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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279화 (279/771)

횐 279화 Ep.278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모험가 길드 지부장실.

넓은 업무용 책상 위에 펼쳐진 지도 하나.

아멜라는 심드렁한 얼굴로 지도를 보며 붉은 색으로 표시해둔 지점들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기록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머저리 같은 년들이 도움될 때도 있네.”

지도에 표시된 지점.

그곳들은 골디 아스 왕국에 자리 잡은 모험 가 길드 지 부의 위 치 였다. 그리 고 아멜라는 본부의 지명으로 변절. 혹은 세뇌된 지부장들의 처리를 위해 한 시 적으로 몰링 타를 떠 날 수 있게 되 었다.

위치를 모두 확인하고 머릿속에 집 어넣은 그녀는 지도를 돌돌 말아 품에 넣었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세 번째 서랍을 열었다.

그녀의 손을 따라 밖으로 드러난 서랍 안에는 몇 번인가 밖으로 모습을 드 러낸 적 있는팔각형의 유리 조각이 푹신한방석 위에 놓여 있었다.

아멜 라는 눈앞의 물건이 어 지 간한 충격으론 흠집 조차 낼 수 없다는 걸 알 면서도 자칫 쉽게 깨지는 유리를 만지듯 조심히 가슴골 사이에 넣었다. 아무 래도 외부에 드러나는 것보다는 신체 안쪽에 숨기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판 단해 내린 선택 이었다.

“•••꾈.”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기 위해 지부장실을 나가려던 아멜라가 돌연 걸음 을 멈췄다. 그리고 꽉 막힌 왼쪽 벽을 바라봤다. 한참을 꽉 막힌 벽을 노려보 던 그녀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

정확히 그녀가 1층에 내려왔을 때였다.

딸랑딸랑一

스미스가 삭막하다고 달아뒀던 종이 울리며 문이 열렸다.

눈이 시 릴 정도로 새하얀 백은발을 귀 뒤 로 넘 기 며 나타난 아르델.

두 사람은 빠르게 서로의 전신을 훑었고, 아멜라의 전신을 한번 훑은 아르 델의 시선이 다시 그녀의 목으로 향했다. 아르델은 다시 눈을 올려 무덤덤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사고를 쳤다고.”

“•••꾈.”

아르델 이 언급한 사고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에 아멜 라는 얼굴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아멜라는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되려 질문했다.

“너 …… 스미스. 그녀석이랑 했냐?”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

“하.”

조금도 관계를 숨길 생각이 없는 아르델의 반응에 아멜라가 헛바람을 내 뱉으며 말했다.

“애 가 셋이나 딸린 년이 욕심도 많네.”

“자식이 셋이나 있다는 건 그만큼 내 몸이 남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걸 증 명한다.”

“뭔 미친 소리 야 시발. 권력에 눈먼 새끼 잡아다가 한 주제 에.”

“그것도상대 쪽에서 할마음이 들어야씨를얻을수 있다.”

“뻔뻔한 년.”

“사실을 말했을뿐이다.”

“……하아.”

아멜라가 약간의 분노를 담아 한숨을 내쉬 었다.

예전이 었다면 진즉에 달려들어 드잡이질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은그러지 않았다.

아멜라는목에 찬징표의 장식을슬쩍 만지며 말했다.

“사실 나도 그 녀석 이 랑 아주 가까운 관계 가 됐 거든.”

“•••그래.”

아르델의 대답이 한 박자 늦게 나왔다.

거기서 아멜라는 확신했다. 눈앞의 재수 없고 싸가지 없는 년에게 한 방 먹 일 수 있다고.

“그리고이건.”

아멜라는 노골적으로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장식을 더욱 강하게 붙 잡았다.

“그 녀석이 내가 자기 거라는표식이랍시고 직.접. 만들어서 목에 채워주 더라.하〜진짜.내가자존심이 상하고쪽팔려서 진짜하기 싫었지만! 그자식 이 사랑한다고속삭이면서 끈덕지게 애원하는데 여자가돼서 사내놈이 이렇 게 매달리는데 계속 거절하는 건 아니다 싶더라고.”

“•••꾈.”

아르델의 눈동자에 알수 없는 기운이 서리기 시작했다.

아멜라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너는뭐 받은 거 없냐?”

“……없다.”

“어.그럴 거 같았어. 역시 그 자식도 어쩔 수 없는 사내놈이란 거지. 아무리 얼굴이 반반하고 머리 색이 좀 신비롭게 생겼어도 애가 셋이나 딸린 아줌마 보다는…….”

“나이로 따지면 네년도 아줌마다.”

“아줌마가 아니 라 노처녀 지. 아, 이 젠 아니 지 만.”

아멜라가 깔깔깔 웃으며 과시하듯 징표의 장식을 흔들었다.

“애가 셋 딸린 헐렁한 니년보다는 포장도 안 뜯은 내 쪽이 더 마음에 들었 다는 거아니겠一”

아르델이 아멜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순식간에 얼음꽃이 만개했고.

길드는 그렇게 무너졌다.

**

잠깐 주변이 박살 나게 된 과정을 되짚어본 아멜라는 기에나의 물음에 대 답하지 않았다.대신.

“썅년들아. 알아서 뭐 하게? 그보다 한 시간 안으로 짐 싸서 북문으로 나 와라.”

“한 시간입니까.”

“방금 떠난그 빌어먹을 년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싶으면 한 시간꽉 채워 서 나오던가.”

