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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73화 (373/771)

횐 373화  Ep.372 골디 아스 왕국

기 에 나는 나를 안은 채 텅 빈 도로를 내 달렸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조금만 눈을 떠도 바람이 들어와 눈물이 줄줄 흐르니 뜰 수 있을 리가 있 나.

아무튼, 눈을 감을 수밖에 없어서 정확히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 나.

체감상으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거칠게 불어닥치던 바람이 멎었다.

이어서 기에나가 나를 땅에 내려주었고 나는 스스로 땅을 딛고 설 수 있었 다.

눈물이 흐르다가 말라버린 눈을 손등으로 몇 번 문지른 다음, 눈을 떴다.

꽤 멋들어진 외관의 祄층짜리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어? 뭐가?”

“ 잠깐

기에나가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살짝 까치발을 들어 내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에 저택에 달린 유리창을 보았고, 나는 왁스를 덧칠한 것처럼 위로 바짝 올라간 앞머리를 볼 수 있었다.

하긴,눈물이 날정도로바람이 불었는데 머리가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하 지.

나는 기에나의 손질을 받으며, 새삼 시란이 나를 얼마나 배려하면서 달렸 는지 알게 되었다.

“으음

정리가 잘되지 않는 것인지 기에나가 드물게 신음을 흘리며 눈을 찌푸린 다.

“됐어. 안그래도머리가좀길어서 자를까생각했는데.”

“아,안됩니다!!”

“그... 자르는 것보다는 묶으시는 게 …….”

“뭐.그래도 괜찮고.”

머리를 내 리 기 보다는 조금 더 깔끔하게 위로 올리 며 대 답하자, 기 에 나가 가슴 아래 에 손을 얹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 었다.

“이제 들어갈까?”

.........

“예.”

기에나가 먼저 문을 열었고, 나는 열린 문을 통해 저택으로 들어갔다.

‘그냥저냥이네.’

솔직히 겉모습이 꽤 화려해서 기대했는데 막상보니 그닥이었는데.

오히려 몰링타에 있는 ‘밤비노’의 로비가더 화려했다.

“조용하네.”

“위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에나의 안내를 받아 계단을 밟았고 넽층을 지나곧바로 祄층에 올랐다.

길고 폭이 넓은 복도의 끝.

이전 아르델의 요새에서 보았던 두껍고 커다란 문이 달려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뭔가 준비라도 한건가?’

시론뿐이 아니라, 평소 같았으면 진즉에 문을 열고 나를끌어안기 위해 나 왔을 것이다.

그런데 코앞까지 왔음에도 누구 한 명 나오지 않는다니.

갑자기 기대감이 마구올라가기 시작했다.

과연,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떤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 대 감에 부푼 마음을 진정시 키 며 기 에 나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굳게 닫힌 문을 기에나가 가볍게 밀었고, 나는 두 팔을 벌리며 일단 활짝 웃 었다.

“나왔다!!”

과연 누가 먼저 안겨 올 것인지, 눈을 감은 채 기다렸다.

‘•••꾈?,

그런데 한참을 기 다려도 몽글몽글한 압박감이 가슴에 닿지 않았다.

무언가 싸한 느낌에 눈꺼풀을 살며시 들어 올리는데.

달칵.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고, 들어 올린 눈꺼풀 사이로 정말 오 랜만에 보는 연인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새빨간 소파에 다리를 꼰 상태로 앉아, 무심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 는 시론.

그 옆에 평소의 무뚝뚝한 얼굴로 앉아 있는 케르낙스.

어 딘가 화난 듯 눈썹 이 살짝 올라가 있는 아르델 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눈을 감고 있는 베네오.

‘뭐지, 이 분위기는?’

하하호호 웃으며 껴 안는 그런 밝은 분위 기를 상상했는데 현실은 너무나 도 가혹했다.

