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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66화 (366/771)

횐 366화  Ep.365 골디 아스 왕국

-……미스.

귀를 간질이는 나긋한 목소리.

-하읍.

“•••꾈?”

목덜미를 덮친 따뜻하고도 폭신한 감촉.

이어서 미끌거리는 게 한 번 쓸고 올라가더니 살짝 따끔했다.

“……안녕하세요.”

“쯉쯉,이허나허?”

목덜미를 살짝 깨문 상태로 입을 오물거리는데 타액으로 덧칠된 부위에 날카로운 이빨이 스치고 지나가자 등허리 가 오싹오싹했다.

‘깜빡 잠들었네.’

누님 이 애정 표현의 하나로 내 목을 깨무는 것처럼, 시란도 내 목을 깨물 고 쯉쯉 빠는 걸 즐겨 했다.

내가 깨어난 걸 확인하고도 목덜미를 오물거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 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달이 떠 있던 자리에는 언제 올라왔는지 모를 태양이 떠올라 있었으며, 주 변은 여전히 크고 작은 나무들로 가득했다.

잠들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빠르게 달리던 풍경이 완전히 정지한 정 도가 있겠다.

따끔!

“쮸웁, 쭙, 으응.

애정을 표현하던 그녀가 이빨을 이용해 목덜미에 상처를 냈고, 그 부위를 빨며 식사를 시 작했다.

수도를 떠나고 이틀.

지금하늘에 떠오른 태양을 두 번째 보는거니 이틀이 맞을거다.

그동안 딱히 특별한 사건은 없었고 보급이 필요할 때마다 경로에 있던 도시에 들려 해결했다.

사실 보급이라고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내 식사를 위해 들렸을 뿐이다.

그 후에 는 잠깐 소화를 위 해 방을 빌 리 고 시 란과 침 대 에 서 두어 시 간 뒹 굴 다가 다시 미궁을 향해 출발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내 혈액을 조금 섭취하는 것으로 식 사를 대신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어제 아침부터 시작된 관계였다.

어제도 오늘과 비슷했다. 자고 있던 나를 조심히 깨우더니 쭈뼛거리며 피 를 마셔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해오더라.

피 라는 것 자체 가 조금 거부감이 드는 요소였지 만, 품에 안겨서 수줍은 얼 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부탁하는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쯔쯔 ” 匕 匕 •

“맛있어요?”

“우응.

그리고 무엇보다 피를 빨아 먹을 때의 시란은 무척 귀 여웠다.

딱히 아프지도 않았고.

나는 뭐 흡혈귀처럼, 이빨을 박아 넣을 줄 알았는데 가볍게 목에 상처를 내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것들을 혀로 햘짝이는 게 전부였다. 게다가 식사가 끝나면 그 작은 상처 마저도 순식 간에 아물었고.

“쪽.

시란이 상처를 낸 부위에 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식사를 끝냈다는 신호였다.

“근데 그렇게만먹어도 진짜 괜찮은겁니까?”

“딱히 배를채우려고 먹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너무 안 드시니까 조금 걱정되네요.”

“킥…….”

시란은 살포시 웃더니 셔츠의 앞섬을 풀기 시작했고, 나는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달콤한 아침 식사로 배를 채웠다.

**

입 안에 감도는 은은한 단맛을 음미 하며 앉아 있으니, 산뜻한 바람이 불어 와 내 몸을 감싸고 지 나갔다.

시란이 청결 스크롤을 나에게 사용한 것이다.

아무래도 내 아침 식사가 서로에게 이런저런 자극을 주다 보니 자연스럽 게 다음행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아침부터 시원하게 세 발을 뽑았다. 정확히는 쥐어 짜인 거지만.

“미궁까진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

“이 숲만 나가면 미궁이야.”

“……벌써요?”

“나 혼자였으면 반나절도 안 걸리는 거린데 ?”

시란이 벗었던 바지를끌어 올리며 나를 향해 피식 웃어 보였다.

근데 반나절이라니.

미궁의 소식을 접한 곳이 관문 도시였으니 못해도 그 근처에 미궁이 있다 는소리였다.

‘상상도 안가네.’

도대체 얼마나빠르게 달려야그 거리를 반나절 만에 좁힐 수 있는 건지.

“그럼, 갈까?”

옷을 다 갖춰 입은 시란이 작은 배낭을 허리춤에 달고서 나를 번쩍 안았다 . 그리고는 시원스럽게 밟고 서 있던 가지를 박차고 뛰 어올랐다.

