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509화 Ep.507 르벨룸 요새
꾸우우욱.
기분 좋은 압박감이 얼굴을 눌러왔다.
게다가 은은한 분유 냄새가 스며들어오면서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었 다.
조금씩 또렷해지는 정신.
나는 몸을 감싼 부드러운 감촉과 따스한 체온을 만끽하며 천천히 눈을 떴 다. 그리고 아르델의 풍만한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은 나를 볼 수 있었다.
“깨워버린 걸까요.”
?”
애정이 가득 담긴 맑은 음색에 고개를 들었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아르델과 시선이 마주쳤다.
“아직 새벽이니 조금 더 자도록하세요.”
스으윽.
아르델은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자신의 가슴골 사이로 내 얼굴 을 눌러왔다.
‘조금만 더 잘까…….’
시 간도 아직 새벽이라고 하니, 일어나서 할 것도 없고.
나는 아르델의 손길을 느끼며 그녀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쓰으읍
?”
아르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뜬 지금, 아르델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흘러내린 침을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기억 속에 아르델이 누워 있던 곳을 더듬었다.
‘나간지 꽤된거 같네.’
그녀의 살내음은 남아 있었으나,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끄으으응〜!!”
정말 오랜만에 잠 다운 잠을 잔 것 같다.
여태까지는오래 자봤지 세 시간? 그 정도 잤던 거 같은데, 오늘은 침까지 흘리며 세상모르게 잠들었다.
새벽에 잠깐 깨기는 했지만, 아르델의 품에서 금방 잠든 걸 생각하면 확실 히 지치긴 지쳤던 모양이다.
‘나도무적은아니구나.’
요새에 도착한 직후, 아르델라와 몸을 섞고, 이어서 도착한 라-로샤와 다 시 한번 관계를 가졌다. 이후에는 식당에서 연인들의 배를 채워줄후식이 되 기까지.
그리고 잠깐 눈을 붙인 다음, 기에 나와 베네오에 게 인사하고서 라-로샤 를 따라 이동 후, 오아시스에서 이틀간 폭풍 같은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온 아르델을 따라와 어제 늦은 저녁까지 욕탕에서 몸을 겹쳤다.
‘하나하나 나열했더니 장난 아니네.’
솔직히 말해서 안 지치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작 닷새간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액을 싸지른 걸까.
농담이 아니라 토크통 하나는 가득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은 싸지른 것 같다.
‘문제는 아직 더 싸야 한다는 거지만….’
당장 오늘 정오에 시작되는 순위 결정전에서 1,2, 祄등을 차지하는 기사와 병사들을 안아야 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포교를 위해 허리를 놀려야 할 수도 있고.
“어후, 이러다가 진짜 섹스 관련 스킬 하나 터득하겠네.”
사실 내심 바라고 있는 부분이기도했다.
같은 행위를 수도 없이 반복하면 시스템이 그걸 스킬로 만들어 준다고 시 스가예전에 알려준 적이 있다.
사원 교류를 통해 선배님들께 받은 스킬들 역시 전부 선배님들이 직접 얻 어낸 것들이고.
‘근데 오일막이 랑 암컷 관통은 진짜 뭔 짓을 해 야 얻을 수 있는 거지 ?’
오일막의 경우에는 그래도 상상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암컷 관통은 지금의 내 수준으로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읏차.”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벗어두었던 옷을 챙겨 입었다.
“보자…… 쪽시? 생각보다 많이 안 지났네.”
체 감상 한참이 나 늦잠을 퍼질러 잔 것 같은데,시 계를 확인해 보니 의 외 로 아침이었다.
나는 아르델의 침실을 나와 한 층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다른 연인들이 사용 중인 방문을 열었다.
“어? 냐호야?”
“서방님?
넓은 소파에 앉아 무언가를 살펴보고 있던 냐호가 귀를 쫑긋하며 이쪽으 로고개를 돌렸다.
나는 방 안으로 들어와 냐호에 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
고롱고롱.
내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음과 동시에 냐호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기분 좋게 울었다.
“혼자야?”
“아뇨〜 시론님과 케르냑스님께선 주무시고 계셔요.”
