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92화〉Ep.39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바스슥.
바스락.
천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몸 전체를 감싸는 포근함.
무겁지 않은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리자, 낯선一
“……이 아니라침실이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예 전에는 꼭 그래 야만 한다는 것처 럼 자주 쓰러 지 고는 했는데.
처음 쓰러졌을 때는 칼름이 만든 지하 감옥의 안이었고, 두 번째는 케르낙 스의 집무실 안이었었지. 거기서 처음 아르델을 만났었다.
‘그리고가슴을 주물렀었지.’
딱히 의 도한 건 아니 었지 만 솔직히 눈앞이 캄캄하니 나로서는 불가항력 이 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는 아직 시론과 케르낙스, 셋이서 생활하던 때였으니까.
설마무릎에 누웠는데 가슴이 너무 커서 앞이 안보일 거라고는생각을 못 할 시기였다.
“끄으응〜!!”
묘하게 찌뿌듯한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시원하게 켜며 침대에서 슬쩍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두 손을 조용히 이불 안쪽으로 넣었다.
조물조물.
말랑하면서도 너무 쭈글쭈글하지 않은, 그리고 제대로위치한두 개의 알.
‘두 짝다 무사하구만.’
농담이 아니 라 두 손으로 쥐 어짜는 압박감이 불알을 엄습했을 때 그대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끔찍하고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스윽.
불알 두 짝이 무사한 건 확인했으니 , 다음으로 외관을 확인하기 위해 바지 를 훌렁 벗었다.
“•••뭐, 딱히 변한 건 없어 보이는데?”
손에 닿았단 감각에 변화가 없듯 외관도 무엇하나 달라진 것 없는 내 불알 그대로였다.
그렇다고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사기당한 건 아니겠지 …?’
아니 면 무슨 시련 같은 거라서 그 끔찍한 고통을 마지 막까지 인내해 야만 제 대 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거 라던지.
‘•••그게 사기구나.’
단언하는데 성별이 남자인 이상, 신이라 하더라도 내가 겪었던 그 고통을 맨정신으로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심은하지 않아도됩니다.제대로흡수된 게 맞으니.】
조금씩 싹트는의심의 씨앗이 몸집을부풀리려 할때, 시스의 맑은음성이 그 싹을 깔끔하게 뽑아버 렸다.
‘•••그래?’
捚예. 사원 서 민수가 교환한 그 물건의 효과는 어디 까지 나 씨 앗의 강화이 니까요.그 밖의 능력은 없습니다.】
‘씨앗? 그럼, 내정자가더 강해졌다는건가?’
【예. 그 물건을 흡수하기 전과 비교하면 대략 27배 정도 강력해졌다고 보 시면 될 겁니다.】
‘27.••배?,
그럼, 발정 기 에 섹스하면 바로 임신하는 거 아닌가?
【일반적인 암컷이라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사원 서민수 주변의 암컷들이 그런 평범한 암컷들은 아닐 텐데요.】
‘……그건 그렇지.’
오히 려 평범함과 거 리 가 먼 사람들 뿐이 었다.
하긴, 내가 넽7명 있다고 해서 시론이나 다른 연인들을 이길 수 있는 건 아 니니까.’
물론, 섹스로 승부를 본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러면 여전히 임신이 어려운 건가?’
【완전히 가망이 없던 암컷들에겐 아주 희박한 확률로 착상이 가능해졌 으며, 희박한확률을 가지고 있던 암컷들의 경우에는 조금 어려운 수준까지 확률이 올라갔습니다.그리고.】
‘……그리고?’
【조금 어려운 수준에 있던 암컷들의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사원 서민수의 아이를 잉태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지금 연인들 중에 높은 확률로 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이들이 있 다는 소리였다.
빠아아앗.
하반신에 천천히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사원 서민수.】
“어,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서 대답하고 말았다.
【그 아래에 달린 물건을 얼마나줏대 없이 휘두르던 당신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기 억하십시오.】
평 소와 다를 바 없는, 고저 가 느껴 지 지 않아야 할 목소리 에.
【지금부턴 당신의 행동에 새로운생명이 잉태할수 있다는걸.】
약간의 걱정스러움이 묻어났다.
【당신은 아직 마음이 닳지 않았으니 아이가 생기면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 하는경고입니다.】
‘음•••꾈.’
나는 시스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특히 나 인간 사제 들을 주의 해 야 합니 다. 신성 력을 품어 이종족처 럼 특 별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그것들도 평범한 인간 암컷이니까.】
……까?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시스의 말이 굉장히 짧았던 거 같은데.
【허튼 생각 말고 집중하세요. 아직 말 다 안 끝났습니다.】
“아,옙.”
다시 건조해진 시스의 목소리에 나는공손히 침대에 무릎을꿇었다.
【제 신도로 들어온 기특한 암컷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는 짓이 기특하 다지 만 그뿐입 니다. 그러니 전에 제 가 조언해 드렸던 걸 잘 활용해 씨 앗을 잘 간수 하길 바랍니 다. 여 기저 기 당신의 아이 가 태 어나는 상황을 맞이하고 싶 지 않다면요.】
조언? 활용?
‘자지에 마력을 두르는 걸 말하는 건가?’
확실히 느낌이 두꺼운 콘돔을 낀 듯하긴 했다.
【이상입니다. 그럼, 바쁜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울 테니 당분간 알아서 하시 길 바랍니다.】
‘응? 바쁜 일? 저기요? 시스? 시스쨩?’
몇 번이고 이름을 불러보았으나 더 이상 시스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 다.그런데 분명 내 곁에서 떨어질 수 없다고본인이 이야기했던 거 같은데 이 번에는 자리를 비우겠다니 .
‘뭐가진짜지?’
