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61화〉Ep.360 골디 아스 왕국
갑작스러운 시란의 선언.
나 역시 처음 듣는 말이었기에 당연히 놀란표정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 다.
“안됩니다.”
그리고 여태 까지와 달리 , 시 란을 향해 아주 단호하게 대 답하는 네 메 아님.
시란이 난동을 부리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만, 그럼에도 내 눈은 자연 스럽게 뺨을 문지르고 있는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여전히 장난기 넘치 는 미소를 짓고 있는 표정을 본 뒤에 야 제대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뭐 . 니 가 안 된다고 해서 내 가 안 할 거 라고 생 각하는 건 아니 지 ?”
“어떤 대 가를 치르게 되 더라도 스미스를 넘 겨드릴 수 없습니 다.”
“니가죽어도?”
“예.”
네메아님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시란의 물음에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 다. 그러자 시란이 슬며시 나에게서 떨어지더니 긴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콕 콕찌르며 말했다.
“좋겠네. 저 지독한종교쟁이가 목숨까지 내걸고 지켜준다니까.”
“……감사합니다. 네메아님.”
“크흠.”
농담이 아니 라 진짜로 감동받았다.
그래 서 순수하게 감사를 표했는데 로브 아래로 드러 난 네 메 아님 의 목덜 미 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걸 볼 수 있었다.
잠깐 부끄러워 시선을 피한네메아님을 지켜보다가나는 옆에 달라붙은 시란의 허리를끌어안으며 가까이 내려온그녀의 귓가에 조용히 물었다.
“시란도절지켜주실 거죠?”
“……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살짝 돌려 내 뺨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크흠!! 그, 그보다. 진짜로 어떤 용건 때문에 찾아오신 겁니까.”
시란이 내 뺨에 입 맞추는 걸 본 것인지, 네메아님이 조금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며 언성을높이셨다.
“뭐 때문이라니. 아까 말했잖아. 스미스랑 닷새 정도만 여행 갈 꺼라니까 ?”
“……진심이십니까?”
“어. 넌 내 가 이 나이 처먹고 계집년들이랑 농담이 나 따먹을 년처럼 보이냐 ?”
“……불허합니다.”
드르륵.
네메아님이 의자를 밀며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마치 수틀리면 진짜로 달려들겠다는 것처럼.
“웃기네 . 야. 내 가 뭐 평생 데리고 살겠다고 했냐? 닷새 만 데려 가겠다는 데 그것도 못 해주겠다고 지 랄이 네 . 그리고 애초에 내 가 왜 니 년 허락을 받 아야 하는데.”
“스미스 형제는 신전의 의뢰를 받아 이곳까지 와주었습니다. 그러니 그의 신변 역시 제 가 책 임 지고 관리해 야 할 의 무가 있는 겁 니 다.”
“툭 치면 날아가는 약해빠진 년이 큰소리는.”
“그리 말씀하신다 해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절대로불허합니다. 강행하 시겠다면…….”
새하얀 로브 위로 점차 은은한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시란까지 투기를 내뿜으면 정말로크게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와〜 사랑이 진짜대 단하긴 대 단하네.”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자세를 잡기 시작한 네메아님과 달리, 시란은 반대로 더욱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아예 팔걸이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내 허벅지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버렸다.
그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쟤가원래는 내 눈도 못一”
“시란!!”
“시란?”
능글맞게 웃고 있던 시란이 처음으로 정색하며 네메아님을 노려봤다. 그 러 자 발끈하며 이 쪽으로 오려 던 네 메 아님 이 흠칫하더 니 .
님.”
“다시.”
“•••시란님.”
“다른 건 넘어가주겠는데 호칭은 바로하서자? 몇 년 전도 아니고 바로 엊그 제 말했잖냐. 이번에는스미스를봐서 넘어가줄 테니까.조심하자.”
“•••꾈예.”
조금 전에 보였던 기백이 무색할 정도로 네메아님은 순식간에 쭈그러 들었다. 그만큼 시 란에게 크게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일 테 지.
“근데 이 년들은 부른지가 언제인데 왜 아직도 소식이 없냐.”
이 년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러니, 아멜라 누님과 아르델로 자체 필터 링을 가동하도록 하자.
그보다 체감상 자리에 앉은 지 아직 믫분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도 착하는 것도 조금 이상한 게 아닐까.
그 자리에 모두가 있었던 거라면 충분히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지 만, 시 란은 누님에게 아르델을 찾아서 데려오라고 시키지 않았던가.
