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563화 (56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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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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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드디어 도착한 제국 국경 요새.

지난번처럼 철저한 신분 검사가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추, 충!!”

“고생하네.”

“아닙니다!!”

이건 무슨 상황인 걸까.

“들어가도 되지?”

“무, 물론입니다!!”

“그래. 수고하고.”

“예!!”

화려한 예복을 차려입은 중년 여인으로부터 백금색 신분패를 돌려받은 비젤린님께서 길게 하품하며 마차 안으로 돌아오셨다.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봐?”

“…아뇨. 새삼 비젤린님이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는 게 실감이 가서요.”

“흥, 내가 이 나라에 해준 게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는 당연한 대우지.”

그녀는 소녀의 외모로 귀엽게 콧방귀를 끼더니, 쫄래쫄래 엉덩이를 흔들며 침실로 들어갔다.

다시 혼자가 된 나는 병사들의 극진한 에스코트와 함께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풍경을 멍하니 감상했다.

“깜짝 놀랐네…….”

대기하는 인원이 몇 없었기에 우리 차례는 금방 찾아왔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타이밍 좋게 한참 낮잠을 자고 있어야 할 비젤린님께서 잠옷차림에 로브 하나만 달랑 걸치고 나오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는 당당하게 마차에서 내리더니 병사를 향해 조금 전에 보았던 백금패를 던졌고.

‘백작이라고 헀던가?’

아무튼, 이곳의 총 책임자인 조금 전 봤던 중년 여인이 뛰어나왔다.

검문?

중년 여인은 거의 십 분가량 비젤린님께 굽신굽신 주절주절 떠들더니, 우리를 통과시켜주었다.

-바보야. 쿠키 언제 갖다줄 거야?

“아, 지, 지금 가!!”

생각해보니 쿠키를 가져다주려던 중이었다는 걸 깜빡했다.

나는 얼른 굳은 초콜릿을 다시 중탕하고 눅눅해진 쿠키를 빼낸 다음, 새로운 쿠키를 바삭하게 구워 그릇에 예쁘게 담았다.

“아차차.”

복도를 반쯤 지났던 나는 얼른 몸을 돌려 부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식탁 위에 올려둔 통신구를 챙겨서 다시 침실로 향했다.

“나 왔어.”

햇빛은 없으나, 충분히 자연스러운 조명과 갑갑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넓은 공간.

나는 케르낙스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연인들에게 다가갔다.

“자, 주문한 쿠키 가져왔습니다.”

“제게 주셔요.”

케르낙스의 배에 복슬복슬 털이 난 귀를 쫑긋 가져대고 있던 냐호가 일어나 접시와 초콜릿이 담긴 머그컵을 받아들었다.

“치, 언제 일어나려는 거야.”

“아이들은 원래 잠이 많다고 하잖니.”

시론이 투덜거리자, 케르낙스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시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거의 보름달처럼 부푼 케르낙스의 배.

당번을 서기 위해 바쁜 사람들을 제외하면, 최근 연인들의 취미는 케르낙스의 배에 귀를 가져대고 우리 달님이의 꼬물거리는 소리를 듣는 거다.

가끔 발길질하면 더 좋아하고.

‘우리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애가 둘이나 있는 거 같네.’

나는 케르낙스 주변에 쪼르르 달라붙어 쿠키를 먹는 시론과 냐호를 보며 작게 웃었다.

‘시란이랑 기에나는 자고 있고…….’

비젤린님은 낮잠을 다시 주무실 줄 알았는데, 다른 침대에 앉아 시스와 무슨 필담을 주고받고 계셨다.

그리고 아가사는 언제 구입한 건지 모를 책을 펼치고 독서 중이다.

참고로 이오나는 몰링타에 남았다.

나도 마차가 출발한 후에야 알았는데, 시스가 말하기를 신전에 남아서 앞으로 내가 할 위대한 업적들을 전부 기록하는 역할을 지시하고 왔다고 한다.

저 몸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신성력의 총량은 정해져 있기에 매일매일 기도를 통해 채워지는 신성력을 낭비할 수는 없으니, 그걸 이용해 이오나와 시각 공유를 한다나 뭐라나.

혹시라도 이오나가 소외감을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당사자인 이오나는 오히려 남게 되어서 더 좋다고 했다. 내가 주는 쾌락은 분명 좋지만, 아무래도 체력이 너무 딸렸다던가.

말은 못 했지만, 그간 강행군이 꽤 힘들었던 모양이다.

마차를 타는 것도 익숙지 않았고.

“케르낙스.”

“……?”

시론이 먹여주는 쿠키를 오물오물 다람쥐처럼 씹으며 눈을 감고 있던 케르낙스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요즘 들어 더욱 오염해지는 케르낙스의 시선에 침을 삼키며 말했다.

“오늘은 밤비노에서 쉴 건데…… 저녁에 산책 갈까?”

“그래.”

케르낙스가 부드럽게 웃으며, 손을 뻗어 내 뺨을 어루만진다.

그 모습을 옆에서 빤히 지켜보던 시론이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근데 언니는 왜 모유 안 나와?”

“시, 시론?”

속이 꽉 찬 수박처럼 커진 케르낙스의 젖가슴을 음탕하게 조물조물 만져대기 시작했다.

“보통은 아이를 냫기 한 주 전이나 냫은 후에 냐온다고 들었어요.”

“뭐야. 그럼 여기서 더 커지는 거야?”

“시, 시론… 그만, 만지렴……?”

케르낙스의 뺨이 점자 붉게 물들기 시작했으나, 시론은 오히려 더 요염하게 케르낙스의 가슴을 만지기 시──

빠악──!!

“끄으으윽?!”