미소는커녕 입술이 바짝 마를 정도의 무거운 공기와 싸늘한 분위 기가 나 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눈치껏 벌리고 있던 손을 조심히 아래로 내리고, 끌어올린 입꼬리도 평탄하게 만들었다.

“뭐해. 안 앉고.”

“어? 아, 어. 그래.”

시론이 턱 짓으로 맞은편 소파를 가리 켰고, 나는 쭈뼛 걸어 가 소파에 앉았 다.

무릎에 두손을 가지런히 얹은 건 덤이다.

“보니까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보이네.”

“어.시라...안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에…….”

어차피 금방 들킬 관계 지만, 지금은 분위기가좋아보이지 않았기에 일단 은 시란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잡기로 했다.

“그래서? 미궁은 어땠는데.”

“미궁? 어… 위험한함정도많았고…… 생각했던 것보다뭐 볼 건 없더라 고.”

석판에 적힌 내용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으니.

그걸 제외 하면 사실 내 흥미를 끄는 것은 눈을 멀게 만드는 미친 전구가 전 부였다.

“그렇구나.그런데 엄마는?”

“시란님은그,잠깐집에 뭐 좀가지러 가신다던데?”

“집에?”

“어.집에.”

“•••그래. 그렇단 말이지.”

시론이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더니 묘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며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시간은 충분한 것 같으니 할 말 있는 사람들은 해.”

“•••보고 시으읍一?!”

케르낙스가 입을 열자마자 시론이 얼른 몸을 일으켜 그 입을 틀어막는다.

“그건 나중에 하기로했잖아…!!”

“우으음.

99

케 르낙스가 푸른 눈동자를 끔뻑 이 자, 시 론이 틀어 막은 입을 놓아주었다.

“크흠. 없다.”

“조심해 진짜….”

시 론과 케 르낙스가 소파에 등을 기 댄 다.

잘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둘이 티격이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무거웠던 분위 기가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스미스.”

케르낙스의 옆에 앉아서 화난 듯 눈썹을 치켜세우고 있던 아르델라가 나 를 불렀다.

그에 시 선을 그녀 에 게로 옮기 자 아르델 라가 말을 이 었다.

“나는 언제쯤 저걸 받을 수 있는 건지 알려줬으면 좋으면 좋겠는데.”

아르델라가 목 부분을 두드리며 눈을 가늘게 만든다.

시론과 케르낙스 덕분에 가벼워졌던 공기가 다시 무거워진다.

“어머니께서도 받으셨고… 시론의 모친이신 시란님께서도 받으셨다고 들 었는데, 나는 아직이구나.”

이상하다.

분명 난방은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갑자기 몸에 한기가 드는 걸까.

‘네메아님이 거절해 주셔서 다행이라고해야하나….’

만약 네 메 아님 이 징표를 받아들였고, 그걸 나중에 라도 아르델 라가 알게 되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토라질 것이다. 지금 토라져서 예전의 딱딱한 말 투를 사용하고 있는 것처 럼 말이 다.

하지만 이런 일로 당황하고 말을 더듬기에는 내가 너무 성장해 버렸다.

“당연히 만들어 뒀지. 아르델에게도 말했지만 만날 기회가 없어서 전해주 지 못했던 거야. 원하면 오늘 당장이라도 가져다줄 수 있어.”

“•••정말?

“당연하지. 내가그런 거로 거짓말을왜 해.”

으” 浮 •

아르델라가 입술을 닫더니 앞선 둘처럼 소파에 몸을 기대 었다.

“ 없다.”

베 네오가 고개를 저 었다. 그러 자 시 론이 기 에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건 마지막에 말하겠다고 했지 ?”

“예.분위기상그게 맞을거 같아서.”

“그래.

시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바보야.”

“엉.,,

“우리 모르게 암컷을 새로들인 것 같던데.”

“어…?”

“이름이 아드리안이라고 했던가? 맞지?” 시론이 살포시 웃으며 나에게 물어왔다.

“ 맞냐고.”

“마,맞습니다.”

