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527화〉Ep.525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얼굴색이 좋지 못하군요.”
“그,그런가…….”
나는바짝 마른혀로의미 없이 입술을 핥으며 몸을 일으키려고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기 력 이 라는 기 력은 정액과 함께 전부 시 스에 게 배 출해 버린 나는 혼자 일어나는 것조차 버거워 시스의 손을 빌려서 겨우 몸을 일으키는데 성 공했다.
‘ …… 시발. 이거 뭔가 존나 잘 못 된 거 같은데.’
조금 전에 보였던 시스의 미소는 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걸 보는 순간 전신에 소름이 오소소돋아났다. 게다가 이 녀석 갑자기 왜 이렇게 친절 하게 구는 거지?
“우선 옷부터 입으시죠.”
“어,그래….”
누님과 비 젤린님은 우리 둘을 조금 의문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만 볼 뿐, 끼 어들기는커녕 말 한마디 꺼내지 않고조용히 지켜만봤다.그렇게 이번에도 시스의 도움을 받아 암컷에게 쥐어짜인 수컷에서 문명인으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저어…….”
내 가 옷을 다 입고 시스에 게 기대는 형태로 자리 에 앉자, 여태껏 지 켜보고 있던 비젤린님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꺼내도됩니까?”
“긍정. 필요한 조치는 이 미 끝내두었으니,이 공간 안에서는 절대 적 인 비 밀 을 보장받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또한, 저를 어렵게 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스미스님의 도우미. 편하게 시스라고불러주시면 됩니다.”
“어,그, 그래…?”
“긍정.”
나는 비젤린님과 누님을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과하지 않는 선에 서 고개를 숙여 보이는 시스의 행동에 이로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이년, 이년 진짜 미친 건가? 시발, 너무 가버려서 진짜뇌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물론, 저 몸은 어디까지나 인형이기에 그럴 일이 없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 다. 다만,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저 녀석이 뭘 꾸미고 저런 가식을 떠 는지 감히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웠기에 본능적으로 보호 기제가 발동된 것 이다.
“크흠!! 그럼 …… 그때 다 말하지 못했던 걸 이 자리에서 말하도록 할게. 스미스?”
“아,네. 집중하겠습니다.”
당장 옆에 앉아 가식을 떨고 있는 시스가 불알 떨리게 무서웠지만 나는 정 신을 다잡아 비젤린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다.
........
“엘프의 숲에 다녀왔다면 다음 목적지가 제국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
“예. 장인어른께서 숨겨둔 기억이 황제의 비고에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99
“ 그래
아, 참고로 나는 숨겨진 위치만 알고 있을 뿐이야. 내용은 전혀
몰라.”
굳이 말해주지 않더라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비젤린님께서 그 내용을 모조리 알고 있다면 굳이 번거롭게 그런 걸 만들어서 남길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으음…… 너무 그렇게 보진 마. 기대하는 만큼의 정보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서 시 작하는 것보다는 훨 씬 낫잖습니 까.”
“그건 그렇지…….”
퍽.
“끄윽?!
돌연 비젤린님 이 왼쪽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너나뜸들이지 말고시원하게 말해.”
“끄으으……이 무식한 년이….”
가끔 시란이 손을 쓰지 않고도 시론의 이마에 딱밤을 날릴 때가 종종 있다 . 아마도 비슷한 방법을 이용해 비젤린님의 옆구리를 때린 모양이다.
“괜찮으세요?”
“괜…… 찮진 않지만… 이야기는 해야겠지…….”
내 걱정에 비젤린님은 매우 솔직하게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심드렁한 얼굴로 앉아 있는 시란을 한 번 노려본 다음 입을 열었다.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많은 척 떠들었지 만, 그건 연막이고 사실 아버지 께서 내게 남긴 전언은 하나야.”
의뢰인이 보수를 지급할수 없게 만들어라.
“보수를…….”
즉, 이쪽 세계의 신들이 컴퍼니에 보수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만들라는 소 리였다. 문제는 의뢰인, 그러니까 이쪽 신들이 컴퍼니에 뭘 지급하기로 했는 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하면 옆에 있는…… 도우미분께서 도와주실 거라는 말도 덧붙 이셨어.”
그에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시스에게로 향했다.
“계약 보수가 무엇인지는 저도 알지 못합니 다. 하지만 그걸 유추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신과신. 신이 전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성력 이 필요합니다.”
“신성력이 보수일 확률이 높다는 거지?”
“99.8%입니다.”
“•••0.2%는 뭔데?”
“이 우주에 100%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0.2%는 그 예외를 상정한보험입 니다.”
그래.”
아무튼, 이쪽의 신들이 컴퍼니에 지급하기로 한 성공 보수가 신성력일 확 률이 99.98%라고 한다. 시스는 이 우주에 100%, 절대라는 건 없다고 말했지 만 내 가 봤을 땐 단순히 말장난으로 보였다.
