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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544화 (54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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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고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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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열흘 만에 귀환한 두 사람으로 인해 저택은 여러 의미로 발칵 뒤집어졌다.

“뭐야? 이상한 놈 하나 잡으러 간다더니, 가는 김에 그냥 기둥까지 뿌리 뽑고 온 거야?”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시론이었다.

그것도 화난 기색을 팍팍 내면서.

“앙? 너 뭐냐? 설마 걱정했냐?”

“무, 뭐래?!”

평소였으면 시끄럽다면서 꿀밤을 크게 먹여줬을 시란은 바짝 다가온 시론의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트리며,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아닌 척하고 있지만, 시란의 말대로 엿새가 지난 순간부터 시론이 부쩍 초조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그렇게 걱정할 거였으면, 가출을 하지 말던가.”

“아, 아니라니까?! 걱정 안 했다고!! 누가 어, 엄마를 걱정해!!”

“킥킥, 그래도 자식 키워 놓은 보람은 있네.”

“아씨……!!”

머리색 만큼이나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시론이 이를 갈면서 시란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어휴, 다 큰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애새끼네.”

“우웁?!”

아주 가볍게 시란의 손에 제압당해 그대로 풍만한 시란의 가슴골에 얼굴을 강제로 파묻혔다. 하지만 시론도 마냥 싫은 건 아닌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항을 그만두고 얌전히 시란의 품에 안…….

“뭐야, 기절했네.”

…긴 채 그대로 숨이 막혀 뻗어버렸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기절한 시론을 옆구리에 끼는 시란에게 다가갔다.

“일단 다친 곳은 없죠?”

“아무렴, 백 년도 못 산 놈들한테 다칠까 봐?”

“그래도 신이랑 관련된 놈들이잖아요. 그거 때문에 시론도 걱정 많이 했어요.”

“맨날 눈 새파랗게 뜨고 노려보던 년이 걱정해봤자 얼마나 걱정했겠냐. 애초에 그럴 거면 평소에 잘할 것이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추욱 늘어져 있는 시론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는 시란의 시선은 누가 봐도 애정이 가득 담긴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따스했다.

“자.”

“아, 네.”

나는 시란으로부터 시론을 넘겨받으며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마실 거랑 육류로 아무거나 좀 준비해 줘라.”

“알겠습니다.”

“술은 맥주밖에 없으니 그걸로 참으십시오.”

저택이 넓어지고, 마당까지 생기면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는 기에나와 베네오가 먼저 주방으로 향했다.

“네메아님은 신전으로 갔습니까?”

“엉. 잡아 온 놈들을 데리고 여길 올 수는 없으니까.”

조물조물.

“시란?”

“하, 시발. 보자마자 자궁이 다 떨리네.”

순식간에 포식자의 눈이 된 시란이 내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조물딱 만지며 입술을 날름 핥는다.

“너 없는 동안 내가 모유 짜낸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젠장.”

“어억?!”

내가 품에 시론을 껴안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렸는지, 시란은 그대로 내 목을 끌어안으며 바짝 밀착해왔다.

화아악──!!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오는 시란의 체취와 야릇한 암컷내음.

“일단 시론부터 조금 내려두──”

푸욱.

“끄응.”

“쮸웁, 쯉, 하웁, 으응…… 쮸우읍….”

순식간에 내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 넣더니, 상처 난 부위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혀와 입술만을 이용해 흘러나오는 피를 삼키기 시작했다.

언제였더라, 섹스보다 흡혈 충돌을 더 참기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괜한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응읏, 응, 쮸우읍, 쯉…….”

그리고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되는 흡혈.

‘이거, 좀 위험할지도….’

시란의 암컷내음을 맡고 달아오르기 시작했던 몸이 빠르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가볍기만 했던 팔다리 역시 납덩이를 단 것처럼 점차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움찔♥

“흐무으응…….”

조금씩 몽롱해지는 정신 속에서 귀를 간질여오는 시란의 야릇한 신음.

“하아아……!!”

얼마나 빨린 걸까.

시란이 뜨거운 숨결을 토하며, 내게서 떨어졌다.

“만족, 하셨어요……?”

“…응. 극상의 맛이었어.”