“오…….”

순식 간에 시 야가 높아진 나는 아래에 펼쳐진 풍경에 잠깐 감탄했다.

나무가 빼곡한 숲 너머로 새하얀 눈이 깔린 평원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 다.

높은곳에서 바라보니 뭔가좀 더 아름답게 보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부유감을 즐기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갈 즈음.

나는 새하얀 도화지의 끄트머리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누가 있는거 같네요.”

“뭐,근처 영주가보낸 병사들이겠지.”

하긴, 네메아님이 무너뜨렸다고는 했지만그래도 어떻게 비비면 들어갈 구석 하나 정도는 발견할 수도 있는 일이 니까. 또 제국에서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곳인 만큼 괜히 불똥이 튀고 싶지 않으면 적당히 사람들을 보내 지 키는 게 당연한 일일 것이다.

“ 자.”

눈밭으로 내 려온 시 란이 배 낭에서 돌돌돌 말린 로브를 꺼 내 더니 나에 게 내밀었다.

나는 그걸 받으며 물었다.

“별로 안 추운데요?”

“아니. 얼굴 가리게 쓰라고.”

...

얼굴을 가릴 일이 있나?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시란이 시키는 거니까 일단은 로브를 펼쳐 그 안으 로 몸을 탈탈탈 털어 넣었다.

거칠거칠한 겉면과 달리, 안쪽은 몹시 부드러워 로브는 물 흐르듯 흘러내 려 어깨에 걸쳤다.

“킁킁. 이거 시란이 쓰던겁니까?”

“냄새나?”

“네. 시 란한테서만 나는 좋은 냄새 가 나네요.”

뭐래.”

“우으읍!!”

내 가 노골적으로 코를 벌름이 자, 시 란이 로브의 한쪽을 붙잡고 그걸 내 얼 굴에 마구 문질렀다. 맡지 말라는 건지 더 맡아달라는 건지.

“아무튼,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조용히 하고 있어야 한다?”

“푸하…. 옙.”

이쯤이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대충 머릿속으로그려졌기에 얌 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시란은 내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적당한 속도로 평원을 달리기 시작 했다.

‘신기하네.’

슬쩍 뒤 돌아 시 란이 지 나온 곳을 보았는데 그곳은 여 전히 흠집 하나 없는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즉,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는 소리다.

‘생각해보니 충격이 전혀 없네.’

달리고 있는 지금도 그렇고 숲에서 나무 사이를 넘어 다닐 때도 그랬다. 시 란의 품은 말 그대로 흔들림 없는 편안함 그 자체 였다. 어쩐지 달리는 중에 도 잠이 솔솔 오더니.

나는 시란의 목을 조심히 끌어안았다.

“왜?”

“그냥. 사랑스러워서요.”

“뭐 뭐야

새하얗던 시란의 뺨이 살짝 붉은 기 가 감돌기 시작한다.

“조용히 있어

“옙.,,

진짜.”

“악!!”

곁눈질로 내가 실실 웃는 걸 확인하더니 시란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내 옆 구리를 살짝 꼬집었다. 솔직히 이빨로 목을 긁는 것보다 아팠다.

그렇게 시란과 몇 번 투닥이다보니 어느새 내 시야에 조금 전 위에서 내려 다보았던 일단의 무리가 들어왔다.

한 번 눈에 들어오니 그녀들과의 거리는 순식간에 줄어들었고, 나는 시란 의 목을 끌어안으며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채앵一!!

뒤늦게 시란을 발견한 병사들이 창을 겨눴고, 그 뒤를 지키고 있던 기사들 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런데.

“그만!! 검을 거둬 라!!”

시란이 그녀들앞에 멈춰서는것과동시에 가장뒤쪽에서 기사한명이 뛰 어나오더니 내뽑은 검과 창을 내릴 것을 명령했다.

이쪽을 경계하던 이들은 이곳의 책임자로 보이는 여성과우리의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겨누고 있던 것들을 아래로 내렸다.

그제야 지휘관으로 보이는 여성이 앞으로 나서며 시란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혹

미궁이 목적이신지요.”

“어. 잠깐 좀 들어갔다 나오려 고.”

입구가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태인데 괜찮으십니까?”

시 란은 고개 를 한 번 끄덕 였고 지휘 관은 짧게 한숨을 내쉬 었다.

