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489화 Ep.488 칼란 대산림
지 오르, 이 오나 모녀의 저택을 나온 나는 곧바로 기 에 나와 함께 리 히 나님 의 거처로 향했다.
“근데 이제 슬슬 돌아다녀도 괜찮지 않아?”
“다른 엘프들 말씀이신지요.”
“어, 내가 나눠준 거로 성욕은 어느 정도 이제 자제 할수 있게 됐을 거 아 니야.”
“그렇지요. 하지 만 반대로 생 각하면 그래서 더 위험한 상태 일 수도 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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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앞장서서 걷던 기에나가슬쩍 속도를 줄여 팔짱을 껴왔다.
파닥파닥!
내가의외라고생각한만큼이나, 스스로의 행동이 부끄러운 것인지 기에 나의 기다란 뾰족 귀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새빨갛게 물들어간다.
‘뺨꼬집은 게 효과가 있었나보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팔짱 껴 아래로 내려온 기에나의 손에 깍지를 꼈다.
“그래서 뭐가더 위험하다는 거야?”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하찮은 수컷 엘프들이나 종자 노예들로부터 쾌락 이 라 부르기 도 부끄러 운 것을 여 태 껏 쾌 락이 라 느껴 왔던 자들입 니 다. 그런 데 스미스님께서 진정한쾌락이 무엇인지 알려주셨죠.”
“큼큼뭐 … 그렇지.”
후반에 들렸던 두 개의 부족은 초-진동 검으로 넘겼지만, 앞서 들린 두 개 의 마을은 엘프 전원에게 섹스가뭔지 직접 알려줬다.
“스미스님께서 주신 물건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스미스님께서 직접 만 져주시는 것만못합니다.”
“•••그래?”
•••그, 그렇습니다.”
약간의 거짓말이 섞여 있는 것 같지만, 기에나의 성격을 생각하면 몹시 노 력한 것이 기 에 나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붙잡으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으음, 그, 그렇기에 진짜쾌락을 알아버린 엘프들은 더 큰 쾌락을 위해 스 미스님을 덮쳐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자제력이 없어 보이지는 않던데.”
“•••암컷의 성욕이라는 건 언제 터져버릴지 알수없습니다.”
“하긴, 기에 나도 처음나랑할 때는 완전一”
“아, 아아!! 스, 스미스니임?!”
“우읍
일 년 중 팔 할을 무뚝뚝한 얼굴로 지 내는 기 에 나가 무척 당황한 표정과 함께 나를 껴 안으며, 그래 껴 안으며 손이 아닌 입술로 내 입을 막아 버렸다.
의도치 않게 이어지는진한입맞춤.
우리는 서로의 맛을 충분히 맛본 후에야 조심스레 입술을 떨어트렸다.
“•••죄, 죄송합니다.”
“뭐가?”
“•••꾈.”
파닥파닥파닥!
그간 함께 했던 대부분에 시간은 인간 상태로 있었기에 알지 못했는데, 엘프는 아무래 도 감정 이 격해 지 면 그 일부가 귀 를 통해 표출되 는 모양이 다.
‘눈뜬 직후에 는 네 메 아님 이 … 일어 난 후에 는 시 론과 케르낙스가• • • 그리 고 지금은 기에나가…….’
분명 어제 불알이 텅텅 빌 때까지 열심히 쥐어짰을텐데.
실, 그러니까 세 계수의 잉 여 힘을 흡수한 덕 인지 정력 또한 비 약적으로 늘 어나 기쁨과동시에 걱정이 됐다.
‘여 기 서 조금만 더 강해 지 면 나도 참기 힘들겠는데 ….’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는 아침부터 몇 발은 기본으로 빼야 할 정도로 말이 다.
‘뭐, 우리 마누라들은 좋아하겠지 만.’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고민해 보자.
당장은 파견 의 뢰 를 완수하기 위 해서는 보다 강한 정 력 이 필요하니 까.
“근데 리히나님께 가는 거라면 나혼자서도갈수 있는데.”
나는 코앞에 도착한 거대한 나무를 보며 말했다.
“•••절대안됩니다.”
“어, 응. 나도 농담이었어.”
엘프는 엘프가 잘 안다는 걸까.
기 에 나는 외 부인인 나보다 더 본인의 동족을 믿지 않았다.
........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음, 오래 걸릴 거 같으면 다시 나와서 말해 줄게. 그때는 저택으로 돌아가 서 쉬고 있어. 끝나면 리히나님께 정령 보내 달라고 부탁드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나는 기에 나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은 다음, 늘 그래 왔듯 이 마와 콧등, 그 리고 입술에 가볍게 입술 도장을 남겼다.
“그러면 다녀올게.”
