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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69화 (369/771)

횐 369화  Ep.368 골디 아스 왕국

스미 스가 시 란과 함께 떠 난 바로 다음 날.

“끄으응

기절하듯 다시 잠들었던 시론이 이마를 찌푸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손발을 위 아래로 쭉 뻗으며 기 지개부터 켰다.

“하아〜”

빠진 듯 욱씬 거리던 허리도 괜찮아졌고, 무엇보다 새빨갛게 부어 올랐던 가랑이가 더는 쓰라리지 않았다.

“읏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시론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따끔거림에 얼굴 을살짝구겼다.

시론이 엉덩이를 꾹 누르며 몸을 일으켰다.

“•••뭐. 할 때는 좀 괜찮았던 거 같기도 하고.”

확실히 처음에는 뭔가 들어오는 느낌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는데 꽉들어 찬 것이 밖으로 빠져나갈 때 등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짜릿한 쾌감이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사랑하는 연인이 바란다면 어쩔 수 없이 허락해 줄 테지만, 그때는 가능 하면 정상적 인 크기로 요구할 생 각이 었다. 뭐 , 어떻게 넣으니까 들어 가기는 했지만 장기 가 짓눌리고 찌부러 지는 건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종류의 감각 이었다.

“밥이나 먹을까.”

찾아오기 시작한 공복감도 공복감이 었지 만, 일단 갈증이 너무 났다.

침대에서 내려온 시론은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묘하게 기분 나쁘다니까.”

수도인 만큼 거리도 크며 건물들도 하나같이 다 겉이 번지르르했다. 그 러나 정작 그곳을 채워 야 할 사람들이 사라진 상태 였다. 화려한 건물과 인기 척이 사라진 적막함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에 시론은 눈을 찌푸렸다.

그녀는 쌀쌀한 바람을 맞다가 목에 채워진 징표를 살짝 붙잡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멍멍멍…….

약간의 마력이 빠져나가더니 순식간에 차게 식은 몸이 후끈하게 달아올 랐다.

“•••진짜 신기하다니까.”

시론은 혹시라도 주변에 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확인한 다음, 식 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

“후우.

식당에서 배불리 먹고 바짝 말랐던 목을 축인 시론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살짝볼록해진 배를쓰다듬었다.그때, 닫혀 있던 식당의 문이 열렸다.

나이프로 이빨을 콕콕 찌르고 있던 시론은 방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손을 살짝 들었다.

야.”

접시를 향하던 베 네 오가 귀 에 익은 시론의 목소리 를 듣고는 그쪽으로 고 개를 돌렸다.

베 네오와 눈이 마주치 자 시론이 가볍 게 손을 흔들었고, 베 네오는 잠깐 그 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움직 였다. 그리고는 접시에 음식을 담 아 시론의 맞은편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

“너도 그렇고 기에나도 그렇고 어떻게 풀만 먹고 사냐.”

“적절하게 고기도 섭취하고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 내 이 름은 야나 너 가 아니 라 베 네오다.”

“어.알고 있는데?”

그래.”

뭔가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억지로 참는다는 얼굴을 하고서 베네오는 포 크를움직여 샐러드를 입에 넣었다.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시론이 코를 벌름

이며 물었다.

“못 맡아본피냄새인데.”

“엘프 거다.”

“뭐?

99

시론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당장이 라도 달려들 듯 기세를 끌어 올리자, 베네오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알고서 그러는 거냐. 아니면 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 거냐.”

“…뭔 소리야?”

시론이 이마를 구기며 묻자, 베네오는 들고 있던 포크로 토마토를 콕! 하고 조금 강하게 찍으며 말했다.

“스미스를 납치하려 했던 엘프에 대해선 들었을 텐데?”

“납치?”

“그래 납치.”

아.”

시론이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자기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엉덩이를 다시 자리에 깔고 앉았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됐잖아.”

a 99

베네오는 대꾸하지 않고 잠깐 시론을 노려보다가 찍었던 토마토를 입에 넣고 씹 었다. 그런 베 네오를 지 켜보던 시론이 상체를 그녀 쪽으로 기울이 며 물었다.

“그래서.그귀쟁이년은 어디 있는데?”

“목적은?

“뭐,그냥. 어떻게 생겨 먹은년인지 얼굴이나한번 보려고.”

“……다 먹은후에데려다주겠다.”

시론은 더 이상 베네오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래 야 조금이 라도 더 빠르게 자신의 소중한 것을 훔치 려 들었던 년의 면 상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른 여성들과 다르게, 요정인 그녀는 샐러드 한 접시로 충분한 포만감을 느꼈고 처음 덜어왔던 샐러드를 다 먹은 베네오는 식기를 정리하며 자리에

서 일어났다.

