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4기화 Ep.470 칼란 대산림
어두운 공간이 갈라지면서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해준 것은 큼직하면서도 대단히 부드럽고 적당히 탄력 좋은 젖쿠션이 었다.
‘익숙지 않은크기에 감촉…….’
머릿속에 저장된 데이터 베이스에 의하면 지금 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싼 이 젖쿠션의 주인은 타니 아로 추정됐다.
“괜찮으신가요?”
“덕분에.”
걱정 가득한 타니아의 물음에 나는슬쩍 고개를들며 대답했다.
“너야말로 괜찮아?”
“아•••죄송해요
보기 흉한 모습을:
타니 아가 푸석해 진 피부와 색 이 짙 어진 머 리 칼을 흔들며 고개 를 돌렸다. 분명 어둠에 갇히기 전만 하더라도 피부에서는 기름을 바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광이 났던 걸 생각하면 그녀가 나를 위해 얼마나고생했는지 알수 있 는 부분이었다.
“보기 흉하긴 뭐 가 흉하다고 그래 ? 여전히 예쁘기 만 한데.”
“부,부끄럽네요…….”
완전히 몸을 일으키며 그녀의 턱을 살짝 붙잡고 돌리자, 타니아가 작은 홍 조를 띄우며 슬그머니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가슴팍에 뺨을 가져댔다.
나는 그녀의 푸석해진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본체 앞에 따분한 듯 몸을 기대고 있는 그녀의 인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그래. 꼴을 보아하니 완전히 흡수하진 못한 모양이 야.”
갑작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에 나는 순간 흠칫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냥 숨기지 않기로 했다. 그녀와는 더 이상 적이 아니기도 했으니까.
“•••그게 보입니까?”
“흐흐, 아무렴. 아무리 내게서 떨어져 나간힘이라지만,그래도내 힘이 아 니 더 냐. 모르려 야 모를 수가 없지.”
“음,그것도 그렇네요.”
베 네오가 내 가 어 디 에 있든 찾을 수 있듯, 나 역시 흡수한 힘을 통해 베 네 오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던가.
“별일 없었습니까? 누님이나 다른 연인들이 소란을 피웠을 법도 한데.”
“있을 뻔했지.그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그 망나니 년이 알아서 잘 억 누르더구나. 덕분에 확줄어든 힘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지.”
“그렇군요.”
나와 인형은 잠깐 서로의 눈을 말없이 조용히 바라봤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하지만…… 물길을 틀었으니 나머지는 네놈 하기 에 달렸겠지.”
본체의 나뭇가지 틈에 피어나 있던 불빛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열흘 정도는 잘 것이니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찾지 말 거라. 혹여 떠나 게 되 더라도 인사는 따로 할 필요 없으니 그냥 떠 나라.”
‘그러겠습니다.
인형이 천천히 바닥 아래로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녀가원하는 게 뭔진 모르겠지만, 모든 일이 끝난후에 다시 대화하자 는거겠지.’
나는 몇 개 남지 않은 불빛을 보다가 타니 아와 함께 몸을 돌려 작은 숲을 걸었다.
“한숨도 못 잤지?”
“스미스님께서 고통스러워하고 계신 게 느껴지는데 제가 어찌 잠을 잘수 있겠어요.”
“기특하기도 하지.”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타니아를 번쩍 품에 안았다.
그런데 몸무게는 왜 이리도 가벼운 건지 모르겠다.
그나마 느껴 지는 무게 감도 비 정상적으로 탐스러운 젖가슴이 대부분 차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나중에 뭐라도좀 먹여야지.’
물론, 아랫 입으로도 영양제를 가득 주입해줄 예정이다.
“몸은 괜찮으신가요?”
“당연하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힘이 남아돌다 못해 어디든 분출하고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축적된 상태다.
왜냐면 나를 감싸고 있던 어둠.
세계수의 과육에 담겨 있던 축적된 에너지가내 몸에 스며들었기 때문이 다.
본래 그 에너지는 내 몸을 끊임없이 수복하기 위해 그녀가 오랜 시간축적 해둔 힘 이 었고 예 상했던 것보다 훨 씬 빠르게 내 가 신성 력을 안정시 키 면서 다량의 에 너 지 가 잉 여분으로 남아버 렸다.
애초에 그녀나 장인어른은 육체 전부를 수복하는 것을 전제로 힘을 축적 했고 막상 그걸 사용하게 된 나는 육체의 일부, 그중에서도 작은 부위인 불 알만 몇 번 정도 수복을 반복한 게 전부였으니 잉여 에너지가 남는 게 정상인 것이다.
