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고맙다네~
-=-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큭……!! 이거 놔라…!!”
내게 선택받아 가장 먼저 진실의 방을 경험하게 된 사내놈은 네메아님의 손에 붙잡히자마자 얼굴을 와락 구기며 강렬하게 발악하기 시작했다.
내 팔뚝보다 얇은 허벅지로 백날 버둥거려봤자, 네메아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빡──!!
“켁?!”
사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자신의 방패가 되어줄 거라 철석같이 믿으며 나대는 꼴이 매우 배알이 꼴렸기에 나는 강렬한 충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름도 모를 비실비실한 꼬추 놈의 정수리에 꿀밤을 먹여버렸다.
“한 번만 더 주둥이 나불거리면 그땐 옥수수 다 털어 버린다.”
“……정신을 잃은 것 같다만.”
“큼, 그래요?”
어쩐지 젖은 빨래처럼 추욱 늘어진다더라니.
나는 머쓱한 기분에 뺨을 긁적이며 걸음에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근육녀와 부두목을 심문하기 위해서 몇 번인가 방문한 적이 있는 심문실에 도착했다.
“대충 내려두고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밖에서……?”
잠깐 떨어져 있자는 내 말을 듣자마자, 무뚝뚝하던 네메아님의 얼굴에 짙은 걱정이 드리웠다.
“아무리 나약한 사내라지만, 악신의 은총을 받은 놈이다.”
“어허, 네메아님. 여기가 어디죠?”
“…여신 시스의 신전.”
“게다가 그 여신님께서 직접 강림해 계시죠. 그런데 악신 본인도 아니고, 겨우 힘 조금 나눠받은 놈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그건…….”
“자꾸 그러면 시스에게 불경하다고 일러바칩니다?”
“아, 아니다. 나가서 기다릴, 게…….”
꽤 당황한 것인지, 네메아님은 항복 선언과 동시에 단 둘이 있을 때만 아주 가끔 보여주는 연인의 모습까지 내보이며 시스로부터의 고자질을 막아왔다.
‘직접 신성력을 받아서 그런가, 네메아님도 시스는 꽤 어려워 하네.’
나는 속내를 감추며 고개를 끄덕였고, 네메아님은 그럼에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쭈뼛쭈뼛 심문실을 나가셨다.
“좋아.”
드디어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과 둘만 남게 됐다.
사실 네메아님이 함께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거 아니겠는가.
“이 새끼 기절한 건 맞지?”
나는 묘하게 정수리 부분이 볼록 올라온 놈을 내려다보며, 발로 엎어져 있는 녀석을 슬쩍 뒤집어 봤다.
“음, 확실히 기절했구만.”
혀까지 축 빼문 채 눈을 까뒤집고 있는 걸 보니 연기는 분명 아닐 것이다.
얼굴 보기가 좀 흉했기에 우선 다시 놈을 뒤집은 다음, 나는 의자에 앉아 숨을 골랐다.
‘출력을 높이고 조금 더 상상력을 유연하게 하라고 했었지.’
예전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그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는데.
이제는 불꽃을 피워내는 걸 넘어, 그걸 자유 자재로 다뤄야만 했다.
‘과거보다는 확실히 많이 성장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무엇보다 시스를 신뢰하는 게 가장 컸다.
내가 충분히 성공해 볼 법한 일이니까 시스가 방법을 알려준 것일 거다. 그러니 나만 집중하고 제대로 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서는 건 당연한 일.
그런 이유로 나는 하루 쉬었다고 불알을 빵빵하게 채우고 있는 넘쳐나는 힘을 아주 천천히, 처녀 보지를 애무하듯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연하게…… 단순히 불꽃이라는 성질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거지….’
물건이나 형성을 상상하며, 마력의 성질을 변환시키던 일차원적인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나름 일 년 넘게 마력을 다뤄왔고, 초진동과 거대화 같은 능력도 이젠 원하는 순간에 언제든 발동할 수 있는, 나름의 베테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나다.
‘그래도 눈 뜬 채 집중하려니까 좀 빡세긴 하네.’
혹시라도 내가 눈을 감고 집중하는 동안, 기절해 있는 놈이 깨어나 어떤 수작을 부릴 수도 있기에 나는 두 눈을 부릅뜬 채 불완전한 신성력을 움직이는 중이다.
