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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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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도착했습니다.”
정확히 낮에 들렸던 오 층짜리 건물 앞에 멈춰선 기에나.
계획은 있는데 막상 건물의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어쩌나 싶었는데, 설마 기에나가 ‘밤의 요람’의 위치를 알고 있을 줄이야.
“고마워.”
“별말씀을.”
나를 바닥에 내려준 다음 기에나가 취한 행동은 바람에 엉망이 된 내 머리를 손질하는 것이었다
나는 조금 더 기에나가 내 머리를 손질하기 쉽도록 허리를 숙이며 기에나에게 물었다.
“케르낙스랑 같이 제도 구경하러 다닌다고는 들었는데, 여기까지 왔었어?”
“스미스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조사 겸 들렸었습니다.”
“그렇구나.”
누구는 외박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뭐라 하는데.
겉으로 티를 내진 않았지만, 나는 기에나에게 지금 감동받은 상태다.
“다 됐습니다.”
“고마워.”
나는 숙였던 허리를 곧게 펴며 살짝 낮아진 기에나의 두 뺨을 붙잡고 이마와 콧등, 그리고 입술에 차례대로 입술을 맞췄다.
파닥파닥!
기에나 역시 얼굴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내가 입술을 맞출 때마다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 나온 뾰족한 귀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면 내가 도와달라고 신호 보낼 때까지 나서지 말고 기다려줘.”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잠깐 골목으로 들어간 다음, 은신을 해제했다.
‘멍청한 새끼…….’
본래는 교대 시간에 우연히 마주칠 생각이었으나, 좀 전에 내가 이곳의 위치도 기억 못 했던 것처럼. 나는 정작 중요한 가드들의 교대 시간도 확인해보지 않고 나온 것이다.
그런 이유로 첫 번째 계획은 실행하기도 전에 접어야 했고, 하는 수 없이 나는 정면돌파라는 두 번째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기존 회원의 초대가 없으면 아무리 귀족이라 하더라도 입장할 수 없다는 점인데.
‘어떻게든 되겠지.’
안 되면 그냥 시간 날린 셈 치고 오늘은 깔끔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뭐, 그렇다고 전체적인 틀에 큰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니니 딱히 부담은 없지만.
“가볼까.”
나는 가볍게 몸을 푼 다음 골목을 나왔다.
-뭐, 뭐야.
-저렇게 큰 녀석은 처음 보는데?
-오늘 들어온 녀석인가.
골목을 나오자마자 주변을 서성이던 사내놈들이 숙덕이는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피부랑 머리색을 보아하니 사막출신 노예같은데?
-그런 거 치고는 몸에 걸친 게 죄다 명품이잖아.
명품이었군.
지금 내 복장은 평소 즐겨 입는 흰색 와이셔츠와 겨울용이라며 냐호가 가져다준 안쪽에 털이 잔뜩 들어간 면바지에 검은 구두를 신은 게 전부다.
코트나 시계 같은 건 죄다 뺀 채, 말 그대로 정말 몸만 나온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나마 주목을 덜 끌기 위해 일부러 가볍게 차려입은 건데.
-사막인들은 추위를 많이 탄다더니.
-킥킥, 딱 봐도 쫓겨나온 꼴이구만.
-자기!! 지금 어딜 보는 거야?
목도리에 털이 빵빵한 코트를 걸친 놈들 속에 혼자 얇게 걸치고 있으니 오히려 관종이 되어버린 것이다.
-누가 가서 저 노예…….
-쉬, 쉿!!
-왜?
-……어제 새로 부임한 청장미 기사단장이야.
누구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새로운 단장이라는 말이 나옴과 동시에 숙덕이던 잡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확실히 남성 전용 가게가 많아서 그런지 꼬추 놈들 천지네.’
여태껏 들렸던 도시에서는 정말 가뭄에 콩 나듯 마주쳤는데.
이곳 제도에서는 그냥 길가다 고개만 돌려도 꼬추 달린 놈들을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이쪽으로 온다…….
-빨리, 아, 아무 가게로 들어가자!!
나는 그냥 밤의 요람으로 가는 것뿐인데 나와 같은 경로에 서 있던 녀석들이 지레 겁먹고 후다닥 도망쳐 내게 길을 터주었다.