내가 머리를 쓰다듬자, 냐호가 조금씩 몸을 기울이더니 내 허벅지에 벌러 덩 누워 배를 내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기에냐님과 베네오님께선 병영 식당에 요리를 배우러 가셨어요. 서방 님께서 여기 음식들을 너무 좋아하셨던 게 신경 쓰이셨냐봐요.”
“그래•••꾈?”
확실히 처음 요새를방문했을 때도그랬지만, 여기 음식들이 참 내 입맛에 맞다. 일단 거의 모든 종류가 육류를 이용해 만든다는 점이 좋았고 두 번째 로는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강한 향신료 때문에 쉽게 물리지 않는 점이 마음 에 들었다.
‘진짜둘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기에나가 합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새벽에 일어나 음식을 만 들었다.
‘참, 케르낙스 집무실에 도시락 가져다주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시론과 케르낙스는 얼굴만 마주 봐도 으르릉거리 며 서로를 견제하고 싸우려고 들었다.
“푸흡.
“으응〜? 왜그러셔요?”
“아니, 그냥.”
북쪽 거리를 완전히 망가트리고 누님에게 꿀밤을 맞아 감옥에 갇혔던 일 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사이 좋게 왼쪽과 오른쪽 눈에 새파란 멍을 단 채 뚱한 얼굴로 앉아 있던 두사람.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조금씩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 일 때문에 아르델 라랑도 다시 만났었지 .
어쩌면 지금의 연인들이 모일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으匚 方 ” ' •1 1 •
“꺄앙?!”
내가 옆구리를 살살 간지럽히자, 냐호가귀를 쫑긋 세우며 꼬물거리기 시 작했다.
포옥.
“서,서방님……?”
그러다가 돌연 내가 몸을 숙여 가슴에 얼굴을 묻자, 냐호가 말을 더듬으며 내 머리를조심히 끌어안았다.
“사랑해.”
“하읏 …?! 가, 갑자기 … … 그런 말씀을 하시면 … ….”
“이리 와.”
“아우으으….”
나는 한동안 냐호를 품에 안고 얼굴 이곳저곳에 입술 도장을 찍어주었다.
“냐호야.”
“……네에?”
어느새 공주님 자세로 품에 안긴 냐호가 예쁜 오드 아이를 끔뻑이며 나를 올려다봤다.
“이제 슬슬 다른 사람들이랑도 친해져야지.”
“어 …… 저, 저는 친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친한 사람끼리 님자를 붙이고 그러진 않잖아. 특히 시론은 동생이기도 하고.”
“그으…….”
냐호의 오드아이가 또르르륵 하고 굴러서 내 시선을 회피했다.
“물론, 강요하는 건아니고.”
나는 씨익 웃으며 냐호의 뺨을 살살 문질렀다.
“저번에 뜨개질 가르칠 때 보니까누님한테 소리도 치고 잘하던데?”
“드,들으셨어요…?”
“살짝?
99
“우브우으
내 가 뺨을 살짝 당기 자, 찹살떡 처럼 늘어 나는 냐호의 뺨.
“너무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필요하면 조금 도와달라고도 해. 나한 테 말해도좋고. 아니,오히려 나한테도좀 의지해주라.”
“……네에.”
“그래그래.”
마지막으로 냐호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다시 옆에 내려주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디갔어 ?”
“시란님과 아멜라님께서는 백작님을 만냐러 가셨고, 타니아씨와 이오냐 씨는 새 벽부터 포교활동하러 냐가셨어 요. 네 메 아님 께서는 그 둘을 따라가 셨고요.”
“네메아님께서 함께 가셨다면 안심이지.”
여기서 안심이란, 신변의 안위를 말하는 게 아니다.
혹시 라도 포교 중에 타니 아가 급발진할 경우를 말하는 것이 다.
“그런데 뭘보고 있었던거야?”
“네? 아, 이, 이건…….”
냐호가 허둥거리며 테이블 위에 올려둔 양피지를 접어서 감췄다.
“그으, 가, 가문의 중요한 이 야기 라서….”
“그렇구만.
딱봐도 아닌 것 같지만 나는 더 이상묻지 않기로 했다.
