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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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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다음 날 아침.
‘누가 누굴 간병 하는 건지.’
시스의 배려 아닌 배려로 편안하면서도 조금은 따분한 밤을 보낸 나는, 자연스럽게 남아도는 체력으로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그리고 아주 빈틈없이 몸 곳곳에 달라붙어 있는 연인들의 모습에 피식 웃고 말았다.
시스의 자연스러운 거짓말로 인해, 여전히 내 몸 상태가 좋지 못한 거로 알고 있는 연인들은 잠자리까지 포기하며, 돌아가면서 나를 간병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금 눈을 떠보니 간병하겠다던 사람들은 다 어딜 간 것인지, 아주 사이좋게 내 품을 한 자리씩 꿰차고서 행복한 꿈나라에 가 있는 게 아닌가.
‘사랑스러우니까 딱히 상관은 없지만.’
애초에 진짜 아픈 것도 아니고.
나는 슬쩍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느새 내 오른팔을 차지하고서 새근새근 고른 숨을 내쉬고 있는 시론의 잠든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
‘운 건가?’
평소보다 살짝 부어 있는 눈두덩과 눈꼬리 아래에 남은 희미한 자국에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하여튼, 강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속은 제일 여리다니까.’
나는 가슴 위에 살짝 올라와 내 옷자락을 꼭 쥐고 있는 시론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새하얀 이마에 살짝 입술을 맞췄다.
“으응…….”
조금 딱딱해 보이던 시론의 입매가 아주 미약하지만 부드러운 호선을 그려 한층 편안한 보이는 얼굴이 되었다.
시론을 확인했으니, 이번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론처럼 눈두덩이 부은 것은 아니지만, 고운 이마를 살짝 찌푸린 채 잠들어 있는 케르낙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내게 바짝 붙고 싶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불러오기 시작한 배와 아이를 생각해 아주 살짝 몸을 웅크린 채 이마를 내 어깨에 가져댄 채 잠들어 있는 케르낙스.
나는 케르낙스가 깨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팔을 움직여 케르낙스의 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딸도 좋고 아들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나와 주렴.’
이 아빠가 딴 건 잘 못 해도 반드시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 용돈 잔뜩 받게 해줄 테니까.
물론, 용돈을 주는 대상은 내 부모님이다. 겸사겸사 장인어른 장모님들도 포함이고.
장인, 장모님들이라면 용돈을 아주 두둑히 주시겠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깨달았다.
‘아빠 엄마한테는 뭐라고 설명하지?’
전역한 놈이 갑자기 뜬금없이 성인용품 회사에 취직하질 않나, 갑자기 집구석에 얼굴을 비추나 싶더니, 아내를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열 명을 데려온다? 심지어 손녀일지 손자일지 모를 아이까지.
‘엄마는 좋아할지도 모르겠는데…… 아빠는 거품 물고 쓰러지시려나?’
우리 친가가 꽤 엄격한 곳이라 아빠가 고지식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내가 처음 장인어른한테 나를 성인용품 회사에 취직했다고 알렸을 때 기겁한 거다.
아빠 성격상 내 대가리를 깨버릴 게 뻔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 예쁜 마누라들한테는 뭐라 못하시겠지.’
엄격하긴 해도 아빠가 엄마한테 꽉 붙들려 사신다. 그 이유는 엄격한 성격과 다르게 미녀에게 매우 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민지 이 년, 시누이 짓 하려고 해 봐라. 바로 배빵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나발이고, 내 사랑스러운 아내들에게 지랄하는 순간 바로 대가리를 깨버릴 테다.
하지만 빌어먹을 우리 여동생의 대가리를 깨기 위해서는 일단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선제 조건들을 달성하는 게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 신성력을 긁어 모야야 한다는 건데…….’
빌어먹을.
하필이면 왜 그 대상이 하필이면 꼬추 달린 사내놈들이란 말인가.
하지만 정말 유감스럽게도 지금 나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내 재능이 모자란 탓에 세계수가 나눠준 신성력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마력과 신성력의 중간쯤 되는 어중간한 힘을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 하루빨리 제대로 된 신성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나는 신성력을 찾아내는 족족 흡수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냥 생각만 했는데 아침 발기가 팍 죽어버리네.’