“그렇구나.고양이로도모자라서 곰까지 들이려고?”

“아니, 그, 지금 당장은 아니고

“아〜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들이겠다?”

으”

O •

나는 바짝 타들어 가는 목구멍으로 마른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위기를 모면하자고 정을 준 여인을 외 면하다니, 그런 짓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이제 시론의 호통이 날아오기를 기다리는데.

“뭐, 고양이보다는 나아 보이 더라.”

“...어?”

“뭐.,,

“아니, 그, 괜, 찮나해서…?”

?”

?”

시론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아니, 화안 내…?”

“화? 왜. 다른 여자 받아들였다고?”

“……그렇지?”

‘‘흐 ” 邵-

시론이 콧방귀를 끼더니 가슴 아래로 팔짱을 꼈다.

“됐거든. 이제 그런 거 신경 안쓰기로했어.”

“ •••진짜?”

“왜.가짜길 바래?”

“아닙니다. 예.”

“진짜,침대가 아니면 덩칫값을 못한다니까.”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아드리 안 말고 또 다른 여자는 없어 ? 그 사람이 끝이 야?”

“…한명 더 있습니다.”

“누군데.”

시론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다른 연인들도 눈을 크게 뜨며 나에게 집중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걸 말해도 괜찮나….’

잠깐 고민한 끝에 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게 말을 하자면 조금 긴데 일단 들어 봐.”

우선 마르비우스와 얽히게 된 것부터 시작해서 그녀가황자가 아닌 황녀 라는 사실까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뉘 었다.

“제국의 황자가 사실은 황녀였다니 …….”

깜짝 놀라는 케 르낙스와.

“수컷 냄새가 안 나길래 그럴 것 다고 생각했지.”

“그렇죠.”

케르낙스를 제외한 다른 연인들은 대충 마르비우스가 남자가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인간과 이종족 간에는 신체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듯 보였다.

우리 엄마랑저쪽 아줌마까지 꼬셨는데 황자라고뭐 문제 되겠어.”

시론의 말에 다른 연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두 명이 끝이야? 더없고?”

“엉.더없어.”

“바보 같으니까 그렇게 대답하지마.”

“넵.

“알겠어.그러면… 기에나?”

“예.”

드디어 입을 꾿 닫고 있던 기에나가 입을 열며 앞으로 나왔다.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제 동족이 스미스님을 납치하려 했던 사건에 대해서입니다.”

“아,맞다.그런일이 있었지.”

-저거봐. 쟤도 까먹었잖아.

시론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베네오에게 작게 투덜거렸고 베네오는 묘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봤다.

“크흠.”

기에나가 목을 가다듬자 시론이 다시 입을 다문다.

“우선, 납치의 목적은 뛰어난수컷인 스미스님을 엘프들의 왕국인 칼란 대 산림으로 데 려 가기 위 함이 었습니 다. 암컷 엘프들의 성욕을 달래 줄 수컷이 필요하기도 했고, 점차 줄어드는 동족의 개체를 늘리 기 위한 씨받이로 사 용할 목적 이 었습니 다.”

“오.

남자씨받이라니.

뭔 가 기분을 묘하게 만드는 단어 다.

“다행히 시론의 모친인 시란님께서 적절하게 도움을 주셔서 미수에 그쳤 지만…….”

“그쳤지만?”

“스미스님의 존재를 장로들에게 알리는 전령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면 안되나?”

““•••꾈.””

방 안에 있던 모든 연인들이 나를 노려봤다.

뭐지.나뭐 말실수라도한건가.

“뭐냐. 엘프들이 노린다고 해도 아멜라누님이나 시란님보단 약할 거 아 니야.”

“…제 입으로 말하는 건 조금부끄럽지만, 저희 엘프라는 족속은 마법에 있어서 굉장히 뛰어납니다. 또 일부는 정령술이라는 특별한 힘을 다루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데가 아닙니다. 마법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면 잠깐동안 기척을 사라지게 한다거나….”

