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04화 (304/771)

횐 304화  Ep.303 골디 아스 왕국

구름이 잔뜩 낀 밤하늘.

작은 빛 한 줌 들어오지 못하도록 빽빽하게 고개를 든 울창한 숲속.

짙은 어 둠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 든 상황에 서 거센 눈보라까지 휘 몰아치고 있다. 딱 객사하기 좋은 환경이다.

그런 숲속에 거대한불길이 일어났다.

정확히는 나뭇가지 위를 빠르게 넘어 다니며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어둠조차 삼켜버릴 맹렬한 불꽃의 뒤를 따르던 네메 아가 마력을 담아 입 을 열었다.

“얼마나 남았지.”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네메아 역시 크게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 분이 상하거나하진 않았다. 대신 그녀는 조금 속도를 올려 뭐든 삼켜버릴 듯 타오르는 불길 옆으로 다가갔다.

“아멜—”

콰아아앙一!!

네 메 아가 서 있던 방향으로 거대 한 불덩 이 가 터 졌다.

그 여파로 아멜라와 네 메 아가 밟고 서 있던 나뭇가지 가 부서 지 며 둘은 눈 이 소복이 쌓인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멜라.”

닥쳐.”

아멜라의 입술이 달싹일 때마다 그 틈으로 섬뜩한 불꽃이 흘러나왔다.

“병신 머저리 같은년.”

“……인정한다.”

아멜라의 신랄한욕설에 네메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멜라는 다시 불길을 일으키며 나무 위로 뛰어 올라갔다.

빠르게 멀어져가는 아멜라의 등을 지켜보던 네메 아 역시 다시 위로 올라 가 그녀의 등을 쫓는다.

‘전부내 책임이다.’

스미스가 납치된 날로 벌써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페트미라의 전투 신도들이 스미스를 마중 나왔을 때까지만하더라 도 네메아는 그녀들로부터 별다른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스미스가 페트미라의 은신처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 하로부터 느껴 지는 강대 한 마력과 비 릿한 혈향.

그제 야 네 메 아는 무언가 잘못되 었음을 알아차리 고 가진 힘을 모두 발 휘하여 지하를 부수고 들어 갔다. 그러 나 스미 스는 이 미 그 자리 에 서 모습을 감춘 후였다.

스미스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자리에는 처녀의 피로 그려진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페트미라의 사도들은 마법진을 그릴 때 마석의 가루를 사용한다.

‘누이 트교

사람의 피를. 특히 처녀의 피를 주로 사용하는 자들이었다.

이 일에 누이트교가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네메아는 곧바로 칼름 과 연결된 통신구에 마력을 불어 넣었다.

그러 나 통신구는 반짝이 지 않았다. 그걸 뜻하는 바는 이 어져 있는 다른 쪽 이 부서졌다는 것을 의 미했다.

네 메 아는 조금도 지체 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거기서 아멜라를 만났다.

눈밭에 구르고 있는 타다 만 고깃덩이들 아래에 서 있는.

어떻게 된 일인지 작은 단서라도 얻기 위해서는 아멜라의 발 아래에 굴러 다니는 것들이 필요했으나, 네메아는 아멜라에게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 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멜라의 손에는 이 일을 해결 할 수 있는, 제국의 황제조차 구할 수 없는 아티팩트가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스미스의 위치만을 가리 키는 아티팩트.

네 메 아는 아직도 그때 보았던 아멜라의 눈을 잊을 수가 없었다.

활활 타오르는 몸과 다르게, 바라본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 같은 시리도록 차가운 그시선을.

아멜라는 무너진 지하를 힐끗하더니 곧바로 아티팩트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몸을 날렸고, 네메 아는 그 뒤를 따랐다.

정확히 이틀 전 일이었다.

‘만약. 그아이가잘못된다면.’

네메아는 스미스의 정신 혹은 육체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를 생각했다.

‘어떤 방법으로 속죄 를 해 야 한단 말이 냐… ….’

계시에 내 려온, 대륙을 구할 수 있는 성자.

그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 한낱 자만심에 취해 사교라는, 이단의 존 재들을 지나치게 무시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까드득一

새 하얀 로브 아래 로 섬뜩한 소리 가 흘러 나왔다.

‘일 초라도 더 빠르게 움직 여 야 한다.’

둘은 이틀간 잠 한숨 자지 않았으며 먹거나 마시지도 않았다. 정말조금의 휴식도 취하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네메아는 부족함을 느꼈다.

페트미 라때와는 다르다.

강인한 육신과 성에 적극적인 성격. 그것은 페트미라를 내부에서 무너트 릴 수 있는 무기 였다. 그러나 누이트는 다르다.

조금이라도 강한 남자를 찾아 자신들이 모시는 신에게 바치려 드는 미치 광이 집단.

