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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522화 (522/771)

횐 522화 Ep.520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철그럭.

마치 들켜서는 안 될 치부를 들킨 사람처럼 부끄러운 표정을 짓게 된 벡스 가 목걸이 로 보이 던 은색 줄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 줄을 따라 작은 가죽 주머니 하나가 딸려 올라왔다.

“그건?,,

“꿀을 굳혀 만든 과자입니다.”

엄지보다조금 작은 크기의 호박색 구체가 주머니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코가 아찔해질 단내가 순식간에 주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 설마싶어서 묻는 건데…… 그걸로 칼름을 낚는 거야?”

예. 조금만 기 다리 면 냄새를 따라 이쪽으로 오실 겁니 다.”

“으음, 그, 고생이… 많네. 응.”

“……아닙니다.”

진심을 담아 어깨를 두드리자 벡스의 얼굴이 더욱 붉어진다. 신체 접족으 로 인한부끄러움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이 상황 자체가부끄러워서 붉어 진 것으로 보였다.

‘그래… 이해해…….’

솔직히 나라도 지금 이 상황을 다른 사람과 함께 했다면 쪽팔려서 얼굴이 붉어졌을 거다.

세상에 일반 사제도 아니고 설계를 직접 담당한 담당자가 길을 잃다니. 다 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칼름에게는 반드시 누군가 한 명을 붙여둬야 할 것같다.

-훌쩍……킁킁… 크응…….

그리고 벡 스의 말대로 얼마 지 나지 않아서 스산하게 훌쩍 이는 소리 가 가 까워졌다. 중간중간코를 먹는 소리까지 들려오는 걸 보니 확실히 칼름이 맞 는 모양이다.

저 멀리 모퉁이 끝에서 소녀의 평균보다 작아보이는 체구의 보랏빛 머리 칼을 가진 소녀가 나타났다.

나는 그렁그렁 눈물 맺힌 눈으로 코를 훌쩍 이고 있는 칼름의 얼굴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칼름.”

“…스 스미스님2”

내 목소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인지, 귀여운 눈망울을 크게 뜨며 칼름 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래, 나다. 그만 울고 빨리 … 아니, 천천히 와.”

괜히뛰다가넘어一

생각하기 무섭게 나를향해 깡충깡충뛰어오던 칼름이 제 발에 걸려 성대 하게 넘어졌다.

“•••가시죠. 계단도저쪽방향에 있습니다.”

“어,그래.”

나는 벡스와 함께 칼름에게 다가갔다.

“조심 좀하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하냐.응?”

“죄,죄송해요…….”

겨드랑이에 손을 찔러넣어 번쩍 들어 올려주자, 이마와콧볼을 빨갛게 물 들인 칼름이 훌쩍이며 고개를 떨궜다.

‘어후,몸이라도컸으면 한대 쥐어박기라도했을 텐데.’

황녀와 동급인 수준으로 작은 체구에 귀 여운 외모를 하고 있다 보니 화가 나서 한 대 때려주려다가도 막상 얼굴을 보면 손이 멈추고 만다.

“자, 코 풀고.”

“方 으으시I” ■ ■ O • •

나는 늘 가지고 다니던 손수건으로 칼름의 얼굴을 정리했다.

“뭐하고 있었어?”

“어,그으…….”

시원하게 코를 풀고 ‘헤헤.’ 웃고 있던 녀석은 내 질문에 갑자기 눈을 큼지 막하게 뜨고서는 슬그머니 시선을 회피했다.

“바른대로 말해.혼나고 싶지 않으면.”

“호,혼나는 거….”

꿀꺽.

슬쩍 시선을 피하던 녀석이 돌연 뺨을 발그레 붉히며 힐끗 내 눈치를봤다. 생각해보니 이 녀석, 순진한 얼굴과는 다르게 냐호 못지않은 성벽을 가지고 있다는 게 떠올랐다. 특히 엉덩이를 번갈아 가며 맞는 걸 좋아하는 그런 녀석 이라는 걸말이다.

“나이엘한테 말해서 간식 한 달 압수한다.”

“아, 앗!! 그,그건 안돼요!!”

