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280화 (280/771)

횐 280화 Ep.279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한달하고 이틀.

몰링 타를 떠 나 마차를 타고 이 동한 시 간이 다.

한 달. 일수로 따지면 삼십일. 절대로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루에 한 번 섹스를 한다고 해도 서른 번이나 할 수 있는 시간.

‘•••서른 번이면 짧은데?’

다시 생 각해 보니 짧은 시 간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출발할때를 제외하고는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특별한사 건이나 상황을 겪지 않고 아주 무난하고 편안하게 이동 중이다.

중간중간 들렸던 도시에서는 부족한 식 량만 보충하고 곧바로 길을 떠 났 다. 즉, 몰링타를 떠 난 시 간이 곧 침대 에 눕지 못한 시 간이 라고 보면 된 다.

엘. 그러 니까 지금 마차를 끌고 있는 드레 이크의 휴식 시 간을 제외 하면 마 차는 쉬지 않고 움직 이고 있다. 그런데도 편안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정확히 한 달하고 이틀 전. 네메아님이 나를 껴안고 납치하듯 경비대 앞에 준비된 마차에 탑승했을 때, 그 뒷자리에는 냐호 이외에도 한 사람이 더 탑승하고 있었다.

“으,으헤, 으헤헤…….”

짐칸의 구석탱 이 에 둥글게 말린 두꺼운 모포 하나. 그 위로 거북이의 머리 처럼 삐져나와 있는 작은 사람의 머리 하나.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헤픈 웃음을 지으며 단잠을 자고 있는 시오린씨가 냐호와 함께 짐칸 에 올라타 있었다.

편안한. 그녀 가 타고 있던 이유는 의 뢰 를 달성하고 다시 몰링 타로 복귀 할 때까지 내 편의를위해 신전에서 따로 고용한것이었다.

생활 마법의 달인인 비젤린님의 수제자이자 실력 있는 마법사인 시오린씨

까먹고 언급하지 않았는데 내 가 탄 이 짐 칸은 어떠 한 마법 각인도 새 겨져 있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녀석이다. 즉, 험난한 길목을 달리면 덜덜덜 흔들거 리고주변의 시끄러운소리가고스란히 침범해 내 귀를괴롭힐 것이며 뼈가 시릴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어와 무척 고달파질 예정이었다. 시오린씨가 없었 다면 말이다.

그녀는 주문을 몇 번 외고 짧은 나무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으로 평범했던 짐칸을 집안침실에 놓인 침대 뺨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소음은 차단되 었으며 차디찬 바람도 들어오지 않게 됐고 무엇보다 신기 했던 것은 바닥에 생겨난 투명하고도 얇은 막이었다.

마치 푸딩 위에 올라탄 것처럼 적당히 탄력 있고부드러운 이 막때문에 나 는 짧은 마차 생활을 아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시 선을 돌렸다. 다른 쪽 구석 에 편안한 자세 로 벽 에 기 댄 네 메 아님.

마차가 출발하고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는데 , 대부분에 시간을 손에 딱 들어가는 알맞은 크기의 책을 읽으며 보내셨다. 대부분이 라고 언급했듯 이틀에 한 번은 베 네오와 교대해 대신 마차를 끌기 도하셨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마차에 올라탔던 냐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쮸웁,쯉,응읏, 쪽••봽

곧게 뻗은 다리.

그위에 두른두꺼운모포.

시오린씨 가 거북이 처 럼 머 리 만 빼놓고 있다면, 냐호는 머 리 만 모포 속에 넣은 채 내 허벅지에 머리를눕히고 있다.

물론, 자기 위해 누운 건 아니고 쌓인 내 성욕의 해소를 위해 잠깐도움을 받고 있는 중이다.

—츄르릅,낼름낼름… 쮸웁.

모포 밖으로 천박한 소리 가 고스란히 새 어 나갔다. 애 초에 볼록 부푼 모 포가 자꾸 위 아래로 움직 이고 있는 것부터 가 굉 장히 부자연스럽 다.

이 런 상황을 통해 유추할 수 있겠지 만, 지금 이 상황은 다른 사람들에 게 들키지 않게끔 스릴을 만끽하는 행위가 아니다.

이 세계의 신을 모시는 성직자들은 성관계에 매우 자유롭고 관대하다. 처 음 내가 풍요의 신전을 방문했을 때 이름 모를 사제님의 가슴과 입으로 시 원하게 한 발 뺀 것만 예로 들어도 얼마나 개방적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

!..

