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274화 Ep.273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침대에서 떨어져 바닥을 구른 난 다시 침대에 올라가지 않았다. 대신 침대 앞에 앉아 손만 살짝 뻗어 누님의 뺨을 만지 며 시 간을 보냈다.
다행히 누님은 내 손길이 마음에 들었는지 스스로 내 손바닥에 뺨을 문지 르다가 두 손을 이용해 내 팔을 꼭 붙잡고 끌어안았다. 그렇게 두 시간이 흘 렀다.
“으음
내 손등에 뺨을 얹고 잠들었던 누님 의 눈썹 이 꿈틀 움직 이 기 시 작하더 니.
굳게 닫혔던 누님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몇 차례 깜빡 깜빡 움직이며 눈의 초점을 맞췄다. 나는 누님이 먼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 다.
천천히 닫혔다 열리기를 반복하던 눈꺼풀이 더는 내려오지 않게 되었다. 초점이 잡힌 누님의 눈동자에 내 얼굴이 맺혀 보였다.
누님의 작은 입술이 움직였다.
“개새끼.”
애정치고는 어감이 조금 강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첫 마디 였다. 그러나 나는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입으로 내뱉은 말과 다르게 누님은 조금 뚱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두 팔 을 활짝 벌렸다. 바라는 바가 명확한 행동이 었다.
내가살짝웃자막잠에서 깬 누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팔은 여전히 나를 향해 활짝 벌어져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침대에 올랐다. 그리고 내가 눕자, 누님 이 나를 폭 껴 안으며 내 가슴팍 에 얼굴을 묻어왔다.
“……나쁜 새끼.”
“맞습니다. 저 나쁜 놈이에요.”
킁킁. 내 체취를 맡으며 뺨을 문질러오는 누님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렸다. 누님은 한동안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하아, 내가… 몇번이고그만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개새끼.”
“도발한 누님도 어느 정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꾈.”
나를 껴 안은 상태 에서 고개만 치 켜든 누님 이 불만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 려봤다.
“야. 그래서 내 가 졌다고 잘못했다고까지 말하지 않았냐?”
“그랬죠.그런데 누님이 너무사랑스러운 걸 어떡합니까.”
“윽…….”
직 설적 인 애 정 공세 에 내 성 이 없는 누님은 곧바로 뺨을 붉히 며 슬그머 니 시선을 내리깔았다.그에 나는고개 숙인 누님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대며 웅 얼거리듯 말했다.
“몸은좀 어때요?”
“……배는 더부룩하고 보지도 아프고 젖꼭지는 쓰라리기까지 하ML 누구 때문에 말이야.”
누님이 작게 콧방귀를 뀌며 내 가슴팍을 살짝 깨물었다. 아프진 않았다. 조금 간지러웠다.
나는 반쯤 발기한 자지를 누님의 허벅지 사이에 찔러 넣었다. 그러자 누님 이 몸을 흠칫 떨더니 슬그머니 고개를들어 나를봤다.
“…하고 싶냐?”
“말했잖아요.누님이 너무사랑스럽다고.”
“…… ”
발그레 붉어진 얼굴로 잠깐 무언 가를 고민하더 니 누님 이 꼬물거 리 며 내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이불을 벗고 침대에 엎드렸다.
“……나 힘드니까. 조금만… 하고 만족해라.”
“됐어요.”
나는 엉덩이를 살짝 치켜든 누님의 허리를 껴안고 다시 내 품으로 끌어왔 다.누님은저항하지 않았다.
“하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누님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습니다. ”
“……어젠 존나 박아댔으면서.”
“아얏.”
누님 이 내 손등을 살짝 꼬집 었다. 내 가 과장되 게 반응하자 누님 이 그제 야 피식 웃으며 얼굴에 주고 있던 힘을 뺐다.
“물 좀가져다드릴까요?”
“조금만.”
“잠시만 기다려요.”
나는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식당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저장고에서 시원 한 냉수가 담긴 병을 가지고 돌아왔다.
“잔은?
“여기.”
