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41화〉Ep.340 골디 아스 왕국
몽롱하던 정신이 단박에 현실로돌아왔다.
그만큼 방금 내 귀에 들려온 대답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더 잘 거 아니면 좀 놔주지 그러냐.”
아직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내 귀로 다시금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 왔고, 그제 야 나는 두 팔로 잘록한 허리를 꼭 끌어 안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 해냈다.
“죄, 죄송하닛……!!”
“조심성 없기는.”
너무 당황한나머지 나도모르게 혀를 강하게 씹어 버렸는데 갑자기 양쪽 뺨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고개가위로 올라갔다.
‘•••꾈?!’
그리고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한 무언가가 내 입 술에 겹쳐 졌다.
“… …하]•아. 얌전히 있어 봐.”
“아, 아에으읍.”
혀의 아릿한 부분을 감싸오는 촉촉한 감촉.
“쮸웁…….맛있네.”
“어•••그, 저어…….”
일 어 나자마자 농후한 키 스를 해버 리고 말았다.
아픔을 잊어버릴 정도로 기분 좋은 키스였다.
“이제좀 놔주지?”
“예에…….”
나는천천히 허리에 두른손에서 힘을 빼냈다.그러자내 품에 안겨 계시던 시론의 어머님께서 상체를벌떡 일으켜 앉으셨다.
안아프네.’
아래로 길게 내려온 붉은 머리칼을 바라보며 나는 묘한 달콤함이 감돌고 있는 혀를 이리저리 굴려보았다.
분명 사제님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혀를 강하게 씹은 것 같았는데 키 스가 끝난 후부터 고통이 느껴 지 지 않았고 피 가 가진 특유의 비릿한 맛도 나 지 않았다.
내가 잠깐 멍하니 있는데 몸을 일으켜 앉으셨던 시론의 어머님께서 침대 아래로 내려가시더니.
“너.이름은 어떻게 되냐.”
“……스미스. 스미스라고 합니다.”
“스미스.”
내 이름을 한 번 입에 담으시더니 외투를 걸어두었던 의자를 돌리고는 등 받이 위에 몸을 걸치듯 앉으며 나를 보셨다.
사나운 눈매와 빠져들 것 같은 붉은 눈동자.
날카로운 콧날과 새 빨간 입 술.
전체적으로 시론이 성숙해지면 저런 얼굴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 는 외모셨다.
그러나분위기와 몸매까지 판박이인 아르델모녀와 달리, 시론과 시론의 어머님에게는 약간의 다른 점들이 있었는데.
일단 어머님께선 가슴이 크셨다.
.........
누님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또, 얼핏의자의 등받이 사이로 삐져나온 탄탄한허벅지와골반 역시 시론 보다 한층 넓었다.
마지 막으로 풍기 는 분위 기 다.
시론이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하는 맹수라면, 시론의 어머님께선 조용히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오금이 저리는위압감 같은게 느껴졌다.
누님보다 더하시네 ….’
아르델이 나 아멜라 누님도 이런 위 압감을 몇번인가 드러낸 적은 있으나, 눈앞에 계신 시론의 어머님께선 그게 신체 일부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뭐 그런것이다.
“•••진짜 더럽게 닮았네.”
시론의 어머님께서 유심히 내 얼굴을보시더니
“너 혹시 내 동생이냐?”
“……예?”
갑자기 나보고 동생 이 아니 냐고 물어보셨다.
고개를 살짝 갸우뚱 기울이신 어머님께선 한쪽 눈만 찡그린 채 나를 보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셨다.
“……냄새나피 맛으로보면 아닌데 생긴 건 무진장 닮았단 말이지.”
그때, 내 머릿속으로한 가지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마누라들이 나 젊었을 때랑 닮았다고 자네를 굉장히 좋아한다네.
‘… …시발. 진짜 내 가 장인어른을 닮긴 닮은 모양이네.’
속으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기울였던 고개를 바로 하시며 나에게 말했다.
“너 진짜이름은 어떻게 되냐.”