이 넓은 도시에서 아르델을 찾으려면 아무리 누님이라도 믫분 가지고는 부 족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꼬르륵.
그때,눈치 없이 눌리는배꼽시계.
그런데 눈치 없다고 말하려니 조금 양심에 찔렸다.
불알이 텅 비어서 쿠퍼액만 나올 정도로 쥐어짠 상태로 잠들었고 깨어난 후로 아직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뭐, 시란의 가슴에서 나오는 달콤한 생명수를 좀 마시기는 했지만, 그걸로 배가 찰 턱이 있나.
스윽.
!.
........
“어어, 잠깐만요.”
엩 왜.이거 좋아하잖냐.”
시란은 아주 자연스럽 게 셔츠의 단추를 풀고 나에게 젖을 물려주려고 했 다.솔직히 조금만 더 요란하게 위장이 아우성쳤다면 덮썩 입에 물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러 나 아직은 제 대로 사고할 이 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상태 였기 에 나는 가 슴 위에 얹어진 시란의 손을 붙잡고 다소곳이 허벅지 아래로 내려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시기에는조금부끄럽거든요.”
“나한테 그렇고 그런 짓까지 시켰으면서 이게 부끄럽다니 .”
-그렇고…그런…?
조용히 있던 네메아님이 시란의 중얼거림에 반응하더니 고개를 살짝 갸 우뚱기울였다.
그런데 네메아님의 의문은오래가지 못했다.
“거기다 저년이랑 섹스까지 한사이면서 뭐가부끄럽다는 거냐.”
시란이 검지를 쭉 펴며 노골적으로 가리키자, 네메아님이 슬그머니 시선 을 피해버렸다.
나는 잠깐 고개를 돌린 네 메 아님 을 힐끗한 다음, 시 란의 아랫배 를 꾹 누 르며 귓가에 속삭였다.
-나중에 죽을 만큼 깨물어 드릴 테니까좀 얌전히 있으세요.
응.
엩,,
시란이 순식간에 얌전해지자, 고개를 돌리고 있던 네메아님 이 기이할 각 도로 고개를 기울여왔다. 아마도 내가 그녀에게 한 귓속말을 들었기 때문에 보이는 반응일 것이다.
‘어차피 나중에 다 알려질 일인 걸 뭐.’
그렇게 조금씩 찾아오는 공복을 견디기 위해 습관적으로 시란의 가슴을 조물조물 주무르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진짜느려터져가지고…….”
내 요구대로 품에 얌전히 안겨 있던 시란이 살짝으르렁거리며 천막의 입 구를 노려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멜라누님과 아르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혹 시 나 밖에 서 기 에 나가 기 다리 고 있는 건 아닌지 기 감을 넓혀 보았으나 적 어 도 내가 감지해 낼 수 있는 범위 내에 기에나의 기운은 감지되지 않았다.
“한 20년 도시에 처박혀 있더니 몸이 상당히 둔해진 모양이다?”
“……또왜 지랄인데…요. 시킨 데로 데려왔구만.”
누님은 시란을 안고 있는 내 눈치를 보며 간간이 존대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시란 역시 내가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인 지 더는누님에게 무어라소리치지 않았다.
“… …됐고. 서서 처 듣던 앉아서 듣던지 니들 알아서 하고 빠르게 용건만 끝내가할거 하러 가자고.”
“스미스는 이 도시 에서 데려가실 수一.”
빠가각.
내 가 팔을 걸치고 있던 한쪽 팔걸이 가 그대로 으스러졌다. 그리고 그 으스 러진 파편을손에 쥔 시란이 네메아님을노려보며 말했다.
“내 가 말하고 있잖냐. 끝까지 다 들은 다음에 쳐 이야기하던 하자. 어?”
“…….”
네메아님이 대답하지 않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누님과 아르델도 가까운 자리에 대충 걸터앉았다.
그제야 시란이 다시 말을 이었다.
“오다가 주워들었는데 사교도 년들이 미궁 하나 발견했다면서 ?”
“•••그렇습니다.”
“거 길 스미스랑 좀 다녀오려고.”
공주님 자세로 품에 안겨 있던 시란이 슬쩍 나를 올려다보며 은근한 시선 을 보내왔다. 미궁에 흥미 있는 척하라고.
‘원래 있었는데….’
이미 미궁이라는 장소가 장인어른의 흔적들이 가득한 곳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다.
