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48화 Ep.247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어,으음
계속서 있을거냐?”
“아,앉을… 까요?”
한참이나내가 말없이 서 있던 게 신경 쓰였는지 누님이 조용히 고개를끄 덕였다. 나는조용히 걸어가 누님의 옆에 걸터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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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또다시 한참이나 말없이 시간을 보냈다.
보지 않았을 때는 괜찮았는데, 변해버린 누님의 몸을 바라본 순간부터 내 아랫도리가 미친듯이 펄떡이며 반응하고 있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여성이라서 반응하는 것과는 다르다.
‘……미치겠네.’
풍기는 분위기도 그렇고, 그저 본래 모습에서 조금씩 달라진 것뿐인데 지 금 누님의 모습은 완벽히 내 이상형에 부합했다.
차라리 평소처럼 호탕하게 웃거나욕을 갈겼더라면 조금 덜 했을 텐데, 본 인이 저질렀던 일 때문에 잔뜩 위축된 누님은 강력한 보호 욕구까지 끌어내 고 있다.
이 상황을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누님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몸은, 정말 괜찮은거냐?”
“예 엩 아, 예. 그럼요. 아주 멀쩡합니다. 보, 보시겠습니까?”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등을 보인 상태로 앉았다 일어나기도 하며 괜 히 팔을 벌려보기도 하며 상당히 과장되게 몸을 움직였다.
“•••정신사나우니까 앉아라.”
“아,옙.”
내 몸에 이상이 없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해서 그런지, 누님의 목소리에 약간 힘이 돌아왔다.
“그
“저어….”
!
..
정말 타이밍 나쁘게도 누님과 나는 동시에 입을 열었고 동시에 입을 다물 었다.
“먼저….”
“말씀….
우리는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그리고한참이나침묵이 이어진다.
이번엔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누님?,,
왜.
“머리가 좀, 자라셨네요.”
이상하냐?”
“아,아뇨. 잘어울립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잘 어울렸다. 단발인 누님도 굉장히 멋졌으나, 지금의 누님은 정말뭐랄까… 모르겠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잘 어울 렸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 이 있다면 심신미 약 상태로 오래 지 내 다 보니 전혀 관리가되어 있지 않아조금 중구난방으로 뻗친 점이랄까.
야.”
“네,네?”
잠깐 누님의 머리를 어떻게 정리해드려야 할지 상상하던 나는 갑작스러 운 누님의 부름에 화들짝 놀랐다.
“……무서우면 억지로 곁에 있을 필요 없으니까. 그만돌아가라.”
누님의 반응에 나는 속으로 이 마를 후려쳤다.
조금 전의 반응을 다소 나쁜 쪽으로 해석하신 모양이다.
“아니,누님.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그런 게아니라… 그, 뭐냐. 누님 머리를 어떻게 정리해드리면 좋을지 상상하다가 깜짝놀란 겁니다. 물론, 누 님이 꿀밤을 때린다고하면 좀무섭긴 하겠지만…… 때리실 겁니까?”
“……미친 새끼.”
누님이 어처구니없다는듯이 헛웃음지 었다.
내 가 생 각해도 좀 어처구니 없긴 했다.
이 상황에서 갑자기 머리 정리하는 상상을 왜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어진 누님의 말에 나는꽤 설렐 수밖에 없었다.
“……하고 싶으면 하던가.”
“진짭니까?”
“•••미친놈.”
뭐 지.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해 봐.”
“아,그럼 일단욕실로 가시죠.”
나는 뒤돌아서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조금 전에 보았던 기억대로라 면 누님의 머리는 여기저기 떡져 있었으니까 한 번 씻을 필요가 있었다.
“아, 잠시만 기다리십쇼. 일어나지 말고 거기 얌전히 있어요.”
“……어쩌라는 거야.”
살짝 투덜거 리듯 내 뱉은 누님의 말을 무시하며 나는 얼른 옷장으로 뛰 어 가 대충 속옷과 누님 이 즐겨 입 던 반바지 와 크롭티 를 찾아 누님 에 게 가져 갔 다. 당연히 시선은 대 각선으로 비튼 상태로.
“일단 옷 좀 입으세요. 다른 게 아니라 지금 누님 몸 보면 제가 먼저 덮쳐버 릴 것 같거든요.”
“•••어, 어어.”
누님이 묘하게 말을 더듬거리며 내 손에 들린 옷을 받았다. 잠깐부스럭거 리는 소리가 들렸고 삐걱임과 함께 누님이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제 야 나는 대 각선으로 비 틀었던 고개를 원래 자리로 되 돌렸다. 그리고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누님과 시선이 마주쳤다.
