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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449화 (449/771)

횐 449화  Ep.448 칼란 대산림

“아네스. 부탁할게.”

“맡겨만주시길.”

옆구리 에 후긴을 낀 그녀 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이 고는 높이 뛰 어올랐다.

-아아악!!

이 어 지는 후긴의 비 명 . 그리 고 그 비 명은 아주 빠르게 멀어 졌다.

조합을 보면 알겠지만, 후긴에게 나머지 엘프들을 인솔해서 수도 린솔로 데려오라 지시했다. 당연히 숲의 맹세를 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고.

아네스는 감시 겸, 발이 매우 느린 후긴의 이동 수단으로 붙였다.

“다 끝났니?”

“옙. 이제 출발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시론을 옆구리에 끼고 있던 시란이 내게 다가와 나를 조심스레 품에 안았다.곧바로 시란의 젖쿠션이 내 몸에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마지막까지 도움이 안되는놈들이구만.’

시란의 젖쿠션에 몸을 맡긴 나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다른 엘프들의 옆구리에 짐짝처럼 끼워진 수컷 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아무리 느려도 제 발로 걷게 만들고 싶었지만, 녀석들의 체 력은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저질이 었다.

조금의 과장도 보태지 않고그 거대한나무의 계단을 전력으로 뛰어 내려 오면 숨을 허 덕 이 다가 곧장 바닥에 벌러덩 누워 버리는 그런 체 력을 가진 녀 석들이 었다.

‘돌아가면 리히나님 께 말씀드려서 새로 기 강을 좀 잡던가 해야지.’

나는조금 더 고개를 내빼어 뒤를봤다.

서로 가져갈 만한 짐을 보따리나 거대한 잎사귀 에 싸서 손에 들거나 등에 짊어지고 있는 엘프들. 참고로 저 짐의 절반은 냐호의 지시로 담은 약초와 광물 같은 게 들어 있었다.

“스미스야.”

“옌?” td •

“출발할 거니까조금 더 꽉붙잡아.”

“알겠습니다.”

나는 몸을 낮추어 시 란의 목을 끌어 안았다.

“출발하겠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인원인 이오나를 등에 업은 기에나가 폴짝 뛰 어올랐다.

**

우리는 아스몬스의 거처를 떠나고 나흘째 되는 날 수도에 도착할 수 있었 다. 타니 아의 도움을 받아 아주 평탄한 길을 지 났음에도 수컷들이 구토를 하 는 등 말썽을 부린 탓이다.

“오셨군요.”

수도 린솔에 들어선 우리를 가장 먼저 마중 나온 것은 리히나님과 장로들 이었다.

“이오나!!”

윽.”

리히나님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시란의 품에서 내려온 나는 갑작스러운 소란에 시선을 돌렸다.

......

“지금 감히 누구의 등에 업혀 있는 것이냐!!”

“아,아니…….”

내가뭐라 말을 꺼낼 틈도 없이 기에나의 곁으로 다가간장로중한명이 자, 나에게 가장 먼저 안겼던 유륜이 컸던 엘프인 지오르.

그녀가 막 이오나의 귀를 잡아 당기기 위해 손을 뻗고 있었다.

“4 장로님. 멈추십시오. 스미스님께서 직접 부탁하신 일이니 저는 괜찮 습니다.”

“그,그렇소……?”

기에나의 말에 지오르가 급히 손을 회수하더니 멋쩍은 표정으로 헛기침 을 토했다.그리고는슬쩍 내 눈치를 살피더니 뺨을 붉히며 호다닥원래 있던

자리 로 돌아가 버 렸다.

‘에로프……무서운 종족이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일단 장로니 기에나 보다는 나이 가 많을 것 아 닌가. 그런데도 외모는 하나 같이 막 서른을 넘었을 것 같은 파릇파릇한 외 모에다가 하는 행동까지 소녀스러웠다. 조금 힘이 넘치는 소녀지만.

“후후, 뒤의 엘프들은 장로들이 수습할 터이니 스미스님께선 저를 따라와 주세요.”

“아,옙.”

나는 아주 시원스럽게 여태껏 나를 따라온 엘프들을 두고 리히나님의 뒤 를 따랐다. 그렇게 연인들과 함께 그때봤던 거대한 회관으로 향하는데.

“스미스.”

