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67화 (367/771)

횐 367화  Ep.366 골디 아스 왕국

후두두둑.

중앙에 박혀 있던 큼지막한 바윗덩이를 제거하자 나머지 부스러기들이 자 연스럽게 뒤로 넘어갔다.

“끝…… 인 거 같죠?”

“그런 거 같네.”

시란은 나머지 파편들을 툭툭 걷어찬 다음, 환한 불빛으로 가득한 공간으 로 나아갔다. 나는 시란의 품에 안긴 채 주변을 살폈다.

우선, 넓은 원형의 공간이 었으며 중간중간 두꺼운 기둥들이 세워져 천장 을 받치고 있다. 그리고 주변을 밝히는 빛은 천장에 달린 무언가에서 흘러나 오고 있었는데 그 빛이 너무 강해 당장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건 불가능해 보 였다.

“뭔가 생각했던 거랑은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왜.어떤걸 생각했는데?”

“그야 뭐 …… 칙칙한 동굴에 복잡한 미로?”

“그래서 실망했냐?”

“그럴 리가요.”

내가뭐 탐험 정신이 투철한모험가도 아니고, 아니지. 탐험 정신이 투철한 모험 가도 칙 칙 한 동굴보다는 포근한 느낌 이 드는 이 런 공간을 더 좋아할 것 이다.

만약에라도 탐험 정신이 부족하다거나 시시하다느니 떠드는 이가 있다면 절대로 가까이하지 말도록 하자. 높은 확률로 정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혹시 저 위에 빛나고 있는 거 하나만 가져다주실 수 있으세요?”

“네가바란다면.”

시란은 나를 바닥에 내려주더니, 특별한준비 동작도 없이 아주 가볍게 뛰 어올랐다. 순식 간에 천장에 닿은 그녀는 손을 슬쩍 움직 였고 툭! 하는 소리 와 함께 빛나는 무언가를 가지고 아래로 내 려왔다.

‘어우씨발. 눈멀겠네.’

농담이 아니라 무슨 태양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 고 있었기에 나는 일단 걸치고 있던 시란의 로브로 그것을 감쌌다.

그제야 눈을 제대로 뜰 수 있었다. 물론, 내 의지랑 상관없이 눈물이 그렁 그렁 나온다는 치 명적 인 문제 가 있었지 만.

“어휴, 바보야. 눈 아프면 이렇게 하면 되잖냐.”

시 란은 로브에 넣은 빛나는 뭐 시 기를 빼 앗더 니 그걸 그대로 뒤 에 달린 로 브의 모자부분에 넣어버렸다.

덕분에 눈물이 멈췄다. 그런데 이제는 그걸 관찰할 수 없다는 새로운 문제 가 생겨버렸다.

‘버근가.’

나는 속으로 되 지도 않는 소리 를 지 껄 이 며 시 란에 게 물었다.

“혹시 이게 뭔지 아십니까?”

“전구라는 건데 이제는 더 이상못 만들어. 유일하게 만들 줄 알던 사람이 사라졌거든.”

시란의 대답에 나는 잠깐 고민했다.

전구라면 내가 아는 그 전구가 맞을 텐데 …….

나는 아직까지 눈물로 촉촉한 눈가를 손등으로 스윽 닦으며, 장인어른의 위험등급을 한 단계 더 상승시켰다.

“그 사라졌던 사람이 시란의 취향이었던 그 사람이죠?”

“……이제는 너라니까. 진짜….”

시란이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큼지막한 가슴으로 내 팔을 짓누르며 팔짱 을 껴왔다.

“농담입니다.”

“ •••진짜?”

“네.,,

“으응

반대 손으로 턱을 살살 긁어주자, 삐죽이고 있던 그녀의 입술이 안으로 들 어 가고 얼마 지 나지 않아 헤 - 하고 살포시 웃어 보인다.

“근데 시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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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구라는 거 말입니다.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알고 계세요?”