기에나를 뒤로하고 나는 예의 리히나님의 작은 방이 있을 문을 열고 안으 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며칠 전에 보았던 푹신해 보이는 소파에 앉아 있으시던 리히나님께서 반 달 눈을 만들어 환영해주셨다.
“차한잔드시겠어요?”
“어……같은거로 부탁드립니다.”
“우후후,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리히나님께서는 가끔 누님이나 시론이 나를 귀엽게 볼 때 드러내는 미소 와 비슷한 종류의 웃음소리를 흘리며 차를 우리기 시작했다.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리히 나님은 소파에 앉은 내 앞으로 찻잔을 내 려놓으며 맞은편 자리에 다 시 앉았다.
“다른 엘프들이 몇 번 우려준적 있는데 전부 입에 맞더군요.”
“그건 다행이네요.”
싱긋 웃으시 는 리히 나님 의 미소를 잠깐 바라보다가 나는 찻잔을 들고 입 에 가져댔다.
호로록.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한 것도 아닌, 아주 절묘한온도의 차를 입 에 머금었다.
“브에에에…….”
그리고 실례인 걸 알면서도 머금었던 걸 도로 찻잔에 뱉고 말았다.
찻물이 혀에 닿는 순간혀가 마른 사막에 뒹굴고 따가운 햇볕에 바짝튀겨 지는 것처럼 오그라들었기 때문이 다.
즉, 말도 안되게 쓰다는 말이다.
“•••죄송합니다.”
“우후후, 괜찮아요.”
리히나님께서는 정말로 즐거우신지 기품 있게 웃으시며 찻잔을 내려 놓으셨다.
“기력을 북돋아 주는 약초를 우린 건데, 기에나도 어릴 적에는 그걸 마시 기 싫어서 몇 번이고 도망을 다녔一”
쿵! 쿵!
굳게 닫힌 방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물론, 표현은누군가라고 칭했으나, 필시 기에나일 터.
“보셨죠?”
“네. 도망다니는 기에 나라, 귀 엽고 사랑스러웠겠군요.”
“그럼요. 그때는 저만 졸졸 따라다니 며어머니〜 어머니〜”
쿵! 쿵! 쿵!
“누굴 닮아서 귀가 저리도 밝은 건지 … ….”
리히나님께서 피식 웃으며 내려두었던 차로 목을 축이셨다.
‘어린기에나라….’
몹시 궁금했다.
분명 인형처럼 귀여웠을 터.
“스미 스님과 기 에 나 사이 에 서 태 어 난 아이 는 분명 어 릴 적 기 에 나처 럼 몹시 귀엽고 사랑스럽겠죠.”
“음, 저 말고 기에나를 많이 닮았으면 좋겠네요. 제가 그리 귀여운 편은 아 니라서.”
귀 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부인들의 외모 를 닮길 바랐다. 아들이든 딸이든 말이다.
‘여기랑 달리 지구는 일단 잘생 기고 예쁜 게 장땡이 니까.’
나는 빈말로도 마시겠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쓰고 떫은 차가 담긴 찻잔 을 내려놓았다.
“조금 갑작스럽지만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저번에 물으셨던 그건가요?”
“그것도 있고… … 따로 여쭙고 싶은 게 또 있습니다.”
“우리 엘프를구원해주신 은인께 제가 대답해 드리지 못할 게 무엇이 있 을까요.”
나는 자세를 바로 하시는 리히나님을 바라보며 문을 슬쩍 바라봤다.
“기에나.”
그러자 리히나님께서 기에나를 부르더니.
“대화가 끝나면 따로 부를 테니 물러가 있으렴.”
한동안문을 바라보시던 리히나님께서 다시 내게 시선을 두셨다.
“이제 괜찮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나는 잠깐 심호흡을 한 다음 입을 열었다.
“혹시 ••• 기에나가 저와 함께 먼 곳으로 떠난다면, 그리고 두 번 다신 이곳 으로 돌아올 수 없다면 ••• 말리실 겁니까?”
“그럴 리가요. 그 아이에게는 그 아이만의 삶이 있는데 제가 어찌 그걸 비 틀겠어요.”
리히나님께서 옅은 미소를 지으셨다.
“함께 갈수 있다면……?”
“그 아이는 바라지 않을 걸요?”
“•••리히나님의 생각을 묻는 겁니다. 기에나는 신경 쓰지 말고 오롯이 리히 나,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
스르륵.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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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헛바람을 내뱉고 말았다.
그간 감겨 있던 리히나님께서 작게나마 눈을 떴기 때문이다.
‘••태양.’
기에나의 금안도 아름다웠으나, 리히 나님의 눈동자는 마치 하늘에 떠 있 는 태양처럼 빛나고 있었다.
스으윽.
아주 잠깐 드러났던 눈동자가 다시 모습을 감췄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가 다시 나를 올려다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만약, 기에나그 아이를 따라갈수 있다하더라도 저는 따라가지 않을 거 랍니다.”