안되긴뭐가안돼.

나는하얗게 질려가는 칼름의 얼굴을 보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 녀석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처음 만났을 때는 그래도 악당스럽고 고집도 있고 좀 똑 부러져 보였는데.

“간식, 간식은 안돼요!! 잘못했어요!!”

지금은 그냥 귀여운 것 이외에는 어디다 써먹을 곳이 없는 식충이 같은 녀 석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뭐하고 있었는데?”

“•••나, 나이엘이 청소해야 한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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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수, 숨어서 낮잠 잤어요.”

“어,간식 압수.”

“으아아앙!! 잘못했어요!!”

“시끄러. 얌전히 있으면 다시 생각해 볼 테니까좀조용히 있어라.응?”

“ •••진짜요?”

“어.진짜.”

그제야 칼름이 얌전해졌다.

‘참, 입 만 다물고 있으면 인형 같은데.’

머 리 카락도 보라색 이고 눈동자도 보라색 인 게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외 모인 건 분명하다. 문제는 입을 여는 순간 그냥 어린애 가 되 어버린다는 게 문 제지.

“이쪽입니다.”

나는 얌전해진 칼름을 품에 안은 채 벡스를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두 번 더 계단을 찾아올라간끝에야목적지에 도착하는게 가능했다

‘더럽게 화려하네…….’

색을 칠한 게 아니라 백옥 같은 보석을 다듬고 세공해서 기초가 되는 몸체 를 만들었고 그 위에다가 금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하늘색 계열의 보석들 이 박혀 있는 화려한문.

신전의 외관이 나 내부는 꽤 수수하더니, 치 장이 란 치 장을 지금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거대한 문에다가 때려 박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들 만큼 문은 크고 또 화려했다.

쿠궁.

벡스가 거대한 문을 힘껏 밀자, 위용에 어울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안으로 천천히 밀려 들어갔다.

“존귀한분을 뵙나이다.”

““존귀한분을 뵙나이다.””

활짝 열린 문 너머로, 좌우로 나열해 있는 사제와 성기사들이 중심에선 나 이엘을 따라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으며 나를 향해 머리를 숙여왔다.

철컥.

벡스 역시 옆으로 물러나며 저들과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이 굉장히 부담스러운상황에 나는품에 안긴 칼름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크흥.”

코를훌쩍이며 멍하니 눈을 끔뻑이는 칼름,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였 다. 오히 려 칼름 답다고 해 야 할까.

나는 조용히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바닥을 밟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리고적당한 부분에서 칼름을 내려주며 엉덩이를 두들겼다.

“나중에 혼나기 싫으면 저기, 저쪽에 가 있어.”

“……히 잉.”

혼난다諫간식 압수, 라는 공식이 뇌리에 박힌 것인지 칼름은후다닥 다른 사도들 옆으로 뛰 어 가 그녀들을 따라했다.

칼름까지 고개를 숙인 걸 확인한 후에야 나는 멈췄던 걸음을 움직여 나이 엘의 뒤 에 준비되 어 있는 휘 황찬란한 의 자로 다가가 엉 덩 이를 붙이고 앉았 다.

스으윽.

다행히 내가눈치 있게 행동한 게 맞는 건지, 무릎꿇고 있던 나이엘이 자 리에서 일어나며 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꾈.”

““•••꾈.””

뭐지, 내가 한마디 해 야 하는 건가?

늘 예쁜 부인들 틈에서 행복한 생활만 보내서 그런지 이런 진지한 분위기 는 영 적응되지 않는다.또 이렇게 무게 잡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기도하고.

“그만 다들 일어나. 너무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

.........

철컥.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문 앞에 무릎 꿇은 벡스였다. 그녀를 시작으로 다 른 사제와 성기사들, 그리고 전령으로 보냈던 타니아와 사도들이 몸을 일으 켰다.

“일단은 간략하게 보고부터 들어 볼게.”

“예.존귀한분이시여.”

분명 떠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고한 분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그렇 게 부르지 말라고 했더니 이제는 존귀한 분이라고 부른다.

