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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299화 (299/771)

횐 299화  Ep.298 골디 아스 왕국

눈앞을 가득 채운 검은 로브들.

‘어쩌다이렇게된거지……?’

나는 몇 발자국 앞에 서서 열심히 떠들고 있는 나이엘의 뒤통수를 쳐다봤 다.

“간악한 어둠 신으로부터 저희를 구원해주신 고귀한분께 기도하는 시간 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나이 엘 이 가슴 앞으로 두 손을 모으고 살짝 고개를 숙인다. 그걸 따라 그 녀의 앞에 경건한 자세로 무릎 꿇은 수많은 신도가 따라 기도한다. 나를 향 해서.

“우리도해야하는거아닌가?”

“우리는 신도가 아니잖아 병신아.”

“아니, 지금 그, 입교하면 안되나? 나는 존나게 하고 싶은데….”

“ 나도.,,

“저도.”

검은 로브를 걸친 신도들의 뒤에서 쑥덕이고 있는 모험가들.

그렇다. 나는 나이엘의 도움을 받아 전투 신도들을 다 깨운 후, 일반 신도 를 깨운 다음 마지 막으로 붙잡혀 있던 모험 가들까지 구해주었다.

혹시라도 발정해서 달려들면 어쩌나 했는데 제리와 아루나처럼, 험악하 게 구른 모험가들도 결국에는 여자더라.

몇 뻔 뺨을 만져주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 어쩔 줄 몰라 어버버 거리 다가 마냥 내 가 하는 말에 맹렬히 고개를 끄덕 여주었다.

물론, 신도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나는 유일하게 나를 향해 제 욕구를 모두 드러내는 나이 엘을 쏘아보며 짧 게 한숨을 내쉬 었다.

그에 맞춰 나이 엘이 고개를 들었다. 그나마 기도문 같은 걸 외우지 않아 다행 이 라고 생 각하고 있는 나도 조금 그녀 에 게 물들어 버 린 느낌 이 다.

살아 있는 나를 향해 기도를 끝낸 나이엘은 소리 없는 뒷걸음질로 나에게 다가오더니 아주 작게 소곤거려왔다.

“다들스미스님의 은혜와 성자님의 위용에 흠뻑 빠져든 모양입니다.”

이 여자. 공손해 보이도록 허리를 숙이고 있는 건 그냥 내 아랫도리를 구경 하고 싶어서인 게 분명하다.

“신도들에게 따로 전할 말씀이 있는지요?”

“없습니다. 아까 말했던 대로 진행해 주세요.”

“절 신뢰해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과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고 나를 높이는 나이 엘.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된 지 고작해야 몇 시간.하지만 나이엘이라는 여자를 파악하기 에 는 충분한 시 간이 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고민의 답을 내렸다.

‘칼름이 글러 먹은 인간이 된 건 전부 이 여자가원인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필요한 부분을 찾아 시원하게 긁어준다.

싫거나 꺼려지는 일도 눈치껏 본인이 나서서 주도해준다.

실제로 나는 좆질 몇 번 한 걸 제외하고 신도들과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나 누지 않았다. 그런데도 신도들은 지금 감격에 겨워하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 중이었다.

모든 게 옆에 붙어 있던 나이엘의 찰진 따귀와주입식에 가까운 찬양 덕분 이었다.

나이엘은 다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당당히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며 말 했다.

“벡스. 죄인들을 끌고 오세요.”

달칵一 문고리 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가장 구석진 자리 에 있던 방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내가 가장 처음 깨웠던 전투 신도인 벡스가 밧줄에 묶인 두 명의 모험가를 끌고 나왔다.

미리 말해두자면 신도들의 뒤 에 있는 모험 가들과 벡스의 손에 붙잡혀 있 는 모험 가들은 다른 부류이 다.

신도들 뒤에 있는 이들은 누이트에 가담하지 않고 붙잡힌 이들이 었고, 벡 스에게 끌려오고 있는 둘은 아루나가 데려온, 누이트에 가담한 자들이다.

그래서 아루나가데려온배신자들이 왜 벡스의 손에 끌려오고 있냐면,그 또한 나이 엘의 의 견을 반영한 것이 라고 말해두겠다.

평범하게 아랫도리로 쉽게 굴복시킬 수 있는 일을 나이엘은 온갖 이유를 들어가며 내가 지금 끌려오고 있는 모험가들과 접촉하는 것을 막아섰다.

솔직히 들어줄 이유는 없었으나, 그녀가 ‘성자’라고부르는 내 아랫도리의 상징성과 신도들 앞에서 아무렇게 또 아무에게나 사용하는 건 좋지 않은 본 보기가 될 거라는 말에 설득당하고 만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

내 아랫도리. 그러니까우리 늠름한 성자님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던 당하 는 이곳 여성들 입장으로는극상의 포상에 가까운 일일 테니까.

참고로 아루나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모험 가들이 휴식하는 공간으로 돌 아갔다.그곳에서 제리와함께 우리를위해 많은 일을해줘야했기에 나이엘 이 아루나에게는 따로 트집을 잡지 않고 보내준 것이다.