스미스의 존재를 알아차려서는 안 되는 가장 위험한 집단이 누이트교였 다.

‘룬-비델은 분명 제국으로 압송되 었을 터다…….’

도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스미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일까.

스미스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역시 신전 내에서 자신과교황님. 단둘뿐이 다.

‘우리가 아니라면…….’

네 메 아는 앞서 가고 있는 불길을 바라봤다.

**

‘스미스, 스미스, 스미스

아멜라는 손에 들린 팔각형의 아티팩트를 초 단위로 확인하며 쉬지 않고 다리를움직였다.

조금이 라도 빨리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먹는 것과 잠을 줄여 가며 움직였다.하루라도 빨리, 빌어먹을 아르델에게 선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일까.

우연히 다음 목적 지와 스미스가 있는 방향이 겹쳐 졌다.

나이도 잊고 들뜬 마음에 그만 두 짐 덩 이를 버리고 달렸다. 그리고 스미스 가 타고 떠 났던 마차를 찾아냈다.

그런데 마차에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체취만 남아 있을 뿐, 연인의 존재하 지 않았다.

나머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차를 지 나쳐 아티 팩 트가 가리 키는 곳으로 뛰 었고 같은 방향에 서 크나 큰 힘의 파동을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페트미라의 신도들이 착용하는 복장을 갖춰 입은 무리 를 발견했다. 그 뒤로 크게 패 여 있는 구덩이를 보았고 아티팩트를 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곧게 뻗어 있던 방향이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 리키고 있었다.

거기서 눈이 돌아갔다.

주변에 있던 쓰레기들을 치우고 아티팩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미친 듯 이 달렸다.

상부에서내린지시?

알바아니다.

모험가 길드의 지부장으로 부임하고 도시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 하는 신세가 되 었다. 더는 날 뛸 수도 내키는 대로 떠도는 것도 불가능하다. 족쇄 없는 우리에 갇힌 것과 같은 신세 가 되 어 버린 것이다.

그런 상태로 오랜 시간을 죽은 사람과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 비 루하고 반복적인 삶에 술과 폭력 없이도 살아 있음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존 재가나타났다.

‘제발.’

맛보지 못했다면 모를까. 그토록 마음속 깊은 곳부터 채워주는 행복감을 알게 된 지금… 더는 그 존재 없인 살아갈 수 없다고 아멜라는 확신했다.

‘녀석에게 문제가생긴다면…….’

지금 뒤 따라오고 있는 신의 첨병을 죽인다.

갈기갈기 찢어서 뼛가루 하나남기지 않고 태워 버릴 것이다.

다음으로 이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도록 허가를 내린 풍요신의 대리 인을 죽인다. 예외는 없다.

다음으론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쓰레기들을 태워 버릴 것이다.

길드의 제약? 신경 쓰지 않는다.

방해하기 위해 앞을 막는 년들도쳐죽일 것이다.

살아갈의미를 빼앗은 세상을 태워 버릴 것이다. 반드시.

부디 스미스가 무사하기 를 샐 수 없을 만큼 속으로 기도하던 바로 그때였 다.

“……

앞을 가리 키 던 아티 팩트가 뒤 를 가리 켰다.

아멜라는 곧바로 나뭇가지 위에서 뛰 어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아티팩트 가 가리 키 는 방향으로 걸 었다.

뽀득, 뽀득.

눈 위로 아멜라의 발자국이 남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멜라의 발자국이 남은눈이 녹아내린다.

우웅一

아티팩트의 방향이 다시 뒤를 가리킨다.

아멜라는 조심히 뒷걸음질 쳤다. 이번엔 앞을 가리켰다.

그걸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네메아가몸을 마력으로 둘렀다.

그와 동시에 아멜라의 몸을 중심으로 거대한 불길이 터져 나와 숲을 삼켰 다.

바닥에 수북이 쌓였던 눈이 모조리 증발했다. 그뿐 아니라 일대에 자라 있 던 거목들까지 잿가루가되어 거센 눈발에 휩쓸려 사라져 버렸다.

일대가 순식간에 평지가되어 버린 것이다.

올라타 있던 나무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온 네메아는 무릎 을 꿇고 바닥에 손바닥을 가져댔다. 그리고 마력을 흘려보냈다.

숨한번고를 시간.

네메 아가 자리에서 일어 났다.

퍼트린 마력이 지면의 아래를 훑었고 부자연스럽게 빈 공간을 발견해 낸 것이다.

“이쪽이다.”

아멜 라는 목에 찬 징 표를 만지 작거 리 며 네 메 아의 뒤 를 따랐다. 두 사람은 미묘하게 움푹솟은 지면 아래에 섰다.

“일단

“나 혼자들어간다.”

네메아는 고개를 들어 옆에 선 아멜라를 바라봤다.