쪽.

부드럽게 내 허리를 감싸며, 상처 난 목덜미에 폭신한 입술을 겹쳐왔다. 그와 동시에 빠르게 아물어가는 상처.

시란이 가진 능력 중 하나였다.

“시란…….”

“왜……?”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처럼 내 목덜미를 혀로 할짝이던 시란이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면서 나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내 얼굴을 확인한 시란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너……?”

“시론, 좀… 부탁, 합니다…….”

“잠, 스미──”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기절이었다.

**

“끄응……?”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몰려오는 지끈거림에 나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렸다.

“서방님? 서방님?”

걱정이 가득 담긴 냐호의 목소리에 미간을 찌푸린 상태로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서방님? 괜찮으셔요? 저 알아보시겠어요?”

“…그 정도는 아니야.”

“그 정도 맞아요. 쓰러지셨다고 들어서 얼마냐 놀랐는데요!!”

한 번도 내게 인상을 쓴 적 없던 냐호가 정말 드물게 두 눈썹을 V로 만든 채 나를 내려다봤다.

“끄으응…….”

“안 돼요. 누워 계셔요.”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냐호가 얼른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눌러 다시 침대에 눕혀왔다.

‘누워 있는 게 맞긴 하겠네.’

냐호 힘도 못 이기는 걸 보면, 몸 상태가 말이 아니긴 한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시스님과 네메아님은 신전에 계시고, 기에냐 언니와 베네오씨는 빈혈에 좋은 음식 만드시는 중이에요.”

“…시론이랑 시란이 빠졌는데?”

“꾸중 듣는 중이세요.”

“꾸중?”

슥윽.

냐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물수건으로 내 얼굴을 상냥하게 닦아주었다.

“시론이랑 아멜라님께서 시란님께 잔소리하고 게셔요.”

“……누님도 왔어?”

“서방님께서 쓰러지셨는데 당연하죠.”

그런 거 치고는 시스랑 네메아님은 안 왔는데?

【고작해야 빈혈로 쓰러진 거 가지고, 제가 찾아가야 하는 겁니까?】

‘뭐야. 아닌 척하면서 걱정하고 있었네.’

【그, 런거…… 아닙니다.】

【입을 놀리는 걸 보니 생각보다 살만하신 모양이군요.】

‘아니, 이건 입이 아니─’

【저녁에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하죠. 바쁘니까 말 걸지 마십시오.】

역시나 오늘도 일방적인 소통으로 끝난 시스와의 대화.

근데 바쁘다고 하는 건 또 사실일 것 같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냐호야?”

“네, 서방님.”

나는 무릎 꿇은 채 바로 옆에 바짝 붙어 있는 냐호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두들기며 말했다.

“나 일어났으니까, 시란 그만 괴롭히고 다들 좀 불러와 줄래?”

“조금 더 간호받으셔도 괜찮은데…….”

살랑, 살랑.

S자로 부드럽게 물결치는 냐호의 꼬리.

너무나도 귀여운 부탁 아닌 부탁에, 나는 지끈거리는 두통까지 잠깐 잊은 채 피식 웃으며, 냐호의 엉덩이를 가볍게 움켜쥐었다.

“하응~”

“입술.”

텁.

냐호의 꼬리가 내 눈을 부드럽게 덮어왔고.

“우음, 쪽, 쮸읍….”

냐호의 체취가 짙어지면서 살짝 마른 내 입술과 혀에 달콤한 냐호의 타액이 흘러들어왔다.

“……쪽.”

충분히 내 입안을 음미한 냐호가 마지막으로 입술을 크게 빨아들이며, 입술을 떼어냈다.

스윽.

눈을 가리던 꼬리가 사라지자, 새빨갛게 붉어진 냐호의 얼굴을 바로 보였다.

“…모셔올게요.”

“그래.”

이미 볼 거 다 본 사이임에도 냐호는 뭐가 그리도 부끄러운지, 긴 소매로 얼굴을 반쯤 사린 채 슬금슬금 침대를 내려가 도망치듯 침실을 나갔다.

그리고 냐호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침실의 문이 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벌컥 열렸다.

“괜찮아?”

걱정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는 시론.

