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68화 Ep.267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장인어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려오지 않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앞에 그동안 기다렸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도면-징표’ 승인.]
귀찮음이 뚝뚝묻어나는, 아주 간결한 답변.
묻지 않아도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는 문구였다.
‘고맙긴 한데… 이게 진짜 직권남용 아닌가?’
그래도 승인해 줄만 하니까 해줬겠지.
“ 야.”
“네?”
막 시스템창을 활성화 시키려던 나는 아래에서 들려온 누님의 부름에 잠 깐 고개를 숙였다. 내 허벅지에 뺨을 가져대고 나를 힐끗 올려다보고 있는 누 님과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러십니까?”
손.”
“손? 아, 죄송합니다.”
깜짝 놀랄만한 발언을 연속으로 들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 듬던 손을 잠깐 멈춰 버 리고 말았던 모양이 다. 다시 손을 움직 여 머 리 칼을 부 드럽게 쓸어내리자, 누님이 치켜뜬 눈을 살포시 감으며 고로롱 울기 시작했 다.
누님이 만약 혼혈이 아닌 순혈이었다면, 머리에 자라는 귀가 파닥였을 거 고 또 엉덩 이 뒤로 나온 꼬리 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을 텐데 .
솔직히 말해서 조금 아쉽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런 종류의 성물을 만 들어 선물해 보도록 하자. 그걸 선물할 즘이면 욕은 먹어도 마지못해 착용해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칼을 쓸어내리던 손으로 귀와 뺨을 조금씩 어루만 지자.
“•••꾈.”
말없이 잠깐 노려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나쁘지 않은 모양이라 다행이 다.
누님을 다시 잠잠하게 만든 나는 고개를 들어 시스템 창을 활성화 시켰다. 회색으로 물들었던 일부 기능들이 원래의 색을 되찾은 걸 보니 곧바로 해금 시켜준 모양이다.
‘교환소는 나중에 확인해 보고.’
장인어른이 직접 언급한 만큼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을 거라는 건 확정 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보유하고 있는 기여도는 0점. 그야 따로 기부한 적이 없으니까.
교환소의 내용물이 시간마다 변할수는 있지만, 어차피 당장구하지도 못 할 거 괜히 구경해서 마음만 심 란해지 면 나만 손해다. 가진 재물이 많다면 충 동적으로 투자해 볼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난 가진 것도 별로 없 으니.
하던 거나 마무리해야지.’
《등록된 성물》
©밤의요정
插설정된재료(슬롯 1): 순수 철.
©위로의 활
插설정된 재료(슬롯1): 깡나무, 순수 철.
©위로의 검
插설정된 재료(슬롯1): 순수 철, 숲의 눈물, 대지의 정수, 붉은 눈 마리스의 가죽.
插고정 재료: 마력.
©징표 (상세 설정 필요)
插설정된재료(슬롯1): 없음.
새롭게 등록된 ‘징표’를 눌렀다.
《상세 설정》
插
‘어디 보자....’
시스가 작성했던 걸 참고해 생각해 뒀던 내용을 재주 좋게 한 손으로 천천 히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작성 자체는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그리 긴 내용 도, 복잡하지도 않았으니까.
《상세 설정》
©기능1: 제작자의 은신 능력
자원: 착용자의 마력(충전&저장)
시동어: 냥냥냥(착용자)
효과: 착용자의 존재를 감춤.
제외 대상:제작자및 같은성물의 착용자.
©기능2: 제작자의 발화능력.
자원 : 착용자의 마력(충전&저장)
시동어: 멍멍멍(착용자)
효과:착용자의 최적에 체온을유지함.
©착용(사용) 조건 : 재료로 사용된 머리카락의 주인일 것.
틀린 부분이 없는지 한 번 더 꼼꼼히 읽어봤다. 그리고 제대로 적은 걸 확인 하고 저 장을 눌렀다.
【‘성물-징표’의 상세 설정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처음 스타킹을 만들었을 때처럼 부합하지 않는다며 다시 작성하라는 문 구가 뜨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한 번에 받아들여졌다.
움찔.
얼추 작업이 마무리되어 갈 즈음, 허벅지에 엎드려 있던 누님이 살포시 눈 을 뜨더니 내 바지를 입으로 물고 잡아 당겨왔다.