“알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에나그녀는순서에 연연하지 않았기에 누가 먼저 스미 스를 만나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에겐 그저 스미스를 만난다는 사실 만이 중요했다. 그러나 아멜라와 아르델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았기에 그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긍정했을뿐이다.

“시론.”

“•••꾈.”

기에나의 부름에도 시론은 아멜라의 목을 빤히 노려봤다. 그에 아멜라가 눈을 찌푸리며 시론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터억.

아멜라의 손이 시론의 머리를 덮었다. 그리고 다소 거칠게 머리를 헝클어 트리며 말했다.

“내가 그 자식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드냐?”

“•••꾈.”

시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에 아멜라가 짧게 한숨을 내쉬며 헝클어트리 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뭐 . 내 가 그 자식을 빼 앗으려 한다고 생 각하는 거라면 헛생 각하지 말라 고 말해주마. 애초에 그 자식은 한 여자만 아껴줄 새끼가 아니라는 걸 나보 단 너희가 더 잘 알 거 아니냐. 그리고… ….”

빠악一!!

“끄윽?!

시론은 정수리 에서 느껴 지는 강렬한 통증에 얼굴을 구기 며 바닥에 주 저앉았다.

아멜라는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은 시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 새 끼 가 한 여 자만 아껴 주지는 않지 만, 그중에 서 널 제 일 챙 긴다는 건 너도 잘알 거아니냐…… 시발. 말하고 나니까 개같네. 야. 시발. 이 언니가 나 이 처먹고 연애 좀하겠다는데 그게 눈알을 부라릴 정도로 불만이냐? 아주 썅.눈알을 파버릴까 보다.”

“……눈알 튀어나올 뻔했거든요.”

“뭐래 미친년이.시끄럽고 가서 짐이나싸서 나와.”

“콱!!”

“아, 간다고!! 그리고머리좀그만때려!!”

시론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 났다.

“빠르게 챙겨서 나오겠습니다.”

“그래. 저년보곤 미리 처맞을 준비 하라고 알려도주고.”

“•••꾈예.”

기 에 나가 떨 떠 름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 났다. 멀어 지는 둘을 보며 아멜 라 는 가슴골 사이에 넣어두었던 유리 조각을 꺼냈다.

그녀 가 마력을 흘려 넣자 유리 조각의 한 면에 빛이 들어왔다. 그 빛은 정확히 북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력을 거두고 조각을 다시 품속에 넣으며 웃었다.

‘이게 있는 이상그 빌어먹을 년에겐 절대 안져.’

아멜라는 스미스가 선물해준 검을 한 번 쓰다듬은 후, 조용히 북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아멜 라와 다툼 후 당장이 라도 도시를 떠 날 것처 럼 몸을 돌렸던 아르델 이 향한곳은 동문 경비대 건물이었다.

“끄, 끄으으응

99

“엎어지면 걷어차겠다.”

“이,이익!! 악마!!”

천하의 아르델에게 욕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바로 행정관인 밀리 아였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 뻗친 자세로 이를 바득 갈며 소파에 다리를 꼬 고 앉은 아르델을 노려봤다.

그 뒤로 아르델라와 케르낙스가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다스리는 도시의 일부를 부숴 먹고.

갑자기 자리를 뜨고.

경비대를 방문해 쉬고 있던 행정관을 갈군다.

아르델라는 모친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속으로 신음하며 고민했다. 하루라 도 빨리 출발해야 스미스와 조금이라도 빠르게 재회할 수 있을 텐데, 그걸 알고 준비까지 다 끝낸 모친이 이렇게 늦장을 부리고 있는 이유를 도저히 이 해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스스로 답을 구하지 못한 아르델라는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장거 리 용 통신구를 만지 작거 리고 있는 모친에 게 물었다.

“어머니 … 어째서 출발하지 않으시고 이리 행정관을 훈육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계신 겁니까.”

“아르델라.”

“……예. 어머니.”

아르델이 고개를 살짝돌려 뒤에 선 아르델라를 바라봤다.

“초조해할 것 없단다.”

“…….”

모친에게 감정을 들킨 그녀는 무어라 대답하지 못하고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아르델은 딸의 반응에 손에 들고 있던 통신구에 마력을 흘려보냈 다.

은은한 푸른 빛이 깜빡이 기를 몇 번.

—네〜 영주님.

“……?!”

“……?”

통신구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케르낙스가 깜짝 놀랐으며 아르델라가 눈을 껌뻑였다.

아르델은 신경 쓰지 않고 통신구를 향해 말했다.

“위치는.”

—엘번트숲에서 잠깐휴식 중이랍니다.

“알겠다.보고는 지정해준시간에 잊지 않고 하도록.”

—물론입니다. 저만 믿어주세요.

“그래. 끊겠다.”

아르델이 마력을 거둬들이자 통신구가 빠르게 빛을 잃었다.

“아직도 초조하니?”

“•••아닙니다. 역시… 어머니이십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초조해하던 아르델라는 정말 드물게 존경의 눈으로 아르델을 바라봤다.

“준비는 완벽하답니다. 우리는 그년들보다 먼저 스미스와 만나게 될 거예 요.”

아르델라는 존경을 가득 담은 눈으로 모친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서 있던 케르낙스는 매우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통신구에서 흘러나왔던 매우귀에 익은목소리.

그건 분명 스미스를 따라나섰던 냐호의 것이 었다.

‘시론과기에나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케 르낙스는 몸을 부르르 떨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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