“저희도 받은 명령이 있기에 길을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그러니

그녀는 시란의 눈치를 살피며 말끝을 흐렸다.

그에 시란이 피식 웃었고.

푸석一!!

지 휘 관을 제 외 한 병사와 기 사들이 갑자기 눈을 까뒤 집으며 쓰러 졌다.

“감사합니다…….”

“됐고, 빨리해라.”

“아예.”

뭘 하라는 걸까.

시란의 품에 안긴 채 지휘관의 행동을 지켜봤다.

빡一!!

놀랍게 도 지휘 관은 병사와 기 사들의 머리 통에 혹을 만들고 눈두덩 이 나 광대 아래에 크고 작은 멍들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힘 조절 못 해서 두셋 정도는 죽일 것 같았는데.”

“•••꾈.”

“농담이야. 농담.”

“•••꾈.”

전혀 농담이 아닌 것 같았지만 그러려니 하고그냥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휘관이 돌아왔고 그녀는 쓰고 있던 투구를 벗어 발로 크 게 짓눌렀다.

“됐습니다.”

지휘관은 찌그러진 투구를 바닥에 내려두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래 살겠네.”

“하,하하……끄륵….”

어색하게 웃던 지휘관이 괴상한 소리를 내뱉더니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졌고 찌그러진 투구에 이마를 처박았다.

나는 기절한 지휘관을 향해 슬쩍 엄지를 치켜주었다.

그녀의 뛰어난 눈치가 누군가의 명줄을 늘려주었으니 충분히 내 엄지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근데 보통그속도로 달려오면 대충 견적이 잡히지 않나?’

나는 시 란을 보고도 검을 뽑을 생 각을 한 기 사와 병 사들에 게 도 속으로 엄지를 한번씩 날려주었다.

“그래서 미궁은 어디 있는 겁니까?”

“기다려 봐.”

시란은 발에 걸리적거리는 병사들을 툭툭 걷어차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 자 딱 봐도 수상해 보이 는 둔덕 이 하나 나타났다.

“ 자.”

나를 바닥에 내 려준 시란은 둔덕으로 다가갔고 가볍게 발을 굴렀다.

쿠우웅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을 딛고 선 지면이 살짝 흔들렸다.

동작 자체는 몹시 가벼웠으나, 그 결과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둔덕을 이루고 있던 쌓인 눈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고, 왕궁의 터에서 보 았던 무언가 부서져 내린 잔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아래에 있는겁니까?”

“그렇지.근데 미친년이 작정을하고부숴놨네.”

시 란이 발을 툭툭 움직 일 때마다 파편의 일부가 부서지 며 날아가거 나 어 딘가로 데굴데굴 굴러간다. 그렇게 발길질을 몇 번인가 하자 굉장히 익숙한 형태의 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미궁은모험가들에게 입을 통해서만 접했던 것인데 왜 바닥에 박혀 있는 틀을 보자마자 칼름이 떠오른 걸까.

“스미스야. 부탁 좀할게.”

“예 ?”

시란이 웃으며 아래로 이어진 통로에 수북이 쌓인 파편들을 가리키며 말 했다.

“이것들좀치워줘. 너도물건들 막사라지게 하는거 가능하다고했잖냐.”

“ 아하.”

나는 정신을 차리고 잔해들이 쌓인 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뭔지 모를 것들로 보관함을 채 워 나갔다.

**

“깊게도 팠네.”

“그러게요.”

바닥이 완전히 부서져 있었기에 중간부턴 시란의 품에 안긴 채로 작업을 진행하며 아래로 내려왔다. 물론,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인 상태다.

나는 작업을 진행하며 랜턴을 손에 쥔 시란에게 물었다.

“근데 이렇게 다파놓으면 아까쓰러져 있던 사람중에서 누가윗사람에 게 보고 할 것 같은데. 괜찮아요?”

“아,그런거라면야뭐.”

“•••꾈?”

시란은 손에 들고 있던 랜턴을 잠깐 입에 물더니, 뒤돌아섰다. 그리고는 자 유로워진 한쪽 손으로 벽을 후려쳤다.

쿠구구궁一!!

힘겹게 파놨던 입구가무너져 내리는 외벽의 파편으로 다시 촘촘하게 메 꿔져 간다.

시란은 벽에 박아 넣은 주먹을 빼내고, 입에 문 랜턴을 쥐더니 매우 뿌듯 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러면 문제없지?”

“•••꾈예.”

그 표정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는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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