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85화 Ep.384 골디 아스 왕국
‘음…….’
!..
.
방금 시란이 뭐라고 했었더라.
셋째 언니?
주변을 둘러보니 나뿐만 아니 라 다들 자신이 무슨 소릴 들었는지 모르겠 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특히, 시론과누님. 그리고 아르델의 표정은 사진으로 저장해두고 싶을 만 큼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 였다.
“황도에 처박혀 있을줄 알았는데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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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이 상황에서 자유로운 시란이 기에나 에게 붙잡혀 있던 시오린씨의 멱살을 붙잡아올렸다.
아무리 몸이 가볍다지만, 두 다리가 바닥으로부터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목이 졸린다.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초인이 아닌 이상에야그건 피할수 없는 상황인 것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란에게 목이 졸리고 있는 시오린씨의 얼굴색은 아 무리 시간이 지나도 백옥 같은 새하얌을 유지하고 있었다.
화아아악—!!
읏!!”
“그에엑……
시란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흘러나오더니 근처에 있던 기에나 가무릎을 꿇었고 이어서 마르비우스가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해 버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자각하기도 전에 누님과 아르델이 내 앞을 지키 듯 막아서 고 계 셨다.
꾸욱꾸욱.
‘언제 왔데…….’
손바닥을 간질이는 느낌에 슬쩍 눈을 돌렸더니 옆구리에 황녀님을 낀 아 드리안이 냐호의 옆에 비집고 들어와 있었다.
‘근데 끼어들어도괜찮으려나.’
누가 봐도 험 악한 분위 기 .
당장 마르비우스가 기절한 것만 봐도 시란이 지금 굉장히 분노한 상태라 는걸알수 있었다.
“시란?”
후우우우욱一!!
내 가 이 름을 부름과 동시 에 바닥에 내 려 앉았던 붉은 기운이 순식 간에 시 란의 몸으로 되돌아갔다.
기운을 갈무리한 시란이 시오린씨를 붙잡은 채 뒤돌아서며 머리를 긁적였 다.
“미안. 나도 모르게 흥분해 버렸네.”
“어,음. 기에나는 좀 괜찮아요?”
시 란은 반대 손으로 기 에 나의 허리를 붙잡아 올렸다. 그리고는 떨구고 있 는 고개를 스쩍 확인하며 멋쩍은 듯 말한다.
“기절했네.”
“•••이해해줄겁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어찌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기에나니까분명 이해해 줄 거다.
“저, 누님? 아르델? 이제 괜찮은 거 같으니 좀 옆으로 좀 비켜주셨으 면…….”
앞을 보려고 몸을 계속 기울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물론, 둘의 엉덩이가바로코앞에 있어 이 풍경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언제나만질수 있는 둘의 엉덩이보다는 시란과 시오린씨의 관계가조 금 더 흥미로웠을 뿐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누님과 아르델이 옆으로 살짝 물러나더니 그대로 바닥에 앉아 은근슬쩍 내 종아리를 껴안아 왔다.
‘가랑이 찢어지겠네….’
안쪽에는 냐호와 황녀님을 낀 아드리 안이 들어와 앉고 그 옆으로는 누님 과 아르델이 껴안는다. 부드럽고 말랑한 가슴이 닿는 건 좋은 일이지만 유 연하지 못한 나에게 이 근섬유가 당겨지는 고통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하지만 고작 이런 거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기에 고통을 인내하 며 나는 여전히 시오린씨의 멱을 붙잡은 상태로 맞은편 의자에 앉는 시란에 게 물었다.
“그러니까… 시오린씨가셋째 누나… 아니, 언니라고요?”
“정확히는 이 인형이 아니라 이걸 조종하고 있는 년이지.”
두 발이 공중에 뜬 상태 인데도 여전히 창백함을 유지하고 있는 시오린씨.
“예전처럼 곧바로 연결 안끊은 거 보니 더 도망칠 생각은 없나봐?”
“…….”
시 란의 물음에도 시오린씨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묵묵부답이 었다.
‘저렇게 보면 확실히 사람 같아 보이진 않긴 한데 ….’
나는 시오린씨와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 봤다.
몰링타에서 마력 다루는 법을 배우다가 뒷구멍을 마구 사용했을 때나, 이 번에 마차를 타고 오면서도 그렇고 분명 체온을 가지고 있으며 절정에 달하 면 조수를 뿜는 등 특별히 이 상할 것 없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잠을 자거나음식을 섭취하는 모습도꾸준히 보았고.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누이트의 빡빡이에게 납치당했다가 구출되 어 집결지로 돌아온 날.
그날 나는 시오린씨의 순결을 가져갔다. 그리고 순결을 잃은 시오린씨는 다음 날이 될 때까지 반응을 보이 지 않았고 허리를 튕 기는 도중에도 보지는 계속해서 말라가는 느낌을 받았었다.
“진짜인형입니까?”
“배라도 한번 갈라볼까?”
“아, 아뇨. 그렇게까지는.”
시란은 내가 해보자는 말을 꺼내면 당장이라도 시오린씨의 배를 찔러버 리겠다는 식으로 한쪽 손을 날카롭게 만들어 보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 겁니까?”
“여기서 말하긴 조금그런 내용인데.”