.......

그리고 네 메 아님은 풍요신을 섬 기는 성직 자 중 한 사람이 다. 즉, 똑같이 성 에 관대하고 자유로운 분. 사교도였던 칼름 일행과의 질척하고 끈적한 행위 들을 쭉 지켜보셨다는 것만으로 이미 평범하지 않다는 걸 입증하셨다.

고로 지금 이 상황은 전부 네메아님이 말하는 내 ‘편의’에 포함된 배려였 다.

이미 내 정력과성욕이 이곳사내놈들과비교하기 미안할 수준으로왕성 하다는 걸 알고 계셨기에 출발한 첫날부터 눈치 보지 말고 해결하라며 적극 적으로 장려하셨다.

냐호와 베 네 오는 당연히 환영했고 시 오린씨는 조금 당황했으나 이 미 나 와 뒷구멍으로 실컷 즐겼던 사이였기에 네메아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즉, 네메아님을 제외하고 이동하는 동안 시오린씨까지 포함해 그녀들 전 원 몇 번이고 내게 안겼다.

물론, 시오린씨는 이번에도 뒷구멍으로만 즐겼다. 그걸 냐호가 호기심 가 득한 시선으로 구경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보름쯤 됐을 거다.

나는 슬쩍 아랫도리 에 두르고 있는 모포를 들췄다.

……7”

자지 기둥을 붙잡고 새빨간 혀로 귀두를 날름거리며 자극하던 냐호가 나 를 올려다보며 귀엽게 눈을 깜빡였다.

그에 놀고 있는 다른 손을 모포 속으로 넣어 냐호가 붙잡고 있던 자지 기둥을 대신 붙잡으며 그녀의 손을 밀어냈다.

붙잡은 자지를 노골적으로 도톰한 입술에 치덕이자 냐호가 배시시 웃으 며 내 사타구니를 향해 얼굴을조금 더 깊숙이 들이밀었다.

“하움, 우음〜”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불알을 입속에 넣고 까끌까끌한 혀로 휘감고 조이 며 사탕처럼 굴려댄다.

“•••꾈쪽. 에〜”

살살굴리던 불알을 강하게 빨아들이며 뱉어낸 다음, 입을 크게 벌리고 혀 를 길게 내 밀었다. 나는 그 음습하고 야릇한 구멍에 자지를 살짝 밀어 넣었다 •

“으움, 움, 츄르릅,츈,쮸웁〜봽”

냐호는 기 다렸다는 듯이 입술을 오므리고 귀 두를 빨기 시 작했고 요사스 러운 혀로 요도구를 자극하고 두 손으론 축축하게 젖은 불알을 조심스럽게 주무르며 사정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몰려오는 사정감에 나는 자지를 잡고 있던 손으로 냐호의 머리를 깊숙이

눌렀다.

“거억

!!”

괴로움에 살짝 젖은 눈으로 냐호가 나를 올려 다보며 목구멍을 강하게 조였다.

꿀렁꿀렁.

“걱,응읏, 응, 구읍… 응긋….

참지 않고 토해낸 정액을 냐호는 목구멍으로 꿀떡 받아 삼키며 조금 더 깊 숙이 자지를 삼켰다. 자지 털을 입술로 지그시 누르며 내 가 사정을 끝낼 때 까지 목구멍을 능숙하게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움찔거리는 불알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액을 토해내게끔 자극했다.

“거윽……응, 푸하… 하웁,쮸읍.”

귀여운 트림과 함께 자지를 토해내더니 부족한숨만 들이쉰 다음, 다시 귀 두를 물고 요도구에 남은 정액 찌꺼 기를 쪽쪽 빨아 삼키며 청소까지 깔끔 하게 끝냈다.

“맛있어?

“평생 먹고 싶을만큼요.쪽봽”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냐호는 귀두에 키스한 다음, 준비해 두었던 부드러 운 천으로 본인이 덕지덕지 칠했던 타액을 깨끗하게 닦아 냈다. 그리고 여전 히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를 조심스럽 게 붙잡아 팬티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아….”

깔끔하게 정리를 끝낸 냐호는 아쉬운 표정으로 내 사타구니에 코를 박고 냄새를 크게 들이마시며 꾸물꾸물 모포 안으로 기어들어 왔다.

“으응〜”

한껏 몸을 웅크린 냐호는 그 상태 에서 몸을 비틀어 자세를 바꾸었고 시오린씨처럼 머리를 밖으로 내밀었다.

