허 리를 숙여 바닥에 떨 어 진 바지 와 팬 티 를 주워 들었다. 따스한 온기 가 남아 있는 옷가지.
킁.”
파앗一!!
나도 모르게 베네오의 체취가 궁금해 팬티에 코를 가져대는데, 제대로 냄 새를 맡기도 전에 손에 쥐고 있던 팬티가 사라져버렸다.
내, 냄새는 맡지 말아라.”
바로 뒤 에서 그녀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 가 들려왔고, 사라졌던 팬티 가 다 시 손위에 올라왔다.
‘맡으라고 돌려준 건가?’
다시 팬티에 코를 가져댈까생각했으나,왠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 아 그만두기로했다. 대신, 그녀의 팬티를곱게 접어 뒷주머니에 잘쟁여 넣 었다.
“바지는 어떻게 합니까? 들고 가기에는좀그런데.”
그리 말을 하자, 손에 들린 바지가 떠오르더니 팬티와 마찬가지로 사라져 버렸다. 아까 팬티도 가져갔으면 그냥본인이 챙기면 될 것을 왜 굳이 다시 나 에게 돌려준 건지 모르겠다.
‘역시 냄새를 맡길 바란건가?’
지금이라도 꺼내서 코를 박는 게 좋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역시 아닌 것 같아 골목을 나왔다.
뒤에서 베네오의 기척이 선명하게 느껴졌으나고개를돌리면, 아무것도 없는 빈 골목만 보였다. 그러나 지금 내 시선이 닿은 곳에는 분명 아랫도리를 훤히 내보이고 거리를 활보 중인 베네오가 서 있다.
‘일단누님 일부터 어떻게 해결을 본 다음에 생각하자.’
한 번 의식하니 그녀의 존재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나는 베네오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며 길드의 문을 열었다.
“완전 폐가가 따로 없네….”
모험가가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하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리를 지키고 있 었던 접수원들까지 자리를 비운 상태 다.
끼이익.
열렸던 문이 저절로 닫히더니 베네오의 기척이 조금 멀어졌다.
안쪽까지 계속 따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모습을 감추기 전에 내뱉은 말과 다르게 거리를 벌리는 걸 보면, 역시 그녀는 생각이 깊고 나를 꽤 존중해주 고 있는 게 분명했다.
창틀로 스며들어오는 햇빛을 이정표 삼아, 계단을 밟았다.
‘확실히,키만 불쑥 커버린 건 아니란 말이지.’
슩층에 멈춰선 나는 다시 한번 내 몸의 성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말로 잘 설명하기 어려운. 굉 장히 음울한 기운이 층 전체를 뒤덮고 있다. 그리고 그 기운은 정확히 누님의 방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방문 앞에 멈춰 섰다. 누님 정도의 실력자라면 굳이 기척을 내지 않더 라도 내 가 와 있다는 걸 알고 있을 테 지 만, 그럼에도 나는 예의 바르게 문을 두드려 내가 왔음을 누님에게 알렸다.
“누님. 저스미습니다.
—……중요한 거 아니면 돌아가라.
굳게 닫힌 문으로부터 흘러나온 누님의 목소리에는 힘이 잔뜩 빠져있었 으며, 무척이나 불안정했다.
‘안봐도무슨 꼴을 하고 계실지 상상이 가네.’
이대로 그냥 돌아갔다가는 누님의 상태가 어떤 식으로든 더 악화될 것 같았기에 나는 겁도 없이 문고리를 당겼다.
“으음
방문을 연 나는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어떤 악취나 강한 기운의 압박 따위로 고통스러워서 가 아니라, 복도를 뒤덮고 있던 기운이 더욱 짙게 깔린 방에 들어서 자 몸에 서 힘 이 빠져 나가는 무력 감을 느꼈기 때문이 다.
이 기운의 근원지로 고개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벽에 붙어 있는 침대 위 . 누군가 모습을 감추고 있는 듯 크게 부풀어 있는 이불.
나는 곧바로 누님에게 가지 않고 너저분하게 어질러진 바닥을 대충 걸으 며 암막을 걷었다.
밤의 골목길처럼 어두웠던 누님의 방이 환하게 밝혀진다.
