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89화 Ep.388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아니, 그…….”
봐주는 게 뭐 어렵다고 고민할까.
그런데 지금 상황에선 조금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응?,,
꾸우우욱.
심 각한 나와 달리 , 시 란은 귀 엽 게 눈을 끔뻑 이 며 모유주머 니로 내 가슴을 지그시 압박해왔다.
‘안되는데…….’
바닥에 널브러진 비젤린님.
사람이 숨을쉰다면 자연스럽게 가슴이 움직여야할텐데 저 커다란젖가 슴이 미동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시론이 꽉 끌어안았을 때 심상치 않은 소리까지 허리에서 들려왔 고.
“시란.”
“응?”
내가 이름을 부르자, 시란은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진짜 요망한여 자다.
나는 시란의 애교에 멋대로 튀 어나오려는 말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가까 스로 입을 열었다.
“혹시, 저기 누워 있는 것도 인형입니까?”
“아니. 본체야.”
“•••그럼 저게 비젤린님의 진짜육체라는 말이군요?”
“그렇지.”
“그렇군요.”
시원스러운 시란의 대답에 두눈이 질끈 감겼다.
‘허리가부러지면… 보통죽던가?’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아무리 마법과 신이 존재하는 판타지스러운 세상이라지만 일반적으로 머 리 가 깨지 거 나 급소가 꿰뚫리 면 죽는 건 마찬가지 였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내 가 괜히 시 란을 믿 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바람에 … ….
진짜로 비젤린님이 죽었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려던 바로 그 순간.
1三 = 드
〒고, 고.
‘……?’
무언가 조립되 는 소리 가 들려오더 니 .
“아이고야….”
죽은 듯누워 있던 비젤린님이 허리를 토닥이며 몸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끄으으읏〜!!”
그리고는 두 팔을 위로 쭉 뻗으며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신다.
“어휴, 덩치는 산만한데 여전히 마음이 여리구나. 어디 겁이 나서 장난도 못치겠다.”
“……장난이요?”
그녀의 말에 나는 멍하니 눈을 끔뻑이다가시란을 내려다봤다.
“난진짜죽일 생각이었어.저년이 지독하게 안죽을 뿐이지.”
“……그걸 미리 말해주셔야할거 아닙니까.깜짝놀랐잖아요.”
“그래그래.”
시란이 나를꼭 끌어안더니 등을 가볍게 토닥여줬다.
“좀진정됐으면 자리에 앉을까?”
비젤린님은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소파에 작은 몸을 날리며 그리 말씀 하셨다.
그녀의 말대로 마음이 조금 진정된 나는 시란과 함께 비젤린님의 맞은 편 에 앉았다.
“일단 잡설은 치우고 본론부터 이 야기하는 게 좋겠지 ?”
“어, 저는 별로 상관없습니다만?”
어차피 저녁까진 할 것도 없었고.
뭐, 일찍 돌아가면 잠깐지하에서 시스템 갱신이라도할테지만.
“그래 엩 그러면 뭐 마실 거라도 줄까?”
“아무거나 주시면 감사히 마시겠습니 다.”
“시란?”
“마시겠냐?”
“흑흑, 어릴 적에는 저런 아이 가 아니 었는데.”
“지랄.”
시란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자, 비젤린님도 얼굴에서 장 난기를 지우며 가볍게 손을 움직이셨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티셋트가 나타났다.
쪼르르르륵.
티포터가혼자 허공에 떠오르더니 나와 비젤린님 앞에 놓인 찻잔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홍차를 가득 따라주었다.
“우유 줄까?”
“아뇨.괜찮습니다. 이제 다른우유는 입에 안맞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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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시란의 우유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혀가 되 어버렸다.
그 달콤하고 담백한 맛.
농담이 아니라 예전에 잘만 마셨던 우유를 입에 대면 이젠 비리기까지 했 다.
“흠흠,그래도 일단본론부터 이야기할게?”
“옙.,,
“아,마시면서 들어.”
호로록.
나와 비젤린님은 사이좋게 홍차를 한 모금씩 머금었다.
솔직히 홍차는 몇 번을 마셨지만, 그 맛을 잘 모르겠다.