“•••이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표면적인 이유를들자면, 언제 발정난 암컷 오크처럼 날뛸지 모를위태로 운 우리 종족을 돌봐야 할 의무가 제게는 있답니다.”
“다른이가 맡…….”
나는 입을 다물었다.
‘하이 엘프.’
여성 하이 엘프는눈앞에 앉아 계신 리히나님과 기에나.
두 모녀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진짜이유는?”
“제가떠나면 어머니께서 많이 슬퍼하길 거에요.”
“……숲의 어머니 말씀입니까?”
리히나님께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첫 번째 자식,그러니 저의 큰 언니가되겠군 요. 큰 언니께선 어떤 인간 남성을 따라 떠나버렸다고 하더군요.”
인간남성.
분명 장인어른일 것이다.
“아주 가끔이 지 만, 어머니 께서는 떠 나버린 언니의 이 야기를 제 게 하시 며 과거를 추억하시 다가 잠에 들곤 하셨어요.”
리히나님께서 비어버린 찻잔의 겉면을 쓰다듬으시며 쓰게 웃으셨다.
“말씀하시는 건 애늙은이처럼 들리지만, 정이 많고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분이세요.”
“으음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듣게 될 거라고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실에 대한건 잘공감이 안가지만.’
진심으로 나를 죽이려 들었던 전적을 가진 그녀다.
하지만 장인어른과의 모종의 거래를 나누긴 했어도 나를 도와준 것은 사 실.
“만약, 실… 숲의 어머니께서도함께 갈수 있다면 어쩌시겠습니까?”
파르르.
아주 찰나였으나 나는 보았다.
리히나님의 눈꼬리가 미약하게 떨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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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침묵.
나는 리히나님께서 대답해 주실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어머니께서…….”
오랜 침묵 끝에 결정을 내리신 것일까.
“•••어머니께서 함께 가실 수 있다면 저 또한 따라가고 싶네요. 기에나도, 스미스님과 딸 아이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도 보고 싶거든요. 하지만…….”
리히나님께서 조금 슬픈 듯 웃으시며 말을 이었다.
“그건 불가능하답니다. 어머니께서 사라지신다면 ….”
“그건 제가해결할문제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누구셨는진 기억 안나지만,분명 실의 본체가되는진짜세계수님을 알고 계시는 반응이 었다. 그쪽을 파본다면 일말의 희 망이라도 엿볼 수 있을지 모 른다.
“그러면 저번부터 여쭙던 질문입니다만, 어쩌다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몸 이 되신 겁니까?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다치신 거죠?”
“조금긴 이야기랍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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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히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머릿속에 주워 담았다. 그리고 이 야기 가 끝났을 때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이엘프는오롯이 세계수인 실의 과육을 통해서만태어날수 있다.
그렇다면 리히나님께선 어떻게 기에나를 낳을 수 있었나.
과정은 굉장히 길었으나, 요약하자면 리히나님께선 첫째 딸을 잃은 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서 아이를 가지길 소망했고, 실은 자신의 힘을 리히나 님에게 주입했다.
그녀의 힘은 신성력.
평범한 존재가 견뎌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건 직접 겪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결국, 어떻게든 견뎌 낸 리히나님께선 기에나를 가졌고, 동시에 생식 기능 을 잃으셨다고 말씀하셨다.
즉, 리히나님에게는 처음부터 남편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니, 이게 아니지.’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기 위해 더럽게 쓰고 떫은 차에 아주 살짝 혀를 담 갔다.
효과는 대단했다.
“그럼, 성욕 자체를 못 느끼시는 겁니까?”
“쾌감은 느끼지만, 발정기는 찾아오지 않는 몸이 되 었죠.”
“……알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 벌써 가시는건가요?”
조금전에 보였던 진중하고 슬픈 얼굴은 어디로 간 건지, 리히나님께서는 장난스럽 게 미소 지으며 나를 따라 자리 에 서 일어 나셨다.
“리히나님.”
“네?,,
나는 고개 를 갸웃거 리 는 그녀 에 게 다가갔다.
조금 젖어 있는 그녀의 오른손을 살포시 붙잡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등에 입 맞췄다.
“오래 걸리지 않을겁니다.”
“•••방금그 한 마디로 당신은 더 이상제게 은인이 아니게 되었어요.”
“책임지겠습니다.”
“……하아.”
리히나님께서 붙잡힌 손을 내빼시며 고개를 돌리셨다.
“•••더 이상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그만돌아가 주세요.”
“떠나기 전에 찾아뵙 겠습니다.”
나는 몸을 돌리 며 고운 연녹색 머 리 칼 사이로 살짝 삐져 나온 그녀의 귀 를 힐끗 바라봤다.
리히나님의 귀는 선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갓-컴퍼니.’
신들이 운영하는 회사.
반드시 답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