귀에 익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시론이 정수리를 붙잡더니, 그대로 발라당 넘어져서 침대를 대구르르 구르기 시작했다.

“시끄럽게…… 좀 닥쳐 이년아….”

잠깐 몸을 일으켰던 시란이 짧게 혀를 차며 다시 침대에 눕는다.

-도착했다.

**

“하아, 역시 사람은 햇빛 드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니까.”

우리는 냐호의 신분으로 가장 좋은 방을 무상으로 대여받았다.

“욕조에 물부터 받아야지~”

나는 오랜만에 몸을 담글 수 있게 된 것에 기뻐하며 욕실로 향하는 시론을 보며 피식 웃었다.

저렇게 물을 좋아하는데, 모험가 시절에는 어떻게 참았던 걸까.

“……저녁 먹을 때 깨워라.”

시란은 곧장 침대에 뛰어들더니, 그대로 잠들었다.

수십 년간 잠을 모르고 살았던 시란의 육체는 나를 만난 후로 그간 자지 못했던 걸 보상받으려는 듯 한 번 수마가 몰려오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기에나, 너도 더 자.”

“하지만…….”

“장 보는 건 나랑 베네오가 할 테니까.”

“…죄송합니다. 그럼.”

나는 기에나의 추욱 처진 귀를 쓰다듬어 주었고, 기에나는 잠깐 나를 끌어안다가 조용히 시란의 근처로 가서 조신하게 누워 눈을 감았다.

“아가사님도 나가실 겁니까?”

“괜한 의심 받고 싶지 않으니까 얌전히 책이나 읽고 있을게요.”

딱히 그런 의도로 물어본 건 아니었으나, 확실히 서로를 위해선 그편이 좋을 듯 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비젤린님은…… 안 나가시겠네.”

마차에서부터 뭘 그렇게 둘이 비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건지.

나는 시스와 나란히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비젤린님을 힐끗보다가 몸을 돌렸다.

“네메아는 냐호 좀 잘 지켜줘.”

“그러지.”

냐호는 근저 흑선 상단 지부에서 정보를 좀 알아본다고 했다.

“그럼 갈까요?”

나는 케르낙스의 손을 붙잡고서 밤비노를 나왔다.

물론, 호위로 베네오와 누님이 따라붙었으며, 나와 케르낙스는 징표를 이용해 몸을 완전히 숨긴 상태로 말이다.

“흐아음~ 쩝…… 빨리 수도에 도착했으면 좋겠네.”

“동감.”

지금까지 마차를 몰고 왔던 누님이 하품을 쩍쩍 내뱉으며 피곤을 호소했고, 베네오가 정말 드물게 거기에 동조했다.

함정을 찾아내기 위해 기감을 넓게 퍼트리고 집중하는 일이 여간 체력을 깎아 먹는 게 아닌 모양이다.

“괜찮아? 춥진 않고?”

“네가 선물해준 이게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데 추울 리가 없지.”

케르낙스는 목에 찬 징표를 만지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왔다.

“크흠.”

요즘 마사지 머신에 찬밥 신세를 겪어서 그런지, 케르낙스의 작은 애정에도 입꼬리가 하늘로 승천하려고 꿈틀거렸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새콤한 과일?”

“새콤한?”

이곳에 와서 먹어본 과일이라고는 마르비우스의 처소에서 먹었던 게 전부라 말해도 좋을 만큼 나는 이곳에서 과일과 연이 멀었다.

“애플라임이라면 지금도 구할 수 있을 거다.”

그때, 우리의 속도에 맞춰 걷고 있던 베네오가 슬쩍 입을 열었다.

“뭐야, 달콤새콤할 것 같은 이름은.”

“애플라임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다.”

뭔가 너무 대충 지은 이름 같아서 내가 다 머쓱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단어가 두 개나 들어간 걸 보면, 안 봐도 장인어른의 작품이거나 직접 이름을 붙였을 게 뻔해 보였다.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나는 케르낙스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끌어 당기며 말했다.

“이제 곧 수도에 도착하니까, 먹고 싶은 거 생기면 언제든 말해. 알겠지?”

“응…….”

내 손길이 기분 좋은지, 케르낙스가 조금 더 내게 몸을 기대어 왔다.

“하, 서러워서 나도 빨리 임신하던지 해야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길을 터고 있던 누님이 작게 투덜거렸고, 그에 케르낙스가 살포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때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모시긴 뭘 모셔. 그땐 애 봐야지. 모실 놈은 바로 옆에 놈이 모시면 되고.”

누님이 은근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본다.

“화장실 갈 때도 그냥 업고 다닐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호~? 약속한 거냐?”

“제가 설마 이런 거로 거짓말할까 봐요?”

“딱 기억했다? 나중에 봐달라고 하기만 해 봐라.”

그제야 누님이 기분 좋게 쿡쿡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베네오는? 베네오도 업어 줄까요?”

“딱히.”

“왜요? 바라는 거 있으면 뭐든 말씀하세요.”

나는 사랑하는 아내들을 위해 이 몸을 기꺼이 불사를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였다.

“굳이 뭔가 하나를 정할 필요가 있나.”

“……?”

베네오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케르낙스에게 하는 걸 보면, 그냥 해달라고 부탁하면 뭐든 다 해줄 것 같은데.”

“큭큭, 그것도 그렇네?”

그에 누님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음, 스미스는 우리에게 자상한 남편이니까.”

케르낙스가 쐐기를 박았다.

“왜 대답이 없지. 설마 우리는 차별할 생각인가.”

“그, 그럴리가요….”

베네오의 물음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생각했다.

절대로 아내들을 한 번에 임신시켜서는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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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한다. 활약.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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