“…더 안먹어?”

“충분하다.”

“그래…?”

오히려 식사가 너무 빠르게 끝나 시론이 역으로 당황할 정도였다.

식사를 끝낸 베네오는 식기를 정리하고 시론과 함께 식당을 나왔다. 그리 고 약속했던 대로 스미 스를 노렸던 엘프. 유세 핀이 감금되 어 있는 장소로 시 론을 데려갔다.

“저곳이다.”

“너무먼 곳에둔 거아니야?”

“네 모친이 무슨 짓을 해놨는지 가서 보면 납득이 갈 거다.”

“아, 맞다. 엄마한테 붙잡혔었지.”

a 99

“뭐,왜. 까먹을수도 있지.도망친 것도 아니고진즉에 붙잡혔는데 그걸 굳 이 기억하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잖아.”

시 론은 자신을 흘겨보는 베 네 오에 게 투덜거 리 며 , 수도에 서 조금 떨 어진 곳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천막으로 들어갔다.

화아악一!!

“우와, 냄새.”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코를 찌르는 비릿한 혈향과 시큼한 냄새에 시론이 눈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천막의 중앙에 새까만 사슬로 손이 묶인 채 매달려 있는 엘프와 그 앞에 서 있는 기에 나를 발견했다.

“……시론.”

싸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유세핀을 노려보던 기에나의 눈에 생기가 돌 아왔다. 기에나는몸을돌려 시론에게 다가갔다.

“식사는 했나요.”

“어.먹었어.”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괜찮아. 내가뭐 싸우다온것도 아니고.”

시론은 자신의 몸을 꼼꼼히 살피는 기에나의 행동에 살짝 뺨을 붉히며 그 녀를조심히 밀어냈다.

“그보다 너도 쟤 손 좀 봐주러 온 거야?”

“아뇨.들어봐야할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왔습니다.”

“뭐. 스미스를 납치하려 한이유 같은 거?”

기에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유세핀이 있는곳으로 향했다.

발아래에 흥건하게 고인 피 웅덩이.

그러나 신기하게도 겉으로 드러난 유세핀의 몸에는 작은 흉터조차 보이 지 않았다.

“•••고문했어?”

“필요했으니까요.”

기에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고, 시론은 구석진 곳에 구르고 있는 십 수 개 가 넘는 병을 보고는 조금 질린듯한 표정을 지 었다.

지독한 고통과 상처를 주고 값비싼 물약을 이용해 치료한다. 그리고 물약 이 떨어질 때까지 일련의 과정을 반복.

이단심문관들이 사교도를 붙잡아 심문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무수한 고통으로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 다음, 잊고 있었던 아주 사소한 것 까지 모조리 토해내 게 만드는 아주 잔혹한 수단이 었다.

원래는 시원하게 주먹을 몇 방 날려줄 생각이 었으나, 살짝 벌어진 입으로 침을 뚝뚝 흘리고 있는 유세핀의 모습에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나는 건 사실 이 지 만, 이 미 반쯤 망가진 사람을 친다고 그 화가 풀릴 것 같지 않아서였다. 오히려 기분만 더 잡칠 것 같았고.

대신, 시론은 기에나가 유세핀으로부터 무엇을 알아냈는지에 관심을 가 졌다.

“그래서. 스미스는 왜노렸대?”

“저 때문이라더군요.”

“응?

기에나의 대답에 시론이 눈을 끔뻑이며 기에나를 바라봤다.

“너 때문이라니. 뭐, 같은 엘프라서 탐이라도 났다는 거야?”

“ 아뇨.”

기에나가고개를 저었고,그녀의 몸에서 밝은빛이 뿜어져 나왔다.시론은 그 빛을 자주 보았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기에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 은 금방 사라졌고 기 에 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가리키며 말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저쪽보단제 귀가조금더 깁니다.”

“진짜네?”

실제로기에나의 귀가유세핀보다손가락 한마디 정도 더 길었다.

“제 모친께선 엘프사회에 조금… 많이 영향력이 강하신 분입니다.혈통도 조금 특별하죠.”

“그러고보니 쟤는 눈이 머리랑똑같이 녹색인데 너는 언니랑 비슷한색이 네.”

금색에 가까운 기에나의 눈동자를시론이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 너가 특별한 거랑 스미스를 납치하려 한 건 무슨 상관인데. 뭐, 협박이라도 하려고 그런 거야?”

“…….”

“…….”

순간 기 에 나와 입구를 지 키듯 서 있던 베 네오가 조금 짠 시선으로 시론을 바라봤다.