네메아님을 조금 더 늦게 내보내면 다 해결될 일이지만, 오랜만에 재밌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이번 일을 잠깐 비밀로 하고 싶었기에 그녀를 조금 일찍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후, 그러니까 딱 한 방에 성공해 보자고.’
저장소인 불알을 벗어나기 일보 직전인 불완전한 신성력.
“후우, 후우우.”
정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유지하며, 나는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숨을 고르고 또 골랐다. 그리고 내가 지금 당장 다룰 수 있는 최대치의 신성력이 경계선 밖에 준비된 순간.
‘내가 불 그 자체가 된다…….’
통제하에 둔 모든 신성력을 단숨에 경계선 밖으로 밀어 넣었고
후우우욱──!!
경계선을 넘은 신성력은 내 의지에 따라 성질이 변했다.
그 결과.
“…….”
사타구니 밖으로 넘실거리는 새빨간 불기둥.
“된, 건가?”
팬티와 바지를 뚫고 나온 불꽃은 금방이라도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이글거리며 강한 존재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강한 존재감과 달리 불길은 그 무엇도 집어삼키지 않았고, 오롯이 내 신성력을 연료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어디…….’
화르르륵──!!
“오……?”
길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자마자 불기둥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아 올랐다.
그에 작게 감탄한 나는 어디까지 내가 이 불기둥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시험해 봤고.
휘이익, 휘릭──!!
처음에는 그저 길이를 늘리고 줄이는 것만으로도 버겁다고 느꼈으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마치 살아 있는 채찍을 휘두르듯 아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불기둥. 아니, 불채찍.
‘다 좋은데 연비가 좀 지랄맞은 거 같네.’
오 분도 지나지 않은 거 같은데 처음에 끌어다 쓴 신성력의 절반이 벌써 불꽃의 장작이 되어 날아가 버렸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단은 드디어 나에게도 원거리 공격수단이 생겼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슬쩍 바지와 팬티를 끌어 당겨봤다.
‘휴, 자지는 멀쩡하네.’
혹시라도 내가 불 그 자체가 된다는 성질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말 그대로 자지가 불기둥 그 자체로 변한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이것의 사용처가 연인들과 또 앞으로 만날 시건방진 여인들이라면 그래도 상관은 없었을 테지만, 지그 이 불채찍의 사용처는 여자가 아닌 꼬추 달린 사내새끼니까.
“근데 이거 물리력도 간섭할 수 있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편 의자를 멀찍이 옮긴 다음, 파괴라는 성질을 덧씌운 후 코끼리 코처럼 출렁이고 있는 불채찍을 휘둘렀다.
콰직─!!
그리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소리와 함께, 불채찍에 얻어맞은 의자는 말 그대로 ‘파괴’됐다.
‘이거 좀 위험한 거 같은데…….’
물론, 파괴의 성질을 덧씌우는 바람에 신성력이 다시 한번 뭉텅이로 빠져나가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위협적인 파괴력이었다.
이게 신성력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 결과가 어중간하긴 해도 신성력이 바탕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신성력이 아닌 평범한 마력이었다면 이와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테지.
‘세탁기랑 냉장고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제야 대충 감이 오네.’
조금 부끄럽지만, 나는 그제야 불알속에 깃든 힘이, 신성력이라는 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실감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시스가 그토록 다른 신의 신성력을 먹어 내 것으로 만들라고 하는지도 이해가 됐다.
그런 이유로 나는 불알에 저장되어있는 신성력이 다 소모되기 전에 작업부터 빠르게 끝내기로 했다.
심문이야 이거 없이도 가능하니까.
십자 꺾기부터 코브라 트위스트까지.
아주 정성 들여 경험하게 해주면 싫어도 알아서 입을 열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몇 대 콱 쥐어박지 뭐.
그런 이유로 나는 놈의 몸 어딘가에 있을 누이트의 신성력을 흡수하기 위해 불채찍을 움직였다.
“끄으윽……?”
불채찍이 막 놈의 머리에 닿으려는 순간, 마치 노렸다는 듯이 기절해 있던 놈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어 올린 게 아닌가.
“무슨 일이…… 헉?!”
수갑 찬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힘겹게 머리를 들어올리던 녀석은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내 불채찍을 보자마자 기겁하며 발라당 뒤로 넘어졌다.