“나도할수 있는데?”

“그건…….”

“그리고 뭐 내가 납치당한다고 해봤자 어차피 그 무슨 산림으로 끌려가는 거 아니야?”

“예. 일단 저희의 보금자리는 그곳뿐이니까요.”

“그럼 너희가 구하러 올 때까지 거기서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거잖아 .아니야?”

내 가 눈을 껌뻑 이며 연인들의 얼굴을 한 번씩 둘러보자 그녀들이 굉 장히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성욕이 강하다고해봤자, 발정기의 누님보단 덜 할 거 아냐.’

그리고 아무리 명기를 가졌다하더라도 시란보단못할 거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엘프들에게 쥐어짜이는 상황이 그려지지 않았다.

크기를 키울 것도 없이 초-진동 선에서 아마 다 정리되지 않을까.

거기에 귀까지 조물조물 만져주면 그냥 다뻑가버릴 것 같은데.

“기에나.”

“예…….”

“이리 와봐.”

내가손짓하자 기에나가걸어와나 앞에 섰다.

나는 기에나의 허리를 당겨 품에 앉힌 다음, 입을 벌려 귀를 살짝 깨물었다

“햐읏봽”

“이 거 봐. 이렇게 잘 느끼는데 뭐가 걱정이 야.”

“우으

기 에 나가 손가락을 꼼지 락거 리 며 입 을 다문다.

그에 나는 그녀의 뺨에 입술을 한 번 더 맞춰준 다음 말했다.

“그리고 고민해봤자 어차피 알려지는 거잖아.그런 거라면 나중에 다모인 자리에서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지금은 한 번씩 안아 보면 안 될까? 다들 너무 보고싶었는데 … 나만그랬던 거야?”

“나도보고 싶었다.”

꾸욱.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베네오가 다가오더니 뒤에서 나를 꽉끌어안았다.

그녀의 가슴이 목을 감싸는데 몹시 기분이 좋았다.

“나도... 나도

“어이쿠.”

케르낙스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기에나와 함께 나를 껴 안아 왔다.

“크흠. 다음 사람들을 위해서 그만 비켜줬으면 하는군.”

아르델라가 작게 헛기침을 하자, 베네오가 먼저 떨어졌고 이어서 케르낙 스와 기 에 나가 품에 서 비 켰다.

“•••보고싶었어. 스미스.”

“ 나도.,,

드디어 화가 풀린 것인지, 친근한 말투로 돌아온 아르델라가 살포시 내 목 을 끌어안았다.

아르델라는 나에게 등을 몇 번 쓰다듬 받은 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러났다.

나는 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시론을 바라보며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시론아.”

‘‘흐 ”

내가 이름을 부르자, 시론이 못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대로 내 허 벅지에 엉덩이를 가져대며 안겨 왔다.

“엄마랑즐거웠어?”

“•••미궁만 보고 후딱 왔어.”

“진짜면 증명해 봐.”

시론이 검지로 제 입술을 톡톡 두드린다.

그에 나는 고개를 살짝숙여 시론의 입술에 내 입술을 겹쳤다.

“우읍?!,,

처음은 가벼운 느낌으로 끝낼 생 각이 었는데 갑자기 시론이 내 양쪽 뺨을 붙잡더니 아주 열정적으로 입술을 겹쳐왔다.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입과 얽히는 혀.

이어서 흘러들어오는 시론의 달콤한…….

꿀꺽.

“푸하!!”

시론이 입술을 떼어냈고 나는 숨을 토해냈다.

입 안에 감도는 은은한 단맛과 비 릿한 혈향.

두근一!!

심장이 크게 뛰며 몸에 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하반신에.

“너

나는 허벅지 위에 앉아 요망하게 웃고 있는 시론을 보았다.

그러자 시론은 핏방울이 살짝 맺힌 혀를 내보이더니 내 어깨에 턱을 얹으 며 작게 속삭였다.

-오빠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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