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603화 (60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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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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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 2층 쉼터 ]

“부단장님 너무 늦으시는 것 같지 않습니까?”

“또 그 무식한 야만인한테 시달리고 계시겠지.”

“하아~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꼬인 건지.”

‘…….’

스미스와 함께 입단한 입단 동기이자 리만드가의 장자인 지앙은 선배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제 동기들과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우리 말이면 못 들어줘서 안달이던 년들이 설마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쳐 올 줄 누가 알았겠냐고.”

“내 말이 그 말이야.”

“맞아맞아. 특히 검은 갈기 야만인 년.”

검은 갈기 기사단.

평민임에도 검투 대회등을 통해 실력을 입증하고 기사 서임을 받은 이들이 모여 있는 단체. 그리고 뒷배 없는 기사들의 수장 역시 저 먼 사막에서 건너온 사막 출신의 여자라는 건 제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귀가 썩을 것 같군.’

제대로 된 순혈 귀족 출신이 없기 때문일까.

선배라는 작자들은 하루가 멀다고 천박한 단어들을 서슴없이 대화에 섞으며 저들끼리 히히덕거렸다. 특히나 누가 봐도 가장 기사에 어울리는 사막 출신의 단장을 욕할 때면 당장 달려 나가 저들의 치졸함을 일러바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 몇 번이나 치솟는지 모른다.

‘……하루만 더 참자.’

오늘이 지나고, 내일만 넘긴다면 1황자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무도회가 열린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한 단원들은 그곳에 참석해 호위라는 명목으로 시중을 들 것이고, 그날 제대로 된 권력자들과 반드시 안면을 틀 계획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계획을 새운 것은 아니었다.

지앙 역시 입단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청장미 기사단이 이정도로 엄청난 곳일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문은 있었지만, 설마 그게 과장된 것도 아니고 반대로 축소된 소문이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본래는 공을 세우고 기사단 내부에서부터 착실하게 인맥을 넓혀나갈 예정이었으나, 부단장인 로안 디트로트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귀족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큰 문제였다.

정확히는 가문을 이을 누이나 다른 형제가 있었다는 소리다.

즉, 친해진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놈들이란 말이다.

그러한 이유로 지앙은 입단하고 닷새가 되는 오늘까지 저쪽에서 먼저 부르지 않는 이상은 절대 먼저 다가가지 않고 침묵으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뭐…… 밤의 요람 회원이 될 수 있었던 건 생각도 못 했던 소득이었지.’

물론, 그 또한 부단장의 덕을 본 것이었지.

저쪽에서 입만 놀리고 있는 자들의 덕을 본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오늘도 업무가 아닌 이틀 뒤에 있을 무도회를 생각하려던 바로 그 순간.

덜컥──!!

거친 소리와 함께 쉼터의 문이 열리더니, 복장이 만신창이가 된 부단장이 굳은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부단──”

“전원 집합.”

선배 중 누군가의 말을 끊어버리고 돌연 집합을 명령하는 그의 행동에 순간 모두가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집합하라는 말이 안 들렸나?”

“지, 집합!!”

“야야, 뭐해?! 빨리 안 일어나냐!!”

햇볕 좋은 자리에 앉아 있던 선배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자신들을 향해 그리 말했다.

‘…바닥을 구른 건가?’

지앙은 부단장의 구겨진 제복과 망토를 살피며 동기들과 함께 선배들의 뒤로 나열했다.

“부단장님……?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조용히 따라와라.”

그렇게 부단장을 따라 쉼터를 나와 긴 복도를 지날 때였다.

“그 야만인 놈이…… 컥?!”

평소 부단장과 조금 친분이 있어 보이던 선배가 단장을 욕하려다가 부단장이 내지른 주먹에 복부를 가격당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졌다.

“야만인? 네놈이 감히 지금 단장님을 야만인이라 부른 건가?”

“부, 부단장님……?”

“갑, 가,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닥쳐라.”

평소와 다른 부단장의 반응에 선배들이 당황하며 물었으나, 돌아오는 것은 날 선 호통뿐이었다.

“거기, 너희 둘.”

“네, 네!!”

“예!!”

갑작스러운 지명에 지앙은 동기와 함께 우렁차게 대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저놈을 끌고 내려와라.”

“알겠…….”

지앙은 입을 다물었다.

명령을 내린 부단장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몸을 돌렸기 때문이다.

“끄으윽…….”

그리고 동기와 함께 몸을 추욱 늘어트린 선배의 양팔을 부축해 일행을 따라 아래로 내려왔다.

“열 명이네?”

“이틀 후에 있는 무도회를 의식해서인지 모두 일정이 취소되었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정말로 상관을 대하듯 깍듯하게 사막 출신 단장의 물음에 대답하는 로안의 모습에 지앙은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근데 저놈은 왜 저래?”

“오다가 넘어졌습니다.”

“쯧쯧, 조심 좀 하지.”

“나중에 정신 교육을 따로 시키겠습니다.”

“뭐, 그렇게 하던가.”

“스미스 경…….”

“아아, 잠깐만.”

지앙은 커다란 단장의 뒤에 서 있는 주근깨 소년에게 시선을 옮겼다. 복장을 보아하니 황성에서 일하는 시종인 듯 했다.

“로안 경. 내가 황자님께서 부르셔서 지금 나가 봐야 하거든? 그러니까 나 대신 잘 좀…… 알지?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맡겨주십시오.”

“그래. 그러면 나는 로안 경만 믿고 다녀오도록 하지.”

“다녀오십시오.”