내 가 두 힘을 조화롭게 섞 어 불알 속에 안정시 키고도 한참이 지 나서 야 밖 으로 나오게 된 것도 전부 남아 있던 에너지를 체내로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 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스 말로는 예 전보다는 조금 더 신체 가 튼튼해졌다고는 하던데.’
솔직히 이 세상에 서 내 가 조금 더 튼튼해져 봤자 코흘리 개 꼬마가 키 조금 더 큰 정도의 차이 밖에 나질 않는다.
하지 만 그런 연 약한 나에 게 도 이 제 는 완벽 히 몸을 방어 할 수단이 생 겼다. 세계수의 강력한 후려치기조차 빗겨나가게 만드는 개 사기 능력이 말이다.
뭐 , 마법 에는 굉 장히 취 약하다고는 하지 만 이 대륙에 서 마법사라는 족속 이 워낙 귀한 인적 자원이기도 했고 마법사들 자체로도 살상 마법보다는 생 활 마법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하지 않아도될 것이다.
설령 마법 사와 대 치 해 야 하는 상황이 생 기 더 라도 모조리 재 료 보관소에 다가 처박으면 그만이 다.
생각해보니 마법사가훨씬 더 상대하기 쉽구나.’
시란의 공격을 내가 피할 수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시란을 제압할 수단이 없다.물론, 이건 섹스를제외 하고서의 이야기다.
반면에 마법사의 경우는 마력이 소진되는 순간 나조차도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 가 허약한 이들이다.
대표적으로 지금 내 품에 안겨 있는 타니 아가 그랬다.
종족 특질을 이용해 나무뿌리와 여러 마법과 저주로 나를 공격했으나, 그 수단이 떨어지자마자순식간에 나에게 붙잡혀 험한 꼴을 당하지 않았던가.
‘•••초-진동 검까지 사용하면 나도충분히 강한 거 아닌가?’
절대 회피와사실상 마법 면역.
거 기 다 뭐 든 뚫고 갈라버 리 는 고주파 커 터 까지.
‘나 생각보다 강한 놈일지도?’
적어도 저번처럼 사교도 놈들에게 납치당하더라도 혼자의 힘으로 충분히 탈출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오긴 한 것 같다.
그때도 사실 칼름만 없었다면 충분히 탈출하는 건 가능했지 만.
“ 나오셨군요.”
“오랜만에 뵙네요.”
숲의 끝에는 리히나님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애타게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니 얼른 아래로 데려다 드리겠습니 다.”
“부탁좀 드릴게요.”
그녀는 타니 아를 껴 안은 나를 번쩍 안아 들고는 성큼성큼 계단을 밟아 아 래로 내려갔다.
“스미스님……!!”
아래로 내려왔을 때 나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눈 아래에 짙은 다크서클이 생긴 기에나였다.
“몸은, 몸은 괜찮으십니까?”
“보시다시피 아주 멀쩡해. 그런데 타니아도 그렇고 우리 기에나도 그렇고 얼굴이 말이 아니네.”
나는 리히나님의 품에서 내려오며 여유가 있는 다른 손으로 기에나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았다.
“날 걱정해준 건 정말고맙지만,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건강 부터 좀 챙겨줘 . 그래야 내 가 이렇게 나왔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할 거 아니야.”
“•••그러겠습니다.”
기에나가 내 허리를 마주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마구 문질러왔다.
“시란도 안길래요?”
“•••안겨도 되냐?”
마치 죄 라도 지은 사람처럼 의 기소침해 있는 시 란.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 였다.
“대신 새벽에 엉망진창으로혼날줄 아세요.”
“•••그건 조금기대되네.”
타니아와 기에나의 사이로 시란이 들어와 내 목을 끌어안았다.
내 가슴팍에 더해지는 묵직한중량감.
두근一!! 두근一!!
셋의 심장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빠르고 거세게 뛰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게 흥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걸 맞닿은 피부와 그녀들의 미약한 떨림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후, 이러다바지 터지겠네.’
나는 참을 인을 몇 번이나 머릿속에 그리며 조금씩 아래로 몰려들려는 혈 류를 최대한 억제했다.
“부족한 성물은 이틀? 아니다. 준비 가 되면 따로 연락을 드릴게요. 당분간 은 연인들과 시 간을 조금 보내야 할 것 같아서요.”
“알겠어요.”
“그리고 그때 가 되 면 리 히 나님 과도 따로 자리 를 가졌으면 합니 다.”
“말씀하신다면 언제든 시간을 비워둘게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뵙죠.”
