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612화 (61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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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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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탄생일을 진심으로 감축드립니다.”

“하하, 한참 사업으로 바쁠 텐데 참석해주어 고맙군.”

몇 번째인지 모를 고추 달린 귀족이 단상 아래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로 우리 눈치 더럽게 없는 1황자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하하웃는다.

‘진짜 존나 지루하네…….’

농담이 아니라 자꾸만 나오려는 하품을 참기 위해 지금 나는 엄청난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만약 다채로운 귀와 꼬리를 가진 수인 여성들이 내 눈을 즐겁게 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진즉에 따분함에 패배해 입을 쩌억 벌리고 시원하게 하품을 내뱉었을 거다.

‘로안 이 자식, 잘하고 있겠지?’

내가 이렇게 지루함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설마 실수 따윌 할까. 나는 로안을 믿었다. 나 대신 우리 새 나라의 새 어른이가 되기로 한 단원들과 함께 지금 1황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귀족들의 신상을 파악해 올 것이라고.

‘오렌 이 자식은 뭔가 아리송해서 내버려 뒀지만… 나중에 슬쩍 물어나 봐야겠다.’

비록 도박에 눈이 멀기는 했으나, 단원들 중에서는 그래도 엘리트에 속하는 우리의 로안을 나는 믿는다. 믿지만 그래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할 수도 있으니 교차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당연히 교차 검증에 필요한 정보는 오렌이 아니라 귀여운 마르비우스에게 부탁할 거니 별다른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강녕하셨사옵니까.”

“오? 울나르 백작이 아닌가. 내 다음 달에야 돌아올 거라고 들었는데.”

“일 년에 한 번뿐인 황자님의 탄생일을 제가 어찌 빠지겠나이까.”

금색보다는 연한 갈색에 가까운 단발머리에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외알안경을 낀 청년이 1황자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왕녀들을 제외하면 모두가 한쪽 무릎을 꿇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1황자와 특별한 관계인 것으로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스미스 경. 이쪽은 로샨테 울나르 백작이라고 하네.”

여태껏 나를 소개해 달라는 눈짓을 수십 번도 넘게 받은 주제에 무시로 일관했던 1황자는 상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를 소개했다.

‘그런데 로샨테라고?’

나는 입을 다문 상태로 고개만 아주 살짝 까딱이며 아래에 있는 녀석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하하! 너무 과묵하게 있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크흠, 아무튼 제도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로샨테 운송의 주인이 바로 울나르 백작이라네.”

“대단하신 분이셨군요.”

“그렇지!!”

나는 즉각 1황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가볍게 입을 열어 호응했고, 1황자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청장미 기사단의 새로운 단장이시라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예.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먼저 고개를 숙이는 녀석을 향해 똑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아줬다. 딱 봐도 얼굴이 간신배의 상이었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예의 없는 놈으로 찍히는 건 조금 곤란하니까.

“하하, 보기 좋아. 스미스 경? 나는 울나르 백작과 잠깐 할 이야기가 있으니 경은…… 그래. 나를 위해 먼 길을 와준 왕녀들과 잠깐 담소라도 나누고 있는 게 어떤가? 경은 사막에서 왔으니, 왕녀들의 이야기가 퍽 흥미로울 것이야.”

“그리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지루해 죽을 지경이었는데 미녀들과 떠들라니.

이걸 어떻게 거절한단 말인가?

나는 얼른 단상에서 내려와 각자 와인이 담긴 잔을 손에 쥐고 이쪽을 곁눈질하고 있던 왕녀들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큼큼!!

-아, 크흠!

-어우, 뭔 사내가 저리 크다니….

-…….

각자 목을 풀거나 얼굴에 손부채질하는 그녀들.

참고로 마르비우스는 가지 않으려는 아드리안을 낑낑 끌고서 무도회장을 떠난 지 좀 됐다. 아드리안이야 내 얼굴만 봐도 즐거운 것 같았지만, 마르비우스는 아무래도 1황자가 나를 선전물로 삼으려는 게 여간 아니꼬웠던 모양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스미스라고 합니다.”

“어, 음… 마, 만나서 반갑소. 나는 비토리오 왕국의 1왕녀인 르피넬 드 비토리오라고 하오.”

딱 정석적인 금발 귀족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강직한 눈매의 미녀가 손을 내밀며 그리 자신을 소개했다.

“비토리오 왕국의 르피넬 왕녀셨군요.”

“나를 아는……?”

말을 하다 말고 입을 크게 벌리는 르피넬.

나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살포시 붙잡은 손등에 입술을 맞췄다.

“르벨룸 요새에서 잠깐 머물렀을 때, 이름은 들어 본적이 있습니다.”

“아, 그, 그렇, 군…… 으, 으음…….”

어떻게 숨길 틈도 없이 붉어지는 르피넬 왕녀의 얼굴.

“크흠!!”

“큭?!”

내게 붙잡힌 손을 움찔떨며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하던 르피넬 왕녀를 어깨로 밀어내며 본래 그녀가 서 있던 자리를 차지한 곱슬머리 여성.

‘메릴이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앞머리를 제외한 모든 머리칼이 곱슬이었기에 유독 기억에 남은 여성이었다.

