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412화〉Ep.41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뭐,따로 설명 안 해줘도 괜찮지 ?”
나는 일렬로 나란히 선 채 잔뜩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도들을 향해 물었다 . 그러나 내 물음에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옷, 오옥봽
가랑이 를 활짝 벌린 상태로 반쯤 눈을 까뒤 집 고서 실신해 버 린 벡스.
시스교를대표하는성물이 될 초-진동 검의 사용법 시연을위해 기꺼이 몸을 내어준 벡스에게 감사하자.
사실 나이엘에게 시험하려고했으나, 그래도 이후에 상급자가될 테니 그 위엄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칼름으로 시험을 하자 니 뭔가 괜히 괴롭히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고.
나는 질척하게 젖은막대 형태의 단검을 털어내며 검집에 넣었다.
“나이엘?”
아.”
멍하니 경련중인 벡스의 사타구니를 보고 있던 나이 엘 이 흠칫하며 나를 향해 고개를 숙여왔다.
“죄,죄송하옵니다.”
“아니야. 괜찮아.”
대충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고.
애초에 매번 저렇게 고개 숙이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다.
“애들아?”
내가 박수를 치고 나이엘이 어깨를 한 번씩 흔들고 나서야 다른 사도들이 정신을 차리고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들은 뺨을 붉힐 뿐만 아니라 숨까지 거칠게 내쉬며 가랑이를 부비적 거렸다.
“당분간은 내가 상대해줄수 없으니까. 이걸로 대신해. 알겠지? 자, 나이 엘이 나눠주고.”
나는 나이엘 것까지 포함해서 일곱 자루의 성물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허덕이는 벡스의 아랫배부터 시작해서 가슴골 사이까지 다섯 자루 의 성물을 더 얹었다.
“하나는 벡스거고 나머지는 다른 신도들보고 순서 정해서 사용하라고 해. ”
“예.그리하겠나이다.”
나는 쭈그려 앉은 상태로 벡스의 얼굴로 다가가 땀에 잔뜩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해준 다음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서일 봐이제.”
“가,감사합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하아, 하악……!!”
사도들은 저마다 거친 숨을 토하며 천막을 빠져나갔다. 물론, 칼름도 함께
•
“나이엘은 미안한데 벡스 좀 챙겨 줘.”
“예.걱정하지마시지요.”
“그러면 나중에 보자.”
나는 둘을 남겨둔 채 천막을 나왔다. 그리고 곧장 공사가 이루어지는 중인 공터로 향했다.
슬슬 해가 기울기 시작했음에도 열심히 작업 중인 신도들과 타니아.
‘근데 드라이어드랑드루이드는 다른 건가?’
타니 아의 중심으로 올라오는 작은 나무뿌리.
그뿐만 아니라 작은 참새 같은 녀석들이 그녀의 어깨나 머리에 앉으며 짹짹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당연히 당사자인 타니 아에 게 물어봤으나, 이곳에는 드루이 드라는 종족 은 없는 모양이 더라.
잠깐 다가가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지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기에 나 는 조용히 몸을 돌려 풍요의 신전으로 향했다.
시론이나 누님이라도 있었으면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갔어 도 됐지만, 아쉽게도 누님은 상부와 연락을 위해 다시 한번 도시를 비웠고 시 론은 몸이 쑤신다며 사도들을 대신해서 오랜만에 근처 토벌 의뢰를 나섰다.
늦어도 저녁에는 돌아온다고 했으니 아마 지금쯤 토벌한 마물의 가죽을 가지고 도시로 돌아오고 있을 거다.
‘손재 주가 좋아지는 패 시브는 없으려 나.’
베네오가 앞에서 압박만주지 않으면 케르낙스랑도란도란 이야기를 나 누며 뜨개 질을 즐겁게 했을 텐데.
‘아니, 그것도 아닌가.’
아이에게 입힐 거라는 이유 때문인지 케르낙스는뜨개질에 매우진심이었 다. 내가슬쩍 건들면 정색하고 화를 낼 정도로.