누님의 질문에 나는 냉수를 입 에 가득 머금고 누님 에 게 다가갔다. 그러자 누님이 짧게 한숨을 내쉬 었다.
“진짜 어쩌다 이런 새끼한테 빠져가지고.”
“우으우응.”
알겠으니까 이리 와새꺄.”
벌떡 몸을 일으키며 누님이 내 목을 끌어안으며 입술을 겹쳤다.
“응읏, 응, 으응…
봽,,
“한잔 더 드릴까요?”
두잔.”
그 수줍은요구에 나는 상으로 가지고온 물병이 텅텅 빌 때까지 누님에게 물을 먹여주었다.
“배는 안고파요?”
“고프겠냐.”
“아니.그건 아래로드셨잖아요.위로…… 악, 악!!”
“그,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이 새끼 야!!”
“진짜 아픈... 으川 뼈, 뼈 맞았… 아악!!”
누님은 내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나서야 주먹질을 멈췄다. 농담이 아 니 라 진짜 어 깨랑 쇄골이 부서 지는 줄 알았다.
엄살은.”
“엄살아니거든요.”
흥.
침대에 다시 올라와 옆에 앉자, 누님이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획 돌렸다. 맞은 건 난데 왜 누님이 삐치는 거지.
“그보다 누님.
뭐.
고개를 돌렸던 누님은 내가 부르자 슬그머니 다시 나를 돌아봤다.
“이제진짜연인이네요.”
!!”
누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다.
“사랑해요.”
“……나, 나도.”
고개 숙인 누님의 귀 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에 나는 실실 웃으며 다시 말했다.
“뭐 라고 하셨습니 까? 잘 안 들렸습니 다.”
“……나, 나도.”
“나도?”
“•••사랑, 한다고.”
“예? 뭐—”
“사랑한다고 이 새끼야!!”
“커억…!!
나는 다시 한번 침대 밖으로 굴러떨어져야만 했다. 이번엔 등짝이 욱씬거 렸다.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아팠다.
“이새끼는 진짜... 꼭매를 벌어요.”
“……누님이 너무귀여….”
“귀 엽다고 하지 말라고!!”
“아무튼… … 끙.”
얼얼한 등짝을 문지르며 침대에 다시 걸터앉았다. 내가 등을 돌리고 앉아 서 화났다고 생각한 건지 누님 이 슬그머니 다가와 뒤 에서 나를 껴 안아왔다.
“화, 났냐?”
“아뇨. 화안 났어요.”
사실 화가 나긴 했다. 등에 닿은 뭉클한 가슴 때문에 아랫도리가 매우 화 가났다.
.......
그 사실을 모르는 누님은 정말로 내 가 토라졌다고 생 각했는지 조금 더 가 슴을 내 등에 뭉그러트리며 어깨에 턱을 얹어왔다.
“니가너무장난을치니까…….”
“아니아니. 진짜 화안 났어요.”
진짜?”
“진짜. 정 그러면 뺨에 뽀뽀나해줘요.”
쪽.
왼쪽 뺨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닿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 려 졌다.
“크흠. 그보다 누님. 제가 보여드릴 게 있는데요.”
“•••이상한건 아니지?”
“음, 조금?”
또 뭔데.”
“또라요.”
“시끄럽고. 보여주기나 해.”
“ 잠깐만요.”
나는 배에 감긴 누님의 손을 풀어내고 잠깐 일어났다. 그리고 벗어 뒀던 바 지에서 단검을 꺼내 돌아왔다.누님이 다시 뒤에서 나를 껴안으며 어깨에 턱 을 얹었다.
“단검? 근데 좀 뭉툭하다.”
“검은 검인데 용도가 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이거 쥐고 마력 좀 흘려보내 보세요.”
내 가 단검을 내밀자 누님 이 두르고 있던 손을 풀어서 단검을 붙잡았다.
“한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단검이 웅웅웅웅!! 울기 시작했다.
손에서 덜덜덜!! 강렬하게 떨고 있는 단검을 쥔 상태로 누님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시선이 매우 따가웠다.
“뭐냐이건.”