시란이 데려가지 않더라도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몰링타로돌아가는 길에 다 함께 미 궁을 둘러 볼 계 획 이 기 도 했고.
그런 이유로 일단 고개를 끄덕 여 주었다.
“본인도관심이 있다고하]네.그러니까좀다녀오려고. 아,제국은신경 쓸 필요 없다. 내 가 알아서 할 테 니까.”
아무리 수집욕이 강하다지만 죽고 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오래오래 살고 싶으면 제국의 황제라도 시란이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 을 것이다.
“대충 빠듯하게 다녀오면 닷새 정도 걸릴 예정이고, 조금느긋하면 열흘까 지 늘어날수도 있고. 자, 한사람씩 질문. 어. 거기 음침하게 후드눌러 쓴 년.”
네메 아님 이 잠깐 시란쪽을 바라보다가 들어 올렸던 손을 내리며 말했다.
“시란님께서 하시지 않으셔도 신전 연합에서 보상 차원으로 미궁을 조사 할 권리를 스미스 형제에게 드리기로 결정된 상태 입니다. 그러니 굳이 시란 님께서 스미스를 데려 가지 않으셔도 충분히 미궁을 탐사할 수 있는 말입니 다.”
“어,그래. 다음. 더없냐?”
시란이 누님과 아르델을 한 번씩 보았으나 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 았다. 그러자 시란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딱히 그렇게 해도 나쁠 건 없는데 그러려면 존나 오래 기다려야 할 거 아니냐.”
“그건•••꾈.”
“왕은 물론이고 피를 이어받은 혈족 하나 남기지 못하고 수도에 살던 인간 들이 모조리 증발해 버렸는데 이걸 언제 수습하냐고.뭐, 적당히 조율하고 서 로 치고받고 싸우도록 내버려 둔다면 두 달이면 충분하겠지만 그래도 두 달 이나 걸린다는 소리 아니냐.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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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메 아님 은 대 답하지 않았다.
“두 달이면 제국에서 파견 보낼 귀찮은 년들이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그년들이 함께 들어가지는 않을 테지만 나오고 나서 이래저래 존나게 귀찮 게 굴 거라는 건 너희도 대충 예상가지?”
제국에서 파견 보낼 사람들이 나를귀찮게 한다라…….
시란이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십 마성의 위엄이 먹히지 않는 다는 소 리 같은데 그녀들과 대등한 실력자일 것 같지는 않고, 대충 말하는 걸 들어보 니 오로지 황제에게만 충성하는 조금 광적인 사람들이 파견되 어 오는 것 같 았다.
“더군다나나보다미궁에 대해 잘아는년도 이 자리에 없고.반대로내가 데 려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보는데 ?”
“그건…….”
“그건?”
“……아닙니다.”
네메아님 이 결국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런데 여태껏 조용히 있던 아멜라누님이 갑자기 치고 들어왔다.
“그럼 나도 따라갈래 …… 요. 안될 이유는 없잖아…… 요.”
확실히. 시란이 날데려가겠다는 것처럼 누님이 따라오지 말라는 법 또한 없었다. 그런데.
“존나시간이 남아도나봐? 너 개판 난 지부들수습하러 가야하지 않냐? 오면서 주워들었는데 타락해서 도망친 지부장들도꽤 있던데.”
“…….”
누님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진다.
아무래도 시란이 다시 한번 승리한 것 같았다.
“그럼, 나는 괜찮겠군.”
“으음…?”
아멜라 누님까지 백기를 들자, 마지막 남은 아르델이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자의 적으로 참여한 거라 어디 에도 얽매 이 지 않는다. 또한 수도를 탈환하는 것으로 본래 맺었던 계 약도 끝나 완전히 자유의 몸이 지.”
아르델은 특유의 서늘은 눈빛을 쏘아보내며 어디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 는 식으로 시란을 노려봤다.
그러자 시 란이 슬쩍 몸을 일으키 더니 한쪽 팔로 내 목을 살포시 끌어 안으 며 말했다.
“너는 자격이 없잖냐. 자격이.”
“……무슨 자격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 나 역시 스미스와몹시 가까운 사이다.”
“아아〜 그런 거 말고.”
조금 전, 둘이 도착하기 전 네메아님을 놀리던 분위기를 짙게 풍기더니, 시 란은 나머지 한 손으로 목에 채워진 징표를 두드리며 아르델을 향해 말했다.
“주인님의 소유물이라는표식이 없잖냐.”
시 란의 도발은 아주 성공적 이 었다.
여러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