“뭐, 뭐냐?!”
그리고는 최대한 엉덩이와 멀쩡한 두 다리를 이용해 매우 빠른 속도로 심문실의 벽까지 물러났다.
“네, 네놈은?! 그, 그래!! 네놈이 나를 쳤구나!!”
겁에 질려 벌벌 떠는 모습을 좀 보나싶었는데, 녀석은 불채찍 뒤에 있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다시 두 눈을 부릅뜨며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했다.
“누가 야만인 아니랄까 봐, 같은 남자로서 예우도 모르는 이 빌어먹을 놈!! 그리고 그 천박한 곳에서 나온 그 사이한 것은 또 무엇이냐!!”
아니 이 새끼가.
좀 평화적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뭐. 내 사타구니가 천박해?
【조금 반반한 암컷 젖가슴만 봐도 벌떡 일어나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천박하긴 합니다.】
“푸흡……!!”
전혀 예상치 못한 시스의 무자비한 언어 폭력에 나는 적잖게 당황해 기침을 토했다.
“야만인!! 네놈이 어떤 폭력을 행사하더라도 나는 결코 어머니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어, 그래.”
알겠으니까 일단 좀 닥쳐보자.
나는 불채찍으로 놈을 한 대 후려칠까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나, 혹시라도 저 옆에 걸레짝이 되어 있는 의자처럼 될까 봐 차마 채찍을 휘두르지 못하고 놈에게 직접 다가갔다.
“가, 가까이 오지 마라!! 그리고 그, 그건 뭔데 계속 넘실거리는 것이냐?!”
어디 귀족 출신인가.
말투까지 지랄맞은 놈이었다.
그보다 이 새끼 얼굴은 갑자기 왜 붉히고 지랄이지?
빠악──!!
“으겍?!”
마치 정조를 지키겠다는 듯이 수갑 찬 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얼굴을 붉히는 놈의 엿 같은 태도에 그만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정수리에 주먹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사내새끼가 얼굴 붉히고 지랄이야.”
나는 다시 얌전해진 놈의 몸에다가 불채찍을 가져댔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성력을 퍼트릴 수가 없네?’
신성력을 올려보내는 족족 연료가 되어 불채찍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만들 뿐이었다.
이러면 놈의 몸에 있는 누이트의 신성력을 찾아낼 수도, 그걸 삼킬 수도 없는데.
‘저, 시스야?’
【그 부분은 저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입니다.】
‘…어쩌냐?’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잠깐 내 아들놈을 놈의 몸에 가져대기라도 해야하나?
“우욱…….”
잠깐 상상하는 것만으로 온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당신 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난 문제이니, 그렇게라도 신성력을 흡수할 수 있다면 감내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도 신성력을 먹어치울 수 있는 방법이 아직 하나 남았습니다.】
‘뭔데? 할 수 있으면 일단 뭐든 해봐야지.’
이건 진심이었다.
그만큼 놈과의 접촉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아마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능적인 거부감일 것이다.
하지만 이어진 시스의 말에 나는 한 번쯤 그 본능을 이겨내보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했다.
【불이라는 형태로 유형화된 신성력을 상대방의 입을 통해 몸속으로 집어넣는 겁니다.】
‘……예?’
【그 불꽃을 저자의 입으로 넣으라는 말입니다. 넣다 보면 작은 상처나 미세 혈관을 통해 몸 전체를 가득 채울 수 있을 겁니다.】
‘아니, 그, 시스 네 말은…….’
【저는 방법을 제시했으니,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그럼.】
“아니, 야?!”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으나, 시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허 참…….”
그리고 자연스럽게 벽에 기댄 채 기절해 있는 기생오라비같은 놈의 얼굴로 시선이 향했다.
화르르륵──!!
채찍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불기둥.
정말 다행스럽게도 감각까지 공유되진 않았다.
‘…눈 딱 감고 하자.’
고민은 길지 않았다.
신성력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해결을 봐야 하기도 했고, 누이트의 신성력을 찾기 위해서는 어차피 눈을 감고 집중해야만 했으니.
“…그래. 과분한 아내들이랑 오순도순 살려면 이 정도는 감내해야지.”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불채찍을 움직였고,
여러 의미로 한층 성장해버리고 말았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가장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