“음……뭐랬더라.”

내 물음에 시란은잠깐고운이마를찌푸렸고, 한참이나고개를 갸우뚱 거 린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특별한 소재를 이용해서 주변의 마력을 빨아들인다고 했던가? 그래서 따로 에너지를 공급해주지 않더라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그렇군요.”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특별한소재를 사용한 덕에 자가발전을 통해 계속 해서 빛을 낼 수 있다. 정도로 알아들으면 될 듯싶었다.

그런 이유로 나중에 나갈 때 전부 챙겨서 나가도록 하서자.

그 전에 뒤통수에서 빛을 쏘아대고 있는 녀석부터 집 어넣고.

‘성물 재료 보관.’

직접 손을 대고 시동어를 외쳤으나,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성물분해…?’

......

그제야 손에 쥐 어져 있던 것이 사라졌다.

내 가 만든 건 아니지 만, 같은 시스템을 통해 창조된 것이라 그런지 장인어 른이 만든 것도 내가 만든 성물로 쳐주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이게 왜?’

‘성물’이란성행위에 사용되는물건의 줄임말이다.

즉,저 천장에 달려 반짝이고있는것들이 성적인행위에 사용되는도구의 일종이 라는 소리 였다.

‘시발 스미스 새끼.’

나는괜히 장인어른의 심기를 건드린 과거의 나를 욕하며, 장인어른의 평 범한 수치를 두 단계 아래로 낮췄다.

“그래서?”

“예 ?”

자연스럽게 지구로 복귀한 이후, 장인어른을 어떻게 피해야 좋을지 고민 하던 나는 시란의 목소리를 듣고 제정신을 차렸다.

시 란은 내 게 팔짱을 낀 상태로 사방으로 설치되 어 있는 문들을 가리 키 며 물었다.

“어느곳 먼저가볼래?”

“글쎄요……?”

어차피 싹다 돌아볼 거니까 어디를 먼저가도 상관없지 않을까?

가능하면 그 ‘섹스’라는 단어가 적혀 있던 석판이 나왔던 곳을 먼저 가보고 싶기는 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적어두셨는지 몹시 궁금하기도했고.

어쩌면 흑역사 같은 거니 그걸 가지고 좋은 협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아닌…….

‘아니지. 아니야.’

나는 얼른 고개를 저어 협상하겠다는 생각을 치워버렸다.

좋게 풀린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좋게 풀어주실 분이 나보 고 맷집을 키워 오라고 하셨겠는가.

높은 확률로 살인 멸구를 당할지도 모를 일이 었다.

뭐 …. 장모님들께서 나를 예뻐해 주신다고 하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기억이 사라질 때까지 머리에 존나아픈 꿀밤을 수차례 날리실 것 같 긴했다.

“스미스?”

“크흠.뭐, 어차피 다돌아볼거니까시란이 원하는곳부터 가보죠.”

“그래, 그럼.”

시란은 팔짱을 낀 손을 움직 여 그대로 내 허리를 휘감아 다시 끌어안았다. 나역시 그녀가조금더 움직이기 편하도록목에 팔을둘러 주었다.

“일단, 다른 년들이 뚫어놓은곳부터 가볼까. 석판에 뭐가 적혀 있는지도 궁금했고.”

“……석판을 읽을수 있으십니까?”

“단순한 건 조금? 복잡한 건 못 읽고.”

“오

맞다. 넌 읽을수 있겠구나.”

시란이 나를 향해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는 뺨을 문지르며 말했다.

“나, 읽는 법 알려주면 안돼? 응? 응?”

팔에 닿는 가슴도 그렇고 부드럽 게 쓸어대 는 뺨도, 애교 담긴 목소리 까지 . 시란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아르델은… … 예외로 두고, 누님과 네메 아님만 하더라도 귀 엽다는 말만 해도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싫어한다. 당연히 애교를 부리는 것도 가능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런데 시란은 그런 거리낌이 없었다.