막아도 또 새롭게 부를 단어를 찾아낼 것 같았기에 나는 호칭에 대한 건 신경 끄기로하며 나이엘의 보고를 받았다.

“……이상이옵니다.”

나이엘은 무척 간략하게 그간의 상황을 잘 간추려 나에게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내가 실질적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할 건 세 개다.

하나는 몰링타에 거주 중인 시민들 전원이 시스교도가 됐다는 점. 사실 이 부분은 떠 나기 전부터 대충 예 상하고 있던 부분이 라 크게 놀랍진 않았다.

두 번째는 호텔 밤비노를 거점으로 이용 중인 흑선 상단 편을 통해서 성직 자 연합의 고위 심문관이 조만간 방문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이것 역시 대충 누가 보냈는지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마지므수세 번째.

사실 이쪽이 가장 중요했다.

-여유 자금이 얼마남지 않았사옵니다.

그래, 이런 의자랑 이런 거대한신전을 지었는데 돈이 남아 있는 게 더 이상 하겠지.

나이엘의 말로는 몇 번이나 신도가 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려 고 했다고 한다. 물론, 떠나기 전에 내가 성금을 받지 말라고 일러두었기에 모두 거절했지만.

“성금은조금만 더 기다려. 아직 제대로된 체계도 안잡혔는데 그런 걸 받 을수는 없으니까.”

“그저 따를뿐이옵니다.”

“어, 음… 그리고 돈은 아끼지 말고 필요한 곳이 있다면 사용하도록 하고. 부족한 부분은 일단 빠르게 채워줄 테니까.”

사도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까지 탈탈 털어서 공용 자금으로 사용했다 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신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들어갈 텐데, 언제까지고 내 가 그걸 책 임 질 수는 없다.

그러 니 하루 빨리 자체 적으로 자금을 해 결 할 수 있도록 빨리 체 계 를 잡고 새로운 사제와 성기사를 선발하는 기준도 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이곳의 진짜 주인인 시스의 의견이 반드시 필 요하다.

‘생각이 짧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법 공방부터 들렸다가오는 건데.’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일단, 다들 건강해 보여서 기뻐.그리고힘들었을 텐데도 내 지시에 잘따 르고 기 다려 준 것도 고맙고.”

나이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그려진다.

그녀 뿐만 아니 라 이 공간에 모여 있는 전원 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조금 무서울지도…….’

맹렬하게 믿고 따라주는 건 고맙지만 이렇게까지 맹목적이길 바라는 건 아니라고 할까.

아무튼.

“그동안 다들 고생했으니까 나흘 정도는 푹 쉬도록 해. 나머지는 닷새 후 에 제대로 결정하도록 할 테니까.”

그 정도면 뭐가 됐든 결과가 나올 거다.

“그러면 해산하도록 할까? 아, 나이엘이나 사도 중에서 한 명은 나 신전 구경 좀 시켜줘.”

식당이나 사제들과 성기사들이 사용할 침실, 그리고 목욕탕이 어떻게 되 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가 직접 모시도록하겠나이다.”

- 앗…….

- 치 사해 …!!

- 직권남용이라고 저거.

사도들이 속닥속닥 불만을 표했으나 나이 엘 이 슬쩍 고개를 돌리 자마자 다들 입을 꽉 다물며 시선을 회피했다.

“그리고나이엘.”

“예.존귀한분이시여.”

“칼름 내일까지 칼름 간식 압수해.”

-히 에에엑?! 스, 스미 니 우으븝?!

화들짝 놀란 칼름이 나를 향해 뛰 어오려고 했으나 사도들이 칼름을 막아 서며 킬킬 웃어댔다.

대충 할말을 다한것 같았기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나와 나이엘 사이로푸른 빛이 터져 나왔다.

빛의 강도는 약했으며, 조금씩 물결치며 크기를 키워나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크기가 커진 빛 속에서 익히 알고 있던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란……비젤린님…?”

천천히 사라지는 푸른 빛을 등진 시란과 비젤린님 .

그리고 둘의 뒤를 따라 나타난 거대한 관 하나.

비젤린님께서 등뒤의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인형이 완성돼서 말이야.”

신전 구경은 다음으로 미뤄 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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