느낌상 전자가 진짜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지금 자리를 비 운다는 것도 내 가 혹시 뒤 로 호박씨를 까는지 지 켜보기 위 한 고도의 심리전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아직은 그저 망상에 불과한 단계 이 지 만, 승진과 함께 성물의 심 사가 완화 되 었다는 것에서 약간의 희 망을 보았다.
무엇보다 내 망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시스교가 정식 종교로 인정 받을 필요도 있었고 지금 잠깐 토라진 비젤린님의 도움도 필요했다.
‘비젤린님 보다는신전쪽이 조금 걸리긴 하는데….’
시스나 네메아님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는데 미궁과 장모님께서 남긴 편지를 읽은 후부터 묘하게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기 가 어려웠다.
‘신을 믿지마라……였었지.’
그 신이라는 게 어디서 어디까지 포함되 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 확실한건 네메아님이 몸담고 있는풍요의 신이 거기에 엮어 있다는 건 분명 했다.
왜냐면 장인어른이 남긴 석판의 구석에 풍요의 신인 라피테라의 이름과 그녀의 가슴이 젖소 가슴이라는글귀가 적혀 있었으니까.
다만, 젖소 가슴이라 적힌 것만 가지고는 피아식별이 어려웠다. 거기에 적 혀 있던 욕설과 조롱의 수위 를 생 각하면 젖소 가슴은 정 말 귀 여운, 그저 놀리 는 정도였으니까.
‘황제의 비고에 들어가보면 좀 더 많은 걸 알수 있겠지.’
아니면 비젤린님이 입을 여시거나.
“그러면…….”
당장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끙끙거리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았기에 나는 시원스럽게 생각을 정리하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근데 누가옮겨준 거지?’
일단 곁에 없는 걸 봐선 기에나와베네오일 확률이 굉장히 높았다. 다른 연 인들이 었다면 내 옆에 함께 눕거나 아래에서 음흉한 짓을 하고 있었을 테니 까.
‘근데 그둘이라기에는 시론이 안보이는데.’
경비대에서 헤어진 셋은 함께 장을 보러 갔으니 돌아왔더라도 함께일 것 이다.
‘•••뭐 직접 확인해 보면되지.’
나는 조용히 침실을 나왔다.
‘청소도 했구나.’
일단 눈처럼 쌓여 있어야 할 먼지들이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공기도 굉장히 상쾌했고.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기감 펼치 기를 이용해 욕탕과 옷방을 살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계단을 밟아 1층으로 내 려왔다.
달그락-
부엌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
“케르낙스?”
놀랍게도 부엌에 있던 사람은 기에나도 베네오도 아닌 리나씨의 귀를 잡 고 사라졌던 케 르낙스였다.
“피곤하면 더자도괜찮다만.”
“어? 아냐. 괜찮아.”
내가 지하에 쓰러져 있었던 걸 단순히 피곤해 잠든 것으로 알았던 모양이 다. 덕분에 소란스럽지 않게 끝날수 있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할까.
보관고의 문을 닫으며 케르낙스가 몸을 일으켰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 의 허리를끌어안으며 물었다.
“언제 왔어?”
“1시간은 안된 거 같군.”
“다른 애들은?”
“보지 못했다만.”
“그럼, 청소도 직접 한건가?”
“현관 수납장에 청결 스크롤을 사용했다.”
“•••그래?”
“혼자 살 때의 습관이 지. 갑옷을 매번 닦아 줄 수는 없으니까.”
하긴,천으로 닦고 털고 기름칠을 하기 에 는 무척 이 나 번거 로우니 까.
심 지 어 혼자선 벗는 것도 꽤 힘들었다.
“그런데…….”
“왜?,,
“…닿고 있다만.”
케르낙스가 짧게 기침을 토하며 엉덩이로 내 사타구니를 살짝 눌렀다.
“그, 나는 괜찮다만…. 다른 이들이一”
“케르낙스.”
나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어깨에 턱을 얹었다. 그리고 허리에 두른손을 움 직여 셔츠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복부가 손바닥에 닿았다.
“혹시 말이야.”
“드, 듣고 있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여전히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케 르낙스. 그런 케르낙스의 복부를 애정을 담아 쓰다듬으며 물었다.
“내 아이를 가지면 어떨 거 같아?”
“아이… 말이냐?”
“응.정확히는 언제 갖고 싶다거나.뭐, 그런?”
“……지금도가지고 싶다.”
어깨에 턱을 얹은 내 뺨에 케르낙스가조심히 자신의 뺨을 가까이 해왔다.
“진짜?”
•••의심하는 거냐?”
“아니 . 지금 아이를 가지 면 경비 대 장이 나 이 런 걸 쉬 어 야 하잖아. 아니 면 다른하고싶은일이 있는데 아이 때문에 포기해야 할수도 있고.”
“스미스.”
“어.말해으읍.”
케르낙스의 온기가 입술에 더해지면서 내 입을 틀어막았다.
정말로 가벼운, 그저 애정을 담은 입맞춤을 끝낸 케르낙스가 천천히 고개 를뒤로 내빼며 나에게 말했다.
“너와 내 아이가 자라는 걸 지켜보는 것보다 더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은 없 을 거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네 아이를 가지는 게 지금의 내가 가장 바라 는일이니까….”
..
잠깐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케르낙스가 샐쭉 입술을 내밀더니 귀 엽게 입술을오물거렸다.
“너는, 싫은거냐…?”
“그럴 리가.”
“우으
살짝 붉어진 목덜미를 가볍게 깨물어주자, 케르낙스가 흠칫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귀 여운 반응을 잠깐 지 켜보며, 나는 케르낙스를 번쩍 안아 들었다. 그 리고 잔뜩 붉어진 얼굴로 귀엽게 이쪽을 올려다보는 그녀에게 말했다.
“옛날기분좀 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