“그럼, 네메아님께 했던 것처럼 사제나 성기사들 몸에 깃든 신성력을 전부 내가 먹어치우면 되는 건가?”
“부정. 신성력은 신도들의 믿음을 거름으로 합니다. 스미스님 께서 성직자 들의 신성을 흡수하더라도 그 빈자리는 금방 채워질 겁니다.”
그럼?”
스윽.
시스가 새하얀 팔을 들어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쳤다.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 이 대륙에 존재하는모든 지성체에게 신을 향한불신을 심는다.
둘, 신앙을 가진 모든 신도를 제거한다.
셋, 신을 직접 탐한다.
“여 기 서 탐한다는 건 육체 적 관계 가 아니 라 실제로 먹 어 치우는 것을 의 미 합니다.”
시스는 펼쳐 보였던 손가락을 접으며 들어 올렸던 손을 다소곳하게 다시 무릎 위로 올려두었다.
“•••그 셋말고는 없어?”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생겨날수도 있습니다만,현재로서 제가생 각해 낼 수 있는 방법은 그 세 개가 전부입니 다.”
“뭐하나만만한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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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가장 만만한걸 선택 한다면 첫 번째가 아닐까.
만약 세 번째가육체 관계를뜻하는 거였다면 망설임 없이 세 번째 방법으 로 노선을 정했을 테 지 만, 시스는 말했다. 육체 관계 가 아니 라 의 미 그대 로 먹어 치워야하는 거라고.
참고로 두 번째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선택할 생각이 없다.
시란과 누님, 그리고다른 십 마성들이 도와준다고 가정하면, 두 번째는 사 실상 내가 할 게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 있어서는 어떻게 보면 가장쉽고 빠 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를 선택지 였다.
“스미스님. 급하게 선택하지 않으셔도괜찮습니다. 인간이신 케르낙스님 의 노화를 생각하더라도 최소 믫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생각하셔도 될 문제입니다.우선은황제의 비고에 있는나머지 기록을확인한후에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됩니다.”
“•••그게 좋겠네.”
나는 고개를 들어 시란과 비젤린님을 바라봤다.
“나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도울 거야.”
비젤린님의 대답이었다.
“•••나도. 스미스네 선택을 존중할게.”
조금 뜸을 들이 기 는 했으나, 시 란 역 시 비 젤린님과 같은 대 답을 내 놓았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자리에서 한가지 만큼은반드시 밝혀야만 했다.
“절대로 두 번째 선택지는 고르지 않을 거니까그렇게들 아세요.”
“우릴 걱정하는 거라면 괜한 걱정이라고 말해두고 싶네.”
a 99
비젤린님은 단호하게 대답했고, 시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튼,그렇게 알고 계세요.”
“네 뜻이 그렇다면.”
“•••그래.”
비젤린님은 처음과 똑같은 굳은 얼굴로 대 답했고, 시란 역시 비슷해 보였 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방금 내 대 답을 듣는 순간 시 란이 안도했다는 걸.
“그럼, 이 부분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잠깐 질문 괜찮습니까?”
“내가 너랑 성교하지 않는 이유만 제외한다면 뭐든 대답해 줄게.”
“어
그걸 물어볼 생각은 아니 었다.
왜냐면 방금 비젤린님께서 말씀하기 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
“크흠,그건 아니고요.이오나는왜 데려오라고 한겁니까?”
“이오나? 그게 누군데.”
“엘프서기관이요.”
“아,서기관.”
비젤린님 께서 고개를 한 번 끄덕이 며 말을 이 었다.
“종족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각 신전에는 한 명 이상의 서기 관들이 존재했어. 그리고 꽤 잘나가는 지배자들 역시 서기관을 곁에 두기 위해 별별 지랄을 다벌였지.”
“서기관을요?”
“응. 서 기관은 유일하게 은총을 받지 않고도 신의 소리를 듣고 그걸 옮겨 적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
“소리를 듣는다는 건, 계시 같은 걸 말하는 겁니까?”
“아니 , 걔들은 신전 근처에 만 있어도 거 기 주인들 목소리를 그냥 엿들을 수 있어.”
엩,,
신이 뭐 바로 옆방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신전 가까이에 만 있어도 신이 떠드는 걸 엿들을 수 있다니.
“거짓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이야. 그리고 이유는 묻지마. 나도 모 르니까.”
“예에•••꾈.”
대충추측해 보자면 아마도 세계수의 능력 중하나가아닐까싶다.
혹시 나 시스가 알고 있는 건 아닌지 , 슬쩍 곁눈질해 보았으나 시스는 덤 덤한 표정 으로 앞을 바라볼 뿐이 었다.