“진짜...이름이라뇨.......”
이곳에서의 내 이름은 스미스다.
그러니 나는 그녀에게 거짓말을 한적이 없다.
문제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내 가 들어도 방금 내 대답이 굉 장히 부자연스 럽게 들렸다는 점이다.
“안 잡아먹을 테니까 긴장 풀어.”
“……크흠.”
“귀엽기는.”
내가헛기침을 토하자, 어머님께서 피식 웃으셨다.
웃으시니 확실히 시론의 어머니라는 게 실감이 갔다.
작게 그러진 미소가 시 론과 판박이 였다.
“너 같은 남자는 200년도 더 전에 사라졌거든. 그러니까 넌 이곳 인간이 아 니라는 거지.”
“그
“딱히 해코지하려는 거 아니니까 오해하진 말고. 내가 진짜그럴 작정이었 으면 벌써 손가락 몇 개 부러트렸을 거야.”
“•••꾈.”
농담이라고 하신 말씀 같았지만,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등 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내 반응 때문이 었을까.
어머님께선 두 손으로 본인의 얼굴을 가볍게 쓸어내리시더니 나를 향해 물었다.
“… …가슴이 라도 만질래 엩 잘 때 보니까 가슴 무진장 좋아하던데.”
“어,아, 아뇨. 괜찮습니다.”
순간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그러나 내 거절에도 어머님께선 의자에 일어나시더니 나에게로 천천히 다 가오셨다.
무어라 말을 해야 했으나, 속옷을 착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굉 장히 자유분 방하게 흔들거리는 젖가슴이 자꾸만 나를 유혹해왔다.
“여기좀 앉는다?”
어예에.”
무언가에 홀린 게 이런 기분일까.
나는 양반다리를 한 내 가랑이 사이에 앉으시겠다는 어머님의 물음에 고 개를 끄덕 이고 말았다.
꾸욱
탄탄함과 말랑함이 공존하는 탐스러운 엉덩이가 내 다리 사이로 쏙 들어 와 앉는다.
“자.만져.”
“•••꾈.”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뭐든지 처음이 어렵다고 했던가.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이미 아르델에게 손을 덴 전과가 있어서 그런지 내 손은 내 생각과 다르게 중력의 힘을 거스르지 않고 아래로 살짝 처진 어머님의 가슴을 받쳐주기 위 해 움직이고 있었다.
말캉.
내 큼지막한 손바닥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거대한 질량.
누님보다 크다.’
셔츠에 압박을 받고 있으나, 그럼에도 나는 알 수 있었다.
어머님의 가슴은 분명 누님보다 컸다. 즉, 여태껏 내가 만나왔던 그 어떤 여자보다도 가슴이 크다는 소리 다.
“그래서.”
“•••꾈예?”
멍하니 어머님의 가슴을 조물조물 만지던 나는 시론과 다른 무게감 있는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진짜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서민수라고 합니다.”
“역시 그쪽 이름이네.”
그쪽이라면 지구. 아님, 한국을 말하는 걸까.
“저…….”
가슴을 만지고 있는 주제에 망설인다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 라는 말이 있는 것처 럼 지금 내 가 딱 그런 상황이 었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편하게 해. 사내새끼가뭘 눈치를그렇게 보냐.”
그리 말씀하시면서 어머님은 아예 내 어깨에 머리를 눕히기까지 하신다.
“아,혹시 딸년한테 나에 대해 들었나?”
“•••아뇨.시론이 가족에 대한건 잘말하려고하지 않아서.”
“쯧쯧. 누굴 닮아서 그리 속이 좁은 건지.”
어머님께서는 짧게 혀를 차시더니.
“시란이라고 불러.”
“•••알겠습니다.”
뭔가 생각했던 이미지하고는 조금 많이 다르신 분 같았다.
요새에서 아르델에게 듣기로는 맞는 게 싫어서 가출했다고 들었는데 자 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위 압감을 제외 하고는 겉모습과 달리 전혀 폭력성 이 느껴지지 않는 분이셨다.
“스미스.”