‘진짜개판이네.’
술병들은우선 기본 옵션이고, 여기저기 깨진 유리 조각과종이 뭉치. 언제 벗었는지 모를 속옷과 옷가지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이불로 완전히 몸을 덮은 누님을 잠깐 바라봤다.
말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누님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완전 히 나를 무시하듯 침묵하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나도 누님을 무시하고 우선, 이 세 기 말에 가까운 방부터 청소 하기로 마음먹 었다.
‘스크롤이라도 챙겨올 걸 그랬네.’
……하긴.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걸 써서 청소했다고.
자연스럽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오랜만에 길드에 막들어왔을 때 잡부1 스미스로 돌아갔다.
팔을 걷고 아래로 내려가봉투를 챙겨와 바닥에 굴러다니는 병들부터 깔 끔하게 담았다. 그리고 빗자루로 깨진 파편을 쓸고 흩어진 종이 뭉치들을 정 리하고 널브러진 속옷과옷가지를 뭉쳐 바구니에 쑤셔 넣었다.
“후우〜”
바닥에 스며든 알코올 향 같은 건 물리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것 만 제외 하면 제법 사람 사는 방처럼 변했다. 땀을 조금 흘리 긴 했으나 굉 장히 보람찬 노동이 었다.
나는 이마에 흐른 땀을 소매로 대충 닦으며 여전히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누님에게 다가갔다. 정확히는 과감히 침대에 걸터앉아버렸다.
“누님. 저 왔다니까요.”
“•••꾈.”
문이 닫혀 있을 땐, 대답이라도 해주던 양반이 막상 옆에 앉으니 죽은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
........
토라진 건 당연히 아닐 거고, 내 얼굴 보기 가 굉 장히 미 안하고 또 면목이 없 어서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그때 좀지리긴했지.’
암막을 열고 걷을 때마다 문이 닫히고 사람이 귀신처럼 다가오는데 무 섭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놈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게 전부라는 소리 이기도 했다.
뭐. 강제로 덮쳐지고 베네오가 아니었다면 진짜 이승과 작별했을지도 모 를 일이 지 만, 시 간을 돌려 생 각해보면 모든 원 인을 내 가 제공한 거 나 마찬가 지 이 기 에 그때의 위 험은 나 스스로가 자처한 거 나 다름이 없다고 생 각 중이 다.
‘확실히 시론에게 욕먹을 만하긴 했어.’
정확히 누님이 어떤 상태인지도파악하지 않고 안일하게 혼자서 설렁설렁 기어들어 갔으니 … 앞으로는 조심성을 조금 더 기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 상황은 예외로 하자.
“누님벗길게요.”
대충 머리 부분으로 보이는 곳의 이불을 붙잡고 천천히 아래로 당겼다.
꽈아악一!!
그러나 위에서 튀 어나온 손이 이불을 붙잡고 그걸 거부했다.
“아니,안 벗을 거면 대화라도 좀 합시 다. 둘 중 하나는 해줘 야 할 거 아닙 니까. 사람이 기껏 방 청소까지 해줬는데.”
“……내가시켰냐. 지가좋아서 한거 가지고….”
누님은 이불을 벗는 것 대신 대화를 선택했다.
음울하기 짝이 없는 힘빠진 목소리 에 나는 대답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으실 건데요.”
“……몰… 잡아당기지 마라.”
“이게안되네.”
이야기 중에 당기면 벗겨질까싶어 시도해 봤으나 어림도 없었다.
“••나중에.나중에 얼굴보고 이야기할 테니까… 지금은그냥가라. 아니, 가줘…….”
누님이 다시 손을 올려 살짝 내려왔던 이불을 원상태로 되돌렸다.
멀뚱히 이불을 덮고 웅크리고 있는 누님을 내려다보던 나는 신전에서 나 오기 전에 대사제님께서 하셨던 말을 떠올렸다.
‘몇 달간은 내가 유혹해도 폭주할 일은 없다고 하쳤었지.’
그 ‘유혹’이라는게 어디까지가 허용범위인지 알수 없으나, 펠라를 아무 렇지 않게 해주겠다고 권유하고 성욕이 쌓인 걸 언제든 풀어줄 테니 방문하 라며 꼬시는분인 만큼 섹스만 아니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조심스럽게 짐 작해 보며 손을 뻗었다.