그토록 하기 싫어하던 경례까지 하며 시종 소년과 함께 떠나는 단장을 배웅하다니.

도대체 한 시간 사이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지만 지앙은 그 생각을 오래 이어갈 수 없었다.

“지금부터 한 사람씩 나와 대련할 거다. 가서 목검을 챙겨와라.”

“가, 갑자기 대련이──”

빠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방금까지 입을 열고 나불거리던 선배놈의 옆구리에 목검이 들어갔다.

“아악……!!”

“일어나서 당장 목검을 가지고 와라.”

“사, 사제!! 사제에!!”

“고작 한 대 맞고 사제를 부르다니.”

퍼억!!

“으허억?!”

바닥을 구르던 선배의 엉덩이에 부단장의 목검이 작렬했다.

“단장님이 오시기 전까지 전원 정신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문제는 그 불똥이 자신들에게도 튀었다는 거다.

**

“그러면 무도회 날 보자고.”

“예. 마르비쿠스님.”

이른 아침부터 백옥궁에 불려갔던 나는 어제와 똑같은 오찬을 즐긴 후에야 빌어먹을 황자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자, 너 먹어라.”

“감사합니다!!”

황자가 나 먹으라고 빵과 조각 케이크를 고급스러운 바구니 안에 담아 줬으나, 지루한 이야기 때문에 입맛이 뚝 떨어진 나는 그걸 쫄랑쫄랑 옆에 붙어 따라오는 오렌의 손에 몇 개 쥐여주었다.

“맛있냐?”

“엄청 맛있어요!!”

“그래. 많이 먹어라.”

“네!!”

그렇게 오렌과 몸을 숨긴 기에나와 함께 다시 기사단 건물로 돌아가는데 나는 저 멀리서 굉장히 익숙한 차림의 여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멜버른 경?”

“스미스 경.”

양쪽 어깨에 금색 견장을 단 근위 단장인 멜버른 경과 마주쳐 인사했다.

“백옥궁으로 가시는 겁니까?”

“…그렇다. 이틀 뒤에 열리는 무도회 관련으로 보고드릴 것들이 있으니. 그러는 스미스 경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백옥궁에서 나오는 길 아닌가.”

“예에, 뭐.”

나는 대충 대답하며 자꾸만 내 옆에 멀뚱히 서 있는 오렌의 손으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고개를 저으며 바구니에서 케이크 하나를 꺼냈다.

“하나 드시죠. 황자님께서 주신 겁니다.”

“…사양하지.”

“아…… 이해했습니다.”

“…뭘.”

“그런 게 있습니다.”

나는 뚱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내가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그녀에게까지 무심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황족을 지키는 근위 단장이 황성 한복판에서 남자가 주는 걸 덥석덥석 받아먹는 모습은 아무래도 안 좋은 소문이 날 수밖에 없겠지.’

나는 굉장히 먹고 싶어 하는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조각 케이크를 대충 입에 우겨 넣어버렸다.

“…무도회 날 보지.”

“조심히 살펴가십시오.”

나는 그녀에게 예의 있게 인사했고, 그녀는 근엄한 얼굴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다음 나를 지나쳤다.

“오렌지야.”

“……오렌으로 부르신다면서요.”

“아차.”

실수다.

그런데 입에 너무 딱 붙는 걸 어쩌라고.

“아무튼, 멜버른 경에게는 왜 인사 안 하냐?”

“황족의 시중들은 모시는 분께서 인정한 상대에게만 인사해요.”

“그렇구만.”

뭐 그딴 게 다 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황성 밖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녀석이 뭘 알까.

나는 그냥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이는 기사단 건물로 돌아왔다.

“오셨습니까.”

“어. 다녀왔다.”

땀에 젖은 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로안.

나는 녀석의 어깨 너머로 눈물을 질질 짜고 있는 우리 단원님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음, 잘한 모양이네.”

“모두 단장님께 배운 덕입니다.”

“돌려 까는 거냐?”

“…그런 거 아닙니다.”

“나도 농담이야.”

“하아…….”

로안이 한숨을 내쉬더니 정말 진지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심장에 안 좋으니까. 진지하게 그런 농담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래.”

이번에는 진짜 웃자고 한 농담이었는데 그렇게 정색하고 말하면 나 조금 상처받을지도…….

“크흠. 어쨌든 고생했다. 지금 여기 없는 열 명은 내일 조지자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무도회 끝난 후부터 완전히 달라질 거니까 각도 단단히 하라고 일러둬라. 그게 싫으면 제주 것 퇴직하라는 말도 해주고.”

“…회원권은.”

“준다고 이 자식아. 그만 좀 물어봐라.”

“큼,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정신 교육을 단단히 시켜두겠습니다.”

“……그러던가.”

도박 중독자가 누굴 정신 교육한다는 건지.

나는 혀를 끌끌 차며 뒤에서 벌벌 떨고 있는 오렌을 대충 옆구리에 끼고서 집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평소처럼 흘러가는 시간.

오렌은 적당히 배를 채운 다음 꾸벅 인사를 하고 떠났고.

시간이 되자 로안이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양이 줄어든 서류를 가져왔고, 대충 훑어본 다음 역시나 불태워버렸다.

이후에는 퇴근 시간까지 남몰래 기에나의 시중을 받으며 점심에 먹지 못한 도시락을 까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퇴근 시간이 찾아왔다.

**

“스, 스미스 경!!”

성문을 나오자마자 눈에 익은 디자인의 마차 앞에 서 있던 시나몬이 나를 향해 손을 수줍게 흔들어 왔다.

진짜 일할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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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진짜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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