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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21화 (321/771)

횐 321화〉Ep.32O 골디 아스 왕국

시종과 함께 다시 천막으로 돌아온 마르비우스.

황자는 아드리 안이 직 접 찾아오겠다는 시종의 말 한마디 에 여유를 되 찾 았다. 그에 어딘가 아파보이는 시종을 사제들에게 데려다주며 출발 전까지 쉬도록 명령했다.

그렇게 마르비우스는 홀로의자에 앉아 언젠가 올 아드리안을 기다렸고.

펄럭一

숲을 나오고 일곱 시 간.

길게 늘어진 천막을 걷으며 검푸른 빛을 띄는 머리칼을 가진 수인족 여자 가 안으로 들어왔다.

머 리 칼과 같은 털을 가진 짧은 귀와 동그란 눈동자.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힘든 얼굴.

황자가 그토록 기 다렸던 아드리 안이 었다.

마르비 우스는 얼른 자리 에서 일어 났다.

십 마성은 황자조차 예의를 차려야 할 정도의 인간들이었기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으”

O •

“일단. 앉으시죠.”

아드리 안은 황자가 준비 한 자리 에 앉았다. 그제 야 마르비 우스도 본래 앉 아 있던 자리에 다시 착석했다.

‘•••꾈?,

자리에 앉은 황자는 아드리안에게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에 눈을 껌뻑 였다.

‘•••꿀은 아닌데.’

그렇게 노골적인 종류는 아니 었다.

아주은은한. 그리고 묘한…….

용건-

“아,죄송합니다.”

그녀로부터 풍겨오는 달달한 냄새에 가슴이 빨리 뛰고 몸에 열이 오르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던 마르비우스는 얼른 잡생각을 떨쳐냈다.

“다음이 아니고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시간을 내 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부-탁?

“예.혹시 어제 회의장에서 보았던 커다란남자를 기억하십니까.”

응.

……?

마르비 우스는 잠깐 이 마를 찌푸렸다. 그리고 한 손으로 눈을 마구 문질렀 다가 다시 두 눈을 떴다.

‘•••녀석에게 병이라도 옮은 건가?’

한순간이 었으나 눈앞의 여 자가 흐릿하게 웃었던 것 같았다.

심장도묘하게 빠르게 뛰는 것 같았고조금 전까지 괜찮았던 천막의 안도 살짝 덥게 느껴졌다. 게다가 방금 헛것까지 봤고.

‘쯧

마르비우스는 조금 후에 사제들을 찾아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 었다.

“제 가 그 남자와 조금 대 화를 나눠 보려고 합니 다. 그 자리 에 아드리 안경 이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그게 아니라면 근처에 …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거리에 계셔주셔도 괜찮습니다.”

마르비 우스는 침을 삼키 며 앞에 앉은 수인족 여 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정 치적인 것을 고려해 움직일 줄 아는 유세핀과 달리 눈앞의 여자는 정말로 기 분이 내키는 것만골라서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하지 만 마르비 우스가 바짝 긴장한 게 무색 할 정도로 아드리 안은 쉽 게 부 탁을 받아들였다.

“그럼 지금…….”

“아니—”

자리 에 서 일어나려 던 마르비 우스는 그녀 가 고개를 가로젓자 다시 자리 에 앉았다.

“기다-려.”

예. 알겠습니다.”

아드리 안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 에서 일어 났다.

“끝-?

“아예.”

“그-래.”

아드리 안이 몸을 돌렸다.

그때, 마르비우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를 불렀다.

“잠깐, 아드리 안경.”

그녀는 바로 뒤까지 온 황자를 향해 살짝 고개를 돌렸다.

황자는 그녀의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빈 물병 같은데 이건 제가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허리춤에 달린 빈 물병.

특별한 것 없이 성직 자들이 보급으로 들고 온 물병 중 하나였다.

마르비우스는 그녀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었기에 황자라는 신분을 떠 나서 그녀의 마음이 변심하지 않도록 기분을 맞춰주려고 한행동이었다.그 런데.

“건들지 마.”

a 99

동그랗던 눈동자가 길게 찢어져 마르비우스를 노려본다.

마르비 우스의 몸은 뱀 앞에 놓인 쥐 처 럼 손을 뻗 던 동작 그대로 굳어버 렸 다.

“•••내-거.”

허억!!”

아드리안의 눈동자가 다시 원래의 둥그런 형태로 돌아왔고, 그제야 마르 비우스는 숨을 크게 들이킬 수 있었다.

