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468화 (468/771)

<468화〉Ep.467 기다림 (1)

깊은 수면 아래에 가라앉고 있는 듯한 기묘한 감각이 나를 덮쳤다.

몸은 생 각처럼 움직 이 지 않았으며, 시 간이 지 날수록 나른한 기운이 뻗 쳐와 이제는 손가락 하나 까딱일 수도 없게 되 었다.

그뿐 아니 라 점 차 감각이 둔해 지 는 듯하더 니 이 제 는 내 가 숨을 쉬 고 있는 지 조차도 구분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마 이 상태로 계속 있어야 하는 건 아니 지 ?’

자칫 의식의 끈을 놓으면 정말로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공포스럽 기까지 한 이 상태 에 서 기 약 없는 시 간을 버텨 야 한다?

아마 이곳에 서 나갈 즘이 면 반쯤 미쳐 있지 않을까 싶다.

무슨 정신과 시 간의 방도 아니고.

그렇게 내 가 아무것도 보이 지 않고 느낄 수 없는 암흑 속에 서 혼자 투덜 거리고 있을때.

【아아, 마이크테스트. 음음, 야. 이거 진짜되는거 맞냐?】

【뭐? 이것도 담긴다고? 염병, 위엄은다조졌네.]

굉장히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들어본 목소린데……?緒

여자도 아니고 나와 같은 자지 달린 생물의 목소리에 내 기억이 반응하는 걸 보면 꽤 중요한 사람이 분명했다.

【시 작부터 조진 것 같으니 까 그냥 본론으로 들어갈 테니 잘 들어라. 나중 에 후회하지 말고.】

【아니지, 내 가 선택한 후임자가 병신일 리 가 없잖아? 그래, 그렇지.】

아까부터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목소리.

그런데 후임자라니 .

‘장인어른?’

나는 정신을 집중했다.

【아니,근데 병신이 아닌데 왜 나무에 처박지? 시발. 이거 잘못설계한 거 같은데? 나무에 박는 새끼가 정상일 리가 없잖아? 악!! 악! 이 미친 아줌마一 컥?!】

확실하다.

이건 장인어른의 목소리다.

정확히는 리즈시절의 장인어른의 목소리.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첫 만남에서 그녀가 나보고 누군가를 닮았다고 말했을 때, 어렴풋이 그 사 람이 장인어른이 아닐까, 라고생각하기는했다.

그런데 막상 이 상황에서 장인어른의 리즈시절 목소리가들려오니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보다 정상이 아니라니…….’

존나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말이다.

치사하게 팩트로 때리다니.

누군 좋아서 박은 줄 아나.

뭐,느낌이 아주 나쁘진 않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스킬 덕분에 그렇게 느낀 거다.

고로 나는 아직 정상의 범주 안에 있다.

【미친 아줌마가진짜…… 아무튼,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는 사실 크게 중요 하지 않다. 왜냐, 이 회사에 붙잡혀 들어온 것부터가 이미 비정상적인 성적 판 타지를 가지고 있다는 소리니까. 어? 어, 미안. 응. 빨리 본론으로 들어갈게.】

확실하진 않지만, 장인어른께선 리즈시절부터 장모님들께 단단히 붙잡혀 계신 모양이다.

【이봐후임. 내가 떠나고 몇 년이 흐르고서 네가 파견됐는지는몰라. 하지 만분명한 건, 우리 파견 사원이 해야할 일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는 거지.】

【섹스로 비틀린 사회와 문명을 바로 잡는다. 우리 파견 사원들에게 주어 진 공통된 이유지. 그 밖에는 의뢰인들의 요구 사항이 조금씩 가미되는 정도 랄까. 아무튼, 네가 이걸 듣고 있다는 건 꽤 열심히 섹스를 해왔다는 소리겠 지. 무려 나무를 상대로 박았으니, 넌 분명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미친놈 일 거야.】

비정상에 미친 놈이라니.