그녀는 목에 찬 장신구를 계속 만지 작거리고 있었다.

“귀 막아라.”

“……그러지.”

네메 아는 일단 아멜라가 바라는 데로 귀를 막았다. 그런다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도 아니 었으며, 그 사실을 아멜라도 잘 알고 있을 것이 다.

이건 암묵적으로 이 자리에서 듣게 되는 걸 잊으라는 의미였고 네메아는 그걸 받아들인 것이다.

꽈아악一

아멜라가 목에 찬 장신구를 강하게 움켜쥐 었고.

‘제발……무사히만 있어라.’

“냥냥냥.”

아멜라의 색이 흐려졌다.

옆에 서 있던 네메 아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아멜라는 눈길조차 주 지 않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마력을 불어넣을 것도 없다.

아멜라는 가볍게 검을 휘둘렀고 둘이 밟고 서 있던 지 면은 그대로 조각나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는 주춤한 네메아의 어깨를 힘주어 밀었다.

내려 오지 말라는 경고였다.

다행히 네메아는 그의미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죽인다…….’

절대로 숨길 수 없는 살기가 아멜라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그러나 징표 는 그녀의 끈적한 살기마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만들었다.

아멜라는 지체하지 않고 계단을 밟고 아래로 내려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공간.

아멜라는 폭발적으로 기운을 퍼트렸다.

순식 간에 주변으로 퍼져 나간 기운은 지하 곳곳에 살아 숨 쉬 고 있는 생 명 체를 올가미처럼 엮기 시작했다.

‘찾았다……!!’

스미스를 찾아낸 아멜라는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주변을 막고 있던 벽이 허물어지면서 통로가드러났다.

‘스미스, 스미스, 스미스, 스미스……

스미스의 기운이 점차 가까워 질수록 아멜라의 마음은 초조해 졌다.

그의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수많은 기척 이 원 인이 었다.

하나하나 약해빠져서 신경 쓸 가치도 없는 것들이 었으나 그 약해빠진 것들조차 사랑하는 연인에겐 충분히 위협적이 었다.

‘이 너머다.’

마법적 각인이 되어 있는 문.

바로 그 너머에 스미스가 있다.

아멜라는 문 앞에 멈춰서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문을 자르고…… 스미스를 낚아챈다. 아니, 다른 년들을 전부 태우는 게 빠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아멜라는 스미스의 안전을 최우선하기로 했 다.

........

‘일단, 문을 연다.’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문이 갑작스럽게 열리더라도 상대측에서 과한 반 응은 보이지 않을 터.

조용히 스미스가 있는 곳까지 다가가 스미 스를 확보한 후.

‘전부죽인다.’

아멜라는 살심을 숨기지 않은 채 조심스레 문고리를 돌렸다.

—아앙, 앙!! 고,고귀한 부우운, 하악!!

—가, 가아앗!! 구, 굵고 큼지막한 손가락으로 가아아악!!

‘•••꾈?’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쾌락에 허덕이는 여자들의 교성.

아멜라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살심 이 당혹감으로 돌변했다.

그녀는 살짝 열린 문을 마저 당겼다.

화아악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비릿하고 중독적인, 음란한 냄새가 아멜라의 얼굴을 덮쳤다.

그리고이어지는 풍경에 아멜라는 할말을 잃었다.

“그윽, 윽, 오오옥봽”

“고,고귀한분이시여… 이 미천한신도의 보지에도은총을 내려주세요!!”

“으응,쯉,쮸웁••• 고귀한분의 엉덩이….”

“호, 혼자 할 때랑은 달라앙!! 손가락 좋아아아!!”

수십 명의 헐벗은 여자들이 앙앙거리며 한남자에게 달라붙어 있다.

그런 남자 아래에는 눈을 까뒤집은 여자들이 또 여럿 깔려 있었다.

팡팡팡!!

“오옥, 옥, 그읏!!”

어딘지 기에나를 닮은 듯한 여자가 스미스의 아래에 깔려 허덕거리고 있 다. 몸을 벌벌 떠는 게 몇 번이고 절정에 달해 미치기 직전으로 보였다.

£ 9

아멜라는 조용히 징표에 공급하던 마력을 끊었다.

그녀가 원래의 색을 되찾았다.

그러나그곳에 있던 그 누구도 아멜라의 등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실체 가 없던 존재 하나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으 o 쑽 ,

99

열심히 허리를 놀리던 스미스가 망부석처럼 굳어졌다.

꿀꺽一

스미스의 목울대 가 크게 움직 였다.

화르륵.

아멜라의 몸에서 불길이 피어올랐다.

그에 망설이던 스미스가 다급히 고개를 돌렸고.

“죽어 이 씹새야.”

아멜라의 불길이 스미스를 덮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