특별한 건 아니고, 누군가가 깨어났다고 알리는 신호였다. ‘징표’를 당장 만들 건 아니었기에 나는 시스템 창을 비활성으로 돌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 렸다.
시론과 기에나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바닥에 뻗어 있다. 그걸로 나는 깨어난 이가기에나라는 걸 알수 있었다.
시론은 깨어나면 일단 몸부터 일으킨다. 반면, 나와 누님의 상황을 알고 협 력 중인 기 에 나는 깨어 나도 내 가 따로 신호를 보내 기 전까지 는 자리 에 서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이마를 찌푸리고 내 바지를 물고 계속 잡아당기는 누님의 턱으로 손 을 뻗 었다. 손가락이 닿자, 누님 이 흠칫 굳어 졌다. 손가락을 살살 움직 이 자 입에 물고 있던 바지를 놓고 얌전해졌다. 얼굴이 달아오른 건 덤이다.
평소였다면 누님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천천히 감상했을 테지만, 오 늘은 딱히 한 것도 없고 또 기에나에게 물어볼 것도 있기에 조금만 더 누님을
귀여워하다가이 자리를 파할 생각이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이 ‘징표’에 들어갈 재료를 구하기 위해 서다. 진정한의미로 누님을 길들일 시간이 찾아왔다. 과연 누님은 내가 직접 채워주려는 징표를 거절할까, 거절하지 않을까.
“……뭘 실실 쪼개. 대가리 쪼개버리고 싶게.”
소곤소곤. 그러나 내용은 그와 어울리지 않는 욕설.
누님 이 보기 에는 내 가 꽤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모양이 다.
기분을 풀어주고자 검지로 턱 끝을 살살 간질여주자.
“으응
조금 더 내가 긁기 편하게 스스로 고개를 들어 각도를 조절해주었다. 나는 일부러 식당 쪽을 힐끗하며 다른 손 검지를 입술에 가져대 었다.
그것만으로 누님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 귀여운 모습에 속으로 웃으며 나는 입을 살짝 벌려, 검지로 입술을 두 드렸다. 그러자 턱을 치켜든 누님이 잠깐눈을 찌푸렸고.
“……아아.”
혀를 길게 내밀며 입을 크게 벌려 나에게 보여주었다.
눈처 럼 새하얀 치 아와 타액 으로 끈적 하게 젖은 혓바닥을 구경하다가 크 게 벌어진 그 안으로 누님이 좋아하는 내 타액을 흘려보냈다.
내 입에서 흘러나온 타액은 길게 늘어져 누님의 입속으로 떨어졌다. 누님 은 그것을 곧바로 삼키 지 않았다.
고개를 눕혀 가득 내 타액을 입에 머금은 누님의 목울대가 자꾸 껄떡껄떡 움직인다. 당장 입안에 고인 걸 삼키고 싶다며, 얼른 삼키게 허락해 달라고 누님이 간절하게 눈빛을 보내왔다.
“……方으II” 1 ' • • •
누님의 콧김이 점차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간절하게 올려 다보는 누님 의 시 선을 즐겼다.
길게 나와 있는 누님의 혀를 타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길게 늘어져 바닥을 더럽힌다. 슬슬 누님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는지 엉덩이를 조금씩 들썩였다.
나는 간절한 시 선을 보내고 있는 누님 에 게 고개 를 한 번 끄덕 거 려 주었다. 누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꾹 다물었고.
응읏!!”
목울대를 크게 한 번 움직 였다. 그리고 다시 나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
헤에 봽”
입에 가득 고였던 내 타액을 깔끔하게 삼키고 뜨거운 숨결과 함께 혓바닥 을 다시 길게 내뱉었다.
“옳지. 잘했어요.”
“으응•••꾈.”
누님의 방벽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내 체취를 오랫동안 맡 거 나 방금처 럼 내 타액 을 섭취 시 키 면 잠깐이 지 만 지 금처 럼 온순한 동물로 변한다.
두손으로 턱을긁으며 머리를쓰다듬어주자, 누님이 조금더 나에게 다가 와 스스로 뺨을 허벅지나 사타구니에 문질러왔다.
우뚝.
허벅지에 뺨을 문지르던 누님이 갑자기 굳어졌다. 동시에 귓불과목덜미 가 걱정될 정도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잠깐풀어졌던 마음의 방벽이 돌아온 것이다.