“일단 스미스. 네가 듣고 싶어 하는 이 야기. 그리고 네가 궁금해하는 것들. 나는 꽤 많은 걸 알고 있으니 아마도 어렵지 않게 네가 바라는 대답을 해줄 수 있을거야. 단.”
“지금 당장은 말 못 하신다는 거죠.”
“맞아. 그 이유도 말할수 없어. 정확한 기간도. 하지만.”
비젤린님이 작은검지를꼿꼿이 세우며 말했다.
“스미스. 네가 지금 이대로만 계속 행동해준다면 머지 않은 날 너는 나로 부터 듣고 싶었던 것들을 들을 수 있게 될 거야.”
“•••굉장히 두루뭉술하네요.”
“그렇지?”
본인도 그렇게 생 각하는지 멋쩍 게 웃으며 홍차를 호로록 마신다.
“아무튼, 지금처럼 행동하면 된다는 거죠?”
“맞아. 사실 뭘할필요도 없어.”
“•••꾈?”
“그냥그렇게만알고있으라고.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거니까.아마도.”
“……예에.”
오래 걸린다는 건지 그렇지 않다는 건지.
뭐가 진짜인지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다시 묻는다고 해서 대답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았기에 나는 그냥고 개를 끄덕 이는 것으로 이 이 야기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보다 시란.”
“뭐.
내게 팔짱을 끼고 있던 시란이 다시 사납게 이빨을 드러냈다.그런 시란의 반응에 비젤린님이 쓰게 웃으며 말한다.
“네 그런 반응은 가족으로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건강한 모 습을볼수 있어서 기뻐.”
“뭐래. 미쳤냐?”
“후후, 마법사들은 원래 반쯤 미친년들이지. 하지만 내 마음은 진심이야. 네가작은 언니한테 죽一”
“야아아아아아?!”
시란이 내 팔을놓더니 갑자기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작은언니?’
확실히 장인어른이 몇 명인가 딸들이 아직 살아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기 는 하셨는데.
‘시란이 막내인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벌떡 일어난 시란이 비젤린님에게 삿대질 하며 소리쳤다.
“너, 너너, 너어!! 지,진짜죽여버린다……!!”
“응〜?”
살기까지 풍기는 시란의 협박을 정면으로 받으면서도 비젤린님은 오히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셨다.
“너에게도 드디어 약점이라는 게 생겼구나.”
“무읏
!!”
비젤린님이 나를보며 말했다.
“정 말이 지 . 그 짧은 만남으로 시 란의 마음을 이 렇게 쏙 가져 가버 리 다니. 역시 대단한수컷이야.”
“뭐,제가좀대단하기는합니다.”
농담이 아니 라 객관적으로 평가하더라도 내 가 좀 대단한 놈이긴 할 것이 다.
“진짜, 진짜죽여 버릴 거야……!!”
“스미스가 안 좋아할 텐데. 그치 ?”
비젤린님 이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맞장구를 쳐달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이미 시란이 한번 삐지면 어떻게 되는지 경험한 나로서 는 무조건 내 여자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글쎄요.그건 두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고판단하겠습니다
. 시란이 이렇게까지 싫어하는 대는 다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스미스.”
비젤린님을 향해 얼굴을 잔뜩 붉히고 있던 시란이 입술을 오물거리 더니 천천히 내 옆이 아닌 가랑이 사이에 엉덩이를비집으며 앉아왔다.
“별꼴이야.
그런 우리의 애정행각을 관람하시던 비젤린님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나에 게 말했다.
“야. 내가 어? 슩년이나 너 새 옷 사주고 아침마다 몸 깨끗하게 해 준 건 잊 었어?”
“그랬었죠.”
하지만 그거라면 나도 할 말이 있었다.
• ••日
......
“그런데 그렇게 가져가신 제 옷이랑 속옷을 몰래 파셨다면서요. 그것도 경 매로. 아주 비싸게.”
“엇.,,
상처 받은 얼굴을 하고 있던 그녀 가 눈을 크게 뜨더 니.
“•••헤헤.”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 였다.
‘정말이지.’
나는 그저 순수하게 나를 도와주시나 싶었는데 뒤로는 그렇게 돈을 챙기 고계셨을 줄이야.