나는 건강하게 A형 텐트를 치고 있던 팬티가 지줏대 하나를 잃어 폭삭 무너져버린 것을 보고는 절망적인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신도들한테 기도 같은 거 받으면 신성력 안 생기나……?’
아니면 시스의 몸에 매일 같이 쌓이고 있는 신성력을 흡수한다거나.
뭐, 그게 됐다면 시스가 진즉에 말을 꺼냈겠지.
아닌 척해도 나랑 섹스할 기회를 항상 노리고 있으니.
【헛소리 그만하고 일어날 거 아니면 조금 더 처 자도록 하십시오.】
‘……옙.’
깜빡이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온 시스의 청아한 음색에 나는 흠칫하며 도로 눈을 감았다. 시스의 말대로 지금 일어난다고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절대로 쫄아서 그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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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
시스에 의해 한숨 더 푹 자게 된 나는 잘 때 자더라도 점심을 먹고 자라는 케르낙스의 손길에 잠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기에나와 베네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스테미너를 폭발적으로 늘려준다는 검은 사슴 풀코스 요리로 위장을 꽉꽉 채웠다.
“괜찮다니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 아니면 얼른 이리 와요.”
기분 좋게 배를 채운 나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두 모녀를 향해 손짓했다.
‘침대에서는 찰싹 달라붙어 있더니.’
피식 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삼켜낸 나는 매우 근엄한 얼굴을 유지한 상태로 다시 한번 말했다.
“지금 안 오면 진짜 화냅니다? 시론 너도.”
“…….”
“…….”
힐끗힐끗 내 눈치를 보는 두 모녀.
고개를 드는 각도나, 눈동자를 굴리는 횟수와 아랫배에 모아둔 손을 꼼지락거리는 것까지.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은 둘의 행동은 틀림없는 모녀지간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어후, 팔 떨어지겠네.”
딱 거기까지 말하자, 두 모녀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천천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충분히 가까워졌을 때 나는 얼른 팔을 뻗어 둘을 꼭 끌어안았다.
‘음, 가슴은 확실히 시란쪽이 압승이구나.’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시론에게 다시 맞아 죽을 수도 있기에 나는 딱딱하게 굳힌 얼굴을 풀어내며 둘의 뺨과 입술에 키스를 마구 퍼부었다.
“가끔 실수 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렇게 풀이 죽어 있어요? 막말로 말릴 수 있었는데 시란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냥 내버려 둔 내 잘못이 더 크지.”
“…뭐, 뭐래.”
방금 굉장히 시론 스러웠다.
참고로 대답은 시란이 한 거다.
“시론 너도. 그냥 가볍게 친 건데 내 몸 상태가 나빠서 그랬던 거지. 평소였으면 그냥 웃으며 넘어갔을 거야.”
“……응.”
그리고 굉장히 온순해진 시론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목을 꼭 끌어안았다.
“음, 한쪽이 좀 허전한데…….”
“……진짜.”
정말 드물게 시란이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시론을 따라 내 목을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묻어왔다.
“제가 용서했으니까, 여러분들도 이제 그만 하세요.”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은 누님과 네메아님을 제외한 나머지 연인들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렇게 사고 아닌 사고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나는 품에 안긴 둘의 온기와 부드럽고 탄력 좋은 가슴의 압박감을 충분히 만끽한 후에 둘을 품에서 놓아주었다.
“그러면 신전에 좀 다녀올게요.”
아침에 시스가 떠나면서 오후에 신전에서 몸을 치유 받으라고 말을 남겨두고 떠났기에 나를 붙잡는 연인은 없었다.
대신, 호위 겸 이번 일의 관련자인 네메아님이 함께 따라나섰고, 어째선지 비젤린님의 도움을 받아 뾰족 귀를 숨길 수 있게 된 이오나까지 함께 따라왔다.
철컥──!!
익숙한 성기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신전 안에 들어온 나는 예배당 끝에 새롭게 배치된 거대한 시스의 신상을 잠깐 바라보다가 뇌옥이 있는 곧으로 몸을 돌렸다.
“이오나도 같이 오는 겁니까?”
“네. 시스님께서 오늘 스미스님의 행동을 하나도 빼먹지 말고 전부 기록하라고 하셨거든요.”
안경을 낀 후로 부쩍 밝아진 이오나가 손에 든 책과 깃펜을 보여주며 내게 그리 대답했고, 당연히 나는 기겁했다.