익숙하기에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누님의 턱을들어 올렸다.
끼기긱一
물론, 이런 소리가 들린 건 아니 다. 다만 그런 소리 가 들릴 것처럼 누님의 고개 가 뻣뻣하게 움직 였다.
다시 나를 올려다보게 된 누님을 향해 나는 이번엔 잘 다물고 있는 입술을 검지로 톡톡 두드렸다.
“……그으.”
그에 누님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냐앙.”
바로 앞에 있는대도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고 양이 소리를 낸 누님 이 사타구니 앞에 살짝 남은 의 자의 빈 부분을 두 손으 로 짚었다. 그리고 고양이처 럼 허리를 길게 뻗 어 나를 향해 고개를 쭈욱 내 밀 었다.
딱 주방의 턱을 넘지 않는 선까지 고개를 내민 누님. 나는 그런 누님의 허 리를 길게 쓸어 내 리 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폭신하고 촉촉한 입술에 내입술을 겹쳤다.
연인의 끈적하고 농후한 키스가 아닌, 그저 애정을 담은 짧은 입맞춤.
입술을 떼어낸 나는 누님의 허리를 어루만지며 조금 더 허리를 숙였다. 그 리고 무방비하게 드러난목덜미와쇄골에 내 입술도장을 찍었다.
“큿•••야, 이새꺄꾈!!”
혹시라도 자국이 남을까봐누님이 당황하며 저항했다. 아니, 저항하는 척 했다.
!. ....,
어차피 내가 전력으로 깨물지 않는 이상누님의 피부에 자국이 남는 일은 없다.누님도그걸 알고 있고.솔직히 누님도 이 상황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 을뿐이다.
“끝.
귓가에 그리 말해주며 마지막으로 뺨에 살짝 입 맞추며 일어났다.
아래 에 주저 앉아 있는 누님은 나를 쏘아보며 손등으로 내 타액 이 묻은 목덜미와쇄골을 슥슥 문질러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누님이 내 타액을지우 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몸에 펴 바르고 있을 때, 얌전히 누워 있던 기에 나가 몸 을 일으켰다.
“일어났어?”
끄응.”
기 에나를 부르자, 아래 에서 누님 이 짧게 신음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래 에 내려뒀던 바구니를 들어 턱 위에 올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기 에 나는 이쪽을 바라보기 만 하고 자리 에서 일어 나지는 않았다.
누님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이쪽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해 달라고 부탁 했다.
나는누님이 완전히 일어나기 전에 기에나에게 물었다.
“기에나.”
“•••예에. 스미스님.”
며칠 사이에 누적된 피로때문에 기에나의 목소리는 많이 지쳐있었다.
“전에 줬던 보석들 있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 또 구할수 있을까?”
“보석 이라면… 아, 예. 그거라면 제 옷장 서랍에 주머니 가 하나 있습니다. 그때 드렸던 양과 비슷하게 들어있을 겁니다.”
“혹시내가좀 써도괜찮을까?”
“물론입니다… 앞으론 스미스님께 곧바로 드리겠습니다.”
“아니아니.그렇게까지 많이 필요한건 아니고.일단고마워.”
살짝웃어주자, 피곤에 찌든 기에나의 입가에도 작은 미소가 걸렸다.
시스가 작성한 상세 설정을 읽으며 알아낸 보석의 사용처. 가장 중요하고 까다로운 재료가 손에 들어왔다.
나는 다시 고개 를 돌렸다. 슬슬 자리 에 서 일어 나려고 움직 이 던 누님과 시 선이 마주쳤다.
—……뭐.
누님이 입을 벙긋하며 눈을 찌푸린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슬쩍 허리를 숙 이며 여전히 달아올라 붉은 기를 머금고 있는 누님의 귀에 얼굴을 바짝 가져 대었다.
“오늘 자정에 찾아갈테니까. 애들한텐 내일 하루 쉬라고 말해두세요.”
“무,무…?!”
누님이 어깨를 흠칫 떨며 다급히 뒤로물러났다.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누님을 향해 입을 벙끗 움직였다.
—아. 셨. 죠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눈동자.
나를 보며 입술을 달싹이던 누님은 결국 늘 그랬듯 입술을 다물었고 위 아 래로 고개를 한 번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