뭉클.
얇은 이불 사이로 느껴 지는 뜨거운 체온과 몽글몽글한 감각이 손바닥을 꽉 채웠다.
“속옷 안 입었습니까?”
“……놔라.”
“얼굴 보면 놔드릴게요.”
“…….”
누님은 대답하지 않았고 나는 더욱 노골적으로 손을 움직 였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그에 맞춰 뭉그러지는 풍만한 가슴. 그리고 조금씩 딱딱해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돌기.
‘덮치진 않으셔도 주먹은 날리실 것 같은데 ….’
약간의 고민 끝에 나는 스스로 만져 달라고 발딱 선 누님의 젖꼭지를 엄 지 와 검지로 강하게 꼬집었다.
움찔.
이불보를 두른 누님의 몸이 아주 살짝 떨렸다.
‘이러려고 온건아니었는데.’
내가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그때의 일은 괜찮다며 누님을 위로해줄 생 각으로 왔으나, 나도 모르게 또 야한 쪽으로 노선을 틀어버 리고 말았다.
이대로 누님의 도톰한 꼭지를 괴롭히는 것도 물론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 지만, 그래도 원래 방문한 목적을 저버릴 순 없기에 나는 희롱하던 손을 잠깐 멈추며 입을 열었다.
“누님. 이런 나약한 모습도 무척 신선해서 매력적이 긴 합니 다만, 그래도 저 는 평소처럼 당당하던 누님의 모습이 훨씬 더 좋습니다.”
“•••꾈.”
당연하게도 누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렇게 꼭꼭 숨어 계셔서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일단 저 완전 건강합니 다. 그리고 키도 꽤 컷 거든요. 아마 누님도 이제 절 올려 다보셔 야 할 겁니다. 어, 그 뭐 냐. 그러니 까 제 가 하고 싶은 말은 누님 이 생 각하고 계신 것보다 제 가훨씬 멀쩡하다는 거죠.”
역시 젖꼭지를 희롱하지 말 걸 그랬다.
어떻게든 분위 기를 잡아보려 했으나, 젖꼭지를 붙잡은 손 때문에 모든 게 의미가 없어진다.
하고 싶은 말은 많다. 그러 나 나쁜 손이 그 모든 걸 망쳤다. 이 게 다 골목길 에서 음탕하게 팬티를홀라당 벗은 베네오때문이다.
나는 슬그머니 누님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누님을 위 로하러 와놓고 어쩌다 보니 가슴이나 희롱하며 괴롭힌 천하의 쌍놈이 되 어버렸다.
‘오늘은 일단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으니 … ….’
조용히 걸어가 문 앞에 선 나는 정말 하고 싶은 말 중에 고르고 고른 것을 조심스럽게 입 밖으로 꺼냈다.
“다녀왔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말 만큼은 지금 꼭 하고 싶었다.
제대로 된 인사를 못 한 것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이곳이야 말로 내 진짜 집 이 라고 할 수 있는 장소였으니 까.
“그럼, 끼니 거르지마시고
문고리가 반쯤 내려갔을 때다.
펄럭.
천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가지 마.”
불안하게 떨리는 누님의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조금 전까지 느릿하게 뛰던 심장이 갑작스럽게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펄 떡펄떡 뛰기 시작했다.
나는 반쯤 내렸던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놓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어.”
조금 당황했다.
“……왜.”
“아, 아뇨….”
힐끗힐끗 바닥과 나를 곁눈질하며 누님 이 불안한 듯 물었고 나는 나답지 않게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내 눈은 반쯤 몸을 일으킨 누님에 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언제나 짧은 단발을 유지하던 누님의 머리칼은 어깨까지 길게 내려와 있 었으며 그저 날카롭기만 했던 눈매는 묘한 색기를 품고 있었다. 거기다 얇은 이 불 사이 로 드러 난 누님 의 몸매 . 한층 커 진 가슴과 넓 어 진 골반.
오랜만에 재회한누님은 강인한 여성이 아닌, 완숙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