처음 케르낙스의 집에 방문했을 때 내 속옷을 발견하고는 뭔가 싸한 기분 이 들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케르낙스와 연인이 되었고조금더 시간이 흘렀 을때.
-저,스미스님?
-어, 리나씨.
대장인 케르낙스를 끔찍이 아끼는 리나가 나에게 다가왔고, 굉장히 허름 한흰색 셔츠를 내밀며 머리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녀 역시 어둠의 경매장에서 내 옷을 구매했던 것이다. 그리고 케르낙스 와 이어진 내 옷을 딸감 삼았다는 거에 죄책감을 느껴 순순히 자수해온 것이 었다.
당시에 그녀가 말하길, 경매인이 워낙 얼굴을 꽁꽁 숨기고 있어서 신분을 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딱히 찾을 필요도 없었지만.’
찢어지게 가난하던 접수원 시절, 나는 여벌의 옷이 없었고 그런 내게 새 옷 을 주고 헌 옷을 가져 간 이는 단 한 사람뿐이 었기 에 범 인을 특정 짓는 건 진짜 일도아니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도움을 주신 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 다. 비록 다른 의도가 있었지 만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 니 까요.”
그녀 가 아니 었으면 추운 겨울에 도 새 벽 에 일 어 나 우물에 서 씻고 손빨래 를 해야 하는 생활을 보냈을 것이다.
“크,크흠.”
비젤린님이 작게 헛기침을 하더니 얼마 남지 않은 홍차를 입에 가져댔다. 그래도 쑥스럽 긴 하신 모양이 다.
“그러니 까 제 가 시 란 편든다고 뭐 라고 하지 마세 요.”
“하아아…봽”
비 젤린님은 뚱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고, 대 신 품에 안긴 시 란이 엉 덩 이 로 내 사타구니를 꾹꾹 누르며 달뜬 숨을 내뱉었다.
이 거 잘 못 했다가는 여기서 스위치 가 들어갈 것 같았다.
할 땐 하더 라도 집 에 서 하나는 생 각에 이제 그만 자리 에서 일어 나려는데.
“•••엉덩이 쑤실 때는 좋다고 쑤셨으면서.”
비젤린님이 뚱한 표정으로 그리 투덜거렸다.
아니, 그걸 여기서 말한다고?
그리고 나보단본인이 더 즐겼으면서.
마차에서 냐호와함께 직접 안겨 온 것만해도십 수 번이 넘어갈 것이다.
내 가 어떤 말을 해 야 하나 잠깐 고민하고 있는데.
“뭐 래. 진짜도 아니 었으면서 무슨 생색 이 야.”
“야!! 진짜랑 별반 다를 거 없거든?!”
“그럼 진짜로 대주고 말하던가.”
“그, 그거 언
비젤린님 이 손가락을 꼼지 락거리 기 시작하더 니 들고 있던 고개 까지 아래 로 떨구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나는품에 들어온 시란의 어깨에 턱을 얹으며 물었다.
“왜 저러셔?”
그게一”
“시라아아안!!”
고개 숙이고 있던 비젤린님이 다급히 일어나며 소리쳤다.
“너, 너 말하면, 나도 말해 버릴 거야!!”
쯔” 어、•
시란이 혀를 찼다.
서로에 게 위 협 이 되 는 비 밀을 한 가지씩 들고 있는 걸 보니 자매 가 맞는 모 양이다.
‘마귀 같은년….’
그런 둘의 다툼을 봤더니, 학창 시절 친구가 박스 채로 가져왔던 콘돔 하나를 지갑에 넣어뒀다가내 돈을 슬쩍하려던 여동생의 탈을 쓴마귀가그 걸 발견하고 1년간 내 용돈의 祄할을 갈취해갔던 일이 떠올랐다.
추억 아닌 추억을 회상하고 있을 때.
“스미스.”
“네?”
시란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고. 그녀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조금은 장 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밀을 말해 줄 순 없지만.”
“없지만?”
스으으윽.
시란이 엉덩이로 내 사타구니를한번 문질렀다.
“궁금하면 직접 넣어서 확인해 보면 되지 않을까?”
“오……?”
내 가 두 눈을 번뜩이 며 고개를 들자.
“나가!!”
새파란빛이 순식간에 우릴 덮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