시 란이 한쪽 눈을 감으며 나를 바라봤다.
나중에 둘이 남게 되면 따로 이야기해주겠다는신호였다.
‘편지 읽어주면서 들으면 되겠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시오린씨를 보았 다. 근데 계속 시오린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으려나.
“시란? 일단 도망칠 생각은 없어 보이니 그만 내려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
“뭐.네가 원한다면.”
흉흉한 기운을 내뿜었던 거와 다르게 시 란은 내 말 한마디 에 순순히 시 오린씨를 바닥에 내 려주었다.
‘나중에 잔뜩 껴안아주자.’
그런 생각을 하며, 바닥에 내려선 시오린씨를부르려던 바로그순간.
“시 란이 랑 스미 스만 남고 나머 지는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눈을 뜬 시오린씨는 대뜸 내 주변에 뭉친 연인들을 향해 그리 말했다.
그러자 연인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봤다.
“나중에 이야기해 줄 테니까 지금은 잠깐 자리 좀 비워주세요.”
“•••그래.”
“무슨 일 있다면 반드시 소리 질러야한답니다.”
누님과 아르델이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이상한짓하지마.”
시론은 모친인 시란에 게 투덜거리 며 나갔고 시론이 침실을 나가자 나머지 연 인들도 우르르 자리 에 서 일 어 나 침 실을 떠 났다.
달칵.
침실의 문이 닫히자 시오린씨가중앙에 놓인 테이블에 대충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린다.
“•••병신 같은 년.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좋다고쳐 오고…….”
“시 오린씨?”
“하아
내 부름에도 시오린씨는 한참이나 얼굴을 쓸어내리며 주저리주저리 혼잣 말을 떠들어댔다.
“내버려 둬.원래 저런 년이니까.”
시란은 테이블에 앉은 시오린씨를 노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 고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걸어와 내 품에 안겼다.
“하아.”
“간지러워요.”
품에 안기자마자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냄새를 킁킁거리는데 애교 많 은 강아지 같아서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쮸웁,쯉.응… 하웁.
“•••뭐해?”
“아,깨셨네요.”
혼자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시오린씨는 내 목덜미에 상처를 내고 피를 할짝이는 시란을 보며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쟤까지 저러는데 내가 어떻게 안빠져들어.”
“네?”
“아니야. 크흠. 그보다….”
시오린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똑바로 나를 마주 보고 섰다.
“마치 속인 것처럼 돼서 미안해….”
“예 엩 딱히 엩 그냥 조금 놀랐을 뿐이지 사과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만. 도움도 많이 받았고.”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어딘지 모르게 아이 같은 말투.
“•••그럼, 이제부턴 비젤린님이라고부를까요?”
“히히. 편한 대로 불러. 그보다 걔는 언제 끝나?”
비젤린님은 내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이는 시란을 보며 눈을 끔뻑이 셨다.
30분?”
“•••더럽게 달라붙네.그러면 그냥 말할테니까 나중에 좀 전해줘?”
“옙.,,
그녀는 정신없이 내 목을 핥고 있는 시란을 보며 말했다.
“나,아니.우리에 관한이야기는 당분간꺼내면 안된다고전해줘.”
“당분간이라고 하시면……?”
“아직은확답해 주기가힘들어.그래서 말인데〜 이 이야기 자체를몰링타 에 도착하면 다시 하자. 시 란한테는 나 어디 안 가고 있을 거라는 말도 꼭 전 해주고.”
“어...옙.”
그리 말씀하시더니 시오린씨가 갑자기 테이블에 누워버렸다.
“저,비젤린님?”
“그리 고! 혹시 라도 쟤 가 지 편 들어 달라는 식으로 뭔 가 이 야기 하려고 하 면 절대로 못 하게 므수아야 한다?”
“어, 예. 일단 알겠습니다. 알겠는데 … 왜 누우세요?”
“걔랑계속같이 있는게 거북해서.”
거북한 거랑 눕는 거랑 무슨 관계 가 있는 걸까.
내가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를 띄우고 있을 때, 비젤린님 이 봉긋한 가슴 아래에 두 손을 얹으며 나를 부르셨다.
“스미스〜?”
옛날, 내 가 아침 운동 후 돌아왔을 때 문 앞에서 기 다리고 계시던 비젤린님 이 항상 나를 ‘여〜’ 하고 부르셨다.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걸 보니 진짜 비젤린님이 맞는 모양이다.
“예.비젤린님.”
“조금 망가져도괜찮으니까이거 좀 몰링타까지 가지고 와줘.”
“예.아니, 예?”
“고마워〜”
“아니아니, 저기 비젤린님?”
들려오지 않는 대답.
“아니….”
“우응, 쮸웁봽”
보름간 내 피 맛을 보지 못했던 게 무척이나참기 힘들었는지 그와중에도 정신없이 내 피를 탐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시란을 조심히 끌어안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테이블 로 다가가 잠에 빠진 사람처럼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뺨에 손가락을 슬쩍 찔러보았다.
꾸욱, 하고 들어가는 말랑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몹시 차가웠다.
‘진짜인형이었네.’
자유롭게 움직이고 음식도 먹을 수 있으며 밤일까지 문제가 없는, 사람과 다를바 없는 인형.
‘••••••음?’
순간 한사람의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