“나는 필로프 왕국의 1왕녀. 메릴 필로프라고 한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메릴 왕녀님.”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내미는 그녀의 행동에 나는 티나지 않게 웃으며 그녀의 손등을 붙잡고 르피넬 왕녀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손등에 입술을 가져댔다.

“그, 그래…… 우선은…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으니 손은 그만 놓아줬으면 하는데…….”

“아, 실례했습니다.”

“실례까진 아니고…….”

손을 놓아주기 무섭게 메릴 왕녀는 뜨겁게 달아오른 손을 회수하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저는 제투아 왕국의 2왕녀인 닐라 제투아라고 해요…….”

금발인 둘과 다르게 연갈색 머리칼에 아직 여인보다는 소녀에 훨씬 가까운 유약한 외모의 닐라 왕녀.

‘맛있어 보이는 이름이네.’

나는 속마음을 삼킨 채, 흰 장갑을 벗고 내민 그녀의 고운 손을 붙잡아 똑같이 입술을 맞췄다.

“스미스라고 합니다. 닐라 왕녀.”

“네, 네에… 스미스 겨엉…….”

참고로 나는 아직 모자를 눌러쓴 상태였기에 왕녀들은 제대로 된 내 얼굴을 아직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럼.”

닐라 왕녀의 손을 놓은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 마지막 한 명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골디아스 왕국의 새로운 왕족이라고 했지.’

닐라 왕녀보다 더 앳되어 보이는 얼굴의 소녀를 향해 나는 허리를 살짝 숙이고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스미스라고 합니다.”

“나, 나는… 골디아스 왕국의 페르티샤 드 골디아스라고… 하, 한다….”

굳은 얼굴만큼이나 더듬더듬 떨리는 목소리가 지금 그녀가 얼마나 긴장한 상태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페르티샤 왕녀님이시군요.”

“그, 그래…….”

“그러면 제 손을 잡아주시겠습니까?”

“나, 나는… 괜찮다…….”

나와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세 명의 왕녀를 곁눈질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나는 페르티샤 왕녀.

‘이건 억지로 밀어붙여선 안 되겠네.’

단순한 치정 문제가 아니라 왕국 간의 불화로 번질 수도 있어 보였기에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밀었던 손을 뒤로 물렸다.

대신.

‘멀어지면 원래 더 다가가고 싶어진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네.’

조금 전 거절당한 것은 나중에 배로 돌려받으리라 조용히 다짐했다.

“큼!! 그, 스미스 경? 아까 르벨룸 요새에 잠깐 머물렀다고 했는데 이야기를 잠깐 들려줄 수 있겠소?”

“잠깐. 그보다는 우리 왕국쪽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걸?.”

“저, 저는 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둘러싸고 조잘조잘 떠들기 시작한 왕녀들.

‘다들 선은 지키는구나.’

높으신 신분이기에 은근 슬쩍 만지거나 당당히 밀착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셋은 그런 생각을 한 나를 무안하게 만들 만큼 적절한 거리를 두고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누가 먼저 내게 말을 걸지를 두고 치열한 눈싸움을 벌이고 있는 셋.

나는 아주 약간의 고민 끝에 왼손을 슬쩍 들어 올렸다.

“이쪽에 물 한 잔만…….”

알맞은 속도, 정확한 각도, 완벽한 스냅.

투욱.

내 손등은 정확히 르피넬 왕녀의 왼쪽 밑가슴을 살짝 치고 올라가려다가 묵직한 무게감에 저지당하고 말았다.

“어…….”

“아, 죄송합니다.”

“아니, 괘, 괜…… 읏… 괜찮, 소…….”

손을 떼어내며 손가락 마디의 구부러지는 부분으로 묵직한 젖가슴을 한 번 더 위로 눌러주자 르피넬 왕녀는 감전이라도 당한 사람마냥 몸을 흠칫 떨다가 얼른 입술에 힘을 주어 대답해왔다.

꿀꺽──

양쪽에서 들려오는 너무나도 선명한 침 넘김 소리.

‘내가 다 민망하네.’

본인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 같았기에 나 역시 모르는 척,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는 르피넬 왕녀에게 물었다.

“정말로 괜찮으십니까? 혹시 불쾌하셨다거나…….”

“괘, 괜찮소. 전혀 불쾌하지 않았으니… 그, 그보다 경이야말로 괜찮소?”

“질문의 의미를 잘 모르겠군요.”

“가, 가슴에 닿은 게… 불쾌하지는 않았는지 묻는 거요.”

생으로 만지지 못한 게 아쉬우면 아쉬웠지.

하지만 이 대륙에선 남자가 여성을 불편해하는 게 상식인 곳이었기에 르피넬 왕녀의 물음은 굉장히 상식적인 질문이었다.

물론.

“르피넬 왕녀께서는 농담을 즐겨하시는 분이시군요.”

“노, 농담이라니……?”

“그야, 계속 만지고 싶을 만큼 부드러운 감촉이었는데 제가 불쾌감을 느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콜록……?!”

나는 그 상식에 맞춰줄 생각이 조금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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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tmi : 저택에는 스미스를 기다리는 10명의 여자가 있다.

=스미스는 쓰레기가 맞다.

+즐거운 일요일!!

내일은 더 즐거운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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