‘아씨, 근데 이대로 못 들어가면 좀 쪽팔리는데.’
주목을 안 받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막상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으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차피 얼굴 볼 일 없는 놈들이라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던가.
여기 있는 놈들 대부분이 귀족이거나 귀족과 연이 있는 놈들일 텐데 당연히 황궁에도 소문이 쫙 퍼질 거다.
‘시발, 진짜 마르비우스한테 한 번 말해서 여기 싹 쓸어버리던가 해야지.’
물론, 그 전에 우리 빌어먹을 단원님들을 갱생시키는 게 먼저겠지만.
“크흠.”
나는 짧게 목을 가다듬은 다음, 조금 더 고급스러워진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드르륵─
문에 달린 작은 창이 열리더니.
[ 헉?! ]
나름 귀여운 비명과 함께 다시 닫혀버렸다.
‘뭐지.’
잠깐 멍하니 눈을 끔뻑이던 나는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드르륵.
그러자 이번에는 아주 느릿하게 열리는 작은 창.
[ 어, 어떤 분의 소개를 받고 오셨는지……? ]
작은 창으로 드러난 푸른 눈이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리 물어왔다.
“우리 단원들 소개로 왔는데.”
[ 그, 그러시군요. ]
진정제라도 마신 건지, 내 얼굴을 제대로 응시하고도 꽤 침착하게 대응한 여성은 다시 작은 창을 닫더니.
달칵.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열렸다.
“드, 드, 들어… 오시죠….”
은은한 마법등의 조명에 비친 가드의 얼굴을 확인한 나는 그녀가 낮에 보았던 가드와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헀다.
‘교대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는 모양이네.’
달칵.
내가 들어오자 가드는 얼른 문을 닫고 잠금쇠를 돌렸다.
“올라가면 되나?”
“처, 처음이시니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목울대가 움직이는 게 훤히 보였지만 나는 근엄한 얼굴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이름 모를 문지기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낮에 한 번 올랐던 계단을 문지기와 함께 밟고 올랐고.
“여,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러지.”
문지기는 나에게 잠깐 양해를 구하고는 복도 끝에 있는 3층 계단을 지키고 있는 가드들에게 뛰어갔다.
-시이이발, 대박!! 대바아악!!
-뭐야. 갑자기 왜 지랄이야.
-뭔데 이년아.
뭐, 확실히 꽤 거리가 있으니까 당연히 듣지 못하리라 생각한 듯싶은데 내가 청력과 시력이 좀 좋다.
-너, 너희 진정제 가지고 있냐? 있으면 지금 당장 마셔!!
-뭔지나 말하라고.
-아 씨발!! 상부에서 꼭 포섭하라던 청장미단 새로 부임한 단장이 왔다고!! 근데 썅 미친 얼굴 보자마자 보짓물이 질질 나왔다니까?
-미친년아 그걸 먼저 말했어야지!!
-지, 지금 와 있냐?!
-복도에 새워뒀으니까 빨리 마셔!!
역시 진정제를 마셨었군.
아무래도 남자를 접객해야 하니까 혹시 모를 발정에 대비해서 진정제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모양이다.
탁! 탁! 탁!
진정제의 복용을 끝마쳤는지, 이름 모를 문지기가 다시 나를 향해 뛰어왔다.
“가, 가시죠.”
“그래. 그런데 이름이 뭐지?”
“민트라고 합니다…….”
“민, 트……?”
“그, 그렇습니다.”
“어, 으음…… 그, 굉장히 시원스러운 이름이군.”
“가, 감사합니다……!!”
너무 당황해서 조금 헛소리를 한 것 같지만 당사자가 기뻐하니 넘어가자.
그런데 사람 이름이 어떻게 민트일 수가 있지?
이제야 깨달았는데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 색도 아주 연한 연두색이었다.
귀가 평범한 걸 보면 엘프 혼혈은 아닌 것 같고.
“혹시 이종족인가?”
“펴, 평범한 인간입니다.”
“그렇군.”
어차피 침대에 눕힐 거 새로운 종족이길 바랐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한다.
“화, 환영…… 합니다….”
“처음… 바, 방문하신 분들은 이, 이걸 반드시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위로 이어진 계단 앞에 도착하자 역시나 처음 보는 얼굴에 두 여성이 내게 인사하며 얇은 종이 하나를 보여주었다.