“••케르낙스!!”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목소리에 나는 확인할 틈도 없이 곧장 그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잘 있었어? 별일은 없었지? 배는 아직 안 불렀구나.”

품에 끌어안으며 이마와콧등, 그리고 입술에 입을 맞췄고 이어서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체취를 크게 들이 마셨다. 마지막으로 조심스래 배를 쓰 다듬는 작업까지.

“하,한가지만 하거라…….”

“보고싶었어.”

“•••나도.”

내가두 팔을 활짝 벌리자, 이번에는 케르낙스가수줍게 미소지으며 내 품 에 살포시 안겨 왔다. 나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옆에 서 있는 네메아님께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네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약속한 일을 했을 뿐이 다. 무엇보다 산모는 보호받아 마땅한 존재 니 굳 이 감사를 표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요.”

나는 케르낙스의 이마에 다시 한번 입술을 진하게 맞춘 다음, 어쩐지 부러 운 듯 우리 를 보고 있던 네 메 아님 에 게 다가가 허 리 를 살짝 끌어 안았다.

“아니, 나는 괜찮은데…….”

“쉿. 오늘은 케르낙스랑 보내야 해서 힘들고, 내일 저녁부터 보지 단련 시 켜드릴게요.”

으음.

네메아님은 차마 대답하지 못하시고 슬쩍 시선을 피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셨다. 물론, 저건 거절이 아니라승낙의 신호다. 거절이라면 허리에 두 른 손을 떼어내셨겠지.

“산책 중이었어?”

“네가돌아왔다고 해서 나와 봤다.”

“그렇구나. 같이 갈까?”

“아니.”

케 르낙스가 고개를 저으며 내 뺨을 쓰다듬었다.

“뜨개질 중이 었다. 돌아가 있을 테니 서두르지 말고 볼일 보고 와라.”

“알겠어.”

오랜만에 봐서 더 사랑스러운 케르낙스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준 다음 다시 일행 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진짜 서러워서.하루빨리 임신하든가 해야지.”

“그래. 네 동생이 먼저 태어나는 꼴 보기 싫으면 노력하렴.”

“엄마?!”

시론이 소리 치 자, 시 란이 깔깔 웃으며 시론의 머 리 칼을 마구 헝클어트렸 다.

‘저거 농담 아닌 거 같은데.’

아마 시론도 알고 있을 거다.

시란이 단순히 농담으로 꺼 낸 말이 아니라는 걸.

‘이거 네메아님 조교는하루 더 미뤄야겠네.’

오늘은 케르낙스와오붓하게 보낼 거고 내일은 굶주린 다른 연인들에게 실컷 짜일 것 같으니.

“그만 이동해도 괜찮을까요?”

“옙.죄송합니다. 너무 반가워서.”

“아뇨. 오히려 보기 좋았어요. 우리 기에나도 저렇게 아껴주실 거잖아요. 그렇죠?”

“물론이죠.”

“•••어, 어머니.”

리히나님은 옆에 걷고 있던 기에나를슬쩍 밀어서 내 옆으로보내왔다. 기 에나는 살짝 당황한 듯하면서도 슬쩍 내 품에 안겼다.

‘역시 에로프.’

기 에 나의 신체 능력을 생 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지 만, 나는 그냥 두 모 녀 가 보기 좋고 사랑스러 워 얌전히 기 에 나를 끌어 안았다.

“엄마도 저런거 좀하라고.”

“꼬우면 저쪽 보고 엄마라고 부르든가.”

그리고 이쪽과는 정반대의 분위 기를 풀풀 풍기는 또 다른 모녀를 향해 피 식 웃었다.

“식사는 하셨나요?”

“뭐 …… 그렇죠.”

과육이 튼실한 과일과 말린 고기로 간단히 배는 채웠다.

둘 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오는 동안 계속 그것들로 배를 채 웠더니 당분간꼴도 보기 싫은 기분이랄까.

“음, 그렇다면 굳이 음식을 내어오라고는 하지 않을게요.”

먹는거야돌아가서 만들어 먹으면 됐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앉으세요.”

리히나님은 그때 장로들과 함께 있던 회의실에다가 우리를 데려오셨다. 나는 리히 나님의 말대로 대충 가장 가까운 자리를 당겨 앉았다.

“일단, 장로직을 맡고 있는 이로써 감사를 표합니 다.”