“물론, 엿듣고 그걸 멋대로 옮겨 적는다면 신들이 매우 화를 내겠지? 하지 만 신들은 서기관들을 내버려 두는 걸 넘어서 아예 곁에 두고 자신들이 떠들 고 행하는 걸 모두 옮겨 적게 했어.”
“왜죠?”
“글쎄?”
엩,,
뭐지? 갑자기 장난치고싶어지신 건가?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진짜로 몰라.”
“근데 왜 데려오라고 하신 겁니까?”
“그 녀석들이 그랬던 거에는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그건 그렇겠죠.”
확실히 뭔가득이 되니 곁에 뒀던 거겠지.
“근데 그렇게 서기관을 곁에 두길 원했다면서 지금은왜 그렇게 배척하는 겁니까?”
“아쉽게도 그 부분은 나도 알고 싶은 부분이 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서기관들은 종족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전부 처리당한 거로 알고 있어. 아마 도 기록해서는 안될 걸 기록해서 제거당한 거라고 생각해.”
“•••그것 말고는 달리 이유가 없어 보이네요.”
이오나본인에게 물어도 잘 모르지 않을까 싶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세계수의 과육 안에 들어가 있을 때 그냥실에게 서기관 이 뭔지 물어볼 걸 그랬다.
“더 나누실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어? 어, 아니, 없어.”
“이쪽도.”
“•••나도 없는데.”
갑작스러운 시스의 물음에 우리는 한 번씩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 면 잠깐 스미 스님과 개 인적으로 나눠 야 할 대 화가 있기 에 잠깐 자리 를 비켜주시 길 희 망합니다.”
“응, 이쪽은 볼일 끝났으니까 안 그래도 돌아가려고 했어.”
비젤린님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시란이 비젤린님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야, 따라오게 ?”
“……닥치고 빨리 나가자.”
“악?! 야!! 이, 이거 안놔?!”
시란은비젤린님을 옆구리에 끼우고는 슬쩍 나를 돌아봤다.
“크흠… 그, 나중에 집에서 보자?”
“네.저녁 전까지는돌아갈게요.”
“그래.”
시란은 잠깐 머리를긁적이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방을 떠났다.
“그래서 할 이야기라는 건 뭔데?”
“없습니다.”
나는 매우 뻔뻔한 대답을 내놓는 시스를 돌아봤다.
“뭘 그렇게 빤히 보는 겁니까.패배자 서민수.”
“…싸패세요?”
“바란다면 연기 정도는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 마.”
“그러죠.”
그 대화를 끝으로 묘하게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야.”
“뭡니까.”
“나랑존나게 섹스했지?”
“단어 선택이 몹시 천박하지만, 긍정하겠습니 다.”
“근데 어떻게 시간이 祄분밖에 안 지날수가 있냐?”
“간단합니다.”
카가가각一!!
시스가 대리석 바닥에 손가락을 살포시 찔러넣자, 대리석이 무슨 두부처 럼 힘없이 시스의 손가락에 꿰뚫렸다. 그렇게 대리석 한조각을 떠낸 시스가 그것을 문을 향해 던졌다.
탁.
동시 에 반대 손을 이용해 손가락을 튕 겼다. 그러자 매우 놀라운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 할 수 있었다.
“시,시간이 멈췄어……?”
빠르게 날아가던 대리석 조각이 돌연 허공에 멈춰버린 것이다.
“부정.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일 뿐, 아주 미세하게 낙하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간을 느리게 만든 거야?”
“부정. 발을 뻗어 보십시오.”
“•••꾈?”
갑자기 발은 왜 뻗으라는 거지.
하지만 나는 시스가 시키는 대로 한쪽 발을 쭈욱 뻗어봤다.
투웅.
그리고 내 도망을 가로막았던 예의 투명한 벽의 존재를 다시 인지할 수 있 었다.
“시간을 가속화 하는 결계입 니다.”
“•••그럼,밖이 느려진 게 아니라우리가 빨라진 거야?”
“긍정. 참고로 이번 비율은 1:1입니다.”
“뭔 소리야. 1대 1인데 왜 저게 느려… 야, 갑자기 거긴 왜 만지냐?”
얌전히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을 슬쩍 뻗더니, 갑자기 내 사타구니를 살살 쓰다듬기 시작했다.
“패배자서민수.”
“뭐.왜. 야, 나 진짜 이제 세울 힘도 없다니까?”
엄살이 아니라 진짜로 몸에 힘이 없다. 최소 이틀은 고기와 시란의 모유를 듬뿍 섭취하고 요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다. 하지만 이 감정 없는 시스템 을 연기하는 녀석은 굉장히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습니다.바깥의 1분이 이곳에선 하루니까요.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시 간을 드리 겠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