예?”
“내가 좀 묻고 싶은 게 몇 개 있거든. 그런데 강요는 아니고 네가 괜찮다 싶 은 것들만 좀 대 답해 줬으면 하는데.”
심지어 폭력적인 시론과 다르게 굉장한 지성인처럼 보이셨다.
“질문해도 괜찮으려나?”
“……예. 대답해 드릴 수 있는 거라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그래.그런데 질문하기 전에 내 엉덩이를찌르는것부터 해결을해줘야 하려나?”
시란님의 엉덩이를 찌르는 것.
당연히 겁대가리를 상실한 내 자지다.
“•••생리현상이니 무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불편하시면 내려오셔도 괜찮고요.”
“그러냐. 빼달라고했으면 빼주려고 했는데.”
……빼달라고 할걸 그랬나.
잠깐 그런 후회 가 들긴 했지 만, 시론을 떠올리 며 얼른 잡생 각을 털어 냈다.
“스미스야.”
“네.시란님.”
내 이름을 한 번 부르시더니 갑자기 어깨에 기대고 있던 머리를 들어올리 셨다.
“엘프랑 수인. 둘이랑 아는 사이냐?”
‘엘프랑 수인…?’
어떤 의미로 하신 질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둘 모두와 인연이 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마도 아는 사이 가 맞을 겁니다.”
“그러냐.”
시란님이 내 품에서 빠져나와침대에서 내려가시더니, 조용히 천막밖으 로 나가셨다.
‘뭐지……?’
멍하니 시란님이 나가신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몇 초 지나지 않아서 천막 이 다시 흔들거리더니 밖으로 나가셨던 시란님이 안으로 들어오셨다.
“커,어억……!!”
양손에 아드리안과 엘프 기사의 목을 쥔 채로 말이다.
시란님 이 붉은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며 다시 한번 물으셨다.
“둘다아는 사이냐?”
“•••왼쪽에 있는 수인만 아는 사이입니다.”
내 대답이 끝나자 시란님은 아드리안의 목을 놓아주셨고.
“케흑, 켁! 케엑!!”
시란님의 손에서 풀러난 아드리안이 눈물 고인 눈으로 엎어져 다급히 막 혔던 숨을 몰아쉬 었다.
나는 얼른 침대 에서 내 려와 그녀에 게 다가갔고 그사이 에 시 란님은 다시 엘프 기사의 목을 쥔 채로 밖으로 나가셨다.
“괜찮아요?”
“……아파.”
아드리 안은 눈꼬리 를 아래 로 늘어 뜨리 며 나에 게 달라 붙어 왔다.
우선 그녀를진정시키기 위해 등을 가볍게 쓸어내려 주며 천천히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스미스 노렸어….”
“저를요? 아까 그엘프 기사가?”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나를 노리다니.
‘아니, 엘프니까 그럴수 있나…?’
누님 이 나 아르델 이 터치하지 않은 것도 그렇고 소속이 제국인 것도 있고 해서 괜찮을 거라고 생 각했는데 아무래 도 아니 었던 모양이 다.
그런데 주교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쪽 방위를 지키고 있어야 할 텐데 자 리를 비우다니.
“네메... 아니, 지휘관님은요?”
그게一”
펄럭.
천막이 흔들거리며 시란님이 다시 들어오셨다.
“거기 수인.”
99
아드리안이 조용히 내 품에서 나와시란님을 돌아봤다.
그때, 나는 보았다.
아드리안의 말아쥔 두 손이 미약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죽지 않게 잘지켜보고 있어라.”
“•••꾈.”
시란님의 말에 아드리안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그대로 천막을 나갔 다.
천막에는 다시 시 란님과 나 둘만 남게 되 었다.
시 란님 이 잠깐 나를 내 려다보시 더니 . 또 두 손으로 본인의 얼굴을 덮더니 몇 번인가 문지르셨다.
조금 눈매 가 부드러워 진 시 란님 이 루비 처 럼 붉은 눈동자로 나를 보며 말 씀하셨다.
“산책 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