“그보다 혹시 철광석이랑 보석 좀 얻을 수 있을까?”
“철광석이랑 보석이요?”
“엉. 포교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필요하거든.”
솔직히 재료 보급을 한 번 할 때가 되 긴 했다.
철의 경우에는 작년에 아르델에게서 얻었던 걸 여태까지 사용했으니 말이 다.
심지어 달마나 회사에서 30%씩 떼어가지만 않았으면 아직도 수백 키로 가 보관소에 남아 있었을 거다.
‘막상 말하고보니까그때 아르델한테 진짜 많이 얻어갔네.’
아르델이야 영지의 병사와 기사들에게 밤의 요정을 보급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 것 같았지만.
“철광석은 백작님께 말씀드리면 넘칠 만큼 지원해 주실 거에요.그리고 보석은…… 얼마냐 필요하세요?”
“질에 따라다른데…… 일단은백 개 정도? 종류는상관없어.”
“그 정도라면 당장 가져다드릴 수 있어요. 사막에 계시는 분들과 교류하 면서 희귀하면서 질 좋은 보석들을 꽤 얻었거든요.”
“아,그랬지.”
라-로샤는 내 취향을 위해 장신구를 더는 걸치지 않았으나, 함께 온 나가 족 전사들은 귀걸이며 목걸이, 그리고 배꼽 같은 곳에도 보석으로 만든 피어 싱을 몇 개씩 달고 있었다.
‘작년에도들었던 건데 완전 잊고 있었네.’
나가족의 보금자리 가 유적 근처 라는 것과 신비한 보석을 그녀들이 보유 하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고마워. 나중에 사용한 보석들은 다시 구해볼 수 있으면 구해보고 아 니면 따로 갚을께.”
돌연 냐호가 입술을 삐죽였다.
“왜,왜그래?”
“서로 돕자고 하셨으면서 …… 그리고 저는 서방님의 아내 인걸요. 제가 상 인이긴 하지 만 부부 사이에서 만큼은 그런 거 따지고 싶지 않아요 • • •.”
“어,그, 미안. 그리고 고마워.”
“우응
봽”
가볍게 입 맞추자, 냐호의 얼굴이 금방풀어졌다.
“흐응, 서방님?”
“왜?,,
“저… 가문에 보낼 편지를 작성해야해서 그러는데
“아, 미안. 그러면 잠깐 침실에 들어가 있을 께.”
“아니, 제가자리를…….”
“됐어. 가긴 어딜 가. 여기서 해.시론이랑케르낙스좀보고 나올테니까.”
나는 냐호의 이마에 입술을 맞춘 후, 시론과 케르낙스가 잠들어 있을 침실 로 향했다.
**
스미스가 침 실로 들어간 후, 냐호는 뒤 로 숨겼던 양피 지를 다시 테 이블에 펼쳤다.
사랑스러운 서방님께는 가문에서 날아온 편지라고 거짓말을 했으나, 이 건 편지 같은 게 아니었다.
『푸른 갈기 늑대, 명토, 적견. 세 마리 행방을 모름.
내가 찾아갔을 때부터 자리에 없었음.
나머지는다죽임.
스미스 보고싶어.
언제쯤와?』
그것은 십 마성중 일인인 흑곰족 아드리안이 보내온 보고서였다.
골디아스 왕국의 수도에서 만났던 날.
냐호는 아드리안에 게 아르델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이 야기했다.
.....
수인족의 늙은 장로들이 사랑하는 서방님을 노리고 있다고.
그래서 부탁했다. 그들을 전부 처리해 달라고.
본래는 자신이 수인 연합을 차지하면서 직접 처리해야 할 일이었으나, 보 다 확실한 수단이 생겼는데 굳이 미룰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 가 생겼다.
열 명의 장로중 세 명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아드리안이 나선 순간부터 그들은 더 이상 가문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늙은 짐승에 지나지 않으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서방님에 대한 걸 알고 있어.’
장로들은 사랑하는 서방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대륙에 몇 없는 존재 중하나였다.
스르륵.
냐호는 양피지를 돌돌 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세 분다모여계시니…….”
냐호는 쪽지 하나를 남겨 둔 후, 조용히 방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