“그, 왜. 우리 가 모험 가들에게 팔려고 했던 위로용 있잖습니까. 그보다 몇 단계 더 진화한 거랄까.”
“이걸... 보지에 넣는다고?”
나는 대 답하지 않고 고개만 한 번 끄덕였다. 어째선지 시선이 더 따가워졌 다.
“스미스야.”
“네.누님.”
“……제발. 평범한걸 좀만들자. 응?”
나도 양심이라는 게 있기에 이번만큼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바로 옆에 누님의 얼굴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유달리 한숨 소리가 크게 들 려왔다.
“그러니까... 이걸 팔아도되겠냐고?”
“아뇨. 저도 처음에는 팔 목적으로 만들었는데요. 그게 좀 문제가 있더라 고요.”
“문제? 마력에 반응하니까… 마석. 하긴, 마석이 들어가면 가격이 비싸 지지. 그래도 살 놈은 살 것 같은데.”
누님의 물음에 나는고개를 저었다.그런데 듣고보니 누님의 말도 맞았다. 생각해보니 저 검에는 싸구려 마석을 몇 덩이나 살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지 닌 보석이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그럼 뭐가 문젠데.”
“잠시만요. 이제 마력 그만주셔도 됩니다.”
나는 진동이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누님의 손에서 다시 단검을 넘겨받았다 •
“아무튼, 팔려고 했는데 못 팔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아니다. 니가그렇다면 그런 이유가 있겠지.근데 그거 튼튼하긴 하냐?”
누님이 배에 두르고 있던 손을 풀더니 그 손 그대로 내 목을 껴안으며 조 금 더 얼굴을 밀착시 켜왔다.
“누님. 저 스미습니다. 제가 만든물건이 어디 부실한 거 봤어요?”
“지랄은… 그럼 그걸로 나 검 하나만 말들어 줘라.”
“검이요? 누님 검쓰셨어요?”
“어.몰랐냐?”
“몰랐다기 보다는…….”
알 기회 가 없었다는 게 맞는 말이 지 않을까.
“애들 교육할 때랑 시론이 랑 기 에 나 그년 훈련 시 키는 지금도 목검 쓰고 있었잖냐.”
“……그냥그게 손맛이 좋아서 쓰시는줄알았……켁,케캑!!”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목에 감긴 팔이 조여들며 숨통이 조여와괴롭다.그런데 등 뒤로 뭉그러지 는 풍만한 젖가슴의 감촉이 또 날 행복하게 만든다. 이럴 때면 남자라는 생 물이 참 단순하고 슬픈 존재 라는 걸 새 삼 느끼 게 된 다.
“그래서. 만들어줄 거야. 말거야.”
“… …끄응. 만들어 드려 야죠.”
다른사람도 아니고누님의 부탁이다. 그리고누님 정도의 실력자가흔한 것도 아니 고, 게 다가 고주파 블레 이드를 쥔 누님을 감히 누가 상대 할 수나
있을까.
무엇보다누님 성격이라면 넘겨주기 전에 검의 진짜성능을 보게 된다면 달리 생각을 바꾸실 수도 있다. 만약누님이 검의 성능을 보고도 사용하시겠 다고 말씀하시 면 같은 걸 케 르낙스에 게 줘 도 될 지 도 물어볼 생 각이 다.
“스미스.”
“네.누님.”
“만들때 좀길고 두껍게.”
“두껍… 누님.
“뭐. 뭐새꺄.뭐.”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습니 … 켁,케 캑!!”
아무래도 누님은 저 검을 본래 용도로도 사용하실 생각인 모양이 다. 뭐 , 내가 몇 달간 자리를 비우게 될 테니 그거라도 가지고 있으셔야욕구불만이 덜하시겠지. 이해한다.
“콜록콜록…!! 어우… 그런데 누님.”
또 뭐.”
“다른 게 아니라요.혹시… 저 노예 각인 좀풀어주실 수 있으세요?”
안돼.
“아,그렇죠. 죄송… 케엑?!”
주제 넘은 요구를 해서 그런 걸까. 아니 다. 이 거 그냥 내 반응이 재 미 있으 니까 누님 이 즐기는 것 같다.