리히나님께서는 연인들이 보는 앞에서 나를 향해 허리를 숙이셨다. 여 기서 호들갑을 떨면 안될 것 같아나역시 그걸 제지하지 않고 얌전히 리히나 님께서 허리를들 때까지 기다렸다.

“스미스님께서 해주신 배려로 돌아온 엘프들이 매우 협조적이었어요. 덕 분에 큰 사고도 없었고 안전하게 구역을 배분 할수 있었답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보상문제를 논하기 전에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해요 ” •

“•••꾈?”

이런말씀이라니?

눈을 끔뻑이며 리히나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다름이 아니라, 복귀한 엘프들에게 나눠주신 그 신비한 물건에 관해서입 니다.”

“아

듣자마자 대충 어떤 문제인지 감이 왔다.

“죄송하지만…… 다른 엘프들에게도 나눠주실 수 있으신지요?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무엇이든 지원하겠습니다. 그것 때문에 새롭게 들어온 엘 프들이 아니라 기존의 린솔에 머물던 엘프들에게서 불만이 터져 나와서요.”

“예 . 안 그래도 말씀드릴 생 각이 었습니 다. 혹시 철광석 이 나 그와 비슷한 강도의 광물 같은 것 좀 많이 구해 주실 수 있으십 니까?”

“으음

리히나님께서 잠깐 이마를 찌푸리시더니.

“…철광석과 비슷한 강도의 광물은 아쉽게도 없답니다. 그와 비슷한 수준 의 나무라면 몰라도.”

“나무?,,

“예 . 당장 린솔 밖에 만 하더 라도 강철보다 단단한 깡나무가 여럿 있지 요.”

그러고 보니 그런 이름의 나무로 기에나의 활을 만들어줬었다.

활의 성능과 그 상위 호환인 초-진동검의 등장으로 완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깡나무. 좋네요. 그거 좀 잔뜩 베 어다가 가져 다주세요. 그리고 보석도 많 이 필요합니다.최소 인원의 두 배 정도? 아, 크기는 상관없어요. 작아도보석 이기만하면 되거든요.”

“크기 가 상관없다면 보석도 문제 되 지 않을 거예요.”

“좋네요. 다른 엘프들에게는 이틀후부터 만들어 줄테니 조금만 더 기다 려 달라고 전해주세요.”

“호호, 감사해요. 그동안은 종자 노예와돌아온 수컷들로 어떻게 버티라 고 말해둘게요. 아마크게 문제는 없을 거랍니다.”

“으음.

잠깐아스몬스에 대해 이야기하려다가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아, 아직 안온 엘프 무리 가 하나 더 있습니다.”

“후긴이죠?”

“어떻게 아셨어요?”

“후후후, 제 눈이 이래도저 아이보다는 더 멀리 본답니다.”

리 히 나님의 눈동자가 초승달처 럼 휘 었는데 볼 때마다 묘하게 오싹한 기 분이 든다.

“그, 늦어도 닷새 안에는돌아올 겁니다.”

“그리 알고준비해둘게요.그러면…….”

휘어진 리히나님의 눈이 다시 일자가되었다.

“보상에 관해서입니다. 스미스님께서는 크게 바라시는 게 없다고 말씀하 셨으나, 제 입 장에 서는 딸 아이를 잘 부탁드리는 의 미 에 서 라도 반드시 무언 가를 해드리고 싶네요. 하이엘프의 생명을 빼앗는 것만 아니라면 그 어떤 부 탁도 들어드릴 테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말씀하셔도 말이죠…….”

애초에 이곳에 온 것도시란의 권유였고.

그 목적 중 하나인 이오나까지 찾은 상태 다.

‘그렇다고 리히나님을 안게 해달라고 말하기도 좀 거시 기하고.’

내 가 고민하고 있을 때, 뒤에 서 있던 시란이 다가왔다.

- 속닥속닥.

나는 귀를 간질이는 시란의 달콤한 숨결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여튼, 알기 쉽다니까.”

“끄응…… 그러는 시란도 귀 약하잖아요.”

조금 머쓱해진 나는 괜히 붉어진 귀를 문지르며 리히 나님을 바라봤다.

“그, 리히나님?”

“엿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십 마성이네요. 호호, 말씀하세요.”

“어,으음

나는 다시 반달처럼 눈이 휜 리히나님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숲의 어머니와 만나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신진 모르겠지 만, 일단 미녀일 것 같으니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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