【아까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고 말을 했는데 계속 헛소리를 해서 미안하 다.그리고 진짜본론으로들어가기 전에 먼저 사과할 게 있다.】

【이번이 처음일지, 아니면 그 전에 몇 번 더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자 지 가 멋대로 뭔 가를 빨아들인 적 이 있을 거다.]

【그거 미래의 내가너한테 수작을부려놔서 그런 거다.]

‘•••꾈?,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아니, 감각은 없지만 지금 내 심란한 마음을 표현하면 그럴 것이다.

【계획을 위해서는꼭 필요한 거였거든.뭐,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면 심심 한 사과를 전하지. 그래도 이걸 듣고 있다는 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거니 나한테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특별한 이능을 삼켰으니 뭔진 몰 라도 꽤 좋은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됐을 테니 말이 야.】

특별한이능.

베네오의 은신 능력과 남왕의 거대화 능력.

확실히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능력들이긴 했다.

【뭐, 정식으로 사과를 듣고 싶다면 성공적으로 파견 임무를 완수하고 미 래의 나한테 따지라고.】

확실히 장인어른의 말대로 이능의 덕을 봤으니, 내 자지에 멋대로 수작을 부린 일은 이걸로 마무리 맺도록 하자.

절대로 장인어른이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진짜본론이다. 지금 네 몸 상태는 많이 좋지 못할 거야. 아니, 너는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겠지.】

조금 미묘하다.

확실히 당장 죽겠구나 싶은 그런 수준은 아니 었다.

그저 불알이 화끈거리고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그마저도 느낄 수 없는 상태 가 됐지만.

【일단, 네가 아줌…… 아니,세계수로부터 빼앗은힘은 신성력이다.】

【신이 라는 작자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유지하고 권능을 발현할 때 소모하 는 힘. 신이 사용하는 힘을 네가삼킨 거다.】

‘•••내불알에 신성력이?’

놀라운 건 둘째 치고 이제야 조금 납득이 갔다.

베네오의 그림자와 남왕의 힘까지 삼켜버린 내 마력이 왜 이렇게 두들겨 맞고 있는 걸까, 의 아했는데 그 상대 가 신성력 이 었다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우리가 아무리 컴퍼니의 축복을 받은 선택받은 인간들이라지만, 그래도 기본 골자는 인간이 다. 그리고 인간의 육체로는 신성력을 받아 들일 수가 없 지. 본래라면 그걸 받아들인 순간 너는 몸이 폭발해 죽었어야만했다.】

‘하지만멀쩡히 살아있지.’

【그럼에도 네가 멀쩡히 살아서 내 목소리를 듣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내 가 너에게 붙여둔 도우미가 필사적으로 그 힘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일 거다. 】

【미래의 내가박탈자를 어떻게 꼬드겼는진 모르겠지만, 이후에 무사히 살 아나면 꼭 도우미 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라. 지금은 도우미 따위를 하고 있지 만, 그렇다고 절대 막 대해도 좋은 자들이 아니니까.】

‘•••꾈’

머리가다시 한번 띵해졌다.

그러 니까 시스를 나에 게 붙여준 건 사실 장인어른이 었단 소리 가 아닌가? 그리고 시스도 이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만약 내 몸이 정상이 었다면 지금쯤 팔뚝에 돋은 소름을 쓰다듬고 있을 거 다.

【그리고 여길 나가게 된다면, 여기서 들은 내용은 결코 바깥에서 꺼내지 마라. 어떤 질문도하지말고.】

‘•••입 닫고 있어야겠네.’

나가면 실에게 장인어른과의 관계와 그때의 이야기를 물어보려고했는데 이처럼 단단히 경고하는 걸 보면, 깨어났을 때 지금 이 상황 자체를 기억나지 않는 척하는 편이 좋을 듯싶다.