뭔가 태어날 우리 아이를 위하는 진심에 기쁘면서도 아이에게 케르낙스 를 빼앗긴 기분에 살짝, 진짜 살짝 질투도 났다.
“오랜만이군.”
“그렇습니까?”
오늘도 풍요의 신전을 지키고 선 성기사님이 길을 비켜주셨다.
“아,스미스님이다.”
“안녕하세요〜!”
신전의 중앙에서 빨래를 걷고 있던 사제님들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 다.
“직접 다하신 겁니까?
“네. 달에 한번씩은햇살냄새를 덧입히기 위해 손수 빨래하고 있어요.”
“음. 햇살 냄새 좋죠.”
나는 바로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따스한 햇볕에 말려 막 걷은 빨래 에서만 맡아 볼 수 있는 그 냄새 . 거 기 에 바로 몸을 굴리면 수면제 가 따로 없는 그런 냄새 .
“수고하세요.”
“네〜!!”
“자주 놀러와 주세요!!”
이제 막 소녀의 티를 벗은 젊은 사제님들이 활짝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든다. 나는 마주 손을 흔들며 본관으로 들어와 자연스럽게 계단을 밟고 위 로 올랐다.
‘치사하게 신성력을 사용하시다니.’
나는 시간이 지나도 네메아님이 찾아오질 않아 한 번 신전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리고 대사제님 . 그러니 까 교황인 아가사님 에 게 매우 충격적 인 사실 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잔뜩 달아올랐던 네 메 아님 이 내 가 떠 난 직후 신성 력을 이용해 곧바 로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켰다는 사실을 말이다.
똑똑.
-들어오세요.
아가사님의 부드러운 음색을 들으며 나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엄청 검소하시네요.”
“그런가요? 있을건다 있다고 보는데.”
“그건 그렇죠.”
욕조는 없으나 씻을 수 있는 욕실이 있고 쾌적한 침대와 손님을 맞이 할 수 있는 소파 같은 가구들도 구비 되 어 있다.
그런데 가장 강성한 세력의 수장이 지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다 는생각이 들수밖에 없다.
“차라도 드실래요?”
“아뇨. 괜찮습니다. 돌아가면 또 잔뜩 먹을 예정이라.”
몇 번 앉아 본 소파에 착석하자 아가사님은 본인이 마실 홍차를 가지고 돌 아와 맞은 편에 앉으셨다.
“표정을 보아하니 오늘은 친목을 다지기 위해 오신 건 아닌 것 같네요.”
“예.뭐, 친목은 적당히 다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번에는확답을듣고싶 어서 왔습니다.”
“확답이군요.”
호로록- 그녀 가 홍차를 한 모금 마시 며 찻잔을 아래로 내 려놨다.
“네 메 아를 호위 로 붙여 달라는 부탁이 었죠.”
“맞습니다.”
“다른 실력 좋은 성기사들은 안 될까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 금 닷새째 이 문제 를 가지고 그녀와 이 야기를 주고받는 중이 었다.
“물론, 아가사님께서 추천해주신 만큼 실력에는의심의 여지가 없겠으나 제 일행에는 시란과아멜라누님도 함께합니다.”
“양보다는 질을 원한다는 거군요.”
“예. 힘드시다면 굳이 다른 분들은 지원해주지 않으셔도됩니다. 저희는 드레 이크를 타고 이동할 텐데 속도에 맞추시 려면 꽤 힘드실 테니 까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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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생각을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턱을 두드리는 그녀.
“차라리 제가따라갈까요?”
“……무슨소리를 하시는겁니까.”
“어머.”
교황님은 천장에서 내려온 네메아님을 보며 귀엽게 눈을 끔뻑이셨다.
“절대로 안만날 거라더니.”
“•••당신께서 상식 밖의 일을 자꾸만행하려고하시니 그런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렇잖아요. 제 업무는 당신이 대신 처리할 수 있지만, 제 은총은 당신이 대신 할수 없으니까.”
“십 마성이 두 명입니다. 당신께서 은총을 사용할 일 자체가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삶이라는 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모르는 거랍니다.특히…….