“•••씹새끼. 진짜나보다커졌네.”
그리 말하더니 뺨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분위기가변할수가있나.’
입이 거친 건 똑같은데 행동 하나하나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 다.
“일단...욕실로 갑시다.”
나는조심스럽게 누님의 손을붙잡기 위해 움직였다.
움찔.
잠깐 손가락이 닿자, 누님 이 살짝 팔을 뒤로 뺐으나, 내 가 다시 움직 여 손 을 붙잡자 누님도 조심스럽게 손에 힘을 주었다.
욕실로 들어올 때까지 우리는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나는 수건을 두 장 챙기고 바지를 걷으며, 기사가 서임식을 받을 때처럼 한쪽 무릎을 굽히 며 앉았다.
“누님. 여기 머리 눕혀보세요.”
“……그냥샤워하고나오면 안되냐?”
“예.안됩니다. 얼른 누우세요.”
“…하아.”
혹시라도 본인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닌지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그러 나누님의 걱정과 달리, 다행스럽게도누님의 몸에서 악취 따윈 나지 않았다.
누님은 내 허벅지에 머리를눕혔다. 나는부담스럽지 않게 누님의 얼굴에 수건을 덮고물의 온도를조절한다음,능숙하게 누님의 머리를 감기기 시작 했다.
“……쓸데없이 능숙하다. 너.”
“그야 시론이랑 다른 애들한테 자주 해주니까요. 앞으론 누님도 자주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던가.”
수건 이 가린 부분은 눈과 코까지 다. 나는 누님 의 입 꼬리 가 살짝 위 로 올라 가는 걸 볼 수 있었다.
정성과 애정을 담아 누님의 머리를 감기고 미리 준비한 수건으로 물기를 꼭꼭 짜냈다.
“누님.혹시 청결 스크롤 같은 거 있습니까?”
“그딴 게 있겠냐. 됐으니까 비켜 봐.”
내가 뭣 때문에 그런 질문을 했는지 알겠다는 듯 누님은 머리에 감은 수건 을풀어 헤쳤고곧이어 누님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뿜어져 나왔다.
촉촉하게 젖어 있던 누님의 머리칼은 순식간에 뽀송뽀송하게 말랐다.
“……됐냐?”
“어, 예. 그것참 편리하네요.”
나는 누님의 손을 붙잡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물었다.
“빗은 있습니까?”
“내가 사내새끼도 아니고 그딴 걸 가지고 있겠냐…?”
“아,그랬지.”
하는 수 없이 나는 적당히 묶을 만한 끈만 찾아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 그리고 풀썩 앉으며 내 가랑이 사이를 톡톡 두드렸다.
누님이 눈을 껌뻑 이며 나를 바라봤다.
“……뭐. 어쩌라고.”
“어쩌긴요. 앉으시라고요.”
“…….”
누님은 잠깐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몸을 돌려, 내 품에 안기듯 침대에 걸터앉았다.
“불편하거 나 아프시 면 말씀하세 요.”
“•••엉덩이가좀불편한데.”
“그건… 누님 탓도 있으니까 넘어가세요.”
누님의 엉덩이가잔뜩 성난자지에서 살짝 떨어졌다.
나는 짧게 기침하며 누님의 머리를 쓰다듬듯 가지런히 정리했다.
“……야.”
“예 ?”
머리가 반쯤 정돈되 었을 때, 누님이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
“저 따먹은 거 말입니까?”
분위기를 조금 풀어보자고 가볍게 내뱉어 본 건데 아무래도 조진 것 같다. 그제 야 나는 좆대 가리 다음으로 쓸모없는 게 주둥아리 라는 사실을 떠올렸 다.
“•••그래. 따먹은 거. 미 안하다.”
하지만 조저버린 분위 기 속에서 누님 이 다시 말을 이 었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얼른 대답했다.
“아니, 뭐. 사실 따지고 보면 제가 먼저 누님 유혹했잖습니까? 뭐… 제가 저승문턱까지 다녀오긴 했지만, 그땐 누님이 제정신이 아니기도 했고. 그러 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잘못했으니 무승부로 합시다.”
“……미친 새끼.”
“제정신이면 이 상황에 자지 세우고 있을 리가 없잖습니까.”
“…….”
머리를 묶기 위해 뒷머리를 가지런히 모았고 그에 따라 누님의 목덜미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누님의 목덜미는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정리를끝낸 나는 자연스럽게 팔을 내려 누님의 허리를 껴안으며 내 품으 로 당겼다.
“가,갑자기 뭐냐.”
“누님.”