누님이 내 목을 풀어주며 말했다.
“오해하지 마.풀어주기 싫어서 안된다는게 아니니까. 일단…… 그래.너 이번에 신전에 의뢰받고 골디아스 왕국으로 가기로 했잖냐.”
“예.그렇죠.”
“거기 다녀와서 좀 더 생각해보자. 최대한… 풀 수 있도록 해볼 테니까.”
“……엩 아,예. 감사합니다.”
뭐 지. 내 주인은 아멜라 누님 인 걸로 기 억하고 있는데.
그런데 풀 수 있도록 해보겠다니 .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뭔가가 더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언? I” I • •
목에 감긴 팔에 힘이 들어가더니 몸이 뒤로 기우뚱 넘어갔다. 순식간에 얼 굴이 누님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졌다.
누님이 조금 섭섭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기다란 검지로 콧잔등을 톡 톡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주인인 게 불만이냐? 왜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고 지랄이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아무래도노예면 혼인이나이런 게 문제가되잖습니 까.”
“아……그, 그렇지. 응….”
“꼬에에 엑!!”
“아,미안.”
허벅지에 눌려 행복 사할뻔했다.
“•••혼인.”
“예?”
“아, 아니.그보다… 아침부터 진짜 기운차네.”
누님은 시선을 힐끗 위로 옮기더니 잔뜩 성이 나 있는 내 자지를 보며 뺨을 붉혔다. 그리고 내 시야에 갑자기 누님의 부어오른 보짓덩이가 가려왔다.
“……닥쳐. 아침 먹을 거니까. 그때까지 얌전히 있어.”
“아깐배 안고프시다우웁.”
“으응… 아프니까 넌 조금만 먹어라……”
아프면 먹지 말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 나 나는 생 각을 오래 이 어 갈 수 없었다.
“우움, 쭙봽”
누님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 이고 애정을 담아 나에게 아침을 졸라왔다.
**
생각했던 것보다 배가 많이 고프셨는지, 누님은 아침 겸 점심까지 내 걸로 해결했다. 그리고 배가 부른 암고양이가되어 나를 쫓아내며 잠드셨다.
“나왔어.”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주방으로 향했다.
“다들 자나?”
냄 비 에 서 구수한 냄 새 가 나는 걸 보면 베 네오가 모두를 위 해 음식을 준비한 건 확실했다. 그러나 먹은 흔적이 없었다. 나는 몸을 돌려 넽층으로 향 했다.
‘다들 침실에 있네.’
며칠씩 집무실에서 잠을 청했던 케르낙스의 기운도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침실의 문을 열었다.
“다들 자네.”
농담이 아니라그 베네오까지 소파에 누워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으음. 뭔가 다들 자고 있으니까 꼭 술 마시고 늦게 돌아온 남편이 된 기분 이네.’
나는 피식 웃으며 소파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든 베네오의 머리칼을 몇 번 쓰다듬어 주었다.
베 네오의 무뚝뚝한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얼른 베네오에 대한 것도 애들에게 밝혀야지.’
이렇게 혼자소파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아팠다.
나는 베네오를 뒤로하고 침대로 향했다.
“내가오길 기다렸나……?”
늘 기에나의 품에 안겨 잠들었던 시론이 이번엔 그녀와 거리를 벌린 채로 잠들어 있었다.그래. 정확히 시론과 기에나사이에 존재하는공간. 딱내가 들어 가 누울 수 있는 정도의 크기 였다.
“냐호는 여전하네.”
내가 없으니 케르낙스의 발을 껴안고 자고 있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조용 히 침대에 올라 시론과 기에나 사이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킁킁
?”
내가 눕는 것과 동시에 곤히 자고 있던 시론이 코를 벌름이 더니 스르륵 감 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루비처럼 아름다운 눈동자에 내 얼굴이 맺혔 다.
“미안. 깨웠……시론아?”
웃으며 시론을 보듬어 안으려던 나는 조금씩 구겨지는 시론의 얼굴에 몸 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론의 말에 나는 심장이 멎는 기분 이 들었다.
언니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