“그럭저럭?”

“진짜 괜찮은 거야?”

“그렇다니까 그러네. 하늘 같은 서방님 말을 못 믿는 거야?”

“하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퍽.

“푸흡?!”

“아.”

본인 딴에는 가볍게 친다고 친 것 같았지만, 시론의 주먹에 닿은 내 복부에서는 북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내 의사와 상관없이 입이 벌어지면서 공기가 잔뜩 빠져나왔다.

“바보──”

그렇게 나는 다시 한번 눈앞이 깜깜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

·

스윽스윽.

“……?”

뒤통수에 닿은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머리에서 느껴지는 애정이 느껴지는 감촉에 자연스럽게 눈꺼풀이 위로 올라갔다.

‘……?’

그런데 분명 눈을 떴을 텐데, 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걸까.

하지만 그런 의문은 점차 정신이 또렷해지면서 자연스레 해소되었다.

‘시스구나.’

코끝을 간지럽히는 은은한 아카시아 향기.

바로 시스에게서 흘러나오는 냄새다.

‘그럼, 눈을 덮고 있는 이 묵직한 건 가슴이겠네.’

어쩐지 기분이 좋더라니.

“깨어나셨으면 기척을 내시죠. 누가 음흉한 인간 아니랄까 봐.”

“…방금 막 이야기하려고 했거든?”

스으윽.

눈을 덮고 있던 기분 좋은 무게감이 사라지더니, 은은한 빛과 함께 어두웠던 시야가 다시 돌아왔다.

‘얼굴이 안 보이는 건 똑같네.’

그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시스의 음란한 밑가슴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게 된 것 말고는 딱히 변한 게 없었다.

“다른 애들은?”

“시란, 시론. 두 모녀를 타박하는 중입니다.”

“그래?”

무릎을 꿇은 채 사이좋게 손 들고 벌서는 모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건 그거대로 귀엽네.’

둘의 성격상 분명 잔뜩 풀이 죽어 있을 테니, 나중에 제대로 기운을 불어넣어 주도록 하자.

“근데 한 명도 없는 건 좀 의외네.”

“당신이 쓰러진 게 거의 1년 만이니 다들 많이 놀란 눈치더군요. 그거와 합쳐서 평소에 쌓인 것들까지 풀 생각으로 보였습니다.”

“시란은…… 뭐, 이해하겠는데, 시론한테 쌓일 게 뭐 있나?”

“글쎄요.”

시스는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보다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몸?”

그제야 나는 몸 상태가 수상할 정도로 팔팔해진 것을 알아차렸다.

“이것도 신성력?”

“타액 형태로 당신이 잠들어 있을 때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물빛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나를 향해 침을 길게 떨어트리는 시스의 모습이 그려졌다.

“……갑자기 그쪽은 왜 발딱 세우시는 겁니까.”

“시스 네가 꼴리게 하잖아.”

찰싹.

“아야.”

나는 시스의 손바닥에 얻어맞은 배를 슥슥 문질렀다.

“그 꼴을 보아하니 몸은 완전히 괜찮아진 모양이군요.”

“덕분입니다.”

“…한 번 더 기절하고 싶으신 겁니까.”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기에 나는 데구르르 굴러 시스의 무릎에서 내려와 침대에 바로 앉았다.

“그보다 몇 명이나 붙잡아왔어?”

“다섯입니다.”

“많이 잡은 건가?”

“일반 성기사들에게 지시했다면 반년이 지나도 하나를 겨우 잡아낼 겁니다.”

“시론 말 대로 진짜 기둥뿌리를 뽑아왔구나.”

“자세한 건 제대로 심문을 해봐야 알겠지만, 최소한 이 나라에 박혀 있던 뿌리는 모두 뽑아냈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예. 그런 이유로 내일 아침에 신전으로 동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스의 요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내가 심문하면 되는 거냐?”

“뭐, 겸사겸사.”

“겸사겸사?”

고개를 갸웃거리자, 몹시 태연한 얼굴로 시스가 입을 열었다.

“신성력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입을 열 테니 말입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예. 당신이 뽑아내는 게 맞습니다.”

오, 세상에.

나는 다른 의미로 눈앞이 깜깜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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