왜.
내가 어깨에 턱을 얹자,누님의 허리가더욱곧게 펴진다.
“우리 이제 화해한 겁니까?”
니 가 그걸로 상관없다면.”
“전 괜찮습니다. 누님은요?”
“•••나, 나도.”
“그럼 우리 그때 일은 더 이상꺼내지 않기로하는 겁니다?”
그래.”
나는 누님의 허리를 껴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어이. 그만 놔一”
“누님.제 아이를낳겠다는생각.지금도같은생각입니까?”
“어? 아, 아니…그, 으으……싫, 냐?”
“딸 다섯 아들 하나면 좋겠습니 다.”
그, 그렇게나?”
“몇 명이든 낳아주겠다고 하셨잖습니까.”
1 그, 그건….”
“싫습니까?”
조, 좋아.”
곧게 허리를 펴고 있던 누님이 천천히 몸에서 힘을 빼더니 내 가슴팍에 기 대어왔다.그러나 무언가를 깨달은듯 다시 몸에 힘을 주어 나에게서 떨어지 려 했다.
“누님?,,
그, 그래도 지금은 안돼.”
미약한떨림.
“혹시 제가위험해질까봐 그러는 겁니까?”
누님 이 대 답하지 않고 고개 만 살짝 끄덕 였다.
확실히,누님이 나에게 마음이 있다하더라도, 내가누님의 몸을완전히 굴 복시 키 지 못하는 이상 섹스할 때마다 다량의 마력 이. 마력 이 떨 어지면 곧바 로 생기가 빠져나갈 것이다.
‘돌파구를찾기는했지만…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있지.’
나는 탄탄한 누님의 복부를 쓰다듬으며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듯 말했다.
“누님. 절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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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어,어어.”
뭔 가 상당히 고민하다가 대 답한 것 같지 만, 일단 넘어 가도록 하자.
“시론은 알고 계실 거고, 제가 기에나와도 연인 사이가된 건 아십니까?”
“……길드에 올 때마다 니 냄새 풀풀 풍기는데 몰랐겠냐.”
“이젠 누님한테 서도 날 텐데요 뭘.”
“……진짜밖에서도 이렇게 꼬리치고 다니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 아니 면 말도 잘 안 겁니 다.”
“…씹새끼.”
누님 이 작게 투덜 거 리 다가 입 을 다물었다.
“아무튼, 제가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요. 시론이랑 기에나에게도 써먹은 방법입니다만.”
정확히는 시론에게만 써먹은 방법이다. 그것도 내가 피지컬이 한 참부족 한과거에.
“누님만 협조해주신다면.”
나는 누님의 아랫배를 살짝 눌렀다.
“훨씬 빨리 우리 아이를볼수 있을지도모르는데…….”
“뭐,뭔데…?”
가슴팍에 맞닿은 누님의 등으로부터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전해져 온 다.
나는 누님의 귀에 작게 속닥였다.
“……어때요?”
“•••진짜. 그게 도움이 되냐?”
“뭣 하면 시론에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아니, 하.”
누님이 길게 한숨을 토하시더니 여태껏 얌전히 무릎에 올려뒀던 손으로 본인의 얼굴을 크게 쓸어내렸다. 나는 그런 누님의 귀에 다시 속삭였다.
“도중에 누님이 그만두시지 않고끝까지 협조해 주시면 정말효과를볼수 있습니다. 절 믿으십쇼.”
“아니… 하아…….씨발.”
한참이나 욕을 내뱉던 누님이 입을 다물며 내 등에 몸을 기대었다.
“……임시로.신성력이 사라질 때까지만이다.그때까지 효과 없으면 두번 다시 안할 거야. 알겠냐…?”
“고마워요.”
나는 누님의 뺨에 입 맞췄다.
계속 투덜거리던 누님이 입을 다물더니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이런 놈한테 반해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누님의 입꼬리는 자꾸만 위로 올라가려고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래서.”
“예 ?”
얌전히 내 품에 안겨 있던 누님 이 말했다.
“지,지금...바로 시작할, 거냐?”
누님의 그 질문에 나는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는 상관없는데. 괜찮으시 겠습니까?”
“……괜찮진 않은데 하겠다고했으니까. 니가지금하겠다면… 나도 맞춰 주고.”
“그러시다면야.”
나는 꼭 안고 있던 누님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등을 밀며 말했다.
“엎드려보세요.”
“……하아.”
누님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엎드렸다. 나는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그리고 내 가 공들여 묶은 누님의 머 리 칼을 한 손에 쥐 며 살짝 잡아당겼다.
“가볍게 산책만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