신도들이 벡스를 위해 길을 터준다. 그녀는 배신자 둘을 끌고 나이엘 앞에 섰다.

힐끗.

‘•••꾈?,

아주 찰나였으나, 벡스의 갈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 증거로 벡스의 뺨에는 미약한 홍조가 올라오고 있었다.

키는 기 에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큰데 하는 행동도 기 에 나와 비 슷했다. 약간 진짜 기에나가 인간이 었다면 저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닮았다.

“심문해본 결과, 고귀한분께서 알려주셨던 정보와 죄인들의 입에서 나온 정보가 일치했습니다.”

“그렇군요.”

나이엘의 시선이 벡스에게서 그녀의 뒤에 서서 잔뜩흥분한눈으로오로 지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배신자들에게로 향했다.

잠깐 둘을 지 켜보던 나이엘 이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오른손을 높게 치켜들었다.

짝! 짝!

짝! 짝!

찰진 소리와 함께 배신자들의 고개가 사이좋게 좌우로 한 번씩 왕복한다.

그제야두 배신자의 시선이 나에게서 나이엘에게로 향했다.

“감히 그런 음흉한 시선으로 고귀한 분을 바라보다니, 한 번만 더 그따위 시 선으로 고귀 한 분을 모욕하려 든다면 두 눈을 파버 리 겠습니 다.”

‘그걸 당신이 말한다고?’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 만 잘 참아 넘 겼다.

실제로 배신자 둘은 기가 팍 죽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고개를 드세요.”

나이엘의 강압적인 기세에 고개 숙였던 두 사람이 슬그머니 눈을 치켜떴 다.

“당신들은 죄 인입니다. 감히 고귀한 분을 위해를 가하려고 했던 죄 인. 물 론 당신들은 잡아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몰랐겠지 요.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그게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두 손을 들어 배신자들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쥔다.

“고귀한분께 세례를 받고 싶으시죠?”

“바,받고 싶습니다…!!”

“제발… 입교하게 해주세요!!”

둘은 미친 듯이 고개를끄덕이며 나는 만든 적도 없는, 아직 이름도 정해지 지 않은 교단에 입단하겠다며 나이엘에게 매달린다. 그리고 세례는 또 뭔데.

“여러분은 지은 죄가 큽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는 걸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신다면 기회를 드리지 못할 것도 없지요.”

둘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던 그녀가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선다.

나이엘은 비스듬히 몸을 돌리며 배신자들의 어깨에 올리고 있던 손을 과 장되 게 펼치며 쫙 편 손바닥으로 나를 가리 키며 말했다.

“저희를 도와 고귀한 분께 죄를 지은 죄인들을 붙잡는 일에 앞장서신다면 두 죄인에게는 예외를 적용해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영광의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이 엘이 나를 향해 펼쳤던 손을 가슴 아래에 가지 런히 모았다.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둘을 향해 물었다.

둘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대답했다.

“하겠습니다.”

“개같이 앞장서겠습니다!!”

“올바른 마음가짐 이 군요. 좋습니 다.”

분명 아루나를 따라 처음 지하에 내 려왔을 때만해도 저 정도는 아니 었는 데…….

도대체 구석진 방 안에서 벡스에게 무슨 주입을 당했기에 저 지경이 된 걸까.

‘도와준다고 하니 나야 좋지 만.’

내 가 속으로 어 떻 게든 눈앞에 서 벌 어 지 는 상황을 합리 화하는데 신경 쓰 는 동안, 나이 엘은 사전에 나와 진행하기로 했던 일들을 착착 진행하기 시작 했다.

“일반 신도들은 뒤쪽에 있는 방으로 짝을 맞춰 들어가도록 하세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바닥에 경건한 자세로 무릎꿇고 있던 신도들이 자 리에서 일어나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은색으로 꽉 차 있던 복도가 순식간에 비워졌다.

복도에 남은 건 전투 신도와 모험가들. 그리고 두 명의 배신자뿐.

“당신들은 지금 죄인들에게 가이쪽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하고 그들을 유인해 오도록 하세요.”

“반드시…!!”

“꼭……!!”

둘은 힘 차게 고개 를 끄덕 이고 쓸데 없이 높은 계 단을 향해 뛰 어 갔다.

“뒤 에 계신 분들은 저 둘을 따라가다가 적당히 틀어진 골목에 몸을 숨 기고 계시면 됩니다.그렇게 기다리고 계시다가죄인들이 계단으로 내려오 는 걸 확인하고 덮치면 되는 거죠.”

“그리하겠소.”

어딘가에 도시의 지부장이라고 소개했던 단발머리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 다. 그녀 가 모험 가들 중에 서 가장 강한 모양이 다.

나이엘의 지시를 받고 모험가들도 몸을 돌려 계단으로 향하려고 발을 움 직이려는데.

“…….”

a 99

은근슬쩍 내 옆으로 와 서 있던 벡스와 앞장서 걸어가던 단발머리 여성이 정색하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꺄아악!!

—끄에으아에으억!!

신나서 계 단으로 뛰 어 올라갔던 배 신자들의 비 명소리 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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