‘저기 여신님?’
‘시스님?’
‘어이, 시스야. 저기요?’
분명 신전에 있는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시스는 내 부름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 녀석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혹시 내 흑역사를 기록해서 나중에 지구로 돌아가 나를 협박할 생각인가? 아니면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나를 수치사 시킬 생각이라거나.
그런 악랄한 이유가 아니라면, 지금부터 내가 할 행위를 이오나에게 기록하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터.
시스의 진의가 심히 의심스러웠지만, 대놓고 이오나를 돌려보낼 수도 없었기에 나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뇌옥의 안으로 걸어 내려갔다.
“저놈들이다.”
지금은 풍요의 신전으로 옮겨진 도적녀들이 갇혀 있던 철창 안에 수갑만 찬 상태로 방치되어있는 다섯 명의 꼬추 새끼들.
‘그래도 그때 봤던 근육 빡빡이 같은 새끼들은 없네.’
하나 같이 기생오라비처럼 생겨 먹은 게 심히 불쾌한 놈들이었으나, 정말 다행스럽게도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놈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근데 이 새끼들이 눈깔을 좆같이 뜨네.”
안 그래도 기분이 싱숭생숭해서 지랄 같은데 철창 안에 갇혀 있는 놈들이 나를 노려보니 기분이 아주 팍 상해버렸다.
“씹새들이. 좋은 말로 할 때 눈 깔아라.”
안 그러면 진짜 회까닥 눈 돌아가서 냅다 저질러 버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 빌어먹을 남왕벌 같은 놈들은 엘프 숲에서 봤던 수컷 엘프들 만큼이나 눈치가 더럽게 없는지, 오히려 더욱 눈을 크게 치켜뜨고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허, 허허…….”
나에게도 순정이라는 게 있지만, 너희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어쩔 수가 없지.
진짜 눈 딱 감고 한 놈만 일단 본보기를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입을 열려는 순간.
【더 듣다가는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아서 안 되겠습니다.】
그토록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던 시스가 말을 걸어왔다.
【패배자 서민수. 당신의 사고력이 매우 단순하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솔직히 많이 역 하군요.】
‘…남편한테 역하다는 좀 그렇지 않을까?’
【토 달지 마십시오.】
그래도 남편으로는 인정해주는 거구나.
【딱 한 번만 말씀드릴 테니 제대로 듣기 바랍니다.】
듣기 싫어도 다 들리지만.
【하아……. 당신, 남왕과 겨룰 때 사용했던 능력을 기억하십니까.】
‘남왕? 그 돼지 같이 생긴 놈?’
【그렇습니다. 그때 당신이 사용했던 능력.】
‘그때 사용했던 거라면…….’
잠깐 기억을 더듬어 올라간 나는 다행히 그 정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불빠따?’
【예. 실제론 뜨겁지도 않은 그저 화려하기만 하던 그 불꽃.】
‘어, 기억하지. 누가 뭐래도 내가 마력으로 가장 처음 만들어본 건데 어떻게 잊겠냐.’
그런 것 치고는 조금 기억을 떠올리는데 오래 걸린 것도 같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자.
【과거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당신이라면 출력을 높이고 이미지를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꾼다면 불꽃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거기까지 들은 순간 나는 시스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해하신 것 같아 다행이군요. 만약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냥 당신의 역한 상상을 실현하도록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었는데.】
‘……여신님. 앞으로도 부족한 저를 잘 보살펴 주십시오.’
【시끄럽고, 방법은 알려드렸으니 한 줌도 남기지 말고 모두 먹어 치우시길 바랍니다.】
‘먹는 건 또 내 전문이지.’
【다 끝나면 올라오도록 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시스는 더 이상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시스를 통해 아주 획기적인 방법을 알게 된 나는 아직도 두 눈을 새파랗게 뜨고 나를 노려보고 있는 꼬추 새끼들을 마주 노려보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씹새들. 다 죽었다.’
내 크고 화려한 불기둥을 보고 오줌이나 지리지 않았으면 한다. 만약 지린다면 직접 다 청소하게 만들 생각이니 상관은 없겠지만.
아무튼.
“진실의 방으로.”
“……?”
옆에 서 있던 네메아님이 두 눈을 끔뻑이며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큼, 그, 저놈만… 심문실로 데려가죠.”
괜히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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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불빠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