재주 좋게 모포 안에서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탄 냐호가 기분 좋은듯 귀를 파닥거 리 며 꼬리를 살랑 흔들었다.

내가 막 가슴팍에 등을 기대어오는 냐호의 허리를 껴 안으려고 손을 뻗은 순간.

탁. 탁. 탁.

마부석과 이어진 짐칸의 벽면에서 누군가 두드린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착한 모양이에요.”

‘그러게.

냐호가 아랫입 대신 윗입으로 배를 채운 이유는 간단했다. 몇 분 전 관문 에 도착한다고 베네오가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금 벽을 두드린 소 리는 관문에 도착했다는 신호였고.

참고로 지 금 도착한 관문은 골디 아스 왕국이 아닌, 아르델 이 속한 비 토리 오 국경을 지 키는 관문이 다. 여길 넘 어서 이틀 정도 더 달려 야지 골디 아스쪽 국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잠깐다녀올게요.”

냐호는 내 품에 서 벗어 나 살짝 흐트러진 전통 의 상을 정리 한 다음, 가림 막 을 밀어내며 밖으로 내렸다.

“으헤•••꾈.”

시오린씨는 여전히 단잠에 빠져있고 네메아님께서도 여전히 손에 들고 있 는 책을 읽는데 집중하고 계셨다.

펄럭一!!

짐칸의 입구를 가리고 있던 기다란 가림막이 거칠게 들춰 지며 냐호와 함 께 몇몇 무장을 갖춘 여성들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해가 저문 저녁. 뒤에 선 병사들이 손에든 횃불의 붉은 빛과 시오린씨가 만 들어낸 빛의 구체가 뿜어낸 새하얀 빛이 뒤섞이며 짐칸 곳곳을 물들인다.

냐호를 옆에 둔 인상이 험악한 여성이 가재눈으로 짐칸의 모습을 살폈다. 책을 읽고 있는 네메아님을 스치고 끝에 웅크린 시오린씨를 훑었고 마지막 으로 나에게 시선이 닿았다.

“흐으음….

인상이 험악한 여성은 한동안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 했다.

“잠깐만 기 다리도록. 금방 허 가증을 내 어주지.”

“알겠습니다.”

험상궂은 여성은 들췄던 암막을 내리며 냐호와 함께 어딘가로 가버렸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야 냐호가 다시 짐칸에 올라탔다.

냐호는 쪼르륵 내게 다가와 다시 품에 쏙 안겼다.

나는 허리가 아닌 탐스러운 젖가슴을 살살 주무르며 새하얀 목덜미에 입 술을 가져댔다.

“아으, 서방님 봽”

냐호가 녹아내 린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복슬복슬한 꼬리로 내 손목을 휘 감으며 말했다.

“잠깐만 참아주세요…?”

“왜?,,

“그,으응….

내가 얇은 옷 위로 튀어나오기 시작한 젖꼭지를 꼬집자 냐호가 허리를 살 짝 떨었다.

“잠깐, 잠깐이면 되니까… 그때까지 장난치시는 거로참아주세요… 네?”

“그러니까 더 궁금하네.”

“흐읏!!”

말은그렇게 했지만사실 이유가크게 궁금하진 않았다.그녀들이 나에게 숨기는 건 대부분 내가 알아서 좋을 게 없는 일들이 라는 걸 알기 때문이 다.

그런 이유로 냐호의 딱딱하게 발기한 젖꼭지를 꼬집고 잡아당기며 어느 정도 시간을 보냈을 때였다.

텁一!!

조용히 책을 읽고 계시 던 네메 아님 이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덮으셨다. 그리 고는 가슴골에 밀어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 계속하도록.”

“아예.”

그 말을 남기고 네메 아님은 암막을 걷으며 짐칸에서 내리셨다.

뭔 일 있나?”

네메아님께서 나가실 때 살짝들춰진 암막사이로 밖의 풍경이 보였는데 지면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었다.

“서방님〜봽”

“어이쿠.”

잠깐 밖에 신경을 썼다고 냐호가 살이 오른 엉덩이로 내 사타구니를 꾸욱 눌러왔다.

“저……준비됐어요.”

그리고는 길게 내려가 있는 의복의 치맛자락을 끌어올렸다. 냐호의 엉덩 이가 닿은 부분이 조금씩 젖어가는 게 느껴졌다.