교황님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시며 나직이 말씀하셨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임산부가 함께한다면 말이죠.”
........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 말을 듣자마자 약간의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듣기 에 따라서는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아가사님의 뜻은 충분히 알았습니다. 이제 같은 일로 찾아오는 일은 없을 것 같군요.”
“어머,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요. 저는 절대로 나쁜뜻으로 이야기 한 게 아니랍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고 있습니 다. 그냥 아가사님의 뜻이 완고하신 것 같아 제 가 물러 나려 는 것뿐입니다. 솔직히 말도 안되게 떼쓰기도 했고.”
“다른 남성들이 꼬장을 부리는 걸 생각하면 절대로그렇지 않답니다. 게다 가 적극적으로 친교도 다져주셨잖아요.”
확실히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손을 이용해 보지를 열심히 쑤셔주기 는 했다. 얼마나 진심 이 었냐면 처음으로 손목이 다 시큰할 정도로 쑤셨다.
“그래도 마음을 바꾸실 생각은 없잖습니까.”
“조금 더 생각할시간을주세요.”
“알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사람을 보내 달라는 말까지 하고 싶었으나, 내가 자리를 비 운 동안 남아 있을 우리 나이 엘과 신도들을 위해서 라도 지금은 그녀 에 게 잘 보여야만 했다.
“그럼.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그녀의 방을 나왔다.
오늘도 이런저런 말다툼을 하며 끝내 가벼운 친목다지 기를 하다 돌아갈 줄 알았는데 괜히 기분만 상했다.
‘차라리 케르낙스 옆에서 뜨개질이나할걸.’
시간이 아직 많이 늦지 않아돌아가면 베네오가뜨개질을 시킬 것 같기는 했으나, 지금 기분이 매우 꿀꿀했기에 자고 있을지 깨어났을지 모를 아르델 라의 가슴이나 주무르며 기분을 풀어야겠다.
“오늘은 일찍 돌아가시네요?”
“안녕히가세요!!”
활기찬 젊은 사제님들께 손을 흔들며 나는 터덜터덜 집으로 걸음을 옮겼 다.
**
스미스가 떠 난 직후.
“네 메아.”
“•••꾈예.”
아가사는 내 려두었던 찻잔을 들어 다시 홍차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원래라면 스미스 형제와 얼굴을 붉힐 일 없이 당신을 보냈을 거랍니다.”
그쪽에서 부탁하지 않아도 이쪽에서 붙여 보내려고했었다.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제가 당신을 스미스 형제님께 보내는 걸 망설이는 이유. 말해보세요.”
“•••절의심하시는 겁니까.”
네메아가 기세까지 끓어 올리며 아가사를 노려봤으나, 아가사는 평온한 얼굴로 홍자를 호로록- 마시며 대꾸했다.
“말은 바로 해 야죠. 제 가 의 심한 게 아니 라, 당신이 의 심하도록 만든 거라 는걸.
“제가 변심하려 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변심했을 겁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군요.”
“그럼……!!”
달그락.
아가사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을 바라 보고 있는 네메아에게 다가가그녀의 머리에 눌러쓴 로브를 벗겼다.
은은한 광휘 를 내 뿜는 머 리 칼과 눈동자가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 냈 다.
아가사는 빛나는 그녀의 두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보내드릴게요.”
“•••저는자원한기억이 없습니다.”
“아, 예.스미스 형제의 요청을 받아들일게요.”
그녀는 네메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몸을 돌렸다.
“저녁까지 기도 시간을 가질 테니 볼일 보세요.”
“•••꾈예.”
네메 아는 아가사가 벗인 로브를 다시 눌러쓰며 천장을 통해 모습을 감췄 다.
혼자가 된 아가사는 다시 소파에 앉으며, 얼마 남지 않은 찻잔의 입 부분 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눈을 감았다.
욕실에서 보였던 반항적인 눈빛 속에 숨겨져 있던 강렬한 욕망.
신성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쉽게 달아오르던 몸.
이미 길들여진 듯유연하게 움직이던 자세.
‘과연 이번에도 버텨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아가사는 의미 모를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