“보, 보시는 것처럼…… 가문과 이름. 혹은 관직을 기입합니다. 회원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간단한 조사라고 생각해주시고 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문은 없다. 이름은 스미스. 현재 청장미 기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가, 감사합니다. 혹, 언제쯤 돌아가실 예정이신지 알 수 있겠습니까? 다름이 아니고 회원증을 만드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되어…….”
“그보단 오래 있을 생각이다.”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돌아가시기 전에 회원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물었다.
“이제 들어가도 되는 건가?”
“어, 그, 그렇…….”
“아, 아직 설명이 남았습니다!!”
툭툭.
당황해 눈을 끔뻑이던 민트의 옆구리를 두드리는 두 명의 가드.
그에 민트가 입을 크게 벌리며 다급히 말을 맞춘다.
“그, 그렇습니다! 설명!! 설명을 들으셔야 합니다!!”
“해보도록.”
“어어, 그, 그럼…….”
셋은 서로에게 눈빛을 보내며 차례차례 입을 열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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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구조입니다.”
체감상 대략 삼십 분 정도 지난 것 같다.
뭔가 쓸데없는 이야기가 중간중간 끼어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시간을 허비한 건 또 아니다.
일단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층은 4층까지로 정해져 있고 5층부터는 VIP 중에서도 선별된 몇몇만이 올라갈 수 있는 특별한 구역이라는 점.
당연히 구역마다 즐길 수 있는 유흥의 질이 다르며, 일단 일반 회원들이 모여 있는 2층에는 각종 음료와 디저트. 그리고 남성용으로 나온 향담배와 열 개의 객실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3층과 4층에 뭐가 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셋이 의외로 직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대신, 회원 등급을 올리는 법에 대해선 들을 수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년 이상 이곳을 다니거나 금화 200닢을 회비로 내면 곧바로 VIP로 승급이 가능했고.
그 위인 4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3층에 있는 유흥거리 중 하나에서 자격을 획득하거나 금화 1,000닢을 회비로 내면 된다고 한다.
즉, 금화 1,200닢을 내면 곧바로 4층까지 올라갈 수 있단 소리였다.
‘시발, 1,200닢이면 몰링타에서 집을 몇 채나 살 수 있는 돈이야?’
진짜 돈이 넘쳐나지 않는 이상 그런 거금을 회비로 낼 인간이 몇이나 있을까.
당연하지만 나 역시 회비를 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무리 회비를 낸다고 한들, 가장 수상한 5층으로는 올라갈 수 없다는데 그런 거금을 낼 리가 있나.
‘…그래도 200닢은 내야겠지.’
3층에 있는 유흥에서 자격을 얻기만 하면 1,000닢을 굳힐 수 있다고 하니까.
“친절한 설명 감사하지. 그런데 너희는 이름이 어떻게 되지?”
대략적인 정보를 얻었으니, 사실 오늘은 그만 돌아가도 상관은 없었다. 그럼에도 아직 이름을 모르는 두 가드에게 이름을 묻는 건, 우리 민트의 입에서 ‘상부’와 ‘포섭’이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다.
“저, 저는 캐러멜이라고 합니다.”
“시, 시나몬입니다.”
사람 이름이 어떻게 민트 캐러멜 시나몬…….
“맛있…… 아니, 좋은 이름이군.”
“가, 감사합니다.”
순간 또 헛소리가 나올 뻔했지만, 잘 수습하고 칭찬하자 둘은 뺨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민트, 캐러멜, 시나몬.”
““……?””
내가 이름을 부르자 셋은 음심이 그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에 나는 그녀들을 물 수밖에 없는 미끼를 던져봤다.
“너희와 개인적으로 만나려면 낮에 찾아와야 하나?”
“저, 저, 저, 저희를……?!”
“어, 그, 에……?”
“히끅…….”
반응이 하나 같이 다 귀엽다.
외모는 차가운 도시의 미인인데.
“너희가 마음에 들어서 말이다.”
직업에 충실하고 입이 무거운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한 번 시험해 볼 생각이다.
저 셋의 입이 과연 언제까지 무거울 수 있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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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민트 시나몬 캐러멜...
저는 셋다 좋아합니다.
특히 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