바라는 게 있으면 자연스럽게 달라붙어와 애교를부려왔다. 거기다 귀엽 다는 말을 들으면 배시시 웃으며 수줍어하기까지 .

이것이 장인어른과 장모님들을 보고 자란 영향인 걸까.

“알려드릴게요.”

“진짜?”

“진짜.”

“고마워〜!!”

그렇게도 좋은 걸까.

시 란은 두 팔로 나를 꽉 끌어 안으며 목덜미와 뺨에 얼굴을 마구 문지르며 애 정표현을 해왔다.

“그렇게 좋아요?”

“응!! 사실… 편지가 있는데 그걸 못 읽고 있었거든.”

“편지라면?”

“아, 아니야!! 그, 엄마가 남기고 간편지야…….”

“ 아하.”

장모님이 남긴 편지라니.

나도 꼭 읽 어보고 싶다.

‘근데 한글로편지를남기시다니.’

대륙 공용어보다 한글이 편하셨던 걸까.

뭐, 어떤 사정이 있으셨겠지.

장인어른은 몰라도 장모님들을 의 심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갈까요?”

“어, 가야지.”

시란은 나를 공주님처럼 번쩍 안더니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이어져 있는 문을 향해 들어 갔다.

문을 하나 빠져 나왔을 뿐인데 공간이 무척 이 나 좁아졌다. 대 략 성 인 다섯 정도면 꽉 찰 정도라고 할까.

그 정도폭을 가진 길이 곧게 뻗어 있었다.

시란은 나를 안은 상태로 좁은 길목을 따라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길은 곧게만 뻗어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아까 말했던 미로처럼 중간중간 옆으로 빠지는 길이 쉴 틈 없이 나타나더라.

스윽.

앞으로만 걷던 시란이 왼쪽으로 길을 꺾었다.

“힌트 같은거라도 있었어요?”

“바닥에 표식 있더라. 여기서만 피 냄새가 안 나던 것도 있고.”

“ 아하.”

표식은 내가 안겨 있어서 못봤던 거고, 피 냄새는뭐 …….

나는 그냥 시란의 품에 안겨 걸을 때마다 흔들리며 내 가슴팍과 배를 때리 는 그녀의 괘씸한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졌다.

“진짜가슴 좋아한다니까……봽”

“이걸 어떻게 싫어하겠어요.”

“우으읏.

만지는 촉감도 촉감이 지 만, 무엇보다 시 란에 게는 남들이 가지 지 못한 것 까지가지고 있다.

몇 번 조물조물 만지지 않았는데 앞섬이 벌써 젖어서 비치기 시작한다.동 시에 달콤한 냄새까지.

보고 또 보고 봐도 질리지 않는 시란의 가슴을 주무르고 비쳐서 보이기 시 작한 돌기를 간질간질 괴 롭히 며 시 간을 보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좁은 길목을 빠져나와 있었다.

“하아, 하아……봽 진짜, 다, 젖었잖아…봽”

“빨아드릴까요?”

“•••나, 중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는 나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미로처 럼 복잡하게 얽힌 곳을 빠져 나와 도착한 장소는 제법 내 가 상상하 던 미궁의 분위 기를 띠고 있었다.

무슨 재 질인지 는 모르겠지 만, 회 색 의 대 리 석 비 슷한 느낌을 주는 것들로 바닥과벽, 천장까지 촘촘하게 덮여 있는공간이었는데 각벽면 앞에 일정 간 격으로 석함들이 놓여 있었고, 그 앞에 똑같은 형태의 석판들이 세워져 있었 다.

그리고 중심에 박혀 있는 가장 크고 넓은 석판 하나.

내 눈은 자연스럽게 그 석판에 닿았다.

【싡갥좆같읁샑끾듥 •••.】

아무래도 장인어른께서 쌓이신 게 많으셨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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