밖에 대한 건 곧바로 머릿속에 서 치워 버렸다.

나는 주무르기 딱 좋은 냐호의 엉덩이를 활짝 벌리며 말했다.

“시오린씨 자고있으니까 너무소리 크게 내면 안된다?”

“……네에.”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거리는 그녀의 귀여운 항문을 살살 검지로 문지 르며 발딱 선 자지를 꺼 냈다.

“넣을게.

“하앙…!!”

**

스미스가 짐 칸 안에 서 냐호와 즐기고 있는 그 시 각.

마부석 에 앉은 베 네오는 마차를 둘러싸고 길목을 가로막은 이들과 대 치 중이었다.

‘버러지 같은년들.’

비토리오왕국에는 세 개의 국경선이 존재한다.

사막과 맞닿은 서쪽.

제 투아 왕국과 맞닿은 동쪽.

골디 아스 왕국과 맞닿은 북쪽.

서쪽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르벨룸 요새의 책임자는 변경백인 아르델이 다. 그러나 동쪽과 서쪽 관문은 조금 특별하다.

그 두 곳은 오랫동안 왕실에 충성했고 나이가 들어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 는 퇴 역을 앞둔 기사 단장이 책 임 자로 부임하고 있다.

지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자들이 백작급 귀족의 병사들이었다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목을 따버렸을 거다. 그러나 왕실이 얽혀 있다면 참아야했다.

아르델의 그늘에서 활동할 때였다면 눈치 보지 않고 치워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 됐다.

왕실이 두려워서? 결코, 아니다. 이 나라의 왕족들은 아주귀찮은족속들 이다. 탐이 나지만 가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부숴버리거나 멀리 치워버리는 쪽을 선택하는 그런 뒤틀린 심상을 가진 자들. 그게 이 나라 왕족이 었다.

만약 스미스의 존재를 왕족 중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스미 스의 존재 는 대륙 전체 로 퍼져 나가 어 지 간한 귀 족이 라면 모르는 자가 없게 될 것이다.

베네오가 스미스를 위해 눈앞의 역겨운 무리를 두고 그녀들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살심을 억누를 정도로 스미스 형제를 사랑하게 된 모양이군.”

“•••꾈.”

바로 옆에서 들려온 네메아의 목소리에 베네오가 고개를 돌렸다.

달빛을 받고 있음에 도 그 푸른 빛에 물들지 않고 새 하얀 순백 을 지 켜 내 고 있는 신비한 로브를 눌러쓴 여인.

소리도 냄새도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허상과도 같은 존재.

네메 아가 몇 발자국 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때, 길을 가로막은무리에서 눈 아래로 검은 천을 두른 여인이 걸어 나왔 다. 그녀는 뽑아 들고 있던 검으로 두 사람을 가리 키며 말했다.

“죽여—”

여 인의 목소리 가 부자연스럽 게 끊어 졌다.

그에 이상함을느낀 몇몇 이들이 여인을 향해 고개를돌렸다.

검을 뽑은 자세 그대로꼿꼿이 서 있는 여인.그리고 여인의 옆에 서 있는 순백의 로브를 눌러쓴 존재.

‘언제……?’

분명 멀찍이 떨어진 장소에 서 있던 존재였다. 그랬던 존재가 바로 옆에 나타난 것이다.

이 이해할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그때.

투욱.

바닥으로 묵직한 무언가가 떨어져 굴렀다.

검을 쥐고 있던 여인의 머리였다.

깔끔하게 잘린 머리가 바닥을 구른다. 그걸 지켜보던 누군가가 멍하니 눈 을 깜빡였다.

머리는 여전히 바닥을 구르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세상이 기울어지고 있 는것인가.

멍하니 서 있던 누군가의 세상이 완전히 뒤집혔다.

‘아•••꾈.’

세상이 완전히 뒤집히고 나서야누군가. 아니, 누군가 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머리도 곧 바닥에 구를 것이라는 걸.

**

차가운 겨울바람이 베네오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마부석에 앉아눈앞에 펼쳐진 기이한풍경에 이마를 찌푸렸다.

길을 막고 마차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그런데 하나 같이 목 위로 붙어 있어야 할 것들이 없었다.

바닥에 떨어져 구른 일 백은 족이 넘는 머리들.

머리가 잘리고도 자세를 유지하고 서 있는 육체였던 것도 신기했으나 베 네오가 정말로 신기하게 여긴 것은 단 한 방울의 피도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 그녀를 소름 돋게 만들었다.