그녀는 잠깐 콜록거 리 는 황자를 노려 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버 렸 다.

“켁 … … 젠장…!! 도대체 뭐 가 문젠데 ?!”

아드리안이 떠난 천막.

마르비우스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

아드리 안이 떠 나고 정확히 한 시 간.

“황자님.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입니다”

“•••꾈예.”

고개를 빼꼼 내민 사제의 부름에 마르비우스는 쓰린 속을 달래며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빼곡했던 천막들이 전부 사라지고 나니 주변이 굉장히 휑했다. 바람도 더 거세게 부는 느낌이었고.

“황자님.”

“몸은좀 괜찮은것이냐.”

“아, 예… 전부 황자님께서 걱정해 주신 덕분이옵니다.”

“아니 다. 네 가 괜찮은 걸 보니 나도 괜찮을 듯싶구나.”

?”

황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시종이 잠깐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몸을 돌리며 말했다.

“마차는 이쪽이옵니다.”

“그래.그보다아드리안경은 어디 계시느냐.”

“이미 마차에 탑승해 계시옵니다.”

“……마차에? 말이 아니고?”

“예.듣기로는황자님께서 부탁하셨다고…….”

“부탁? 아. 그럼 그 커다란 사내놈도 탄 것이냐?”

“그러하옵니다.혹… 아드리안경의 독단이었던 것이온지…?”

“아니다. 내가 부탁한 게 맞다. 아드리안경께서 제대로 내 부탁을 들어주 셨군.”

아드리안. 그녀가 자신의 부탁을 잊지 않고 들어주었다는 사실에 쓰라 렸던 속이 조금은 풀어진 듯했다.

‘잘됐군.’

온갖마법이 걸린 마차는 내부의 소리가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 게다 가 아드리안은 자신의 부탁을 받고 함께한 것이니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이

쪽의 편을 들어줄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황실로부터 봉급을 받는 사람이니 당연히 내 편을 들어주 겠지.’

마르비우스는 덩치의 사내. 스미스에게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는 사이 에 마차의 앞까지 도착해버리고 말았다.

“늦은 저녁에 도착할 예 정 이 라고 하옵니 다.”

“알겠다. 따로 필요한 건 없을 테니 너도 도착할 때까지 신경 쓰지 말고 쉬 도록 해라.”

“……아니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무조건 불러주시지요.”

“……엩 그래. 알겠다.”

“그럼. 열겠사옵니다.”

시종이 마차의 문을 열었다.

후욱一

‘……또 그 냄새군.’

달큰한 냄새.

그게 마차의 안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묘하게 중독적인 냄새가뒤섞인 채로.

은은한단내 속에 섞인 알수 없는 냄새.

마르비우스는 그 냄새를 조금씩 맡으며 마차 안으로 발을 디뎠다. 그리고.

“안녕……하아… 십니까아……?”

“……그래. 반갑다.”

마르비우스는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인사를 건네는 스미스 를 보며 살짝 눈을 찌푸렸다.

‘뭐냐. 저얼빠진 표정은.’

마치 뭔 가를 잘못 본 것 같다는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앉-아.”

“아니…….”

“괜-잖아.”

심지어 자신의 편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던 아드리안은 덩치의 사내 옆 에 앉아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강제로 자리에 앉혔다.

‘하…….’

누가 봐도 호의적인 아드리 안의 행동에 황자는 몇 가지 강압적인 질문들 을 빠르게 제외했다. 또한, 그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쪽으로 저울 을 기울이며 질문의 가짓수도줄였다.

“너무 멀리 앉은 것 같은데. 조금 더 가까이 오지. 이쪽이 의자도 푹신하고 좋으니.”

“아,그렇다면……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스미 스가 자리 에 서 일어 났고 덩 달아 아드리 안도 그를 따라 앞으로 자리 를 옮겼다.

‘……’

마르비우스는 예의 그 중독적인 냄새가 강해진 것에 살짝눈을 찌푸렸다.

—똑. 똑.

마차의 앞쪽. 마부석으로부터 벽을 두드려왔다.

이제 출발한다는 신호였기에 마르비우스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곧 창문 밖의 풍경이 움직이기 시 작했고, 마르비우스는 습관적으로 암막 을 쳤다.

99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물어볼 것들을 미리 정리해서 왔으나, 막상 눈앞에 덩치가 있으니 제대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젠장•••꾈.’

마르비우스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입술에 짜증을 느끼면서 자신에게 화가 났다.