“뭐,뭐.왜? 내가뭐이상한말했어?”

“끝자락이지만 십 마성의 일인이다.뭐가 아쉬워서 협박같은걸 하겠나.”

“•••꾈.”

베네오의 일침에 시론이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얼굴에 새빨간 열꽃을 피 워냈다.

“괜찮습니다. 시론은 예전부터 관심 밖의 일은금방 머릿속에서 지워버렸 으니까요. 이번에도 그런 경우겠죠.”

“네 말대로다. 심지어 스미스가 납치당할 뻔했던 사실조차 잊고 있더군.”

베네오의 대답에 기에나가 몸을 돌려 시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스미스님에 관한일까지 잊는 건조금 그렇군요.”

“•••별 탈 없었으니까 괜찮잖아.”

“그렇지만 가능하면 스미스님과관련된 일은 잊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러 면 스미스님께서도 시론을 더 사랑해 주실 겁니다.”

“……노력은해 볼게.그보다 이유가뭔지나좀 말해 봐.”

시론의 물음에 기 에나가 다시 유세핀을 향해 몸을 돌렸다.

“제 모친이 영향력 덕분에 원치 않게 저 또한 엘프 사회에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인이었어?”

“의도치 않게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알려 지면 관심을 받게 되고 그 과정 에 서 제 가 남성보단 활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 졌습니 다.”

“아,그랬지.”

스미스의 연인이 된 이후로 발작이 줄어들어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기에 나는 심각한 활 중독자였다. 이번에 아멜라와 함께 하는 여정에서도 틈만 나 면 스미스가 만들어준 활을 손질하고 그걸로 밤의 외로움을 달랠 정도로 말 이다.

“그런 제 가 인간 남성 에 게 안기고 시 중을 드는 모습을 보고는 스미 스님 께 서 특별한 수컷이라 판단하고 엘프 왕국으로 빼돌릴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꼭너 때문은 아닌거 같은데?”

“•••꾈?”

기 에나가 고개를 갸웃거리 자 시론이 말을 이 었다.

“아니, 우리 스미스가 특별한 수컷이 라는 건 그냥 딱 봐도 티 가 나잖아. 뭔 사내 놈이 덩치 가 저 렇게 커? 거 기 다 근육은 또 어떻고. 게 다가 가까이 다가 만가도 수컷 냄새 가 진하게 풍기 잖아. 심 지 어 … 그, 잘 생 기 기도 했고.”

“나 역시 동의한다.스미스는 존재 자체가특별하다.”

조용히 있던 베네오까지 시론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자 기에나가 눈을 끔뻑이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그렇군요. 확실히 스미스님 께선 존재 자체가 특별하신 분입 니다. 굳이 자 세히 살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었군요.”

“그렇다니까. 그럼 볼일 끝난 거지엩 끝났으면 나가서 엄마랑 스미스 좀 찾 아보자. 또 어디서 혼자스미스 독점하고 있을 텐데 …… 그 꼴은 절대 못 봐.”

시론이 몸을 돌리려는데 기에나가 시론의 어깨를 살포시 붙잡으며 멈춰 세웠다.

“시 론의 모친 이 신 시 란님 과 스미 스님 은 찾지 않아도 됩 니 다.”

“아,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기 에 나가 고개를 끄덕 이 자, 시론은 얼른 말해 달라는 눈빛으로 그녀를 재 촉했고 기에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시론에게 말했다.

“스미스님 과 시 란님은 어제 저 녁 미 궁으로 떠 나셨습니 다.”

뭐?

시 론이 잘못 들었다는 눈으로 기 에 나를 바라봤다.

그런 시론의 눈빛을 받으며 기 에 나는 말을 이 었다.

“빠르면 나흘 뒤에 돌아오신다더군요.”

뭐어?”

시론이 기에 나의 두 팔을 붙잡으며 흔들었으나, 기에 나는 고개를 저을 뿐 이었다.

그런 시론의 머릿속에 어제의 기억 하나가 스치듯 지 나갔다.

-야. 너 나중에 지랄하지 마라. 니가잔다고한거니까.

-뭐래…….알았으니까 좀나가.

“아아아악!!”

설마그런 의도가 담겨 있었을 줄이야.

시론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성을 지르자, 기에나가 조금 걱정스러운 표 정으로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팔을 뻗었다. 하지만.

“이, 이이, 이 미친 엄마가아악一!!”

기에나의 손이 어깨에 닿기도 전에 시론은 괴성을 내지르며 천막을 뛰쳐 나가 버렸고, 완전히 해 가 저문 후에 야 도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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