【또, 중요…… 뭐? 벌써? 아니, 뭐 얼마나 했다고… 야야, 시간 없으니까 잘 들어 라. 지금 네 몸 상태는 수틀리 면 폭발하는 시 한폭탄 같은 상태 다. 그 상태 에 서 벗어 나는 방법은 그걸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육체를 진화시 키 거 나, 날뛰고 있는 신성력을 제거하는 것.】

【전자의 경우는 사실상불가능하니 넘어가고. 후자는 존나 간단하다. 니 가 내 후임이라면 분명 성물 창조 지원능력을 받았을 거다. 그 능력에 딸려 있는 재료 보관소로 신성력을 처박으면 된다.】

다행히도그건 이미 여러번 해본 경험이 있기에 크게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거다. 문제는 그럴 거라면 굳이 힘을 흡수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냐는 의문이 남게 된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두 번 다신 신성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 겠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 방법은 두 가지다.】

【지금 네 가 들어 가 있을 세 계수의 과육 속에 서 파괴 와 수복을 반복적으 로 겪으며 신성력을 가둘 수 있는 내구성을 얻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신 성력을 먹어 치우는 거다.】

‘먹어 치우라니…….’

!.

.........

【전자의 경우는 딱히 네 가 해 야 할 일은 없다. 아마 지 금 아무것도 느끼 지 못하는 공허한 상태겠지 ? 그 상태로 멍때리 다보면 언젠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거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말그대로 ‘언제’가될지 알수 없다는 점 이지. 몇 달일 수도 있고 수백 년이 걸릴지도모른다.】

수백년이라니.

절대로 안된다.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연인들을 내버려 두고그 긴 시간을 이곳에 갇 혀 있어야 한다고? 절대로 안 된다.

【여 기까지 오면 당연히 연인이 나 결혼 정도는 몇 번이고 했을 거 라고 본다. 그러니 몇백 년이나 그곳에 갇혀 있고 싶지는 않겠지.】

당연한소리를.

케르낙스의 아이를 아빠 없는 자식으로 만들 순 없다.

【그러면 남은 건 하나. 신성력을 먹어 치우는 거다. 네놈이 내 진짜후임이 라면 마력을 다루는 거에 꽤 소질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어…….’

나는 순간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네 가 선택을 하면 신성력을 억누르고 있는 도우미 가 물러나고 네 몸의 감각도돌아오게 될 거다. 그때부턴 존나게 끔찍한고통을 겪게 될 거야. 너 는 도우미가 의식을 잃지 않게 보조해주는 동안 어떻게든 마력을 움직여 날 뛰고 있는 신성 력을 집 어삼켜야 한다.】

삼키는 거야 이미 한 번 해봤으니 어떤 느낌인지는 알고 있다.

문제는 그걸 이미 자체적으로 실행하려던 내 마력이 그 신성력이라는 거 에 조금씩 밀리고 있다는 게 문제지.

【만약 실패하고 네 가 의식을 잃게 된다면 … … 도우미 가 자체 적으로 지원 능력을 이용해 신성력을 보관소로 옮길 거다. 그러면 너는 무사할 거고 평범

하게 파견 사원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하지만 명심해라. 네가 신성력을 포식에 실패하면 너는 평생을 괴로움과 그리움을 떠안은 채 살아가게 될 거다.그러니 시발아.무조건 성공해. 성공 해서 꼭 도우미에게 다음 내 기록이 어디에 숨겨졌는지 들으란 말이다. 알겠 냐? 이 씹새끼야.】

그 말을 끝으로 장인어른의 목소리는 더는 들려오지 않게 되 었다.

‘진짜 성격 불같으시네.’

굳이 그런 경고를 하지 않더라도 나 역시 어렴풋이 이번 일을 실패하면 어 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고 있다.

‘후, 서민수씹새야. 할수있다.’

시란에게 장모님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몇 달 후에 태어날 케르낙스와 내 아이를 이곳에 남겨두고 떠날 생 각은 개미 똥구멍 속 융털만큼도 없다.

‘시스야.’

더 고민할 것도 없다.

‘어떻게든내가기절하지 않게 정신 줄 꽉붙잡아주라.’

당연하지 만 돌아오는 대 답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두 개의 쌍방울이 뒤틀리는 끔찍한 고통을.

아주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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