깔끔하게 잘린 절단면은 뜨거운 무언가에 달궈진 것처럼 검은 막이 가로 막고 있었다.

“먼저 출발하도록.”

서 있는 시 체 틈에 서 여유롭게 걸 어 나온 네 메 아는 마부석을 지 나치 며 그 리말했다.

베네오가 고개를 돌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설마… 관문에 있는 자들을 전부 죽이실 생각이신 겁니까?”

“그렇네만.”

“… …반대하지 는 않습니 다. 그래도 우리 가 복귀 할 즘이 면 왕실에 선 우리 가 저지른 짓이라는 걸 알아냈을 겁니다. 그만큼 거쳐온 도시 가 많으니 알아 내지 못하는 쪽이 더 이상할 겁니다.”

“그렇겠지. 이 나라 왕족들은 욕심은 많아도 무능하진 않으니.”

네메아의 가벼운 대답에 베네오가 이마를 찌푸렸다.

상대와의 실력 차 따윈 상관없다. 지금 베네오에게 있어선 스미스가삶의 이유였다. 그녀의 모든 사고는 스미스를 위해 움직인다.

“아르델 백 작과 아멜라 지부장이 감싸는 걸 안다면 그년들은 스미스를 제국에 팔아넘기고도 남을 년들입니다. 풍요의 신을 섬기는 당신께선 이 일 을 해결해 주실 수 있으십 니까?”

네메아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베네오로서는 꼭해야만 하는 질문이었다.

“해결이라.”

베네오에게 등을 지고서 있던 네메아가슬쩍 고개를 돌렸다.

짙은 음영 아래로 드러난 입이 움직 였다.

“보아하니 요정족 혼혈인 것 같은데, 나이가 어떻게 되나.”

“•••겨울을 예순 번 겪었습니다.”

“흐음.그럼 모를수도 있지.책임이라… 네가생각하는 일은벌어지지 않 을 거 다. 만약 왕족들이 스미스 형제 가 그 둘의 비 호를 받고 있다는 걸 알고 도 손을 쓰려 든다면 이 나라왕족의 성씨가바뀌는 게 더 빠를 테지. 애초에 그 둘이 연관되 어 있다는 걸 안 시 점에 서 황제는 스미스 형제를 거들떠 보지 도 않을거다.”

“…….”

네메아의 대답에도 베네오의 얼굴은 펴질 줄 몰랐다.

아르델의 그림 자로 활동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 인진 알고 있 다. 아멜라도 그랬다. 스미스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고작 스친 주먹 한 방에 만신창이 가 되 었다.

그러나그 둘과 엮여 있다고 제국의 황제가관심을 멀리한다는 건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소리 였다.

베 네오의 그런 마음을 읽은 네 메 아가 입꼬리 를 살짝 올렸다.

“만약 황제가 사욕을 위해 스미스 형제에게 손을 쓰려 든다면 내가 책 임지고 해결하지. 이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라피테라신께 맹세한다.”

네 메 아가 모시고 있는 신의 이름으로 맹세를 하고 나서 야 구겨 졌던 베 네 오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이름은?”

“•••베네오라고 합니다.”

“그래. 베네오.스미스 형제는 대륙의 안녕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고귀 하고 훌륭한 사내 야. 그야말로 성 자라 칭 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나는 생 각하네.”

성자라니….

베 네오는 조금씩 위 로 올라가는 네 메 아의 입꼬리를 보며 침을 삼켰다.

“성흔을 받지 못해 진짜성자는 될 수 없지만,그게 뭐가중요할까.스미스 형제의 희생적인 행동이 성자와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야.그러니 망설이지 말게.”

“……무엇을 말입니까.”

네메 아의 입꼬리 가 길쭉하게 올라갔다. 드러난 날카로운 송곳니 가 달빛 을 받아 반짝였다.

“스미스 형제를 가로막으려는 자들은 이단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그 자들이 야말로 진정한 이 단일 터.”

길게 올라갔던 네메아의 입꼬리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명심해라.”

네 메 아가 베 네 오로부터 고개 를 돌렸다.

“죽은 이단만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의 신형이 사라졌다.

베 네오는 네 메 아가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 리고손에 쥔 사슬고삐를 당기며 확신했다.

가장 경계해야할대상.

그건 왕족도 황제도 아닌 관문 책 임 자의 목을 따러 사라진 네메 아라고 말 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