리히나님을 뒤로하고 나는 품에 안긴 셋과 함께 다른 연인들이 기다리고 있을 저택으로 향했다.
“잠시만 다들 떨어져 줄래요?”
“•••너는 유독 케르낙스랑 내 딸한테만 무르다?”
“그야 둘은 몰링 타에 왔을 때부터 쭉 알고 지 냈으니까요.”
시 란이 고개 를 저으며 옆으로 물러 났고, 나는 두 다리 와 허 리 , 그리고 배 에 힘을 꽉 주며 문을 활짝 열었다.
“나왔一”
“바보야!!”
문을 염과동시에 나를 향해 날아오는 시론.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나는 당황하지 않고 두 팔을 활짝 벌렸다.
퍼억——!!
순간골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몸에 가해졌으나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 니었다.
“잘 있었어?”
“그걸 질문이라고 해? 진짜 바보야?”
“아야야…….”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꽉끌어안은 시론이 목덜미와 귓불을 살살 깨물며 그 간의 불만을 귀엽게 토해냈다.
나는 코알라처럼 품에 안긴 시론의 등을 토닥이며 연인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누님도 한번 안기실래요?”
“죽다 살아난 것 같은데 진짜로 죽고 싶냐?”
“누님이 그러실 리가 없잖아요.”
“•••진짜 저놈의 주둥이.”
소파에 앉아 있던 누님이 슬쩍 일어나더니 곁으로 다가와 다른 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 목덜미에 뺨을문지르며 본인의 체취를 남겨왔다.
‘뭔가 전봇대가된 느낌이네.’
비유가 조금 그렇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연인들이 나에게 본인들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다가오니 그저 기쁠 따름이다.
“그만 주접떨고씻고 저녁 먹어라.”
언제 돌아온것인지 앞치마를 맨 베네오가 고개를빼꼼내밀고는그리 말 했다.
“베 네오. 이리와요.”
“어차피 오늘이든 내일이든 실컷 안을 텐데 와서 밥이나먹어라.”
다른 연인들이 었다면 얼른 달려와 안겼을 텐데 베네오는 콧방귀를 한 번 뀌더니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
‘역시 베네오…….’
나는 피식 웃으며 품에 안겨 있는 시론과 누님을 천천히 옆으로 물렸다.
“다른 셋은?”
케 르낙스와 냐호. 그리고 네 메 아님 이 보이 지 않았다.
“몰라? 너 깨어난다는소식 듣자마자 안절부절 못하더니,조금 전에 갑자 기 산책 가버리던데?”
“그렇구나.”
갑작스러운 산책.
네메아님과 냐호는 케르낙스의 호위를 위해 따라간 것일 테지.
‘그런다고 평생 피할 것도 아니면서.’
뭐, 끙끙 숨기고 있던 속내를 들켰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긴 했 다.
“근데 너 좀튼튼해진 거 같다?”
“그렇습니까?”
“그래. 옛날 같았으면 저게 달려들었으면 뒤로 나자빠져서 죽는소리내기 바빴는데 방금은 멀쩡하게 버텼잖냐.”
“오…….”
듣고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어느 정돈진 모르겠지만그래도 예전보단확실히 튼튼해진 건 확실 한모양이네.’
나는 살짝 밀려난 기에나에게 손짓했다.
“미안하지만가서 케르낙스 좀데려와 줘. 싫다고 하면 억지로라도 데려와
” •
“억지로, 말입니까…?”
“뭐,그러지는 않을 것 같긴 한데 혹시라도 조금 더 산책하고 돌아가겠다
고 하면 그냥 데려와. 모두에게 하고 싶은 중요한 말이 있거든.”
“•••알겠습니다.”
기 에 나가 조금 피 곤한 얼굴로 고개 를 끄덕 였다.
“그런거라면 나도 갈래.”
“그래. 부탁할게.”
시론과 기에나는 한 번씩 엉덩이 토닥토닥을 받은 다음 케르낙스를 찾으러 떠났다.
“그러면 일단 밥부터 좀 먹을까.”
사실 배는 별로 안 고프지 만 베 네오가 정성 들여 차린 음식을 맛도 보지 않 을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부엌으로 들어와 식탁에 앉으려는데 .
찰싹一!!
어느새 다가온 베 네오가 내 손등을 가볍 게 때렸다.
......
그리고는 예의 그 무뚝뚝한 얼굴로 나를 보며 말했다.
“손부터 씻고 와라.”
나는 살짝 빨개진 손등을 슥슥 문지르며 생각했다.
•••이거 밤에 괴롭힘당하고싶다는신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