고작해야 덩치가조금 큰 정도에 겁을 먹어 말 한마디 제대로 내뱉지 못하 다니.

“후우.

마르비우스는 짧게 숨을 내뱉었다.

분노 때문인지 심장이 자꾸만 빨리 뛰려 했기에 그걸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

‘좋아.’

여전히 가슴은 빨리 뛰었으나, 마르비우스는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마르비 우스 폰 기 엘 튤리 우스라고 한다. 튤리우스 제국의 祄황자. 그게 바로 나다. 그대는 이름이 무엇인가.”

“아, 저는 스미스라고 합니다. 황자님. 신분은…… 모험가 길드의 접수원 출신입니다.”

“접수원.”

“예.”

마르비 우스는 눈앞의 상대 가 귀 족도 아닌 평 민이 라는 사실에 놀랐다.

‘고작평민에게 그 작자들이 그런 아양을 떨었단말인가…?’

심지어 눈앞에 있는 아드리안조차 자신을 스미스라고 소개한 덩치의 옆 에 달라붙어 손바닥을 조물딱 만지고 있었다.

그에 마르비 우스는 눈앞에 앉아 있는 스미스를 조금 더 자세히 살폈다.

여태까지는 그저 멀리서 보았기에 제대로 살필 기회가 없었으니까.

‘……뭐. 얼굴은 조금 봐줄만하구나.’

수도에 머물고 있는 귀족의 자재들 보다 눈앞의 사내가 훨씬 미형적인 외 모를 가졌다고 마르비우스는 차마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황자는 본인의 눈으로 본 건 인정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스미스. 내 가 편하게 불러도 괜찮겠지 ?”

“예.황자님.”

“음.그래.내가몇 가지 너에게 물어보고싶은게 있는데 말이다…….”

마르비우스는 스미스의 신분이 평민이라는 것에 살짝 긴장을 풀었고 그 건 대화를 이어나갈수록 더욱 빠르게 사라져갔다.

‘병신 같은 귀족놈들보다훨씬 대화하기 편하구나.’

온갖 허세에 여자들이나 들먹이며 낄낄거리는 한심한 족속들.

마르비우스는 눈앞의 덩치고 친분이 있는 필로리 아 백작과 같은 자들을 들먹 이 며 허 세 를 부릴 거 라고 생 각했 었다. 그러 나 아니 었다.

눈앞의 사내는 오로지 자신이 묻는질문에만 대답했고 옆에 있는 아드리 안이 끼어들지 않는이상 예의도꾸준히 차리려고 애쓰는모습을 보였다.

‘사막인이라그런건가.’

얼굴도 나름 봐줄만했고 대화도 잘 통한다. 꼴보기 싫은 허세 가 없었으며 조금 부족하지만 배려하려는 노력이 눈에 보였다.

꼼꼼히 따지지 않아도 덩치가큰 걸 제외하면 자신이 모든 면에서 우수했 다. 그런데도 여자들이 눈앞의 사내에게 달라붙는 건 평민이라는 신분과 사 막에서 건너온 희귀성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크흠. 목이 조금 마르군. 너는 어떠냐.”

“저도 살짝 마른 참이었습니다.”

“그래. 잠시만 기다려라.”

마르비우스는 암막을 걷으며 창문을 살짝 내렸다. 그리고 말을 타고 옆에 서 따라오던 시종에게 마실 걸 좀 가져오라 지시하며 다시 창문을 닫았다.

황자는 시종이 돌아올 때까지 잠깐 쉬 기로 하며 스미스에 게 말했다.

“나만 너무 떠든 것 같으니 너도 나에게 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보거라. 어 지간한 건 내가 다 대답해 주마.”

“어…….”

조금 생겨 먹은 녀석이 검은색 눈동자를 껌뻑인다. 그 모습이 조금 얼빵해 보였는데 이상하게 다른놈들처럼 눈이 찌푸려지지 않았다.

“그럼…… 하나만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물어보라 하지 않았느냐. 뭔데 그러느냐.”

한참이나 고민한 끝에 입을 열었기에 마르비우스도 내심 호기심 이 생겨 살짝 몸을 기울였다.

.

그리고 이어지는 사내의 물음에 눈을 찌푸렸다.

“덩치 가 크다고 나를 조롱하는 것이 냐!!”

여 자로 오해받은 적 이 없냐니 .

황자는 스미스를 처음으로 미친놈 보듯 한 시선으로 쏘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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